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객들을 인솔하고 미국에 갔었어~ 그때 내가 인솔한 고객이 한 일곱명 정도 됐을거야~ 내가 주로 제조업체를 담당해서 고객이 지방에 있는 제조업체 전산실장들였어~ 암튼 서울사람은 하나도 없고 다들 지방 도시나 공단지역 사람들이였어~ 한마디로 세련된 매너와는 거리가 멀었지…^^
지금이야 여행사를 시켜서 편하게 하지만 그때만 해도 담당 영업직원이 모든 스케줄을 손수 챙기고 인솔까지 책임져야 했어~ 그러니 완전히 비서겸, 가이드겸, 운전수겸, 통역사겸, 보호자겸 일인 다역이었어~ 암튼 그거 한번 갔다 오면 몸살이 났을 정도로 힘들었어~
주로 코스가 미국서부 HP본사가 위치한 실리콘벨리 쪽이고 그 주변에 있는 요세미티 등 그런 관광단지를 돌아 다니고 그러지~ 영어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사람들 인솔 하려면 정말로 죽을 맛이야~ 그때만 해도 해외 나가기가 쉽지 않은 시절이라 젊은 총각 같은 경우는 미국연수 가서 현지서 도망가는 사례도 있었어~ 그런 거 땜에 인솔자는 항상 긴장하게 되지~
HP본사 가서 교육을 받는 프로그램도 있는데 미국인 강사가 영어로 설명하면 우리 고객은 다들 꾸벅꾸벅 졸아~ 인솔한 나로선 정말 쪽 팔리지~ 억지로 강사의 설명이 끝나고 질문하라고 하잖아?~ 그럼 다들 눈비비고 일어나서 꿀 먹은 벙어리가 되지~ 뭐 들은 게 있어야 질문하지? 다들 잤으니까~ㅋㅋㅋ 사실 안잣어도 이해는 어차피 못하지..ㅋㅋ 게다가 영어로 질문 해야자나~! 그러니까 더 못하지~! 그래서 내가 한국말로 강의 내용 대충 요약 설명해주고 질문 하면 통역해 주겠다고 하면 그제서야 질문 하는데 그게 또 가관이야~ 말도 안되는 엉뚱한 질문을 하지~ 사실 그거 통역 했다간 나라 망신하는 거야~ 강사는 통역하길 기다리지~ 고객이 뭔가 말을 했으니까~ 난 고민 하지~ 전연 엉뚱한 소릴 하니깐~ 그래서 할 수 없이 내 맘대로 바꿔서 질문 하곤 해~ 지금이야 영어 잘하는 사람 많이 있지만 그땐 그 정도 영어도 안되서 내가 맘대로 지껄여도 고객들은 몰랐어~ㅋㅋㅋ 강사는 멋도 모르고 좋은 질문이라며 신나게 설명하지~ㅋㅋㅋ 암튼 강사와 고객 사이에 껴서 난 쇼를 하게 되지~~^^사실 고객들은 그런 교육은 관심이 없지만 HP에선 그런 스케줄 마저 없으면 고객 해외연수 명목으로 스케줄을 허락 받을 수 없었거덩~ 그니까 하루, 이틀 교육 일정 잡고 나머진 다~ 관광 스케줄 야~
미서부에 요새미티란 국립공원이 있지~ 아주 유명한 곳이야~ 그곳에 숙소를 잡을려면 오래전에 예약을 해야 되기 때문에 대개 우린 새벽애 출발하여 한밤중에 돌아오는 당일 코스를 강행하곤 했어~ 그 날도 새벽에 일어나 요새미티로 출발 했지~ 고객들은 밤마다 술먹고 카드나 화투치고 놀고 낮에는 차만 탓다 하면 다들 자지~ 나는 미치지~ 잠은 오는데 운전 맡길 사람은 없고~ 시간은 쫒기고~ 암튼 엄청 빨리 갔어~ 미국 밴 묵직한게 잘나가드라고…^^ 한참을 달리는데 경찰차가 따라 오데~ 과속으로 걸린거야~ 차를 세웠지~ 차를 세우기만 하면 고객들은 깨~ 고객들이 뭔일 이냐고 묻데~ 경찰에 걸렸다고 하니까 지들끼리 회의를 하는 거야~ 걍~ 내버려 두니까~ 회의 결론이 돈을 걷어서 경찰한테 주자고 나오데~ 어이가 없어서 웃음만 나오드라~ㅋㅋㅋ
