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과학의 요람, 대전광역시
교과서 없이도 공부가 쏙쏙
대전은 우리나라 교통의 중심지다.
경부고속국도와 중부, 호남고속국도가 지나기 때문에 전국 어디에서나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편리한 교통에 비해 딱히 떠오르는 여행지가 없는 것도 대전의 이미지였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과학과 호국보훈을 상징하는 여행지가 도시 안에 꽉꽉 들어차 있다.
글·사진 손수원 기자
대한민국의 과학을 책임지는 도시
대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과학도시라는 것이다. 대덕연구단지와 카이스트(KAIST) 등 내로라하는 과학 관련 시설들이 들어서 있어 우리나라 과학산업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여행 코스에서도 잘 나타난다.
1993년 대전과학엑스포가 열린 장소인 대전엑스포과학공원은 국내 최초의 과학테마공원으로서여전히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엑스포과학공원이 있는 도룡동은 대전이 발전하기 시작한 최초의 지역으로도 유명한데, 본래 여흥 민씨 40여 호가 집성촌을 이루고 살던 도룡동 일대는 뒤로는 우성이산 줄기가 감싸고 있고, 앞으로는 갑천이 흐르고 있어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명당터이다. 바로 이 갑천 유역에 사람이 모여 살면서 대전이라는 도시가 생겨나게 된 것이다.
엑스포과학공원 주위로는 국립중앙과학관, 지질박물관 등 과학을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는 여행지들이 있다. 덕분에 자녀들과 함께 대전으로 여행을 온다면 단순한 휴식 이외에도 현장체험학습의 장으로서 훌륭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대전시민천문대에서 초여름의 달과 별을 관측하며 여행 첫날의 일정을 마무리하는 것도 과학의 도시 대전에서 누릴 수 있는 특권 중 하나이다.
6월에 어울리는 여행지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을 맞아 국립대전현충원도 빼놓지 말고 둘러볼 코스다. 국내외에서 독립운동에 생애를 바친 분들이 안장된 애국지사묘역, 정부 수립 후 국가발전에 헌신한 분들을 모신 국가유공자묘역, 장병묘역, 경찰관묘역 등으로 조성되어 있는 원내를 둘러보면 숙연한 마음이 든다. 또한 호국에 관한 영화를 상영하는 현충관, 호국영령들의 사진과 유품 등을 전시한 호국관 등은 아이들이 살아 있는 역사 공부를 할 수 있는 곳들이다. 원내 시설이 공원처럼 아름답게 꾸며져 있어 산책을 즐기거나 자리를 깔고 간단하게 도시락을 먹는 소풍지로도 손색이 없다.
대전의 여행 코스는 크게 대덕연구단지와 엑스포과학공원이 있는 북구와 국립대전현충원과 선사유적박물관이 있는 서구, 한밭교육박물관과 크고 작은 서원, 계족산과 대청호가 있는 동구, 보문산 관광단지가 있는 남구로 나눌 수 있다.
대전 또한 대구나 부산 못지않은 대도시이기에 다음 여행지로 이동 시에 시내에서 차가 밀리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러니 시내권에서는 차가 밀리는 출퇴근 시간을 피해 최대한 좁은 반경에서 여러 여행지를 둘러보고 외곽으로 발길을 돌리는 편이 낫다.
대전 여행 코스는 서구의 국립대전현충원에서부터 시작한다. 호남고속국도 유성IC에서 그리 멀지 않고 주말에도 교통이 크게 붐비지 않는 외곽지역이라 여유롭게 대전 여행의 첫 단추를 꿸 수 있을 것이다.
코스대로 여정을 즐긴 후 아쉬움이 남는다면 대청호 주변으로 드라이브를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동구 비룡동에서부터 시작되는 대청호 드라이브 코스를 따라 북쪽으로 내달리면 17번 국도와 만나 청원IC를 통해 경부고속국도로 갈아탈 수 있다.
1 국립대전현충원
조국과 민족을 위해 목숨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모신 민족의 성역이다. 연중 참배객들이 들르는 곳이면서 여느 공원 못지않은 녹지공간이 조성되어 있어 소풍지로도 인기가 높다. 현충원 내의 박물관과 전시관에서는 호국보훈에 관한 영상물을 관람하고 호국영령들의 유품 등도 살펴볼 수 있다. 최근에는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요술도로(일명 도깨비도로)가 발견되어 재미있는 체험을 해볼 수도 있다.
관람시간 6:00~18:00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무료
문의 042-822-0026 www.dnc. go.kr
2 대전선사박물관
노은동에 위치한 대전선사박물관은 규모는 작지만 5개 전시관을 통해 구석기시대부터 철기시대까지의 각종 유물과 생활상 등을 살펴볼 수 있게 했다. 원시인들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인형들이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야외의 전시관에는 신석기 및 청동기시대의 각종 움집터 등의 유적을 복원해놓아 아이들이 직접 발굴 체험 등을 해볼 수 있게 했다.
관람시간 9:00~19:00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 무료
문의 042-826-2814 museum.daejeon.go.kr
3 유성온천 문화의 거리 족욕체험장
유성온천은 우리나라 5대 온천으로 꼽히는 곳으로 조선시대의 태조 이성계가 머물렀던 곳이기도 하다. 유성온천 주변은 문화의 거리가 조성되어 있는데, 특히 족욕체험장은 대전시티투어의 코스로 포함되어 있을 만큼 인기가 좋다. 지하에서 바로 끌어올린 41℃의 온천수가 24시간 흐르고 있어 노천과 파고라 시설 안에서 족욕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저녁에 유성온천 쪽에 숙소를 잡는다면 온천욕도 해볼 만하다. 대표적인 업소로는 유성호텔 대온천탕(042-820-0701), 호텔 리베라(042-823-2111) 등이 유명하다.
