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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여행, 풍경(사진) 스크랩 호남의 소금강으로 일컫는 영암 월출산 기행 1
곰발바닥 추천 0 조회 214 13.03.05 09:50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돌과 바람과 함께한 호남의 소금강

영암 월출산(809m) 기행



▣ 언제 : 2013. 2. 19.(화)

▣ 어디로 : 월출산

▣ 소재지 : 전라남도 영암군 영암읍과 강진군 성전면의 경계에 있는 산

▣ 누구랑 : 아내

▣ 산행 코스 : 천황탐방지원센터(영암) - 0.6Km - 탐방안내소 - 0.5Km - 천황사 - 1.0Km - 구름다리 - 1.3Km - 경포대?능선삼거리 - 0.1Km - 통천문삼거리 - 0.3Km - 천황봉 - 1.1Km - 바람재 삼거리 - 0.3Km - 베틀굴가는 갈림길 - 0.1Km - 베틀굴 - 0.1Km - 구정봉 - 0.2Km - 베틀굴가는 갈림길 - 0.3Km - 바람재 삼거리 - 1.3Km - 경포대 야영장 - 1.2Km - 경포대탐방지원센터(강진)

총 산행 거리 : 8.4Km

▣ 찾아 가는 길<펌>

 


 

▣ 산행 지도<펌>

 

 

 

 

 

 

월출산국립공원 개요

 

월출산 은 "달 뜨는 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유수한 문화자원, 그리고 남도의 향토적 정서가 골고루 조화를 이루고 있는 한반도 최남단의 산악형 국립공원이다. 적은 면적에 (56.22㎢)에 암석노출지와 수량이 적은급경사 계곡이 많아 자연생태계가 풍부하게 유지되기에는 어려운 조건이지만, 식물 약 700종, 동물 약 800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오랜 세월 동안 암석지형에 적응해 온 생태적인 독특성과 난대림과 온대림이 혼생하는 위치 여건으로 그 보전 중요성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천년 이상의 역사와 국보 문화재를 간직하고 있는 도갑사와 무위사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국보인 마애여래좌상은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고, 월출산 주변에는 청동기시대 이래의 선사유적을 비롯한 옛 사람들의 풍물과 전통이 그대로 남아 있어, 가히 자연과 역사와 문화를 어우르는 "남도답사 출발지"로 손색이 없다. 주요 탐방로는 천황사터, 또는 바람계곡에서 천황봉 - 구정봉 - 도갑사로 이어지는 종주능선 으로 (약 6시간 소요) 오르막길이 급경사로 이루어져 체력소모와 안전사고를 조심해야 하지만, 사방이 탁 트여 능선상의 바위경관과 영암 및 강진 벌판의 아름다운 전원경관 조망이 일품이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구름다리와 구정봉의 아홉 개 물 웅덩이, 그리고 미왕재의 억새밭은 대부분 탐방객이 꼭 한번 들려가는 명소이다. 천황사 입구, 도갑사 뒷편 등산로 입구, 무위사 뒷편 숲에는 각각 자연관찰로가 조성되어 있어 탐방객 스스로 월출산의 자연생태계와 문화자원을 학습할 수 있으며, 공원관리사무소의 전문직원이 안내하는 해설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 다양한 탐방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흔적


 어제 광주 무등산 산행 후 우리는 애마를 몰고 곧장 월출산 천황지구인 영암으로 출발했다. 아무래도 다음 날 아침 넉넉한 기분으로 월출산 산행을 하려면 천황지구에 거처를 정하는 것이 편리할 것 같았다. 주말과 휴일엔 항상 많은 산객으로 몸살을 앓는 월출산이 월요일이라 그런지 광주 무등산에서와 같이 한적하기 이를 데 없다. 크고 넓은 민박집엔 인적이 끊어지고 손님이라고는 우리 밖에 없다. 주인장이 안내하는 숙소를 둘러보니 복식으로 이루어진 다닥다닥 붙은 열차 객실 같은 방엔 사람의 숨소리마저 들리지 않는다. 마치 어둠이 내린 월출산의 냉기가 내 몸속에 한기로 스며드는 것 같다. 넓은 식당엔 손님을 기다리는 식당 아낙과 숙소를 운영하는 머리가 희끗한 아저씨 그리고 마치 공룡 같이 거대한 월출산에 서린 적막과 바람만 있으니 그리 여겨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어쨌든 우리는 무등산 산행의 감흥을 뒤로하고, 간단하게 여장을 정리한 뒤 월출산 달그림자 아래서 늦은 저녁과 함께 무등산 하산주를 진도 토속주인 율금 막걸리로 하루의 피로를 달래고, 내일 월출산 산행을 기대하며 하룻밤을 유숙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커튼을 젖히니 어젯밤 숙소를 뒤덮고 있던 시커먼 월출산의 산그림자가 그 형체를 드러낸 채 우리를 반긴다. 한 눈에 봐도 산 전체가 바위로 똘똘 뭉친 거대한 돌산의 육중한 모습 그대로다. 오늘 저 산에 들어가 마음껏 헤집고 다니리라 생각하니 아침부터 마음이 들뜬다. 아침은 간단히 라면으로 해결하고 배낭엔 집에서 준비해 온 빵과 두유, 초골릿 정도만 채우고 영암아리랑의 기조인 월출산 속으로 들어간다.


