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는 4일 교원평가 실시에 걸림돌이었던 평가주체 문제와 관련, 교원단체가 반대해 온 학부모를 빼고 이달 중 실시키로 했다. 이에 대해 학부모 단체에서 큰 반발을 보이지 않아 이달 중 교원평가 시범실시의 성사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가 지난 5월 공개한 교원평가 시안은 교장과 교감만 평가주체인 현행 관리자 평가방식을 교장·교감뿐만 아니라 동료교사, 학생, 학부모 등도 참여하는 다면평가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학부모는 교사의 수업을 참관한 뒤, 수업 만족도에 대한 설문을 통해 해당 교사를 평가하도록 하고 평가결과는 학교별 평가관리위원회에서 평가대상 교사에게 통보, 자신의 능력개발 자료로 활용토록 한다는 게 골자였다.
하지만 교육부는 이번에 학부모 평가방식을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도 조사로 바꾸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부모가 교사의 전문성 자체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 평가한다는 게 무리라는 교총 등의 지적이 있어 전문성 평가는 동료교사나 교장 등에게 맡기고 학부모 의견은 참고자료로 제공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교총에서는 학부모가 교사를 직접적으로 평가하는 사례가 없다며 이같은 정부 방안을 비판해 왔다. 일부 학부모단체에서도 학부모가 수업참관으로 전문직인 교사의 수업을 평가할 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바른교육권실천행동의 문주현 사무국장은 “개별적인 사안 하나 때문에 교원평가 자체가 미뤄지기보다는 시범평가를 실시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 교원평가 도입 자체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한편 교원평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발족한 ‘교육력제고를 위한 특별협의회’가 교원평가 문제를 제대로 논의하지 못하고 있다며 협의회를 탈퇴했던 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는 이날 조건부 재가입 의사를 밝혔다. 학부모연대의 김장중 부회장은 “협의회 정상화를 위해 재가입을 해달라는 교육부 요청을 받았다.”면서 “그래서 답을 준비 중인데 교원평가 시범실시에 다른 회원들이 동의하고 협의회에서 이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면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서울데일리 2005.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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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평가를 바라보는 교원의 모습은?
한마디로 고요하다. 신기할 정도로 잠잠하다. 태풍 전야의 고요함일까? 그러나 모습은 다양하다. 속생각을 알아보기는 힘들지만. 짐작해 보건데,
◦정년을 몇 년 앞둔 교사; 승진도 포기하고 명퇴를 하고 싶은데 요즘 돈이 없다고 명퇴를 받아주지 않는다. 이 기회에 교원평가를 이용하여 대대적인 명퇴를 받아주지 않을까? 과거 김대중과 이해찬처럼 말이다. 김대중과 이해찬의 교육 대학살 때, 명퇴자는 재미가 쏠쏠했다고 한다.
◦젊고 싱싱한 교사; 나는 팔팔하다. 평가를 할라면 해라. 나는 자신 있다. 무능력한 사람을 이 기회에 내 보내자. 고시보다 더 어렵다는 채용시험도 통과한 우리다.
◦무능력하다고 보이는 교사; 짜아식들, 내가 무능하다고? 천만에 누가 먼저 털려나가는가 보자. 세상이 열두 번 바뀌어도 나는 살아남는다.
◦눈치 빠른 교사; 내가 누구냐? 백놈이 백말을 하여도 나는 내 길을 간다. 오직 승진을 위해서. 제도가 어떻게 바뀌어도 나는 적응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지.
◦묵묵부답의 교사; 자존심도 상하고 기분도 나쁘고 불안하기도 하지만 기다리면 된다. 전교조를 비롯하여 성질 바쁜 사람들이 다 해결해 주니까. 나중에 저 높은 곳에 서서 바라보며 교육인적자원부와 전교조를 비판하면 된다.
