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색작업은 10월 19일, 마스킹테이프 제거작업은 10월 25일에 이루어졌습니다.
도전해 보는 거예요
오늘은 지난 시간에 한 마스킹테이프 작품을 채색합니다.
각자 원하는 채색 도구를 골라 채색을 시작합니다.
윤 : 나는 파란색이 좋아. 물 색이 예뻐졌어. 바다 같지 않아요?
해언 : 나는 새로운 걸(크레용)로 해볼래.
은우 : 나는 물감이 좋아. 빨리 칠해져서.
봄 : 나는 이거(크레용) 한 번도 안 써봐서 이걸로 해보려고.
도율 : 빨간색이 좋아. 이게(파스넷) 부드러워서 잘 그려져.
현서 : 저는 색연필이 제일 좋아요. 왜인지 알아요? 저는 삐져나오는 게 싫어요.
우주 : 나는 문지르는 게 너무 재밌어. 계속하고 싶어.
하연 : 난 파스텔 하고 색연필로 하고 물감도 해야지ㅎㅎ
든 : 저도 파스텔 할래요. 여기 위에 하얀색으로도 그려볼까?
평소 선호하는 채색 도구를 고르는 아이들도 있고 사용해보지 않은 재료를 선택한 아이들도 있네요.
오늘은 아이들에게 평소 채색 스타일에서 벗어나보는 것을 제안했습니다.
즐겨 쓰지 않는 색도 사용해 보고, 직선적인 선을 쓰는 아이들은 만들어진 칸에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로이 칠해 보고, 자유로운 스타일의 아이들은 칸 안에 정갈하게 칠해보며 나름의 새로운 시도를 해봅니다.
든 : 이거 봐봐요. 피같이 빨개졌어요.
봄 : 내 손은 완전 까만색 됐어.
우주 : 봄아 나도 손 까매. 손 잡아볼래?
파스텔로 물든 서로의 손을 보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입니다.
해언 : 그거 알아요? 나 원래 검정색 안 좋아해요. 근데 도전해 보는 거예요.
은우 : 어때요? 안 나오게 잘 칠하죠. 무지개 리본이에요. 배경도 무지개로 칠해볼까요?
윤 : 파란색에 검정 섞어서 진한 파랑 만드는 거예요. 이게 바로 남색이에요.
자신의 스타일을 벗어나 그리는 게 쉽지 않음을 알기에 도전하는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도 대견합니다.
뭘 더 할지 고민 중이에요.
노란 색연필로 더 칠해 볼래.
주로 저채도의 물감을 사용하는 도율이는 중간중간 자신의 작업을 확인하며 고채도의 재료도 사용해 봅니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진지하게 작업에 몰두하여 고민하는 모습이 멋지네요.
취향이 비슷한 두 친구는 붓질 한 번, 한 번에 정성을 들여 꼼꼼히 채색합니다.
필요한 부분에는 테이프로 만들어진 선을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로운 붓놀림으로 표현해 봅니다.
채색을 마친 후, 종이접기와 창문그림그리기를 하는 아이들
이제 마스킹테이프를 떼어내 어떤 작품이 탄생하는지 볼까요?
현서 : 테이프를 이렇게 다 붙였더니 이런 모양이 생겼어요.
푸딩 같아요. 아 우리 소풍 갔을 때 찍은 스탬프 모양 같다! 그치 얘들아!
도율 : 와, 나온다. 우주선이 잘 보인다.
든 : 이제 주차장에 주차해도 돼요.
하연 : 오, 네모가 생겼어. 이렇게 될 줄 몰랐는데ㅎㅎ
우주 : 잘된다. 재밌다.
봄 : 어떡하지? 파란색이 손에 묻어서 쿠로미 눈이 파래지고 있어.
은우 : 윤아, 내가 도와줄까?
윤 : (집중하느라 묵묵부답)
해언아, 어때? 잘 돼가?
해언 : 네! 저 지금 완전 집중하고 있어요. 집중하느라 말 못 하는 거예요.
도율 : 찢어진다!
봄 : 천~천히 해봐. 그래야 안 찢어져.
잘 떨어지지 않는 마스킹테이프에 종이가 찢어지지 않도록 팁을 전수하는 봄이네요.
현서 : 우와, 떼니까 다이아몬드 생겼어!
든 : 우와, 나도 생기고 싶다.
아이들은 의도치 않았던 모양들이 나타나 신기해하며 어떻게 붙이면 원하는 모양이 나오는지 터득합니다.
마스킹테이프를 잘 떼어내는 나름의 노하우도 생겼습니다.
완성된 서로의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입니다.
다양한 방향에서 그림을 보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떠오르는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합니다.
우주 : 짠!
하연 : 미로 같다!
봄 : 나는 좀 가면 같아. 아이언맨 가면.
도율 : 나는 무슨 얼굴 같은데? 헤이 클로바 얼굴 같아.
해언 : 예쁘다.
도율 : 우주선이야.
봄 : 빨간색이 진짜 우주를 보는 것 같아.
하연 : 뒤집으니까 사슴 모양 같아. 빨개서 악마 같은 느낌이야.
현서 : 도율이 꺼 그, 그거 같아. 식당 같은 거 앞에 있는 거!(네온사인)
봄 : 우와 상어 무늬도 표현했네? 윤이가 상어를 진짜 잘 그리는 것 같아.
하연 : 현서야 진짜 우리 소풍 때 찍은 도장 같다.
해언 : 이렇게 해도(러프한 물감칠) 멋지다.
해언 : 완전 예쁘다. 색깔이 알록달록해서 예뻐.
봄 : 하연이는 많이 사랑하나 봐. 하트가 많아.
은우 : 해언이 거는 테이프 떼니까 더 안킬로사우루스랑 스피노사우루스 같아!
봄 : 저거랑 저거(크레용으로 칠한 주황색, 검정색) 때문에 꼭 공룡전쟁 같다.
현서 : 우와, 은우꺼 진짜 예쁘다. 완전 잘 보여.
하연 : 헬로키티 같아!
봄 : 아냐. 토끼야.
도율 : 뒤집으니까 무슨 모양 같기도 한데? 음.. 사슴벌레?
봄 : 이거 뭐게~?
윤, 은우 : 쿠로미! 딱 봐도 쿠로미야.
봄 : 딩동댕~
현서 : 태극기 같다!
든 : 이거 주차장이야.
우주 : 여기 주차해도 돼?
아이들의 유연한 생각과 풍부한 상상력이 느껴지는 감상평을 들으며 고정관념과 편견에서 자유로워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첫댓글 와~~
아이들의 느낌은 정말 소름돋는 희열이 느껴지네요
어린이는 위대하다는 생각만 맴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