월출산 진입은 크게 세 곳으로 나뉜다. 우리가 선택한 영암의 천황지구 그리고 도갑사와 행정 구역이 다른 강진의 경포대지구로 나누어진다. 호남의 소금강 월출산 종주 구간은 천황지구-구름다리-사자봉-통천문-천황봉-구정봉-억새밭-도갑사 입구이며 약 9.4Km 거리에 보통 6시간이 소요된다. 우리도 천황지구에서 도갑사로 넘어갔으면 종주를 할 수 있었는데 행정구역이 다른 강진 땅을 밟았으면 하는 마음이 앞서 경포지구를 하산길로 선택했다. 월출산 천황봉으로 가는 기점은 다양하게 있다. 도갑사를 기점으로 하든, 경포대지구를 기점으로 하든 개인 형편에 맞게 방향을 설정하면 된다. 도갑사와 경포대지구도 많은 산객이 이용하나 일반적으로 월출산을 가장 많이 애용하는 구간은 천황지구를 첫 번째로 손꼽을 수 있다. 숙소 아저씨도 산객의 70% 정도가 천황지구를 이용한다고 한다. 가장 난코스이긴 하나 조망이 좋고, 월출산의 힘이 넘치는 기상을 엿볼 수 있어 아마 월출산 탐방의 백미로 여기는가 보다. 


숙소에서 포장길을 따라 천황탐방안내소에 도착하면 구름다리로 가는 들머리가 나온다. 들머리에서 천황사까지 20분 정도는 숲이 울창하고, 완만한 길이라 가볍게 몸을 풀면서 가는 워밍업 코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천황사 바로 위에 있는 사자사 목탑지부터 서서히 돌산의 정체가 드러나며 1차 난관인 구름다리까지 지친 몸을 이끌고 돌과 바람을 맞으며 힘겹게 올라야 한다. 구름다리를 오르면서 만난 영암과 함평이 고향인 여대생 2명과 초등학교 다니는 남자 애 1명은 구름다리까지가 목표란다. 고향이 이곳이다 보니 월출산은 자주 왔단다. 더구나 여고시절에는 소풍지가  이곳 월출산이란다. 어제 무등산에서 만난 분은 고교시절 소풍을 무등산에 왔다더니 이 학생은 한 술 더 뜬다. 지금도 그리하는지 모르겠지만 요즘 아이들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어쩌면 현 세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이 이런 극기를 통한 현장체험학습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구름다리에 도착하니 바람이 거세다. 월출산 명물 구름다리의 제원은 지상고 120m, 해발고 510m, 폭 1m, 연장 54m이며, 2006년 5월에 재시공된 다리라고 한다. 헬기 작업 140회, 연인원 1,200명이 투입되어 완공된 구름다리가 지금 내 발 앞에 있다. 여기서 바라보니 그야말로 기막힌 장관이 펼쳐진다. 드넓은 영암평야와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사방에 둘러쳐져 있다. 지금까지 다닌 산 중에 산 전체가 이렇게 기암으로 이루어진 돌산은 처음 본다. 비록 설악산, 지리산, 북한산, 치악산, 월악산 같이 산세가 거대하고 웅장하지는 않더라도 산 전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돌무더기로 꽉 채워진 산은 본 적이 없다. 월출산은 구름다리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이 정도 황홀한 광경을 연출한다. 시간이 여의치 못한 사람은 영암의 여대생 일행처럼 구름다리까지만 와도 충분히 황홀경에 빠져 든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천황사에서 구름다리까지의 돌산 비경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구름다리에서 천황봉을 가는 구간이 2차 난관이다. 구름다리 까지는 월출산 비경에 취해 힘들어도 그럭저럭 오를 만하다. 그러나 천황봉 가는 길은 달라도 많이 다르다. 월출산 산행의 백미는 지금부터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 바위를 기어오르고 아찔한 철계단을 오르는데 오늘따라 월출산에 부는 바람은 얼마나 매섭던지 위험한 구간을 지날 땐 다리가 후덜덜 떨린다. 아마 월출산 산행은 구름다리에서 천황봉 코스로 올라야 제대로 이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천황봉에 올라서면 사방이 확 트여 있다. 저 멀리 경포대지구 너머엔 강진 앞바다가 보이고, 도갑사 방향으론 목포 앞바다가 훤히 보인다. 그리고 천황봉에 올라서면 드넓은 나주평야와 천태만상의 기암괴석이 넘쳐나고, 거대한 암봉 군단과 장쾌한 암릉을 모두 볼 수 있다. 가히 장관이라 아니할 수 없다. 월출산이란 거대한 공룡의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서 바라보는 바다와 평야 그리고 암릉 속을 들여다보는 이 기분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나.


