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간의 여행후기를 쓰다보니 글이 길어지고 말았습니다.
6년만에 북해도를 다시 가본다.
예전에 갔을 때는 4월로 눈 쌓인 도로를 부드럽게 운전하던 기사가 기억나는데 여름의 북해도는 어떨까.
한국에는 연일 장마 폭우가 내리쳤는데 북해도의 날씨는 5일동안 괜찮을까
우선 연간 5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북해도가 어떻게 개척되고 개발되었는지 잠시 들여다 보는 것은 어떨까.
먼저 북해도의 자연환경을 개괄해 보자.
북해도는 남한 면적의 80% 정도에 인구는 540만명 정도이다.
도쿠가와 막부시절까지 북해도는 지배체제와 관심에서 제외되어 있던 섬이었고 북해도가 아닌 에조라는 이름으로 원주민 아이누족이 터전을 잡고 살고 있었다.
그러다가 조선이 아직 철종시대이던 1854년 미국의 페리제독에 의해 가나가와조약(통상조약)으로 일본이 문호를 개방하고 1859년 요코하마, 나가사키와 북해도의 하코다테를 같이 개방하먼서 북해도는 일본 역사에 편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메이지유신 2년(1869년)에 실질적 일본 땅으로 편입되어 중앙의 지배를 받게 되었고 개척 담당 관청이 설립되어 본격적인 개척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일본은 페리제독함대의 무력시위에 개국을 하였지만 미국의 발전된 문명을 적극 받아들여 근대화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조선의 도공에게서 도자기 기술을 배워 일본도자기를 개발하고 서양총을 받아들여 조총을 개발한 그들의 응용력이 북해도 개척의 밑천이 되지 않았을까.
북해도가 미개상태에 있었던만큼 체계적인 개척이 더 중요했던 요건이기도 했을 것이다.
동경에 있는 에도 도쿄박물관에는 1853년 페리제독이 1차 내방했을 때 그들이 보여준 문명의 수준에 화들짝 놀랐다고 일본 스스로 기록하고 있는데 거기에는 무선전신 기술과 증기기관차 모형이 포함되어 있었다.
북해도의 개척에도 일본은 미국의 선진화된 기술을 빌렸는데 거기에는 개척기획자로 미국 농무국의 국장이던 호레이스 케프론을 매사추세츠에서 초청하는 것이 포함되었다.
케프론은 당시 토목학자, 지질광산학자, 농업학자 등을 대동하고 사과, 포도 등의 과일 종자도 가져와 3년을 머물며 북해도를 개척하고 산업을 일으키는 청사진을 펼치고 축산업과 기계를 이용한 밭농사를 제안하는 등 북해도의 근대화 초석을 다졌다.
이즈음 윌리엄 스미스 클라크는 미래를 개척하라며 소년들이여 야망을 가져라(Boys, be ambitious)라는 말로 우리나라에도 회자되는 표현을 하였다.
그는 삿포로 농학교를 설립하고 축산, 농원을 대규모로 개발하고 유망 작물의 선정, 재배 및 관리방법 개발 등으로 북해도 농법구축에 크게 공헌하였다.
오늘날의 북해도 농업은 이로부터 체계적으로 발전하여 콩, 팥, 메밀, 감자 등은 북해도의 특산물이 되었고 광활한 목초지에 소, 말 등을 사육하여 마유를 이용한 화장품, 말 태반크림 등은 북해도의 대표적 제품이 되었다.
또한 여행기간 동안 마신 우유는 높은 밀도의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맛으로 자꾸 마시게 되었다.
북해도 개척의 역사를 일부러 언급한 이유는 메이지유신 이전에는 원주민 아이누족이 거주하면서 미개에 가까웠던 북해도가 일본에 편입되면서 어떤 개척의 과정을 통하여 오늘날 체계적으로 정비된 농업과 산업, 축산낙농, 나아가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는 과정을 짚어봄으로써 타산지석으로서의 의미가 있지 않겠나 하는 차원에서 정리해 보았다.
