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청계천 ‘세운상가’
다시 불러보는 청계천 연가(戀歌)
서울의 근·현대가 중첩된 풍경의 파노라마
화려한 전성기와 쇠퇴의 시절을 견뎌낸 곳
청계천 ‘세운상가’는 1968년에 문을 연 우리나라 최초의 주상복합건물이자 1970~80년대를 대표하는
전기·전자산업의 메카로 화려한 전성기와 쇠퇴의 어두운 시절을 모두 견뎌낸 곳이다.
세운상가는 ‘세운’(世運, 세상의 기운)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한때는 제조업의 메카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주상복합타운으로
명성을 날렸다.
하지만 어느샌가 도심 슬럼의 대명사처럼 인식되는 초라한 신세가 되면서 흔히 ‘죽은 공간’으로 치부됐다.
서울시는 이 죽은 공간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 2014년 ‘다시·세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그 가치가 새로워졌다.
프로젝트의 하나로 2017년 시민에게 개방된 세운상가 옥상에 올라가면 사방으로 멋진 광경이 펼쳐진다.
북쪽으로는 북악산에서부터 종묘까지 서울 도심 속 자연의 아름다움이 이어지고, 남쪽으로는 남산타워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서쪽으로는 광화문에서 을지로 입구, 남대문으로 이어지는 빌딩들의 스카이라인이 펼쳐지며,
동쪽으로는 나지막한 재래시장과 멀리 동대문 주변의 서울성곽을 따라서 타워형 시장 건물들이 장관을 이룬다.
본인이 방문했을 때는 아쉽게도 승강기는 옥상(9층)까지 운행하지 않고 5층까지만 운행하고 있었다.
세운상가에서는 전기 전자부품, 전기재료, 컴퓨터 반도체, 음향기기, 전자제품, CCTV, 오락기기, 노래방 기기, 조명기기 등 다양한 전자·전기 제품들뿐만 아니라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세운옥상, 청계천을 가로지르는
공중 보행데크, 조선시대 문화재를 품은 복합문화공간 세운홀, 지역 특화 상품이 가득한 청계상회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되어 있다.
세운상가에서는 제일 먼저 ‘세운 광장’이 방문객들을 맞아준다.
앉을 곳과 그늘막과 조형물이 적절히 배치되어 있다.
그 앞 인도를 지나는 행인들의 발길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는 요소다. 세운상가 건물 전경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포토존이기도 하다.
세운광장을 뒤로 하고 2층으로 올라가면 세운상가의 수호신인양 정면에 서 있는 ‘세봇(세-BOT)’을 만난다.
세봇은 세운상가를 새로 조성하면서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준다는 그곳의 가치와 능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의미로 만든 랜드마크 조형물이다.
세운상가는 1968년 처음 지은 훨씬 이전부터 여러 건축물들이 자리하고 있던 곳이다.
때문에 그곳을 조성할 때 옛 흔적들이 켜켜이 쌓여 있던 각각의 지층에서 건물 34개동의 터를 비롯하여 다수의 유물들이 발굴됐다.
청동기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출토된 유물들을 바탕으로 상설전시실을 마련한 것이다.
건물 1층과 지하에 있는 전시실에서는 출토 유물들을 살펴보고, 또 조선 전기 시대의 옛 주거지 터를 내려다볼 수 있다.
세운상가는 꼭대기에는 시야가 탁 트여 주변 조망이 매우 좋은 ‘세운 옥상’이 있다.
승강기를 타고 9층에 오르면 서울의 주산들인 북한산과 남산을 비롯해 퇴계로와 종로 방면 등 서울 시내를 사방팔방으로 모두 바라볼 수 있다. ‘서울다움’ 전망이 펼쳐지는 곳이다.
옥상에는 전망대를 비롯하여 그늘 쉼터인 ‘종묘의 그림자’, 공연을 할 수 있는 너른 마당, 눈비가 와도 전망이 가능한 ‘머무를 공간’, 들풀들을 식재해 놓은 조그마한 녹지 정원 등이 있다.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보기 위해 외곽으로 나가거나 가장 높은 건물에 올라 주변을 내려다보는 경우는 많지만, 도심 한가운데서 탁 트인 옥상 위를 거닐며 자연과 역사, 근현대 도시의 모습이 중첩된 풍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장소는 세운상가가 유일하다.
세운상가는 지하철 1, 3호선 종로3가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다. 도심 한복판이므로 어디서든 접근이 수월하다.
청계천과 연계한 나들이 일정을 짜기에도 좋다. 또한 큰길 사이로 마주하고 있는 조선왕조 왕실 사당인 종묘와도 바로 연결된다.
한 시절 우리나라 전기·전자산업의 메카로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전성기를 누렸던 세운상가.
서울시가 추진 중인 ‘다세운’이라는 프로젝트로 그 화려한 부활의 빵빠레를 울릴 날을 기대해 본다.
세운상가(옥상) 관람 안내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159 (장사동 116-4)
*관람 시간 : 오전 10시~오후 10시 / 휴무일 없음
*입장료 : 무료
*대중교통 :
①지하철 1,3호선 종로3가역 12번 출구 → 약 200m(도보 약 3분)
②지하철 2, 5호선 을지로4가역 1번 출구 → 약 350m(도보 약 6분)
*방문일 : 2023년 12월16일(토)
삭제된 댓글 입니다.
예전의 좋지 않았던 세운상가의 인식이
점차 바뀌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세운상가 옥상은 안가본거같아요
세운상가가면 볼게 많죠.
시간가는줄 모르는데
특히.리어카음식.소품들
겨울옷.조끼.실내옷.좋은거많아요.
가격도 착하고 실용적인 제품들도 많이 있지요. ㅎ
그 시절에 주상복합타운이 존재했었군요?
세운상가가 우리나라 최초의 주상복합타운이라는 것은 본인도 포스팅하면서 알게 되었답니다. ㅎ
청계천 세운 상가.
한 때의 명성이 기억납니다.
세월의 흐름이....참......
세운상가는 아직도 진행형인 것 같습니다.
얼마전에 다른 일로 세운상가 다녀왔는데 세운상가 역사와 설명 들으니 새롭네요
어찌보면 가장 서울다움이 물씬 풍기는 곳이기도 하지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