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햇살이 여전히 따갑긴 하지만
좀더 방안 깊숙이까지 들어 오는걸보니
분명 계절이 넘어가고 있나 봅니다.
어제 이 맘때도 저런 햇살 아래서 그만하면 얌전했던 올 여름을 배웅하고
코스모스 꽃잎에 먼저 와 있는 가을을 맞으러 갔었지요.
객지 생활로 엄마 밥이 그리울(?) 아들,
봄에 결혼하고 처음 명절을 맞는 딸과 사위,
올 추석은 그들을 위해 몸과 마음을 불사르리라ㅎㅎ
저에게 이번 연휴는 그렇게 시작부터 조금 달랐더랬습니다.
그런데..
만들고 먹고 치우고 또 만들고...
연 4일 9끼를 그러고 나니 으으으...
오케방에서는
무슨복을 타고 났는지
귀향도 음식장만에서도 해방된 선남선녀들이
연신 명절 벙개걷기를 즐긴답니다.
그것도 3연타석으로.
부럽고 부러워하며...
나도 화요일은 맘껏 즐기리라, 그것도 이번엔 가장 가까운 곳이 아닌가.
4일을 버틴 힘이었다고나 할까요.ㅎㅎ
드디어 17일 아침.
연휴 날씨와는 달리 더없이 맑고 높은 하늘이 마구마구 장단을 맞춰줍니다.
갑자기, 여주역으로 운전해 가려던 계획이 싹~~~
횐님들과 함께 전철을 타고 싶어졌습니다.
급히 후렌드님께 문자를 보내고 판교역 출발 시간을 확인하고 이천역에서 반갑게 합류.
후렌드님이 '낭자님~'하고 불렀더니 주위분들이 뜨악했다는 뒷소문이.ㅋㅋ
웬 늙은 여자가 타는데 어울리잖게 낭자라니 그럴만도.
마가님 말씀처럼 '마님'
으로 닉을 바꿔야 할까요?ㅎㅎ
경강선.
판교 서울 방향은 많이 이용했지만 반대 방향은 처음입니다.
역시 시골이어서일까요?
거의가 지상철이네요.
막 노란빛을 띠기 시작한 들판,
파란 하늘,
흰구름과 눈부신 햇살.
앉아서 보기가 아깝다며 데레사님이 입구쪽으로 가 서서 내다 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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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역에 도착. 세종릉이 있는 만큼 역사내 벽면의 한글 문양이 눈길을. 오염되어 가는 우리 글에 넘넘넘 마음 아픈 사람으로서 지나칠수가 없어서.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qMd/8427e28bc729878d27c42772308c8ff56e701d87)
여주역. 후렌드님 사진.
경강선 종점입니다. 파란 하늘이 아름답지 않나요?
먼저 도착해 있던 랄라님 호호님과 해후. 총 11명이 즐거운 일정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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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의 관광순환버스. 운무님 사진.
이웃 동네지만 여주는 둘러 볼 곳이 많아 이런 면에서 이천보다 한 발 앞서 있습니다. 그저 부럽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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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가을 나들이 가실 분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버스 안에 비치돼 있던 운행 시간표입니다.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qMd/86b9ac13e80f78590453e8c52360ba0d86f4df55)
버스에 오르니 이런 띠를 주더군요.
타고 내리고 타고...종일 이용 5천원 보장 팔찌.
건강에 특효가 있대나 어쩐대나 기사 아저씨의 익살에 폭소를 터뜨리기도.
신륵사 입구를 30분 정도 둘러본후 1시 반 해설사와의 만남 그 사이에 점심식사.
후렌드님이 허비하는 시간 없게 살뜰히 준비를 하셨더군요.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qMd/7d933c5abacf0d606e826b367d60be2153009af6)
곤드레밥을 맛있게 먹은 곳입니다.
일일총무를 맡은 랄라님이 마침 들어가고 계시네요.
평일인데도 200명 예약이 있다나요.
사실 신륵사는 몇번이나 가 본 곳이지만 제대로 본 것은 이번이 첨이었습니다.