이번 여행은 삿포로, 오타루운하, 노보리베츠 등 가기 쉬운 관광지보다 오롯이 자연을 탐방하는, 그래서 이동거리가 멀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여정을 시작해 본다.
1) 첫째 날(7월 17일)
공항에 도착하여 이동 도중 요기를 포함하여 숙소까지 3시간 가량 이동하는 데 시간이 거의 다 갔다.
이동 도중 태평양이 바라보이는 휴게소에 잠시 섰다.
흐린 날씨로 태평양은 탁한 색깔을 보이고 있다.
그 옛날 태평양을 건너올 때 대권항로가 끝나고 혼슈와 북해도 사이 쓰가루 해협을 지나 동해로 접어드는 항로를 택하기 위해 침로를 바꾸었던 변침점 에리모 미사키가 저 아래 있다.
태평양 전쟁 후 패전국 일본땅에서 러시아로 넘어간 북방 4개섬은 일본이 아직 반환을 주장하고 있는데 일본 해도에는 이들 섬에 일본명을 표기해 놓았다.
저녁 산책길 하낙이라는 직경 18m의 꽃시계가 있는 도카치가오카공원을 지나 도카치가오카전망대에서 도카치가와의 저물어 가는 광대한 평원을 조망하고 돌아오는 길에 비가 내리고 우산을 휴대하지 않은 나는 비를 쫄딱 맞고 말았다
호텔온천은 모르탕이라고 하여 식물이 땅속에 퇴적되었다가 온천수에 식물성 유기물이 포함되어 피부보습에 좋다고 하는데 온천수 색깔이 약간 짙다.
토카지가오카 전망대에서 보이는 저물어가는 토카치의 광활한 평원
2) 둘째 날(7월 18일)
새벽 5시 호텔주변 도카치생태공원을 산책했다.
생태공원답게 초목이 우거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이른 아침 정적속에 풀잎은 빗방울을 함초롬히 머금고 있다.
연못의 수면은 거울처럼 반영을 연출하고 있다.
오늘은 국립공원 쿠시로습원, 마슈호, 굿사로호, 아칸호를 보는 날이다.
호텔에서 쿠시로습원을 가는 길은 드넓은 평원이 펼쳐져 있다.
도카치에서 묵은 호텔 이름이 다이헤이겐이었는데 이는 대평원(大平原)이라는 뜻으로 호텔 이름마저 지형을 차용했다.
도카치는 북해도 최대의 밭농사 지역으로 서리태, 팥, 감자 등 다양한 밭작물이 끝없이 자라고 있고 저 멀리 산도 보이지만 그 사이 평원은 광활하기만 하다.
이곳은 축산 낙동도 발전하여 소들이 방목되는 모습도 보이고 맛난 우유와 치즈가 많이 난다고 한다.
이렇게 넓은 해발 30m 정도의 낮은 곡창지대 평원이 많은데 북해도 중앙부에 있는 아사히다케는 높이가 2.291m에 달하기도 한다.
자연이 매력으로 넘치는 북해도.
쿠시로습원으로 가는 길은 천지가 끝간 데 없이 신록으로 뒤덮혀 있고 집도 보이지 않는다.
지척에 사슴, 노루 등이 노니는 것이 보이고 곰도 가끔 출몰한다고 한다.
여러 음식을 조합해서 먹을 수 있는 와쇼이치바(和商市場)에서 점심을 먹는데 봉투에 일정 금액을 넣어서 개별 취향에 맞게 각자 식사를 해결하는 기회가 주어졌다.
우리는 굴라멘, 매운 된장라멘, 스시, 덮밥, 사시미로 구색을 갖추었다.
사시미는 마구로 한 점 385엔, 연어 한 점 220엔으로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 쿠시로습원
서울면적의 1/3로 드넓은 습지에 약 700종의 식물과 1,300종의 동물이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로서 나무데크와 흙길이 연결된 정해진 길로만 통행이 가능하다.
나무데크길은 나무판의 두께가 두꺼웠지만 더러 파손된 것도 있고 습기로 미끄럽기까지 하다.