정상에서 이 지방의 점잖은 산우를 만나 월출산 이야기와 내 고장 대구의 팔공산 이야기를 서로 정감 있게 나눈다. 이 분의 설명을 들은 후 우리는 천황봉에서 바람계곡으로 내려가 원점회귀 하려고 했던 계획을 변경한다. 설명을 자세히 듣지 않았다면 오늘은 시간적인 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점으로 회귀할 뻔 했다. 천황봉까지 와서 베틀굴과 큰바위얼굴이 있는 구정봉을 돌아보지 않았다면 오늘 월출산  산행은 1/3 정도의 산행에 불과했다. 그래서 우리는 코스를 급선회하여 바람재와 베틀굴과 구정봉을 거쳐 경포대지구로 하산하기로 최종 결정한다. 그러면 경포지구는 강진이고 천황지구는 영암이니 버스 혹은 택시를 탈 요량을 해야 한다. 아니면 여기서 도갑사 방향으로 넘어가면 월출산을 거의 종주하는 코스라 그것도 마음이 동했지만, 이참에 강진의 바람과 흙냄새를 맡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경포대지구로 내려가 버스나 택시를 타고 천황지구로 회귀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막상 경포대지구로 가보니 천황지구로 가는 버스편이 없어 거금 13,000원을 들여 택시를 타고 이동해야만 했다. 이 기회를 빌어 우리 같은 산객이 가지는 이기심인지 모르겠으나 산객의 편의를 위하여 탐방센터별로 순환하는 버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천황봉까지 왔으면 반드시 베틀굴과 장군바위 혹은 큰바위얼굴이라 일컫는 구정봉을 보고가야 한다. 베틀굴은 바람재삼거리에서 약 20여 분 거리에 있고, 구정봉은 베틀굴에서 100m 인근에 있다. 베틀굴을 본다면 구정봉까지는 쉽게 구경할 수 있다. 베틀굴은 임진왜란 당시 여인네들이 피신하여 이 굴에서 베틀을 짰다는 전설에 기인하여 베틀굴이라 했는데 그 형상이 기이하여 마치 여인의 국부와 흡사하다. 더구나 바람재로 오는 길의 남근바위와 마주보고 있으니 아마도 월출산은 남정네와 여인네의 궁합이 잘 맞는 산인가 보다. 구정봉은 베틀굴에서 100m 쯤 바위로 된 둔덕을 올라서면 나타난다. 구정봉은 장군바위(큰바위얼굴)의 상부에 아홉 개의 크고 작은 물웅덩이가 패여 있는 곳으로 이렇게 평탄한 암석면에 형성된 구멍의 정체를 풍화혈의 일종인 ‘나마’라고 한다. 마애여래좌상은 구정봉에서 0.5km(30분) 거리에 있으니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면 꼭 보고가야 할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국보 제144호로 지정된 마애석불로 월출산에 숨어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간 관계상 들리지 못해 아쉬웠다. 그 외 돼지바위와 남근바위는 천황봉에서 바람재로 내려가는 길에 있으니 자연스럽게 보고 갈 수 있다.