당근, 사전 예약한 해설사님의 설명 덕분이지요.
듣고 돌아서면 머리속을 빠져 나가는 유적지 해설.
하지만 듣는 순간만큼은 아~~하게 됨을 다들 공감하실듯요.
해서 저 나름대로 원칙을 하나 정했습니다.
적어도 한 가지만은 꼭 기억하고 오자고.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qMd/9e0a30d84c89b32662b16ea80d648bf0aae09f78)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qMd/775461e811015a2df61bce77a0f485128ab9c297)
대부분의 사찰이 불탔다가 재건된 역사를 안고 있는데 신륵사도 예외가 아니었답니다.
절 터마저 모를 정도로 완전히 소실 되어 잊혀지는 경우도 있는데 유일하게 온전히 남은 건물 덕분에 신륵사는 재건 될수 있었다는군요.
바로 위 사진 속의 조사당.
아래 사진은...
원래 절 뜰에 세 그루의 은행나무가 있었는데 그 중 한그루에 벼락이 내리쳐 고사하고 말았다는군요.
그 곳에 저런 불상 모습의 형상이
나타났다네요.
생겨난것도, 모습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있는것도 신기하기만.
오후 햇살은 떠나가는 여름이 아쉬운지 여전히 뜨겁기만.
에어컨 켜진 순환버스가 어찌나 반갑던지요.
다음 목적지까지 40분이나 걸린다 했지만 우리 일행만 태운 전세 버스는 입담 좋은 기사님 덕분에 시종 하하호호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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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쯤 달린듯 싶었는데 도착 입간판이. 후렌드님 사진.
메밀꽃은 보이지 않고 코스모스가 먼저 반깁니다.
공지에 올려진 멋진 메밀밭 사진과 니키타님 작품사진으로 한껏 부풀었었는데 다들 조금은 실망하셨을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시, 길보다 꽃보다 사람이었습니다.
공지 올려 놓고 혹시 실망시키면 어쩌나, 상태가 어떤가 걱정이 앞섰다고.
여주 시청에 몇번이나 확인 전화를 하셨지만 매번 시원한 답을 듣지 못했다고.
태풍까지 겹쳐 아마 상태가 더 안 좋은가 보다고.
실망스럽더라도 가을 소풍 나왔다 생각하고 즐기자고.
진행자로서의 고뇌가 뚝뚝 묻어 나는 후렌드님의 말씀에 다른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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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트레킹이라는 타이틀답게 모델과 진사님들의 향연이었습니다.
(인물사진은 감히 제 영역 밖)
모델 되기 싫은 사람은요?
그네도 타고,
진행자님께 신발을 투척하는 장난도 쳐보고,
언덕 위에서 단체 점프도 해보고
어른 소풍은 그렇게 무르익을수도 있더군요.
당남리섬의 규모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었는데
강천섬과 마찬가지로 방치된듯 해서 조금 안타깝더군요.
위치나 규모면에서 관광객을 유인할수 있는 요소가 훨씬 많았으니까요.
봉평의 메밀밭처럼 지나치게 인위적인 개발도 문제가 있지만
그 중간 어디쯤 보존과 개발을 적절하게 하는 건 안 되는걸까?
잠시 생각에...
어느새 시간은 5시를 넘기고 따갑던 햇살도 고개를 숙여갑니다.
명절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준,
여름 배웅 가을 마중 나들이는 그렇게 하루 역사를 써 내려 갔습니다.
혼자라면 결코 하지 못할 것을 함께였기에 할수 있었고,
오케가 있고 벗님들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우리 모두는 축복 받은거죠."라던 데레사님의 말씀을 새삼 떠 올리며..^^
삭제된 댓글 입니다.
맞춤법 정확히 지켜 쓴 페지저님 글은 왠지 몸에 안 맞는 옷 같어유.ㅎㅎ 그새 페이저님 문체에 물들어 버린듯.ㅋㅋ
드뎌 낭자님도~멋진후기를 남겨주시는군요~^^
축하드립니다.아름다운후기 잘보고 같이다니는 느낌이 팍팍느껴지네요~♡버스시간표 짱입니당~
나도 곰이네님, 수화님처럼 재밌게 쓰고 싶은데 잘 안되유.