4 엑스포과학공원
과학도시 대전을 가장 잘 보여주는 국내 유일의 과학테마파크. 공원 내에는 아이맥스영상관, 입체영상관, 시뮬레이션관, 전기에너지관 등의 전시관이 주제별로 꾸며져 있다. 인근에 놀이시설인 꿈돌이랜드가 있어 아이들이 좋아한다.
관람시간 9:30~18:00 연중무휴
입장료 무료, 전시관 관람이나 체험시설은 이용요금 별도
문의 042-866-5114 www.expo park.co.kr
5 대전시민천문대
일반 관람객을 대상으로 공개 관측을 실시하는 국내 최초의 시민천문대. 제1관측실에 설치된 10인치 굴절망원경에 홍염필터를 이용해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태양 홍염의 모습을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다. 주로 맑은 날 주간에는 태양 관측을, 야간에는 행성과 달, 성운, 성단, 은하 등의 천체를 관측할 수 있다. 천체투영관에서는 날씨에 관계없이 천체 투영기를 이용한 가상의 별빛으로 별자리 강의를 들을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이 무료로 운영되고 있으니 여행 첫날의 마무리는 별과 함께 해보자.
개장시간 14:00~22:00 월요일, 공휴일 다음날, 설·추석 연휴 휴관
문의 042-863-8763 star.metro.daejeon.kr
1 한밭교육박물관
1938년에 지어진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학교 건물을 꾸며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7개 전시실에 삼국시대부터 개화기까지 고서 및 생활용품, 일제강점기 민족저항기 교과서, 6ㆍ25 전후 학생 생활상 모형 등이 전시돼 있다.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소품들이 많아 어른들에게는 아련한 향수를, 아이들에게는 재밌는 옛날이야기를 듣는 듯한 경험을 준다. 야외전시장에는 옛날 교문지주 등 각종 석조물이 실물로 전시돼 있다.
관람시간 9:30~17:00 월요일, 공휴일 휴관(일요일은 개관)
입장료 무료
문의 042-626-5393,4 www.hbem.or.kr
2 남간정사
고풍스런 정원에서 시 한 수 읊어보자. 동구의 남간정사는 1683년(숙종 9년)에 유학자 우암 송시열이 지은 서당 건물로, 송시열은 말년에 이곳에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학문에 정진하였다. 남간정사는 한국 정원 조경사에 한 획을 그은 곳이기도 한데, 계곡에 있는 샘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을 건물의 대청 밑을 지나서 연못으로 흘러가게 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남간정사 옆에는 우암사적공원이 꾸며져 있는데, 그 중 우암유물전시관이 볼만하다.
문의 우암사적공원 042-673-9286
3 점심 : 구즉마을 할머니 묵집 도토리묵
한때는 마을 내에 묵집이 몰려 있었던 적도 있었다. 지금은 재개발 때문에 뿔뿔이 흩어졌지만 아직도 구즉도토리묵 맛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사 간 식당을 물어물어 찾는다. ‘할머니묵집(042-935-5842)’은 강태봉 할머니가 50년이 넘게 도토리묵을 만들어온 집이다.
4 장동삼림욕장
계족산 자락에 위치한 장동산림욕장에는 총연장 13km에 이르는 계족산 코스를 따라 황톳길이 조성되어 있다. 또한 곳곳에 맨발 지압로, 씨름장, 물놀이장 등의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꼭 긴 거리를 걷지 않더라도 잠시 둘러보면 좋다. 사방댐을 지나 만날 수 있는 ‘숲 속의 문고’에서는 어른과 아이들이 가볍게 읽을 만한 책들을 비치해두었다.
입장료 무료
문의 042-623-9909
5 산디민속마을
장동삼림욕장에서 조금 아래로 내려오면 산디민속마을이 있다. 산디민속마을은 계족산 산중의 다래골에서 시작된다. 다래골은 잘 알려지지 않은 깨끗한 계곡이다.
황톳길을 걷느라 피로해진 발을 차가운 계곡물에 담가보자. 산디마을에는 탑제가 있고 각종 민속문화가 남아 있어 대전 전통 민속의 보고로 불리고 있다.
Bonus① 숙박
대전시청 주변에 굿스테이 업소인 삼호자객관(042-487-5995)을 비롯해 깨끗한 대형 모텔이 여럿 있다. 유성온천 지역의 호텔 리베라(042-823-2111), 유성호텔(042-820-0100), 스파피아(042-600-6000) 등도 가족이 묵기에 적당하다.
Bonus② 대전광역시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영문으로 된 시내버스 노선안내도를 제작ㆍ비치해놓고 있다. 시내버스 노선을 비롯해 관광안내소 위치와 대전팔경, 숙박·문화시설 등의 정보가 실려 있어 외지인에게는 도움이 된다. 대전의 관광안내소에서 받을 수 있다.
대전의 관광안내소는 대전종합관광안내센터(042-1330)를 비롯해 고속터미널안내소(042-632-13 38), 대전역안내소(042-221-1905), 서대전역안내소(042-523-1338), 대전동물원안내소(042-586-1330)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