천황봉에서 바람재를 거쳐 베틀굴과 구정봉을 탐방한 후 다시 바람재로 내려온다. 구정봉에서 능선따라 가면 도갑사로 종주를 했겠지만 우리는 강진에 있는 경포대지구로 하산하기 위해 바람재로 내려온다. 바람재에서 경포지구로 가는 길은 상황이 반전된다. 지금까지 발이 아리도록 돌을 밟고 지나왔지만 그래도 경포지구로 하산하는 길은 돌밭 길도 그리 험하지 않다. 내려오면서 강진의 월남마을과 벌판을 바라보는 내 시리도록 아픈 두 눈은 이 순간 맑고 시원해진다. 늘 눈이 침침하고 눈물이 고여 때로는 손수건으로 그것도 귀찮으면 땀으로 범벅이 된 목에 감고 있던 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던 두 눈이 시원하다. 경포대계곡으로 하산하면서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상쾌한 발걸음으로 내려오니 사흘간 강행했던 연속 산행의 모든 피로가 봄눈 녹듯 녹아내린다.


이번 전라도 지방인 무등산과 월출산 산행은 대구에서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 그런지 여운이 많이 남는다. 아마 언제 다시 올 수 있으려나 하는 아련함이 감돌아 그럴 것이다. 무등산과 월출산, 산도 좋았지만 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이 산을 무엇보다 아내와 호젓하게 다닐 수 있어 더 좋았다. 우리가 다녀온 산엔 늘 우리 부부만의 흔적이 남는다. 그러나 항상 흔적을 남기고 채워도 늘 많은 여백이 함께 남는다. 그러나 여백이 남아 있음은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 부부를 기다리고 있음을 뜻하니, 우리는 또 그 여백을 채우러 떠날 것이다. 비우고 채우고 이렇게 살다보면 인생이 덧없이 흘러가지 만은 않으리라. 

 

 

 

 

월출산 사진 기행 1

 

 

월출산 천황사 기점. 숙소 주변에서. 월출산은 달밤에 바라본 형체가 아름다워 신라시대에는 월나산, 고려시대에는 월생산, 조선시대에는 월출산이라 불렸다 한다. 1988년 6월에 20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주봉인 천황봉(天皇峰)을 중심으로 동쪽으로 사자봉, 서쪽으로 구정봉, 억새밭 등으로 펼쳐지는 자연경관과 산세가 아름다워 일찍이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려왔다.

 

본격적으로 산행하기 전 숙소 주변에서 바라본 월출산 전경. 저기 먼 곳에 매봉과 사자봉을 연결한 빠알간 구름다리가 무섭게 다가온다.

 

입구에서 아스팔트 길을 따라 곧장 올라간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월출산관리사무소

 

천황야영장관리소. 주 중이라 월출산 탐방객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차량이 혼잡하지 않을 경우야영장관리소까지 와서 주차를 하면 조금 더 편리할 것 같다.

 

천황탐방안내소. 천황사 기점은 천황탐방안내소에서 시작된다. 아래 주차장에서 5분 거리에 있다.

 

자, 여기서 부터 월출산이란 돌산으로 들어갑니다. 처음 시작은 역시 월출산 명성에 걸맞는 시작부터 돌이 깔린 길을 걷지만 그래도 초입이라 완만한 숲속을 넉넉한 기분으로 들어갑니다.

 

들머리에서 10여 분 정도는 월출산 기행의 워밍업 코스로 봐도 무방하다. 월출산에 부는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슬슬 시동을 거는 구간이다.

 

천황사 갈림길에서 천황사 방향으로 코스를 잡고 구름다리-사자봉-천황봉-광암터-바람폭포로 해서 원점회귀할려고 했으나 우리는 천황봉을 지나 베틀굴과 구정봉을 거쳐 바람재로 다시 내려와 경포대탐방지원센타로 하산을 한다. 예정에 없었지만 천황사에서 경포대로 넘어 갔으니 이제 월출산은 도갑사를 기점으로 하는 방향만 돌아보면 될 것 같다. 언제 다시 올 수 있을란지 모르겠다. 