◦전교조 교사 중 사명감 투철한 교사; 정의감에 불탄다. 분노를 표출한다. 교육인적자원부를 향하여 목소리를 높인다. 교사들을 설득하고, 홍보하고, 서명을 받고, 반대 집회에 열심히 참여한다. 이 기회에 교사들을 단결시켜야 한다는 자못 비장한 각오를 세운다. 이 기회에 미가입 교사들이 전교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소극적인 조합원들을 사업에 끌어 들이고자 동분서주한다.
◦신자유주의에 포섭된 교사; 자신도 모르게 권력과 재벌과 제도 언론의 논조에 교선된 사람들이다. 자칭 상당히 글깨나 읽었고, 신문도 열심히 읽고, 방송에서 뉴스도 눈여겨본다. 경쟁은 당연하고 능률 지상주의다. 경쟁과 능률에 따른 성과의 차등, 퇴출을 대세로 받아들인다. 교육부가 승리하면 대세가 이기는 것이고, 전교조가 이기면 어부지리를 얻는다. 어느 쪽도 손해 볼 것이 없다.
교원평가 후 교단은 어떤 모습일까?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는 교단이 될 것이다. 어처구니가 무엇인가? 어처구니가 없으면 어떻게 될까? 어처구니란 맷돌의 손잡이를 이르는 말이다. 어처구니가 없이 어떻게 맷돌을 돌릴 수 있을까?
교육에 있어서 어처구니는 무엇일까?
인간에 대한 신뢰와 사랑, 우리 사회의 오늘과 내일에 대한 통찰력, 협동심, 창의력, 똘레랑스, 근면한 습성 등이 아닐까?
그러나, 교원평가가 실시되고 난 후 우리 교단은 어떻게 될까?
1) 교무실에서
평가는 무릇 등급을 매기기 위해서 실시하는 것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하위등급을 맞고 기분 좋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평가등급이 어느 곳에 쓰이지 않는다고 해도. 쓸데없이 평가하는 일은 없겠지만. 이제 교무실에서 업무 협조는 보기 어려울 것이다. 선배고 후배고 친구고 없다. 내가 잘하는 것은 숨기고 남이 모르는 것을 물어오면 회피하지. 괜히 남에게 모른 것을 묻는 것은 철없고 눈치 없는 짓이다. 질(?)이 좋다고 여겨지는 학교에서는 담임을 서로 하려고 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학교에서는 담임을 회피할 것이다. 영양가 없는 업무분장은 맡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특히 학생부 일은 거의 맡을 사람이 없지 않을까 싶다. 수업시수는 단 한 시간이라도 줄여야 한다. 여유있는 시간은 상위등급을 맞기 위한 일을 하는데 써야 하니까.
상호평가를 한다는데, 친구관계가 괜찮은 쪽과 그렇지 않은 쪽. 동문이 많은 쪽과 그렇지 않은 쪽. 일을 대쪽같이 하는 쪽과 대충대충 하더라도 이른바 인간관계가 무난한 쪽. 일을 잘 한다고 잘 나갈까? 혹시 질투를 사지는 않을까? 그렇다고 대충하자니 불안하고. 가끔 밥이나 술을 한번씩 쏴야하는 것은 아닐까? 고스톱 판이라도 벌어지는 날에는 접대성 퍼주기를 해야하나? 나는 어느 쪽에 속해야 가족을 굶기지 않을까?
하위등급을 받은 교원은 일단 재교육 대상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공문으로 수집되고 하달되어 모두에게 공개될 것이다. 하위등급의 교원은 다음 학교로 전근할 때 그 쪽 학교 학부모의 반대가 먼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낯이 두껍지 않고는 버티기 힘들겠지. 능력은 있으나 하위등급을 받은 교사는 문제교사로 교장의 배척을 받을 것이 뻔하고. 상위등급을 받은 교사는 질투와 두려움으로 동료교사의 배척을 받을 것이 또 뻔하고.