차를 세우고 경찰이 다가 와서 우리 차 문을 여는 순간~~ 크으~~ 냄새~~ 담배 엄청 피워 대거덩~~ㅋㅋㅋ 경찰이 이거 절도차 아닌가 의심하지~ 생긴게 꼭 중국넘이나 베트남 갱단 같이들 생겼으니까..ㅋㅋㅋ 렌터카 계약서 보여주고 면허증 보여주고 HP신분증 보여주면 그제서야 경찰이 의심에 눈초리를 풀게 되지~
내가 경찰한테 설명하지~ 한국서 미국 첨 온 HP고객들인데 요새미티를 당일 관광해야 되어서 빨리 달렸노라구…한참 설명 하는데 고객들은 밖으로 다 나와서 지들끼리 히히덕 거리고 사진찍고 심지어는 경찰이 스티커 발부 하려고 하는데 그걸 사진기로 들이 대드라구~ 경찰이 놀래지~ㅋㅋㅋ 그리곤 내가 이것도 기념이라고 생각하는 거니까 같이 사진 찍자하면 오케이~ 하면서 같이 사진까지 찍어 주더라구~ 그런 덕분인지 스티커도 벌금을 안메기고 경고만 주고 가더군… 그때 찍은 사진 아직도 갖고 있어~^^
암튼 요새미티에 도착해서 여기저기 구경했어~ 그 좋은 자연 환경 부럽드라구~ 점심때가 되니까 배가 고파지데~ 거긴 한국 식당이 없어~ 갈만한 음식점을 언뜻 보니까 걍 줄서서 오더 하는 식당이 보이더라구~ 그리로 일행 8명이 들어 갔지~ 메뉴를 보니까 시킬만 한게 난 피자 밖에 없더라구~ 딴사람들 한테 메뉴를 고르면 내가 통역 해줄 테니 시키라 했어~ 다 준비 된냐구 물었더니 됐다구들 말해서 일렬로 줄을 서고 맨 처음 내가 주문 했어~ 피자 라지 사이즈~ 토핑을 뭘로 할거냐고 묻드라구~ 난 사실 그때만 해도 컴비네이션 피자니 페페로니 피자니 그런 종류로는 시켜 봤어도 토핑을 본인이 직접 고르는 것은 첨이었어~ 사실 토핑을 이해도 못했고~ 토핑 재룐 뭐가 있냐고 물었더니 영어로 마구 얘기 하는데 거기서 내가 알아 들을 수 있는 단어는 4~5개 뿐이더라구~ㅋㅋㅋ 그래서 그 4~5개만 시켯어~ 그런데 주문 받는 넘이 고갤 갸우뚱 하데~ 마지막으로 음료수도 시키고~ 일단 내 주문은 끝났지~
그 다음 고객 주문도 내가 통역 해야니까 줄 옆에 서 있었지~ 담 사람 차례가 되서 뭘 시키겐냐고 내가 물었더니~ 다짜고짜~ 쌤~썜~!! 이라고 소리치는겨~~ㅋㅋㅋㅋㅋ 흐미~ 웃겨 죽겠더만~ 그 담 사람도 쌤~쌤~ 이고…ㅋㅋㅋ 또 그 담사람도… 근데마랴 분위기가 심상치 안트라구~ 주방에 있던 요리사 한넘이 나오더니 “두 유 라이크 실키 핏자?”라고 소리 치면서 마구 웃어 대는겨? 그래서 내가 5번째인가 6번째 사람한테 더 이상 오더 하지 말라구 말했어~ 근데 그넘은 고집이 있어서 자긴 쌤~ 쌤~ 아니라 하면서 딴걸 시키드라구~ 암튼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지~ 결국 6명만 오더하고 나머지 2명은 나의 간곡한 만류로 음식 주문을 하지 않았어~
원탁 테이블이 앉아 음식 나오길 기다렸어~ 한참 후에 음식이 나왔는데~ 우악~ 미국넘들 피자 라지 싸이즈가 장난이 아니데~ 똑같은걸 5개 시키고 한 개만 다른걸 시켯으니 음식이 테이블 위에 꽉차다 못해 놓을 자리도 없드라구~ 거기 까진 그래도 괜찮아~ 피자 위를 보니까~ 우왁~ 걍 하얀게 치즈만 보이드라구~ㅋㅋㅋ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거기 나와있는 토핑 재료 모두를 넣어야만 우리가 흔히 먹는 피자 맛이 난다더군~ 그러니 4~5개 토핑 넣은건 보이지도 안치이~ㅋㅋㅋ 암튼 다 펼쳐 놓으니까 오더 할려고 줄서있는 사람들이 다 쳐다 보더라구~ㅎㅎㅎ 정말 쪽 팔려서 음식 못먹겠더라~ 일행 중 몇몇 사람이 그냥 음식 놔두고 딴데로 가자고 하데~ 근데마랴~ 난 그때 정말 화가 나더라구~ 미국 음식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손님이 왔으면 차근차근 설명해서 잘못 된건 바로 잡아줘야는데 종업원끼리 히히덕 거리고 한게 정말 분통이 터지더라구~