 

천황탐방안내소에서 10여 분 올라오면 처음으로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가 천황사지 갈림길이다. 천황사지 갈림길에서 우리는 천황사 방향으로 간다.

 

천황사지 갈림길에서 5분 거리에 천황사가 있다. 천황사는 월출산 사자봉 아래 있는 대한불교법화종 사찰이다. 2001년 4월에 화재로 단 하나의 전각이던 천황사는 소실되었으나 다시 복원을 해서 현재 대적광전은 거의 완성단계에 다다랐다. 천황사는 터가 넓지 않았지만 사자봉의 호위를 받으며 천년의 세월을 간직하고 있다.

 

천황사 한 모퉁이 사자사 목탑지로 올라가는 길가에 방치된 동종. 화재로 인하여 망가진 동종이 산객의 마음을 우울하게 합니다.

 

사자사 목탑지.

 

 

천황사에서 구름다리로 올라가는 길이 월출산 천황봉 산행을 하는 첫 번째 난코스다. 암릉과 기암괴석이 널부러진 길을 따라 걷노라면 힘도 들지만 그에 못지 않게 돌산이 풍기는 장관을 고통과 함께 즐길 수 있다. 영암평야가 월출산 사자봉 아래 드넓게 펼쳐있다.

 

드디어 월출산 산행의 1차 난관인 구름다리까지 왔다. 오늘이 월요일이라 그런지 휴일에 인산인해를 이루는 월출산은 그저 고요하기만하다. 여기까지 오는데 영암이 고향인 여대생 2명과 함께 따라온 초등 6년생인 남자애를 만난게 다다. 월출산 명성에 걸맞지 않은 고요함이었지만 산객의 어지러운 혼탁함에 뒤섞이지 않고 다닐 수 있음이 그저 좋기만하다.우리는 돌산에 갖혀 그 속을 빙글빙글 돌아 다님이 여유롭고 한량없이 평화롭기만 하다.

 

기암괴석에서 바라본 암봉. 사방이 암릉과 암봉으로 둘러쌓여 어디가 어딘지 분간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다.

 

역시 구름다리에서 찍은 기암인데 뭔가 이름이 붙어 있을법한데 월출산 초행인 나로서는 알 수가 없네요.

 

역시 구름다리에서 바라본 암군. 보는바와 같이 월출산은 온통 돌무더기로 이루어진 산이다. 영암이 고향인 여대생은 여고시절 소풍을 월출산으로 왔단다. 월출산을 소풍지로 택했다면 아마 영암의 여고생들은 소풍이 아니라 극기훈련을 한 셈일 것이다. 대단하다. 어제 광주 무등산에서 뵈었던 포교사 활동을 하시는 분은 고교시절 무등산에 소풍을 왔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 지방 사람들은 참으로 대단하다. 소풍을 극기로 대신하다니... 여대생 얘기로는 월출산은 이 지방에서는 그저 돌이 많아 돌산이라 부른단다. 참으로 적합한 표현이라 아니할 수 없다.

 

구름다리에서 보이는 넓은 들판은 영암평야지대로 일컬으며 이 곳을 바라보노라면 도시의 일상에 찌들은 삶이 시원하게 뻥 뚫히는 듯 하다. 

 

월출산의 명물 구름다리. 여기까지 영암이 고향인 여대생 2명과 그의 동생 초등 6년생 남자 아이 밖에 못봤다. 그 친구들은 여기까지가 목적지라 구름다리에서 하산하니 이 드 넓고 깊은 월출산엔 이제 달랑 우리 둘 뿐이다.

 

 

매봉과 사자봉을 잇는 구름다리 위를 유유하게 걸어가는 저 아낙은 뉘댁 아낙인가요. 저 구름다리를 건너면 알 수 없는 미지의 암굴세상이 기다릴 듯 합니다. 도시의 찌든 삶에선 결코 볼 수 없는 또 다른 미지의 세상이 우리 앞에 펼쳐지겠지요.

 

구름다리에서 계단으로 내려가면 바람폭포로 연결되며 천황지구로 회귀한다. 여기까지 먼 길 와서 천황봉도 구정봉도 안보고 갈 수 있나. 힘들었지만 묵묵하게 수행하 듯 오르고 또 올라간다. 그저께 칠곡 가산산성을 다녀오고 어제 무등산 산행을 했으니 오늘 월출산 산행은 다소 무리가 따랐다. 하지만 힘들기 보다는 억겁의 세월을 거쳐 자연이 빚어낸 월출산의 거대한 작품 속을 우리가 따라 걷는다는 생각에 두 다리가 무겁고 발바닥이 조여오는 힘듬보다는 즐거움이 더 앞서 힘들었지만 즐거운 마음로 걷고 또 걷는다. 