2) 교실에서
아이들은 어리둥절하다. 피평가자에서 평가자가 되다니. 즐길까? 당황할까? 괴로워할까? 스승의 날에 담임 책상 위에만 선물이 있듯이 자기 담임에게는 후한 점수를 줄까? 숙제를 많이 내고, 잔소리를 많이 하고, 시험을 어렵게 내는 교사는 어떻게 할까? 복장이 흐트러졌다고 나무라는 학생부 교사는? 미모가 떨어지는 교사는? 유머가 없는 교사는? 옷을 잘 입고 폼을 잡아야 하나? 과자나 빵을 한번씩 쏘는 교사와 그렇지 않는 교사는?
3) 학부모들은?
정말 신나는 일일까? 교원들을 학부모가 평가하게되다니, 이런 꿈같은 일이? 노무현 정말 정치 잘하네. 그런데 어떻게 학부모가 교원을 평가하지? 설문지로? 설문지로 교원의 능력과 인품이 측정될 수나 있을까? 수업공개로? 수업의 전문가는 교원이고, 학부모는 아마추어인데. 물론 일부 학부모는 교원보다 뛰어난 전문가가 있겠지만. 그렇다면 아마추어가 전문가를 평가하는 불합리가 생기는데.... 1-2번의 수업공개로 그 교원의 능력을 측정할 수 있을까? 또 교장, 교감의 업무능력을 학부모가 어떻게 평가하지?
아무튼 교원은 살아남아야 하니까 학부모에게 잘 보일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겠지. 전화도 자주하고, 편지도 쓰고, 가정 방문도 하고. 아이의 장점만 모아서 극구 칭찬하는 말을 해주고. 필요하면 술도 한자 사고.
아마 처음에는 즐거워도 시간이 갈수록 즐거움보다는 괴로움이 더할 것이다. 어쩌면 생존권이 달린 문제에서 상위등급을 달라는 애원과 하위등급을 주었을 때 협박을 받을 수도 있을지 모르겠고. 막판에는 이판사판이 될 터이니.
학교와 학부모의 관계는 지금보다 더 삭막해질 것이다.
4) 교장은?
기존의 근평에 교원평가권까지 쥐게 되었으니 마냥 신나게 생겼다. 다만 교장 자신도 평가의 대상이 된 것이 불만이다. 이것만 뺀다면 대 환영인데.
5) 사립학교 이사장은?
아!~~~~~~~~신나는 일판이다. 노무현 정말 정치 잘하네. 이제 교원들 느그는 죽었다. 호봉 높은 놈, 눈에 나는 놈, 물론 무능한 놈, 오찌 잘 안 바치는 놈, 등등 다 죽었다. 무능한 놈으로 몰기만 하면 이젠 끝장이야. 맘에 안든 놈 쫓아내고 싱싱한 놈 뒷돈 먹고 들여 놓으면 꿩 먹고 알 먹고.......
6) 권력은? 재벌은? 극우언론은?
아!~~~~~~~신난다.
교포란 놈, 젊은 놈, 승진한 놈이 말을 듣지 않아 골치였는데. 이제는 교장이 볶아놓고 삶아놓고, 교원들 즈그들끼리 치고받고, 학생과 학부모까지 감시와 감독을 해주니 이거야말로 손 안대고 코풀기요, 누워서 떡먹기다. 누워서 떡 먹으면 눈에 떡고물이 들어가기라도 하지만, 이것은 그 걱정도 없다.
이제 전교조도 무너지거나 무력화되기는 시간문제. 내 코가 석자나 빠져있는데 참교육을 주장하고 실천할 여유가 없지. 정부가 노리는 것이 진짜로는 이것일 것이다.
7) 결국 교단은 어떻게 될까?
황폐화 그 자체로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이전투구. 어수선. 절대적인 이기주의. 대한민국이 도대체 어디로 가는 것일까?
출처 교육희망 전남 교찾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