난 그런 때는 참 냉정해지는 습관이 있어~일행들에게 말했어~ 자 여기 있는 피자 다 피스 별로 잘라 놓으라고~ 다들 의아해 했지만 내 얼굴이 심각해진걸 보고 내 주문에 따라 주더라구…피자를 조각조각 자른 다음 종업원을 불렀어~ 여자애가 긴장된 얼굴로 오더군~ 피자 한조각씩 전부 포장하라고 했어~ 종업원 얼굴이 새빨개 지고 카운터를 노려 보니까 그 넘도 상당히 당황 하더군~종업원이 음식을 다가져 갔어 그리고 한참 후에 모두 포장해서 가져 왔데~ 그걸 들고 나가서 차에 실었지~ 그리고 배고픔을 참고 좀 더 구경하다가 저녁에 다시 숙소 근처 한국식당에서 배불리 저녁을 먹었지~
호텔에 도착해서 난 넘 피곤해서 뻗었지~ 고객들은 밤만 되면 올빼미가 되~ 지들이야 운전도 안하고 차만 타면 자니까 밤에 잠이 안오지~ 밤새 지들끼리 고스톱을 쳤다더군~ 그리고 배가 고파서 포장해온 피자와 음식을 그날 밤 다 먹어 치웠더라구….ㅋㅋㅋㅋ
첫댓글그때 너는 당황 했겠지만... 네 글이 너무 재미 있어서 나를 웃게 만드네... 미안.... 그리고 내가 운동 갔다와서 밤늦게 들어와서 그런지 내가 네글을 매일 처음으로 읽는다. 새로운 글을 맨처음 읽는 기분 알라나 모르겠네...1순위로 보니... 꼬리말 안달을수 없잖아. 글 너무 좋아.....
병성이가 아니라 이성병 아니니? 4반 앨범 확인해 보니 그런거 같던데... 사진 올린것 보니까 얼굴이 어렴푸시 떠오른다. 다시 보게되서 반가워 친구~! 운집이 혼자 고생하는게 안타까워서 시간 있을때 글이라도 올린다고 생각하고 했는데 여러 친구가 좋아하니까 나도 기분좋아~^^
첫댓글 그때 너는 당황 했겠지만... 네 글이 너무 재미 있어서 나를 웃게 만드네... 미안.... 그리고 내가 운동 갔다와서 밤늦게 들어와서 그런지 내가 네글을 매일 처음으로 읽는다. 새로운 글을 맨처음 읽는 기분 알라나 모르겠네...1순위로 보니... 꼬리말 안달을수 없잖아. 글 너무 좋아.....
최남용 ! 그리운 이름이군 난 니엄니 돌아가셨을때 알림장 보고 누군가 궁금했었는데 ... 앨범사진보니까 알겠더구만 .. 난 옆반 4반에 병성이다....근데 너 영 문장실력이 보통이 아니구나 시나브로 빠져들게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구나...
니가 들어와 카페가 활력소가 생겼으니 우리야 어떻든 고마운디 한때가 아니었으면 좋겠구나 싶구나.... 여하튼 최남용 이름 석자 하나만큼은 기억하고자 한다... 우리의 옛 진정한 친구 최남용 화이팅.....!
병성이가 아니라 이성병 아니니? 4반 앨범 확인해 보니 그런거 같던데... 사진 올린것 보니까 얼굴이 어렴푸시 떠오른다. 다시 보게되서 반가워 친구~! 운집이 혼자 고생하는게 안타까워서 시간 있을때 글이라도 올린다고 생각하고 했는데 여러 친구가 좋아하니까 나도 기분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