쿠시로습지는 원래 해저였던 지형이 융기하여 생성되었으며 강으로 바다와 연결되어 있다.
1980년 람사르협약 등록습지로 지정되었다.
겨울철에는 눈위로 열차가 다닌다고 한다.
야생동물들이 더러 출몰하다 보니 로드 킬도 발생하지 않을까 염려되는데 습지 주차장 인근에는 뒤쪽다리 하나가 잘린 채 절뚝거리는 노루 한 마리가 동정심을 자아낸다.
전망대에서는 광활한 습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 마슈호
국립공원 구시로습원에서 60km 북쪽으로 또 다른 국립공윈 아칸국립공원이 있다.
여기에서는 마슈호, 굿샤로호, 아칸호를 들른다.
이들은 모두 칼데라호로서 화산이 폭발하고 나서 화구가 함몰하여 생긴 호수이다.
마슈호 진망대에서의 고도는 560m를 가리킨다.
수심 212m의 마슈호는 바이칼호 다음으로 맑은 물을 보인다고 하는데 호수물의 투명도는 30m라고 한다.
고도가 높아서인지 수시로 구름이 끼어 시야가 닫힌다는데 다행히 머무는 동안 호수면을 볼 수 있었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굿샤로호보다 고도가 430n나 높아 수증기 응결이 더 활발하여 구름 생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마슈호의 물색은 마슈블루라고 표현되기도 하는데 아마 녹색 계열이 아닌 진청색 계통이 아닌가 한다.
하늘이 맑은 날씨는 아니어서 진청색 호수색은 볼 수 없었으나 산 아랫 부분과 만나는 수면은 구름의 영향으로 짙은 청회색을 볼 수 있었다.
인터넷 검색한 사진의 진청색 호수의 색이 마슈블루인 모양이다.
칼데라호로서 호수물의 유출이 없기 때문에 수질을 보호하기 위하여 접근이 금지되어 있고 세 개의 전망대에서만 호수를 내려다 볼 수 잇다.
가이드가 마슈호는 백두산 천지와 같이 칼데라호수라고 설명하는데 갑자기 질문을 했다. "칼을 대라고요?"라고 하자 모두 빵 터졌다. 햔국말로 질문하였지만 알고 보니 일본말로도 비슷한 발음인데 거기까지는 질문을 던지지는 않았다.
일본말로는 "카루데라"( カルデラ)라고 하는데, "칼을 대라"와 비슷하게 들리지 않는가.
○ 굿샤로호: 북해도에서 2번째로 큰 호수이며 칼데라호로는 일본에서 가장 크며 수심도 118m에 이른다.
직전의 마슈호와 직선거리 15km 정도인데 고도가 430m나 낮아 마슈호만큼 수시로 구름이 끼어 시야가 가리지는 않는 것 같다.
호수물은 찬데 호수면에 접한 모래를 파니 모래 아래서 40°가 넘는 물이 스며나오는 특이한 현상을 보여준다.
마슈호, 굿샤로호 부근에서는 이동전화 데이터 신호가 잡히지 않는다.
○ 아칸호
세 개의 호수 중 가장 작지만 마슈호와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마슈호에서 굿샤로호까지 430m를 내려왔던 고도는 다시 아칸호까지 300m를 더 올라온다.
저녁에 들러본 아이누 코탄(마을), 아이누족이 운영하는 기념품, 공예품가게 등이 있다.
일본 본토에서 사람들이 옮겨와 살면서 아이누족은 사할린등으로 밀려 올라가고 일부는 아이누마을에 정착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토카치생태공원의 아침 반영
쿠시로습원의 탐방로
마슈호
인터넷에서 차용한 마슈호의 마슈블루
일본에서 제일 큰 칼데라호인 굿샤로호
굿샤로호를 바라보며 명상에 잠긴 5인방
3) 세째 날(7월 19일)
새벽 5시에 아칸호 산책을 나왔다.
날은 이미 밝았고 호수 유람선이 조용히 정박해 있다.
선착장 수면 아래로 커다란 잉어들이 한가롭게 노닐고 있다.
