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국회의장 '골인' 실패한 '럭비공' 추미애의 세 가지 선택지
안녕하세요. 일요서울입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다사다난한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추 당선인은 '보수의 어머니'라는 말로
상징되는 정치적 하락세를 극복하고 재기에 성공.
22대 총선 국면에서 '윤석열 저격수'를 자처한
추 당선인의 선명성은 당심(黨心)을 사로잡았답니다.
그 기세를 몰아 헌정사상 최초로
여성 국회의장의 자리에 오르는 듯했는데요.
이내 추락이 시작됐답니다.
추 당선인은
명심(明心·이재명 대표의 뜻)을 등에 업고도
차기 의장 경선에서 패배했답니다.
추 당선인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경선에서
명심과 당심의 선택을 받은 후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당초 차기 의장 경선은
4파전(우원식·정성호·조정식·추미애) 구도로 전개.
4명의 친명계(친이재명계) 의장 후보는
앞다투어 명심과 당심에 호소했는데요.
4명 모두 '기계적 중립'보다 선명성을 강조했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인연을 내세웠답니다.
실제 명심은 지난 12일 모습을 드러냈답니다.
이날 정성호·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나란히 불출마를 선언했답니다.
이어서 조 의원은 추 당선인과
후보 단일화를 선언했으며,
그 과정에서 친명계 핵심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직접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말도 나왔답니다.
당원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추 당선인이 명심마저 얻자 여론은
'어의추'(어차피 의장은 추미애)로 기울었답니다.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여론과 정반대였는데요.
지난 16일
민주당의 차기 국회의장 후보를 선출하는
당선인 총회에서 우 의원이
추 당선인을 꺾는 이변이 일어난 것입니다.
개표 결과 재적 169명 중 우 의원은 89표를 얻어
80표를 확보한 추 당선인을 9표차로 꺾은 것으로
알려졌답니다.
정치권은 대반전의 결과를 두고 해석이 분분했는데요.
우선 명심의 노골적인 개입이
화를 불렀다는 지적이 나왔답니다.
경선 전부터 '명심 논란'에 대한
당내 인사들의 비판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대한민국 권력 서열 2위인 국회의장을
당대표나 원내대표가 결정한다는 것은
좀 잘못된 것 같다"고 설명했답니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한 관계자는
지난 1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추 당선인 측에서
전략적 오판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답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나 대선 경선은
여론의 향방이 중요하지만
국회의원들만 참여하는 소위 '박스 선거'는 다르다.
수능과 내신의 평가항목이 다른 것과 마찬가지"라며
"의원들은 향후 의정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이번 선거에
고심을 거듭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답니다.
실제로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우 의원의 당선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의장 경선 직후 민주당 당원 게시판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서 "탈당하겠다",
"조국혁신당에 입당하겠다"는 반응이 이어졌답니다.
아울러 지난해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국면에서 나타난
'수박'(비이재명계의 멸칭) 색출과
'문자 폭탄' 움직임도 재등장했답니다.
아울러 이번 경선에서 드러난
'추미애 비토' 기류도
추 당선인의 과제가 될 전망입니다
이번 경선은 선수(選數) 별로
지지 후보가 갈린 것으로 알려졌답니다.
강성 친명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를 비롯한
초선 의원은 추 당선인을 지지한 반면
재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우 의원을 지지했다는 것입니다.
민주당 한 초선 당선인도
의장 경선 전인 지난 15일 본지와의 취재에서
"초선 당선자들 사이에서
추 당선인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결과는 예측불허"라고 말한반면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지난 16일 의장 경선 직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우 의원의 승리가) 이변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의원들 사이에서
우 의원을 지지한다는 말은 많이 나왔다"며
"우 의원은 안정감 있게
대여투쟁을 이끌어 온 분이다 보니
당내 신뢰도가 많이 쌓인 상태지만
추 당선인은 신뢰성이 떨어지는 인물이라고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답니다.
유 전 총장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추 당선인의 살아온 행적이나
정치적 행보가 굉장히 불안"하다며
"3선쯤 된 의원들은
(추 당선인을) 겪어봤다"고 말했답니다.
추 당선인의 '럭비공' 행보 중 대표적인 사례는
▲2004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참여
▲2009년 환노위 사태
▲2023년 문재인 전 대통령 저격 등입니다.
2004년 추 당선인은 탄핵의 역풍이 불자
삼보일배로 속죄를 구했답니다.
이어서 2009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추 당선인은 민주당이 반대하는
노동법 개정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야당 의원들의 출입을 봉쇄한 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들과
법안 처리를 강행한 바 있답니다.
그 결과 당시 추 당선인은 2개월 동안
당원권이 정지되는 징계를 받았는데요.
나아가 추 당선인은 지난해 7월경 과거
'추윤 갈등'이 불거진
2020년 당시 문 전 대통령에 의해
법무부 장관직에서 해임됐다고 밝혀
파문이 일었답니다.
결국 추 당선인을 향한 당내 낮은 신뢰도와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세력과의
부정적인 관계가 경선 패배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셈입니다.
일각에서는 친명계 내부에서도
추 당선인의 '자기 정치'에 대한 우려를
끝내 해소하지 못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답니다.
이렇다 보니
추 당선인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데요.
추 당선인은 추윤 갈등으로 인해
윤석열 정부의 탄생에 일조했다는 비판을 받았답니다.
그 과정에서 '보수의 어머니'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는데요.
그 뒤 잠행을 지속한 추 당선인은
22대 총선에서 당내 최다선인 6선 고지에 오르며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답니다.
추 당선인이 차기 의장 경선마저 승리했다면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 국회의장에 오르는
영광도 안을 수 있었는데요.
나아가 국회의장으로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대권 가도를 밟았을 수도 있답니다.
앞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먼저 국회의장은 임기를 마치고
정계를 은퇴한다는 불문율을 깨고
대선에 도전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지만
추 당선인의 화려한 부활은
과거 자신의 '럭비공' 행보에 발목이 잡혔답니다.
▼ 기사 원문 보기 ▼
▼ 지난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