B.B 형 미안. 그간 눈팅만 한 건 사실이야.
회사가 바쁘기도 했고, 덕분에 심신이 지쳐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부담으로 느껴지던 시기였거등..ㅋㅋ
그래도 이번 연휴에는 휴가 1일까지 쓰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있지.
덕분에 머리도 많이 맑아지고, 전부터 느껴오던 스윙판에 대한 나름대로의 불만을 한 번 허심탄외하게 이야기하고 싶어.
어떤 단체나 사회조직에 오래 몸담고 있으면 필연적으로 이런 저런 불만 사항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중 어떤 것은 개인적의 취향의 문제로 인해 발생한 것일 수도 있고, 어떤 것은 조직 자체의 구조적 문제 때문에 발생한
것일 수도 있어. 또 어떤 것은 그 원인조차 알 수 없는 문제일 때도 있지.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스윙판에 떠도는 "스윙 에티켓"에 대한 불만이야.
스윙 에티켓 자체가 불만이란 것은 아니고, 몇 가지 사항이 더 추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는 거지.
그 첫번째. 복장문제야. 보통의 스윙동호회들은 지터벅 무료강습 등을 통해 동호인을 모집할 때, 많은 사람들을 모으기 위한
방편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 편한 복장에 편한 신발로 오세요. 라고 두리뭉실하게 말하곤 하지.
난 이게 싫어. 왜냐하면 편한 복장에 편한 신발로 오라고 하면 생기는 폐혜라고나 할까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야.
팔뤄들의 경우, 초미니에 부츠를 신고 오는 경우가 왕왕 있더라고. 초미니야 내 개인적으로는 땡큐베리마취 이긴 하지만
짧은 치마가 민망스러워서 제대로 춤을 즐기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안타깝기도 해. 그러나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보며, 오히려
스윙판의 패션 고도화를 위해 오히려 권장할 만한 사항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어.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은 바로 "일반화"야. 특히 여성의 경우 부츠나 하이힐, 남성의 경우 워커화.
춤을 오랜 추어왔던 경험상, 스윙어들이 즐겁게 춤추기 위해 필요한 필요충분조건이 있는데, 내 개인적으로는
스윙음악, 플로어의 바닥상태, 적정한 인원 등을 뽑고 싶어. 많은 사람들이 이에 동의할 것이라고 봐.
게시판에도 가끔 올라오지만 플로어의 바닥상태를 두고 왈가왈부하는 경우가 왕왕 있잖아?
그만큼 춤출 때 플로어의 상태가 중요하다는 뜻이겠지.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플로어의 관리상태를 보면 참 답답해.
너무 뻑뻑하거나 너무 미끄럽거나. 혹은 두가지가 섞여있거나(이러면 정말 미치지 ㅋㅋ)
내 생각에는 우리의 플로어가 이렇게 민망한 상태가 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저 "일반화" 때문이라고 생각해.
원래 댄스홀의 목적으로 깔리는 플로어는 별다른 관리없이 잘 닦아주고 주기적으로 센딩(표면갈기)만 해주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 그런 목적으로 만들어져 있고 특수한 코팅이 되어 있지. 내가 건축과 출신이라서가 아니라 상식적으로
당연한 것이잖아? 그런데 "일반화" 때문에 이상한 악순환이 생기고 플로어를 망치게 되지.
그 방식에는 몇가지 경로가 있는데...
첫번째. 하이힐, 부츠, 워커 등을 신고 춤을 추는 경우. 두말할 것도 없이 플로어에 융단폭격을 퍼붓는 격이지.
플로어의 적절한 슬립 & 논슬립을 조정해주는 코팅을 한방에 날려버리고, 심한 경우 원목자체에까지 손상을 주기도 해.
코팅이 벗겨지기 시작한 플로어는 공기중의 수분을 흡수하고 팽창하여 플로어가 불룩해지게 되고 평활도를 손상시켜.
더이상 댄스홀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고 요가나 스트레칭 정도의 운동밖에 할 수 없는 그런 바닥이 되고 마는 것이지
두번째. 일반화를 신고 춤을 추는 경우. 요즘의 많은 신발들은 바닥이 특수고무창이지. 이 고무창들은 사람들이 빗길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독특한 논슬립처리가 되어 있어. 안미끄러지도록 만들어진 신발이란 뜻이지.