늘어 놓게 되고 진지 모드로 빠지게 되고...아~몰랑. 생긴대로 살거야요.^^
낭자님!
사진과 자세한설명 후기보니 함께 걸은듯한 착각이 드네요
후기로 가을 나들이 잘 했답니다
감사합니다~~^^
옴마야~흰뜰님!! 못 본지 한참 된것만. 생글생글그 얼굴 보고파요.
여전히 발이 불편한가요?
@낭자 저두 또랑 또랑 즐겁게 만드시는 낭자님 목소리 들으러 빨리 가려고 하고 있답니다
거의 다 나아가고 있답니다
슬슬 시동 걸어보려고 준비 중입니다 ㅎ
금방 만날날 고대하면서 감사합니다~~^^
그날하루가 그대로
전해지는 잔잔한 후기글
잘보고갑니다
벼르고 별렀던 길인데
단하루라도 일상탈출해서
행복을 느끼셨길 바래봅니다~^^
오늘도 진행하시느라 수고 많으셨겠네요.
상대적으로 편하면서도 감성적인 후렌드님 길은 제게 언제나 맞춤길입니다. 앞으로도 기대 기대 기대...
마치 곁에서 그 잔잔한 미소로 얘기해주시는 것 같아요
길보다 꽃보다 사람이었습니다 라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오이도에서 니키타님 하신 말씀도 생각나네요
풍경 속에 사람이 있어야 아름다다고 하시던~
낭자니~임
또 함께 걸어요
처음 차도녀 이미지에 놀라고, 싱글이냐 궁금해 하는 사람 있을만큼 이뿐 몸매에 놀라고, 애가 셋인데 놀라고, 소탈한 성격에 놀라고...양파처럼. 알럽유!!
@낭자 ㅋㅋ 어쩌죠?
자꾸 놀라시게 해서요 ㅎ
저도 알러뷰입니다
여주 관광버스도 있군요.
서울과 딱 붙어있는 도시 말고는 경기도 버스시간 알기가 참 어려운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어머머나~~후린님!!
우찌 여기까지 흔적을 남겨주시고..감사합니다.
후린님 길엔 지레 겁을 먹고 한번도 참가 못했는데..ㅠㅠ
But,,이번 곰솔누리숲 보면서 자신을 가져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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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분, 마음이 통하는 분을 알게 된 소중한 날이었어요.
오래오래 함께 걸어요, 우리~~^^
삭제된 댓글 입니다.
노란 띠에, 동안에, 저보다 더 곱던 손등에, 다른 사람을 기분 좋게 하던 웃음에,
다른 까페에서도 인기 많다는 비밀까지.
또 한 사람의 양파같은 분이시더군요.^^
추석이면 객지 자식 위해 '몸과 마음을 불사르'셨을 울엄마...지금은 부엌 살림을 놔버린지 넘 오래...ㅠ 공연히 콧잔등 시어져요.
신륵사 꼭 가보고 싶어요.^^
나중에 티끌만한 후회도 안 남게, 태인님 자신을 위해, 계실때 잘 해드리길.
용돈이든 통화든 스킨쉽이든 뭐든.
전 그러질 못해 평생 한으로 남은 사람이라오.ㅠㅠ
와~~~낭자님! 담담하고 또 풋풋(?)하면서도 묘한 이끌림을 주는 진솔한 후기와 멋진 사진들,,,감동입니다. 담백한 후기의 진면목을 봅니다!!! 어떨 땐 영화 자체보다 ‘평’이 훨씬 더 영화같다(?)고 느껴질 때가 있는데, 덕분에,,,직접 걸은 것보다 훨씬 더 잘(!) 걸은(?) 것같습니다^^*📍🧚♀️
위원장님의 과찬에 몸둘바를 모르겠네예.
그저 기회 되는 대로 자주 써 보라는 격려의 말씀으로.
실제 제 뜻이기도 하구요.
이 밤이 더더욱 행복한 밤으로 변신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