 

구름다리∼경포대 능선 삼거리 구간(1.2㎞)은 겨울철 결빙으로 인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지난해 12월 17일부터 2월 17일까지 3개월간 입산을 통제했다. 매봉과 사자봉을 이어주는 구름다리는 지난 1978년에 만들어졌다가 2006년 5월 새로 가설됐으며 우리나라에서 지상고(120m)가 가장 높은 현수교이다.

 

구름다리에서 천황봉을 향해 떠나면서 사람 한 명없고 바람만 가득한 구름다리를 언제 다시볼 수 있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에 한번 더 담아본다.

 

구름다리를 떠나 이제 본격적으로 천황봉으로 간다. 구름다리에서 천황봉 가는 구간이 가장 난코스 입니다.

 

구름다리를 벗어나 위의 철계단 위에 올라서서 마주 보이는 암봉을 다시 한번 바라본다. 산에 다니면서 이토록 온 산이 암릉과 암봉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산을 본 적이 있는가. 과연 월출산은 호남이 배출한 소금강이라 칭할만하며 그 빼어남과 오묘함은 어떤 산에도 비견할 바가 아니다. 내가 다녀본 산 중에서 가장 으뜸인 산이다.

 

올라왔던 철계단을 다시 내려다보며 찍어본다. 경사가 급하고 바람이 강해 올라갈 때 다리가 후덜덜 거린다.

 

아내는 이제 산꾼이 다 됐네.

 

 

경사가 급한 돌무더기에 'ㄷ'자 형으로 철근을 꺽어 박아 오르기 좋게 계단 모양을 만들어 놓았다. 미끄럼 방지용으로 산객의 안전엔 많은 도움이 되나 굳이 저렇게 애궂은 돌무더기에 상처를 입혀 철근을 박았어야 했을까? 요정도는 돌무더기를 훼손하지 않는 다른 방법이 충분할텐데. 요즈음 진정 산을 사랑하는 이는 등산용 스틱마저도 산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사용을 자제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는 사람도 있지 않은가.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다.

 

암릉사이 협소한 길도 건너고

 

다시 돌무더길을 따라 내려간다.

 

직박구리가 사과를 쪼아 먹는 모습을 바라보며 월출산 산새와 함께 잠깐 어울려 본다.

 

직박구리. 요 놈은 힘에 밀리는지 눈치만 보고 있다. 그러다 앞선 놈이 다 먹어 버리면 우짤라고 덤벼들어 같이 먹지... 겁이 많은 놈인가 보다.

 

잠시 내려온 듯 하더니 또 다시 올라간다. 흙길은 도무지 만날 수 없다. 오랜 시간동안 돌무더기만 밟고 올라왔더니 등산화도 무용지물이 되어 발바닥이 조여오고 땡기기 시작한다.

 

또 다른 고개만댕이에 올라선다.

 

사방을 둘러봐도 돌, 돌, 돌이 산을 이루고 있다.

 

능선을 넘어 고갯길 가는 길도 온통 돌 투성이 길이다.

 

이름이 있을텐데 다 알지 못하고 그냥 바라만 보고 왔다.

 

수직으로 높게 우뚝 솟은 암벽을 배경으로

 

산 속 깊은 바위산에 매달려 있는 수정 고드름. 스틱으로 톡 때려 따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지나가는 다른 산객이 볼 수 있도록 아껴둔다. 산에서는 바위에 붙은 이끼 하나도 산객에겐 소중한 마음을 담아 준다.

 

저 기암은 마치 잡귀를 물리치는 월출산의 파수병 같다.

 

높고 깊은 산 중의 호젓한 오솔길. 마침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길이 나온다. 짧은 구간이지만 월출산 능선에선 좀체 볼 수 없는 흙길이다.

 

저기 하늘 아래 높이 우뚝 솟아있는 봉우리가 천황봉이다. 809m로 해발을 그리 높지 않으나 산행 들머리인 천황지구가 해발 70m 정도라하니 많이 올라야 한다. 오히려 강원도 1,000m 가 넘는 산봉우리보다 더 많이 올라야 한다. 강원도 지역은 이미 시작이 700 고지가 아니던가.  