아칸호에는 마리모라는 특이한 담수성 녹조류가 서식한다고 한다. 초록색의 동그란 모양의 이끼 같은 식물이라는데 속이 비었다고 한다.
아칸호 산책길에 마리모 안내판이 있다.
숲속길을 접어드니 까마귀 소리가 요란하다.
진흙화산(Mud volcano, ボッケ)에 다다르니 가스가 섞인 진흙이 꼬르륵 소리를 내며 솟아 오르고 유황냄새가 풍기고 있다.
오늘은 오전에 4시간을 달려 대설산(다이세쯔산) 아사히다게를 가야 한다.
버스는 70km 정도의 속도로 달리는 것 같다.
점심을 먹고 아사히다케를 오르기로 한다.
점심메뉴는 이면수 정식.
이면수를 배를 갈라 넓게 해서 구웠는데 특이하게 등뼈까지 반으로 갈랐다.
이렇게 칼질하기 쉽지 않을 터인데, 또 뼈를 발라 먹는데 두 번을 발라야 하는데 이해하기 난감하다.
점심을 먹은 곳 아사히카와는 인구 35만으로 북해도 제 2의 도시라는데 미우라 아야코가 데뷔작 "빙점"을 집필한 곳이다.
○ 아사히다케, 대설산(다이세쯔산)
주차장은 1.100m, 로프웨이 도착점 스가타미(すがたみ)역은 1,600m의 고도다.
일본은 왜 로프웨이, 곤돌라, 혹은 케이블카의 출도착점을 역(驛)으로 표기할까.
로프웨이에서 내리니 비가 내리고 구름이 끼어 눈 덮힌 대설산의 정상은 보이지 않는다. 트레킹코스는 질퍽하여 장화와 스틱을 대여하는 사람들이 있다.
트레킹 로드를 따라 1,600m 고지에 야생화들이 빗방울을 머금고 함초롬히 피어 있다.
산에는 유황냄새와 함께 유황연기가 피어오르고 있고 연못들도 있다
○ 청의 호수(青い池, 아오이이케)
용암성분, 알루미늄성분, 백금성분, 기타광물이 만들어내는 콜로이드현상으로 호수물은 코발트 블루로 자작나무숲속에 동화 같은 풍경이다.
○ 흰수염폭포
높이 30m 정도의 폭포의 물줄기가 흰수염 같이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계곡에서 떨어지는 물이 아니라 바위 절벽에서 솟아나는 지하용출수 같은 물이 푸른 비에이강으로 떨어지고있다.
계곡 위에 건설된 철교에서 카메라를 맞추게 되어있다.
호텔에 체크인 후 구역내에 있는 닝구르테라스를 거닐어 본다.
요정의 집처럼 아담한 통나무집 14채가 숲속에서 조명을 밝힌 채 자연을 소재로 한 기념품을 판매한다.ㄱ
일본 작가 구라모토 소우의 작품 닝구르에 등장하는 숲의 지혜자라는 뜻의닝구르라는 요정이 살고 있는 곳이라는 의미이겠다.
아칸호 숲속의 까마귀
진흙화산의 유황가스가 분출하는 장면
진흙화산 동영상. 가스가 분출하는 소리와 용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면수정식. 등뼈를 반으로 어렵게 잘라서 요리하는 이유가~
아사히다케로 오르는 로프웨이
아사히다케 스가타미역은 비구름에 젖어
해발 1,600m 아사히다케 중턱에는 온갖 야생화가
유황가스를 내뿜고 있는 아사히다케
흰수염같이 흘러내리는 흰수염폭포
후라노 호텔 경내에 있는 닝구르테리스 야경
4) 네째 날(7월 20일)
새벽 5시 호텔 경내 산책
잔디와 푸른 초목 사이에서 아침공기를 깊게 들이쉰다.
언뜻 야생 블루베리 열매가 익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따먹기 시작한다.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은 가장 신선한 블루베리의 맛을 즐기는 순간이다.
오늘은 사진작품으로도 알려진 비에이와 후라노를 탐방한다.
이 지역은 어디를 가나 산과 평원의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파노라마로드라 불린다 한다.
