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사회단체가 주관하고 쉐보레 자동차 보령지점장이 후원한 다큐물 '두개의 문'
8월 31일 저녁 7시 40분에 초딩6 아들과 함께 롯데 시네마에서 보았다.
농성장면과 진압장면등을 보며 6명의 삶을 주검으로 만든 것에 안타깝고 슬프고 답답하고 신경질이 났다.
왜 그렇게 급하게 진압했고 왜 그렇게 경찰 특공대가 나서야 했는지.
시민의 입장에서 서울 번화가에서 살풍경이 연출되는 망루농성이더라도 하나의 풍경으로 받아 안을 수 는 없었는지
경찰이 명분으로 내세우듯이 망루농성이 그렇게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교통에 방해를 주는 것인지
아들이 관람중 경찰특공대원이 사상자가 난 사고의 원인이 누구때문이냐는 검사의 질문에 농성자들 때문이라고 답하는 것을 보고 한마디 한다. " 농성자들 때문이 아니잖아"
당연하지 농성자들 때문이 아니지! 그러면 경찰 특공대원들 때문인가?
경찰들의 진술서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회생당한 경찰과 농성자들 모두 아름다운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경찰이 범인일리 없다. 그럼 누구?
푸코의 '삶의 권력'이라는 말이 있다. 무슨 말인가? 인용글을 보자
'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개인은 스스로 그 사회가 정한 훈련을 받고 그 사회가 요구하는 규격을 따라야 하며 그렇지 않고는 생존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사회는 삶을 위한 조건을 획일화 하고 개인을 규격화하는 것을 통하여 질서를 유지하는 '삶의 권력'을 휘두르는 것입니다.'(인용: http://yibumsuk.tistory.com/318)
특공대원들은 명령을 내리니 진압했다는 것이고, 경찰서장은 시민의 안전과 교통을 위해 작전을 짰다는 것이다. 나는 잘못없다는 이야기이다. 그렇지 잘못 없지. 그렇다면 누가? 서울 경찰청장 김석기. 그 위에 있는 이 명박대통령? 그들도 법과 질서를 세우는 원칙을 고수했을 뿐이고 떼쓰기 행동에 불관용원칙을 내세웠을 뿐 철거민들을 죽이라고 하지는 않았다. 그들에게는 모두 이 사회를 위해 자기의 역할에 충실히 한 죄 밖에 없다. 우리는 그 죄를 푸코의 표현대로 '삶의 권력'에 매여 있던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면 삶의 권력을 만들어 가는 세력이나 사람은 누구인가?
삶의 권력과 관련해서 비유적으로 내 개인적 경험을 이야기 해 본다. 내과 전공의 시절 중환자실 근무 때, 활력증후가 갈수록 불안정해지는 환자가 있었다. 나는 심장,신장,뇌,간파트 교수님께 진료의뢰를 했고 각기 문제로 사망하지는 않을 거라는 자문을 얻었다. 그리고 그 환자는 죽었다. 사인이야 있었지만 주치의로서 그런 자문이 매우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경험이 적었던 전공의에게 그러면 환자는 왜 나빠지는가? 책임은 누가 지는가?
다큐에서는 2008년이 지나 그 뒤 용산지역 개발 현황을 보여주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는 개발의 최대 수익은 거대 자본이고 그들이 먹이사슬의 최종점에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면 그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가? 그들은 투자만 했을 뿐이지 손에 피 한방울 묻히지 않았다. 다만 그들은 하청과 용역을 주었을 뿐이고 철거민과 직접 부닥친 것은 죄꼬리만한 이윤을 얻기 위해 행동에 나선 용역들이었다. 물론 용역들도 직업으로서 돈 벌어 먹기 위해 한 일이고..
책임론을 따진다면 일단 책임은 정부에 있다. 공권력의 과잉진압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기업과 재벌들이야 이윤을 따라 움직이는 거라 하지만 적어도 정부는 재벌과 짜고 치는 고스톱 판에 들어가질 말았어야 했다. 그리고 공명심에 애궂은 생명 6명을 잃게한 당시 서울 경찰청장 김 석기가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좀 더 본질적으로는 '삶의 권력'에서 포섭되지 않을 내면적 성찰을 갖도록 우리 사회 구성원 개개인이 노력해야 한다. 그러면 그 방법은 무엇일까? 나는 재일 조선인 지식인인 서경식씨가 쓴 <역사의 증인 재일조선인>이라는 책에서 그 단초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일본이 지난 제국주의 시대를 반성 않고 지금도 여전히 재일조선인을 차별하고 있는 것은 일본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도 문제가 된다고 지적하면서 그러지 않기 위한 개인의 노력을 세가지로 제안한다.
첫째, 사실을 안다. 역사를 포함하여.
둘째,개인과 국가를 동일시 하지 않는다. 국가의 의견이 마치 자기의 의견인 양 고민 없이 받아들이지 말자는 것이다.
세째,내가 상대방이라면 어떨까 하고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본다.
그렇다. '삶의 권력'에서 조금이라도 자유로웠다면 그 경찰 특공대원은 한마디 했을 것이다.
" 현장이 생지옥입니다. 이거 너무 무모합니다. 일단 후퇴후 충분히 준비하고 들어 왔으면 합니다."
그렇게 우리가 요구하는 근거는 그들이 적을 상대로 전투를 벌이는 군인이 아닐 뿐더러 그들이 상대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우리의 국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