 

경포대삼거리까지 왔으니 이제 천황봉까지는 불과 0.4Km 남았다.

 

자. 이쯤에서 다시 갈길을 되짚어 보자. 먼저 현 위치에서 천황봉을 거치고, 천황봉에서 바람재로 내려와 바람재에서 베틀굴과 구정봉을 거쳐 경포대로 하산길을 잡는다. 당초에는 바람폭포로 해서 원점회귀 할 작정이었지만 오늘은 일찍 출발하였기에 시간에 여유가 있어 경포대지구로 하산하여 버스가 있으면 버스로 이동을 하고, 없으면 택시로 이동할 생각으로 경포대지구로 최종 하산 방향을 결정한다.

 

보이는 곳마다 기암괴석으로 형성된 암봉이 눈 앞에 펼쳐지니 그때마다 셔터는 대중없이 눌러진다.

 

위 사진을 좀 더 당겨본다. 저 너머는 전라도 강진이다. 천황사지구와 도갑사지구는 영암이고, 경포대지구는 강진이다.

 

천황봉 올라가는 400m 가 수월하지 않다. 웬만한 산들은 항상 그렇지 않던가. 정상 마지막 몇 백미터가 가장 오르기 힘든 난코스다. 올라가는 저 길을 보시오. 겨울에 눈이 오고 길이 미끄러우면 월출산은 오르기 힘든 위험한 산이다. 겨울 월출산을 찾을 경우 일기를 잘 파악해야 한다.

 

통천문삼거리. 경포대능선삼거리에서 100m 지점에 통천문삼거리가 나온다. 이제 천황봉까지는 불과 300m 거리에 있다. 

 

 

통천문을 향해 올라가는 가파른 계단 길

 

통천문. 한 사람씩 통과할 수 있는 비좁은 통로다. 월출산 최고봉을 지나 하늘로 통하는 높은 문이라 해서 통천문이라 지칭한다. 이 굴을 지나야 천황봉에 다다를 수 있다.

 

통천문을 지나면서 천황봉을 오르며 찍은 강진지구. 저 멀리 강진 앞바다도 보인다.

 

천황봉 정상에 있는 동판 표식

 

월출산 천황봉 정상석. 드디어 꿈에 그리던 영암과 강진에 걸쳐있는 월출산 천황봉에 도달했다. 언제부터인가 꼭 가고 싶었던 월출산 정상에 우리 부부가 결국 발을 내딛었다. 그야말로 감개무량하다. 연 3일 째 계속 이어진 산행이라 월출산 천황봉까지 갈 수 있을란지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어쨌든 무리해서라도 오고야 말았다. 정상엔 바람도 더욱 거세게 불고 날씨가 사나웠지만 그런것엔 아랑곳 하지 않고 정상에서 한참을 머물다 간다. 정상에서 이 지역 사람 한 분을 만나 월출산의 이모저모와 대구 팔공산의 정보를 함께 나누기도 했다. 무등산에서도 느꼈고 월출산에서도 그랬듯이 전라도 사람들은 참 친절하고 자상하게 설명도 잘 해준다. 

 

월출산 소사지 안내문

 

 

월출산 소사지터. 통일신라시대 부터 임진왜란 전까지 국태민안과 가문번성을 기원하기 위하여 제사를 지낸 터이며 국내 확인된 유일한 장소로 매우 신령스러운 산이다.

 

천황봉에 서면 향로봉과 구정봉 그리고 강진 앞 바다와 목포 앞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천황봉에서 노니는 요놈은 이름이 뭘까?

 

천황봉에서 바라본 향로봉, 구정봉 그리고 그 너머 주자봉이 선명하게 보인다.

 

천황봉에서 바라본 월출산의 기암과 영암의 평화로운 들판이 조합을 잘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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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3.03.06 20:55

    첫댓글 ? 며칠 작업하셨습니까. 대단하십니다. 그래서 월출산이 유명해집니다. 그리고 즐감하고 2부로 갑니다.

  • 작성자 13.03.07 16:27

    감사합니다. 무등산 그리고 다음날 월출산을 다녀갔습니다. 참말로 좋더군요. 아직도 가슴 속 깊이 본 그대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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