그런 신발을 신고 와서 바닥이 안미끄럽다며 베이비파우더 등을 요구해 플로어를 게이샤 화장발 같이 하얗게 만드는
사람들이 꽤 많아. 이것은 삼중의 피해를 주는데, 가장 먼저 플로어 자체에 손상을 주지. 베이비파우더가 깔린 바닥에서
춤을 추는 것은 사포로 계속 바닥을 갈아대는 것과 같은 효과를 줄 것같아. 결국 바닥 코팅이 벗겨지고 위에 말한 순서대로
플로어 사망의 경로를 타게 되지.
두번째 피해자는 스윙화를 신고 추는 사람들이야. 원래 적적하게 슬립이 되도록 만들어진 전용화를 신고 추는 사람들은
베이비파우더가 있으면 죽을 것 같아. 스케이트를 타는 것 같지. 패스트 스윙은 꿈도 꿀 수 없어.
세번째 피해자는 춤을 추는 사람들 모두야. 베이비파우더는 아기몸에 띰띠 나지 말고 실이 진무르지 말라고 바르는
것이지 바닥에 뿌리라고 있는게 아니야.
바닥에 뿌려진 파우더는 미세먼지와 같아서 춤추는 사람들의 풀석거림에 따라 공기중을 떠다니다가 우리의 폐를 필터로
삼아 여과되어 버리지. 우리 몸은 탁월한 오염제거기인 것 같아.
말이 길고 장황했는데 결론은 늘 그렇듯 단순해.
스윙을 추기 위해서는 스윙화를 신자.
물론 춤을 처음 배우는 사람들에게 십 몇만원을 호가하는 아리스알렌이나 블레이어 같은 스윙화를 사서 신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아니야. 만원 정도면 붙일 수 있는 가죽창을 붙일 정도의 성의만 보여달라는 것이지.
신발에 가죽창을 붙이게 되면, 그 신발은 더이상 외부에서 신을 수 있는 신발로 할 수 없지.
즉,신발바닥에 끼어 있는 작은 돌, 개똥, 흙 등 플로어를 상하게 할 수 있는 물질들을
자신도 모르게 플로어에 옮겨 나르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는 거야.
바닥에 가죽창을 붙일 수 없다면, 적어도 밖에서 신지 않는 오로지 스윙바에서만 신는 신발을 하나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해.
난 스윙판에 오기전에 농구동호회에서 10년이상 활동했어.
시합을 위해 체육관을 대관할 때 보면 체육관 관리자가 농구화를 하나하나 검사해. 신발바닥이 더러운가, 밖에서 신던 신발이
아닌가, 혹 돌맹이등이 끼어 있어서 농구장 바닥을 상하게 하지는 않을까 하고 말이지. 실내 전용 농구화가 없으면
체육관에 들어갈 수 조차 없었어. 맨발로 하던지.
그리고 볼링장을 생각해봐. 볼링 칠 때 다들 볼링화 빌리지. 왜 빌리는 지 생각해 봤어?? 볼링도 마루바닥에서 치지.
그리고 적절한 슬립이 필요해. 때문에 적절한 슬립을 제공하면서 마루바닥을 보호하기 위해 전용화를 신는거야.
개인화가 없으면 대여하기도 하지.
이런 예는 수도 없이 많아. 테니스를 칠 때도 일반 하드코트가 아닌 클레이코트는 전용화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고
골프를 칠 때도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골프화를 신지. 잔디구장에서 축구할 때 축구화가 아닌 일반 운동화를 신고
뛴다고 생각해봐.
물론 생활 스포츠 중에 어떤 것은 그런 어려운 조건이 필요없기도 해.
그러나 스윙은 스윙을 추기 위한 "독특한 공간-플로어"가 필요한 체육이고, 그렇다면 그런 독특한 공간을 보호하기 위해서
사람들로 하여금, 특히 그런 "에티켓"을 모르는 사람들로 하여금 바닥을 보호하는 것이 기본 예의다 라는 것을 춤을 오래춘
사람들이 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해.
모 바의 바닥이 나쁘다. 모 바는 바닥에 투자를 안한다 라고 불만을 늘어놓기 전에 자기 자신이 그 바닥을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신경을 썼는가를 먼저 고민해봐야 할 거야.
