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내일은 즐거운 변론기일입니다.</p><p>아침부터 바빴습니다.</p><p>새벽에 일어나자 마자 쬐끔한 차 시동을 걸어 영광으로 향했습니다.</p><p>폐차해 버리려던 유니목을 검사 받고 1년간 더 가지고 놀기로 했습니다.</p><p>문제는 나름대로 유니목을 손봤다고 생각하는데</p><p>시동이 걸렸다 안걸렸다 합니다.</p><p>검사 당일 시동이 안걸리면 낭패입니다.</p><p>건설기계로 분류되는 제 유니목은 현장에서 시동이 안걸리면</p><p>검사장으로 끌고 들어가야 합니다.</p><p>검사장으로 끌고 들어가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 여러 문제 때문에 불가능합니다.</p><p>불가능을 사랑하는 우리 부대원 출신들도 제 유니목의 경우는 고개 숙여야 합니다. 아주 나아아아압짝!!!</p><p>현장에 도착해서 또 유니목 셀모터가 고생시킬 것을 예상하고 단단히 마음 먹었습니다.</p><p>여차하면 테스터기를 들이대고 신원조사까지 할 작정입니다.</p><p>단단히 마음먹으면 예상했던 일은 벌어지지 않습니다.</p><p>한큐에 시동이 걸립니다.</p><p>시동이 걸리는 것을 어디가 이상이 있는지 검문검색하는 것도 이상합니다.</p><p>냉큼 차를 돌려서 집으로 향합니다.</p><div class="figure-img" data-ke-type="image" data-ke-style="alignLeft" data-ke-mobilestyle="widthOrigin"><img 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UB9s/ecd94c9d70ca1b860a0d2db181261288c6708b1d" class="txc-image" width="400" data-img-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UB9s/ecd94c9d70ca1b860a0d2db181261288c6708b1d" data-origin-width="720" data-origin-height="540"></div><p style="text-align: left;">차를 돌려 나오는데 예전 동네 이장했던 이가 관리하는 묘소가 단정하고 이쁘게 손질되어 있습니다.</p><p style="text-align: left;">후손 한 명 잘 둬서 조상들이 호강입니다.</p><p style="text-align: left;">그래도 방심할 일이 아닙니다.</p><p style="text-align: left;">우리집에 손주들이 숱하게 많지만 그 중에 단 한 명도 자진해서 할아버지 할머니 묘소 벌초하는 놈 못봤습니다.</p><p style="text-align: left;">육남매 지지리도 많은 형제들 중에도 해년마다 벌초하는 놈은 딱 한 놈 정해져 있습니다.</p><p style="text-align: left;">우리집만 그러는 것 아닐 겁니다.</p><p style="text-align: left;">그래도 예전 동네이장은 존경할 만합니다.</p><p style="text-align: left;">나이는 저보다 어릴 것이다 짐작하지만 매사에 진중하고 남에게 너그럽고 자신에게 가혹합니다.</p><p style="text-align: left;">생기기도 제임스 딘을 닮아서 성격마저 좋은 예전 이장하고 사는 아줌마는 행복할 것이라 믿쑵니다.</p><p style="text-align: left;">새벽에 설치고 다녔더니 광주 돌아오니 겨우 아침 9시입니다.</p><p style="text-align: left;">역시나 일을 하려면 새벽에 하고 사랑을 하려면 밤에 할 일입니다.</p><p style="text-align: left;">남은 시간은?? 아주 대놓고 놀려고 .................하는데 왠걸??</p><p style="text-align: left;">문자 메시지가 아주 요상한 문자 메시지가 뜹니다.</p><p style="text-align: left;">준비서면이 도착했답니다.</p><p style="text-align: left;">내일이 변론기일인데 변론기일 하루 전에 준비서면이 제출되었다고??</p><p style="text-align: left;">오후는 널널하게 기깔나게 놀려고 했더니 애저녁에 틀렸습니다.</p><p style="text-align: left;">컴 앞에 앉습니다.</p><p style="text-align: left;">끙끙대며 단 십분도 아니 오분도 일어나지 않고 꼼짝마라 자세로 저도 준비서면을 작성합니다.</p><p style="text-align: left;">예전같으면 한 시간 정도면 준비서면 3장 정도는 작성완료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p><p style="text-align: left;">아...소변 눌 때는 2분간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했더랩니다.</p><p style="text-align: left;">그리 꼼짝마라 자세로 준비서면을 작성하고 전자소송홈피에 등록하고 나니....시간이 오후8시 20분입니다.</p><p style="text-align: left;">아하...예전하고 다른 것이 또 있습니다.</p><p style="text-align: left;">이리 꼼짝도 않고 머리 굴리면 겁나게 배가 고픈 것이 정석입니다.</p><p style="text-align: left;">근데 배가 안고픕니다.</p><p style="text-align: left;">나이들면서 작업시간은 느려지고 소화기능도 느려지나 봅니다.</p><p style="text-align: left;">당근 거래하는 분이 사정이 있어서 그 사정을 이해 좀 해달라길래 말씀대로 해 드렸더니</p><p style="text-align: left;">돈 안드는 인사로 땜빵합니다.</p><p style="text-align: left;">'오늘 저녁은 평온하고 행복하세요~~'</p><p style="text-align: left;">숙제를 마치고 나니 평온하고 행복합니다.</p><p style="text-align: left;">저는 숙제를 마쳐서 평온하고 행복한 줄 알았습니다.</p><p style="text-align: left;">당근거래자의 축원 덕택에 제가 평온하고 행복했었습니다.</p><p style="text-align: left;">내일은 즐거운 변론기일입니다.</p><p style="text-align: left;">존경하지도 않으면서 말로는 판사님을 존경한다고 해야 합니다.</p><p style="text-align: left;">담당 판사가 여판사입니다.</p><p style="text-align: left;">넋놓고 말하다가는 존경하는 판사님을 사랑하는 판사님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p><p style="text-align: left;">나이들면 나이들 수록 챙겨야 하는 것이 많아 집니다.</p><p style="text-align: left;">입도 챙기고</p><p style="text-align: left;">바지도 챙기고 </p><p style="text-align: left;">바지 챙기는 김에 남대문 단속도 확실하게 하고!!!</p><p style="text-align: left;">아무튼 평온하고 행복한 밤입니다.</p><p style="text-align: left;">그저께하고는 현저하게 다른 점이</p><p style="text-align: left;">칠부바지를 입고 있다 보니 발목이 시립니다.</p><p style="text-align: left;">그 찰라의 순간에도 시간은 여지없이 흘러 갑니다.</p><p style="text-align: left;"> </p><p style="text-align: left;"> </p><p style="text-align: left;">제 개인카페에 올렸다가 퍼나르는 글입니다.</p><p style="text-align: left;">댓글은 일단무시하고 가셔도 누가 안잡아 갑니다.</p><p style="text-align: left;">감사합니다.</p><p style="text-align: left;">아주아주 좋은 밤입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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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 힘들어라.
우쨌든 법의 힘을 빌리는 일은 피곤할거 같아서 저는 가능하면 ~~
법으로 해결하게 되면 피고입장이든 원고입장이든 심적 부담이 만만치 않아요.
실은 그래서 취미겸 특기겸 해서 들이대고 있습니다.
아무에게나 들이대는 것은 아니구요.
인간적으로 매만져 줘야 사람이 되겠다는 이들만요.
어제도 변론기일이어서 법원 들렀다 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