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도 ‘예단포 둘레길’
제주도 올레길의 멋과 낭만을 느낄 수 있는 곳
바다와 섬이 그려내는 경이로운 둘레길
영종도 북동쪽에 위치한 조그마한 항구
겨울바다에 가는 것은
나를 만나러 가는 것이다.
고독을 만나러 가는 것이고,
자유를 느끼기 위해 가는 것이다.
시린 바닷바람 가슴 가득히 마셔
나를 씻어내고 싶어 가는 것이다.
-시인 양병우 님의
「겨울바다에 가는 것은」 중에서
예단포 둘레길은 인천 중구 영종도에 위치한 해안가 둘레길이다.
수도권에서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에 있어 부담없이 가볍게 나들이하기 좋은 곳이다.
한바퀴 도는 길 어디에서나 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다.
둘레길은 경사가 가파르지 않고 완만하게 조성되어 있다.
1시간이면 둘레길을 다 돌아볼 수 있어 누구라도 힘들이지 않고 걸을 수 있다.
예단포 둘레를 걷는 길이라 예단포 둘레길로 소문이 나있는데, 공식 명칭은 영종도 둘레길인 ‘미단시티 공원 산책로’다.
‘예단포’라는 이름은 과거 임금에게 예단을 드리러 가는 포구라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예담포’ 또는 ‘여담포’라고 불리기도 한다.
몽골군이 고려를 침략하자 1232년에 무신정권 수장 최우는 수도를 강화도로 옮기고 대몽항쟁을 시작했다.
천도 이후 몽골군에 의해 강화도가 봉쇄되었을 때 육지로부터 완전히 고립된 고려 왕실은 이곳 예단포에서
물자와 병력을 공급하고 왕명을 외부에 지령함으로써, 몽골군을 상대로 40여년 간을 싸울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뚫린 바다를 끼고 도는 아기자기한 길
예단포 선착장 입구 나무계단 길에 오르면 싱그러운 ‘예단포 둘레길’이 열린다.
‘미단시티 둘레길’이라는 표지판이 있는 나무로 만든 계단길을 오르면 된다.
아카시아와 찔레나무가 만든 숲 터널을 조금만 오르면 시야를 가리는 나무 하나 없이 바다 건너 강화도와 삼형제섬이라 불리는 신도·시도·모도가 손에 닿을 듯 펼쳐져 있다. 뻥 뚫린 바다를 끼고 도는 아기자기한 길이 펼쳐진다.
초반에는 길을 따라 걷다보면 느닷없이 대나무 숲이 나타나고 푸른 바다를 끼고 도는 아기자기한 숲길이 펼쳐진다.
별안간 속세를 떠나 동화 속 세계로 들어선 듯 하다. 찬란한 햇살이 푸른 바닷물에 반짝반짝 빛나 눈이 부시다.
데크길을 따라 걷다 보면 광활한 서해 바다가 펼쳐지고, 하늘의 구름을 바라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잠시 일상을 훌훌 떨어버리고 바다와 숲이 있는 자연의 품에 안겨서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둘레길 아래로 펼쳐진 바다 풍경은 제주도 바닷가 올레길의 멋과 낭만을 느낄 수 있다.
둘레길 끝으로 아스라이 팔각정이 보인다. 선착장에서 이곳까지 약 1㎞ 정도 되는 거리다.
팔각정에 오르면 드넓은 바다가 앞마당처럼 펼쳐진다. 기분 좋은 바닷바람이 코끝을 스친다.
강화도와 신도, 모도, 시도 등 주변 섬이 손에 닿을 듯 가깝게 다가온다.
오랜 세월 외세로부터 한반도를 지켜낸 그 물길이 평화롭기 그지없다.
아무 생각없이 멍때리며 한나절 바다 구경을 해도 좋은 장소다.
팔각정 바로 옆 바다로 난 계단을 내려가면 바닷가에 널브러진 바위와 뻘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해변에는 오랜 세월의 나이테인양 퇴적의 흔적이 완연히 남아있는 멋진 바위들이 널려 있다.
암벽 위에 걸터앉아 아무 생각 없이 바다를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을 힐링 장소다.
호젓한 시골 포구 냄새가 나는 예단포항
예단포항의 길지 않은 방파제 길은 호젓한 시골 포구의 냄새가 난다.
물 빠진 갯벌에 조그마한 나룻배가 매어져 있다. 모로 누워 하염없이 바다로 나갈 날을 기다리고 있는 듯한 그 모습이 어쩐지 예단포항의 분위기와 닮아 보인다.
예단포는 한때 번창했던 어촌이다. 조기 파시가 이곳에 섰고,
각종 어선이 기항하면서 사람과 돈이 늘 넘쳐난 곳이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200여 가구가 어업으로 풍족하게 생활해 “쌀밥을 먹으려면 예단포로 시집가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1960년대 말부터 조기잡이가 쇠락하고, 어선들이 인천 화수부두로 정박지를 옮기면서 자연스럽게 쇠퇴했다.
지금은 주변이 영종도 미단시티 사업부지에 편입돼 번성했던 옛 모습은 대부분 사라졌다.
하지만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바람도 아름다운 자연을 어찌하지는 못했다.
포구 옆 해안을 따라 예단포 둘레길이 만들어지면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다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예단포 둘레길은 미단시티공원을 오르는 바닷가 산책길이다.
예단포 선착장을 출발하여 미단정 노을 전망대를 지나 미단정 해변까지 왕복 약 2km 정도 되는 비교적 짧은 둘레길이지만
경치만큼은 어디에 비해도 손색없는 아름다운 길이다.
예단포 둘레길을 보다 알차게 즐기는 방법은 첫번째로는 일몰 시간에 방문하는 것이다.
일몰 시간에 볼 수 있는 예단포 둘레길의 환상적인 노을 뷰는 도심 속 스트레스를 잊게 해준다.
두 번째로는, 방문 전에 물때를 미리 파악하는 것이다.
물때에 따라 예단포의 다양한 모습을 즐길 수 있다.
밀물 시간에 방문하면 더욱 제주도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고, 썰물 시간에 방문하면 서해안의 갯벌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물체의 모습까지 관찰할 수 있다.
예단포 가는 법
*위치 : 인천 중구 예단포 1로 2-10(예단포선착장)
*대중교통 버스 : 영종역 1번 출구에서 204번 205번 버스(하행, 7분 소요) / 중구 4번 버스(10분 소요)
*승용차 주차 : 둘레길 주변상가 앞(무료)
*방문일 : 2023년 12월7일(목)
첫댓글 또 영종도에 가셨어요?
모임 때 영종도에 가신 걸로 아는데.......
그때 미련이 남아 다시 가셨나 봐요.
송년모임은 제가 몸이 안좋아서 취소를 했습니다.
그후 상태가 좀 나아져서
혼자서 이곳을 찾은 것입니다. ㅎ
탐라의 맛을
영종도 에서 탐하다 ᆢ
짧은 코스지만 제주도의
올레길과 분위기가 너무
비슷하답니다.
@용타기
예단포 둘레길 ᆢ
기억 속에 두겠습니다
예단포둘레길 후기와
대중교통 정보에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그리 긴 코스는 아니지만
가볼만한 곳입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