비에이와 후라노는 북해도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
○ 비에이
인구 9천명의 마을이지만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골이라 불린다.
유럽의 농촌 전원같은 분위기도 좀 있다.
1972년 삿포로 동계올림픽과 사진작가 마에다 신조의 작품으로 아름다운 언덕 비에이의 사계가 널리 알려졌다.
수수밭, 밀밭, 감자밭, 메밀콫밭 등 각자 다른 색깔의 꽃식물들이 조화를 이루며 낮은 구릉의 들판을 아름다운 선과 색으로 사진에 담았다.
도쿄 출신인 마에다는 비에이의 풍경에 반해 제주도의 사진작가 김영갑처럼 비에이에 머물면서 사계의 사진을 찍었다.
* 세븐스타 나무
1976년 일본담배 세븐스타 광고를 찍은 떡갈나무
부근에는 차노를 따라 자작나무가 평원에 일렬로 100여 m 늘어서 있어 멋진 사진배경이 되고 있다.
* 켄과 메리의 나무
포플러나무,닛산자동차 스카이라인(1972~1975) 모델의 광고 배경
광고 주인공 켄과 메리의 이름을 땄다.
* 타쿠신관(탁신관, ..마에다 신조 사진 갤러리)
마에다 신조가 비에이지역의 사계절을 촬영한 사진 갤러리이다.
갤러리 뒤편에는 자작나무숲이 울창하다.
* 히노데 공원
라벤더화원이다.
약간 경사진 넓은 화원에 라벤더가 지천으로 피었다.
라벤더 품질관리를 위해 농부들은 장화에 소독을하고 농원에 출입한다고 한다.
결혼을 앞둔 남녀가 화원에서 웨당촬영을 하고 있다.
2차대전 후 비누와 향수의 원료로 쓰이다 한 때 사양의 길로 접어들기도 하였으나 지금은 관광자원이 되었고 프랑스 프로방스지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고성, 정읍, 고창 등 라벤더화원이 많이 생겼다.
다이안 레인과 알렉 볼드윈이 주연한 영화 "파리로 가는 길"( Paris can wait.)에는 주인공이 차를 몰고 프로방스 라벤더 들판을 달리는 장면이 나온다.
○ 후라노 팜 도미타
20여종의 꽃이 각양각색으로 색깔의 조화를 이루며 배치되어 있다.
곷이름판에는 한글표기도 병기되어 있다.
라벤더향 아이스크림이 빠질 수 없다.
○ 물의 교회(Church of water, 1988)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 33층에 체크인하고 저녁시간에 호텔 야외 라운지에서 불꽃놀이가 잠시 있은 후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물의 교회를 방문한다.
2030~2130 동안 1시간만 개방하기 때문에 빛을 받고 있는 하얀 십자가 앞은 사람들로 붐빈다.
예배가 아닌 결혼식을 위하여 설계된 곳이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결혼사진촬영장소로 꼽힌다.
단순함 속에 경건한 분위기의 물위의 십자가를 창밖으로 내다보며 신혼부부는 어떤 맹세를 할까.
세븐스타 나무
비에이의 자작나무 행렬
평화롭고 아름다운 비에이의 모습들
언덕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마에다 신조가 촬영한 비에이의 사계
마에다 신조의 사진기. 핫셀블라드도 보인다.
마에다 신조 갤러리 뒤편의 자작나무숲
기계영농이 정착화된 북해도 농업
꽃 이름판에 한글이 표기되어 있다.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의 야간 불꽃놀이
안도 다다오의 물의 교회의 물에 비친 십자가
5) 다섯째 날(7원 21일)
토마무 운해 테라스로 올라가는 운카이(雲海)곤돌라를 먼저 타기 위해 사람들은 새벽 4시에 이미 긴 줄을 서서 곤돌라 운행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곤돌라는 5윌 10일부터 9월 30일까지 운영한다고 한다.
이 시기에 이곳의 지형, 습도, 기온의 조화가 새벽의 구름을 생성하는 게 아닌가 한다.
