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본방랑기 75. 오타루 유키아카리노미치(눈빛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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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오후 5시도 채 안된 시각이지만 이미 밤이라도 해도 좋을 정도로 거리는 어둑해져 있었다. 겨울이라 해가 빨리 지는 시기이지만 일본에서도 가장 동쪽에 있는 홋카이도는 동경표준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혼슈에 비해 해가 빨리 뜨고 빨리 진다. 여름에는 이른 새벽 4~5시면 이미 해가 중천에 떠 있는 광경을 볼 수 있고 겨울에는 오후 4시만 넘어가면 저녁이다.

마치 혹한의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모습.

오타루 운하 주변은 이미 야경을 보기 위한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오타루 운하에서도 가장 좋은 앵글을 잡아 낼 수 있는 곳이 오타루 관광 안내소가 자리잡고 있는 지점인데, 워낙에 경쟁이 치열해 대충 해가 질 때 쯤에 가서 자리를 잡고 사진을 찍으려면 허탕을 치기 일쑤다.

어두워짐과 동시에 점점 불을 밝혀오는 오타루 운하...

운하에는 등불을 띄워 한층 분위기를 돋군다.

운하 길가에는 눈으로 만든 아기자기한 조형물에 촛불을 놓아 이렇게 은은하고도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해내고 있다. 실로 연인들이 왔다면 이러한 광경이 만들어내는 황홀함에 행복해하겠지만 난! .... 혼자서 이런 것들을 보고 있었다... -_-

아름다운 오타루 운하의 야경... 해가 진 직후에는 어느 새 불을 밝힌 가스등 불빛과 촛불들, 물 위에 떠 있는 등불들과 그리고 수면위로 비친 빛들이 어우러져 정말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새하얀 설국의 그림을 바탕으로 불빛들이 어우러져 은은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이것이 바로 오타루의 유키아카리노미치(小樽雪あかりの路、눈빛거리)인 것이다...

오타루 운하의 아름다운 야경과 함께 몽환적인 빛을 머금은 소소하고 아기자기한 눈 조형물도 많은 볼거리다. 햐... 이 좋은 것들을 혼자 보고 있자니... T_T

오타루 눈빛거리 축제는 1989년부터 시작되었다. 현재는 겨울 홋카이도를 대표하는 이벤트 중 하나로 자리잡은 이 축제는 메인 회장은 역시 오타루 운하이며 그 밖에 오타루 역과 시내 상점가, 관공서, 메르헨 교차점 등의 장소도 서브 회장으로서 활용되어 적지 않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아름다운 운하와 가스등 불빛, 눈빛들 덕분에 이렇게 낭만적인 거리가 되었지만 이 도시에 고풍적인 근대건축물들이 많다는 점도 한층 더 분위기를 고조시켜 주고 있는 것 같다...

이 사진을 끝으로 나는 오타루 역으로 향했다.

오타루 역에 도착해보니 마침 삿포로행 고속버스가 출발하려고 하던 참이었다. 츄오버스 터미널과 오타루 역은 한 장소에 붙어있다. 철도보다 버스가 더 싸기도 하고 특히 좌석이 확보되어 있다는 장점이 있는지라 편하게 앉아서 가고 싶었던 나는 그냥 버스를 탔다.

삿포로의 시계탑으로 돌아오니 시계의 시침은 8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계속-

[큰장미]

슬프도록 아름다운....혼자셔서 더 그랬겠네요....

[황혼무렵]

스바라시이 ~ ,,^^ ,, 훌륭하신 여행 하셨군요,, ^^ ,, 매우 부럽습니다,,^^ ,,

[애플민트1]

멋지네요

[브라이얀]

부러워여^^

[바다가 조아]

제주도의 푸른 밤이 아닌 홋가이도의 푸른 밤. 너무 멋진 풍경이네요~~

[유리찬]

예쁘당~~

[꼬띠아르]

눈빌 불빛 넘 멋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