요즘들어 새로운 바가 많이 생겼지. 다들 새로 바닥을 깔고 춤추기 아주 좋아. 그런데 우리가 잘 관리하지 않으면
그 좋은 바닥은 반년이 채 지나기 전에 사망선고를 들을 수도 있을 거야.
개인적으로는 동호회 파티 때 단순히 구경만 하기 위해 오는 사람들도 플로어에 올라오기 위해서는 밖에서 신던 신발을
벗고 맨발로 올라와야 한다고 생각해.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바닥을 그만큼 깨끗하게 유지해야 겠지.
긴 이야기 주절주절 들어주어서 고마워
================================================================================================
추신 > 1. 하오체가 신경쓰이셨다면 죄송합니다. 뒷풀이에서 이야기 하듯 편하게 쓰다 보니 그랬습니다.
2. 위에 잠깐 언급한 바닥이 나쁜 바 등의 어휘는 절대 특정 바를 언급한 것이 아닙니다.
3. 위에도 썼는데 부츠가 싫다는 것이지 미니스커트가 싫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 ^
첫댓글 좋은 글이라 여러분들이 같이 읽으면 좋을꺼같아 퍼왔습니다^^
^^ 중간까지 제이누나 글이라고 생각하고 읽어버렸음~ ^^ㅋ
나도 중간까지 ㅋㅋㅋ 제이 누나 말하는 억양까지 머리 속에서 울렸음~ ^^ㅋ
이거 까칠한 제이샘이 쓰신건가 ?ㅎㅎ ㅎ 나도 조심해야지 ^^;;
글 좀 잘 읽어보시지ㅡㅡ^... 아직 나의 까칠함을 구경못했어~ 기대해보삼 ㅋ
언제부터 제이누나가 까칠했지?? 흠흠. ㅋㅋㅋ
좋은글이네요 ^^ 공감공감~ 우린 스윙화 공구 안해여? ^^
까칠한 홈녀석!
아.. 스윙화야 신발의 중요성을 알아서 잘 신고 다녔지만.. 옷은 좀 잘 입고 다녀야 할 듯 반성반성.. 몸이 저질이라 너무 편한 옷만 찾았었네요! ㅎㅎ
'춤이 가능한 pub' 와 '전문 댄스홀'은 다릅니다. 헌데 현재 국내 스윙바의 형태가 좀 모호하긴 하죠...그걸 좀 감안해야 하지 싶어요~~
난 깨끗한 전용 운동화.^^ 미끄러운걸로는 잘 못춰서요..ㅡㅡ; 근데 아리스 하나 갖고 싶다.ㅠ.ㅠ
저두..아리스 하나 갖고 싶긴해여..~~ㅎ..계속 일반 신발만 신고 했더니..요즘들어 무릎과 발목이..참고로 전 베이비 파우더 같은거 안바릅니다..~~ㅎ
Good~
바닥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본적은 없었지만 예전에는 스윙화 내지는 가죽창 붙인 신발이 아니면 춤추는게 힘들었고 추기 싫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일반화 아니면 춤추기 힘든 내 자신을 발견했다는 ...이글을 읽으면 생각해보니 몸이 스스로 환경에 적응하게된 듯하다. 오늘도 신발에 가죽 붙일까말까를 고민했었는데...이런 고민이 생각해보면 리노베이션 하는 바들이 많이 생기면서 나타난 또 다른 환경에 적응?
아.. 나도 이글 퍼올려고 했는데.. 맨날 깜빡깜빡해서.. ㅋㅋ
난 왠일로 이글글을 제이가 썼나 했다...역시나 제이스탈이 아니여...ㅋㅋ
ㅎㅎ 오빤 너무 많은걸 알구있어~^^
나두 깜딱놀랬음.. 특히 미니가 좋다구 해서. ㅋㅋㅋㅋ
ㅋ 내가 미니가 뭐가 좋겠어~ 플로어를 보호하고 아꼈으면 하는 생각에서 퍼온 글이야^^
까칠한 제이 누나~~ ㅋㅋ
나라도 이말 꼭 하려고 했었는데 진짜 글 잘 썼음.. 읽으면서 이거 나이스홈오빠 말투인데;; 했는데 역시나... ㅋ 특히, 강습 지각같은거 했을때 또각또각 소리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