어제 그제는 비가 와서 운해를 보기 어려웠다는데 오늘은 다행히 날이 개어 운해를 볼 수 있다는 기대에 부푼다.
앞서가는 곤돌라는 구름속에 잠겼다 나타났다를 반복하며 전망대에 오른다.
불현듯 나타나는 구름의 바다, 해는 이미 떠올랐는데 솜뭉치 같기도 하고 바다 같기도 한 구름이 천지를 뒤덮어 그 아래 있을 인간세계는 사라져 버렸다.
어쩌면 빙하기의 설원 같기도 한 거대한 자연의 조화 앞에 살아서 한 번은 봐야 할 풍광이 이닌가 싶다.
모든 사람들이 사진 찍기에 열중하고 있다.
5 : 00 ~ 8 : 45 한정된 시간 안에 구름이 흩어지기 전의 모습을 찍기 위해 열성인 사람들.
시간이 흐를수록 구름의 윤곽선은 옅어지기 시작한다.
자꾸 뒤돌아 보고 싶은 경치를 뒤로 하고 내려오니 6시 10분 전이다.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를 떠날 때는 호텔직원들이 나와서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한글로 쓴 플래카드를 펼쳐들고 인사를 하며 손을 흔든다.
눈에 익은 일본 호텔의 풍경이다.
여기는 한국인 직원도 있고 프론트나 식당에서 우리말을 하는 직원을 수이 만나게 된다.
한국인이 얼마나 방문을 하고 있을까.
토마무는 비에이, 후라노 팜 도미타를 엮어서 동선을 잡기가 용이한 곳이긴 하다.
겨울 설경의 북해도, 여름의 운해, 꽃, 곡창 평원의 북해도, 각 계절이 특색있는 매력으로 발길을 유혹한다.
광활한 자연과 체계적인 영농은 메이지유신 이후 미국의 협조와 일본의 개척의지가 합쳐져 오늘날의 북해도를 만든 것 같다.
삿포로에 있는 홋카이도도청 구 본청사(미국식 네오바로크 양식의 붉은 벽돌 청사)나 개척사에는 북해도 개척의 기록과 자료가 보관되어 있는데 일본이 미개상태의 북해도를 어떻게 개척했는지를 보여준다.
거기에는 메이지유신으로 적대관계가 된 쇼군, 다이묘 휘하의 정치범 및 죄수를 북해도로 이주시켜 인력을 충원하는 계획도 있을 것이다.
첫날 저녁 산책에서 비를 쫄딱 맞고 아사히다케에서 약간의 비는 우산으로 가린 것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좋은 날씨속에 자연탐방에 방점을 둔 7월의 북해도여행, 개척의 역사도 짚어보는 여행기를 마감한다.
구름속에 운해테라스로 올라가는 곤돌라
인간세상은 구름 아래로 숨어버렸다.
구름위의 태양앞에 서다
첫댓글 어쩜 이리도 자세히 쓰셨는지요?
읽으면서 다시금 여행하는 느낌입니다.
세월이 지나 추억을 되새기고 싶을때
또 읽으며 추억여행을 할수 있겠네요.
친척분들과 화목하게 여행하시는 모습
보기 좋았습니다.
새벽 4시 53분에 새벽산책 나가신 건 이니지요?
풀별님과 동행하면 그 기지와 재치에 언제나 여행이 즐겁습니다.
앞으로 카메라 렌즈 이탈해도 바로 고쳐서 사진 계속 찍으실 수 있음이 틀림 없습니다. ㅎ
돌아서면 하얗게 지워지는 저의 기억력덕분에 까맣게 잊고있었던 여행지의 정보들을 문항님의 후기를 읽으며 다시 돌아봅니다
흐리고 비오거나 화창하거나 다양한 날씨 속에서 참 많은 곳을 보고 느꼈던 이번 여행 오래오래 기억속에 아름답고 멋진 추억으로 남아 있을듯 합니다
자세한 후기 남겨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기억보다 중요한 건 여행지에서의 느낌과 감성이겠지요.
그 느낌이 차곡차곡 쌓인 북해도 탐방여행이었습니다.
드넓은 평원과 아름다운 자연을 마주하면서 북해도는 고위도에 있으면서도 축복 받은 땅이라는 생각을 했으며 험난한 개척의 땀방울이 숨어있는 역사도 회상해 보았습니다.
어디를 여행하시더라도 멋진 사진 많이 남겨서 아름다운 추억 쌓으시기 희망합니다.
북해도 가이드님이 설명해주신 것보다 몇배는 더 상세한 설명과 다시 그곳에 있는듯 착각할 정도로 빠짐없는 기록들...
감탄하며 잘 읽었네요.
그런데 앞으로는 건강을 생각하시어 간단하게 짧게 그러면서 명료하게 작성하여주세요~~~^^
감사합니다.
5일간의 여행인데다가 느낀 바도 그만큼 있고 북해도 개척사를 빠뜨리기 어려워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글이 길어지고 말았네요.
"인간세상은 구름 아래로 숨어버렸다" 토마무의 운해,
정말 숨막히는 광경 멋지옵니다~^^
맨발로 저 구름 위를 밟고서 춤을 췄으면
얼마나 날아갈까 하는 상상과 더불어 ㅎㅎ
마에다신조 갤러리의 비에이 사계,
그 찰라의 순간들이~색감들이~ 활홀감도 줍니다.
저 자작나무 길을 또다시 걷고 싶을 정도로~
멋진 풍경에 감탄을 합니다.
걸으면서 명상하고픈 장소들이 많았네요.
산책이 즐거운 새벽과 저녁이었을 듯~^^
이야기가 있는 후기, 작품이 구색을 갖춘 사진들,
가본 곳과 가보지 못한 곳들 두루두루, 조단조단
제 앞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듯
알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여행객들이 즐기는 자연과 저 광활한 농원을 개척했던 땀방울을 같이 생각하는 여정이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광과 깨끗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내 안도 정화되었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상세한 여행후기 쓰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북해도. 비에이는 천헤의 자연 환경으로 많은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곳이지요.
눈에 익은 곳곳이 사진속에 담겨 있네요.
여름의 신록이 아름다운 북해도가 아름 답습니다.
5박 6일동안의 사진을 정리하고. 자료를 곁들여야 하는 여행기는
뒷골이 지끈지끈 하지요....ㅎ.ㅎ..
북해도는 여름, 겨울 다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물의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신부도 북해도 부케를 들겠지요.
사진을 찍을 때는 셔터를 막 눌러놓고 나중에 감당하기가 약간은~
자연과 마주한 여정, 북해도가 마주한 태평양처럼 가슴이 넓어지는 걸음이었기를 희망해 봅니다.
이번여행은 토마우 운하와 쿠시로 습지를 보고 싶어 포기않고(?) 강행했지요,
토마무는 일생에 한번은 볼 만한 풍경!
대설산에서 발땜에 빗속에 제대로 둘러 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네요~~
문항님의 자세한 설명과 후기 덕분에 또다시 여행이 정리되는 느낌 입니다!
자료 검색하시고 수고하셨어요 ㅎ
토마무에서는 감동을 토하는 걸로 마무리한 거 같습니다.
호수마다 기상조건이 다르고 그래서 그 원인을 유추하려다 보니 고도를 직접 재보기도 하였지요.
첨부사진은 아사히다케 로프웨이 기착점 스가타미역에서 잰 높이 1,611m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원과 호수와 산에서 자연과 마주한 여행, 낙랑님이 수시로 사진까지 찍어주셔서 더 즐거운 여행이 되었습니다.
역시 자세한 설명으로 다시 여행길에
있는듯 멋집니다 감동 기대 이상이구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
나고야 여행길, 북해도 여행길에서 아연님과 같이 즐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나고야에서보다 더 직극적으로 움직이시는 것 같아 보기 좋았구요.
언제나 건강하시고요.
살아오면서 이렇게 알찬 여행기는 처음 봅니다.
정말로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아주 잘 보며, 읽고서 갑니다. _()_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맑은 마음과 시선으로 본다면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