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의 크기(지갑을 던지는 사람 A 對 1/n 美學에 빠진 사람 B)
1.배포의 차이 (DNA이중나선구조 內 염기배열의 차이)
사람마다 천성적으로 배포가 다르다. 어떤 이는 특출한 재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항상 모든일에 자신 만만하고 큰소리 땅땅 치는가 하면 어떤 이는 나름대로 능력이
있어 보이는데도 웬지 항상 겸손해 하고 수줍어 하며 좀처럼 나서질 않는다. 그릇도
나름대로 크기와 깊이가 다르듯이 사람도 그 유전형질 자체에 大小强弱이 있는 것 같다
2001. 9. 12 오후 7시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검정색 선글라스를 낀 이마가 훤칠한 중년의
사내 A가 한 손엔 보딩패스를 쥔채 바퀴달린 여행가방을 끌며 유유히 기내로 향한다
TV화면에선 온통 911 테러로 무너져 내리는 미국의 쌍둥이 무역센터빌딩 장면이 반복해서 방영되고 있고 사람들의 허둥대는 모습과 대다수 승객들의 겁에 질린 표정이 겹치면서 공항은 국제선 티켓 취소를 요구하는 승객들로 혼잡스러웠다.
하지만 천성적으로 두둑한 배짱의 소유자인 A점장. 남의 일 보듯이 태평하게 텅텅빈 뱅쿠버행 보잉 747제트 여객기를 타고 푸른 창공을 향해 힘차게 날아올랐다.
비행기를 온통 전세 내다시피한 A가 서빙하는 스튜어디스에게 한마디 건넨다 “사람들이 겁이 많군요. 비행기는 확률적으로 보면 몇 년에 한번 떨어질까말까 한데 아무리 오사마빈
라덴이 날고 긴다 한들 연속으로 테러에 성공하진 못할텐데 뭘그리 겁내는지 “
덕분에 A 점장, 캐나다 유학중인 아들을 며칠 만나러 오가면서 왕복 비행기값을 70%나 할인받았으니 얼마나 기분이 좋았을까
게다가 탑승객이 거의 없어 서비스로 제공되는 포도주마저 철철 넘쳐나니 이래저래 띵호아 였다
그로부터 3년후인 2004. 7. 30 저녁 7시 인천 연안부두터미날. 평소 타이타닉영화에 심취해 대여섯번이나 봤다는 B팀장이 갑자기 혼자 나타나 제주행 연안여객선 티켓을 끊고 있다.
B팀장이 애지중지하는 mp3 에선 타이타닉주제가 my heart will go on이 흘러 나오고 있고 한참을 기다려 길게 늘어선 승객들을 따라 2만톤급 대형 여객선 오하마마호에 승선하지 않는가
제주도까진 밤새도록 무려 14시간이나 소요되는 지루한 연안크루즈여행. 가족들은 그 시간에 이미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50분만에 제주도에 도착하여 룰룰랄라 놀고 있는데 B팀장 혼자서 비행기표를 취소한채 배로 가겠다며 한바탕 유난을 떨었으니 지루해도 어쩔수 없었다.
B팀장은 도대체 무슨 이유로 그 편한 비행기를 취소하고 굳이 배를 선택했을까?
타이타닉 영화에서처럼 누군가와의 멋진 만남을 기대한 걸까
아니면 망망대해에서 바라보는 낙조의 황홀경속에 뭔가를 생각하고 싶었던 걸까
뱃전에 부딪쳐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물거품)을 바라보며 B팀장은 상념에 잠긴다.
‘내가 만약 타이타닉호의 선장이라면 침몰하는 배와 함께 운명을 같이할수 있었을까 ?
아니! 선장은 그렇다치더래도 건장한 남자승객인 내가 과연 우선적으로 여자와 노약자에게 구명보트를 양보할수 있었을까? 배는 자꾸 기울어져가고 있고 아수라장 갑판에선 누군가 바이얼린을 연주하고 ... ‘
영화속의 장면 하나하나가 스쳐 지나가면서 B팀장은 노을이 빨갛게 물든 갑판에 앉아 커피한잔에 취해 있었다.
하지만 진짜 원인은 그게 아니었다
결론적으로 B팀장은 군 특수부대경력이 무색하게도 ‘ 편리 보다는 안전 ’을 택했던 것이다.
열배 아니 스무배의 시간이 더 걸린다 한들 B팀장의 평소 행태를 감안해 보면 단 1%의 안전가능성이 더 높은 여객선 쪽을 택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할것이다.
조금이라도 더 안전할것이라는 이유로 B팀장은 14시간의 긴 고욕을 참아낸다.
"나만 바라보며 사시는 병약한 老母를 생각한다면 내가 좀 고생스럽더래도 배를 타고가야 걱정을 덜하실거야. 암! 그래야지"
아무리 전세계 크루즈 여행이 평생꿈인 B팀장이라지만 초등학생도 서슴없이 타는 비행기를 50줄에 들어선 B팀장이 그리 무서워하면서 한 여름밤의 고생을 스스로 자초했던 것은 이래
저래 주변의 놀림감이 되고 말았다
2. A와 B는 왜 이렇게 다른가(父親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A의 부친. 전직 관세청 고급 공무원출신으로 정년퇴직후에는 사업에 몰두하여 한때 큰 돈을 벌기도 하고 어떤때는 망하기도 하였으나 현직에 계실때에도 늘 직원들을 집으로 초대하여 얼큰하게 한턱 내기를 좋아하셨다. 이 어르신께서 늘 하신말씀을 요약해 보면
“술값은 네가 내도록 하라. 술먹고나서 쭈빗쭈빗 뒤로 물러서지말고 누군가 먼저 카운터에 다가선다면 지갑을 던져서래도 술값은 반드시 네가 내도록 하라.
아울러 남자는 잴줄도 알아야한다. 공손하고 성실한 것은 물론 좋은 일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대방에게 가볍게 보이거나 얕잡아 보여서는 안된다. 특히 한 집단의 長처럼 리더인 경우에는 더 더욱 그러하다“
B의 부친. 일찍이 貧農의 아들로 태어나 靑雲의 뜻을 품고 홀홀단신 무단 上京하여 東家食, 西家宿하면서 晝耕夜讀. 마침내 立身揚名의 단계를 지나 扶餘郡 1호 치과의사가 되셨다
워낙 없는 집안에서 태어나셔서 항상 굶주림과 싸우느라 절약이 몸에 배었다
단 한푼의 돈을 헛되이 쓰지않고 은행에 저금하여 사촌과 조카들까지 각종 학자금, 결혼비용등을 감당함은 물론 40여년 로타리클럽 활동을 해오시면서 온 집안을 일으켜 세우셨다. 당연히 어르신께서는 지갑을 던져 술을 산적이 없으셨고 단지 철저히 당신 몫을 부담하되 어느정도 집안형편이 풀렸을 때에도 만일을 대비해야 한다면서 숙명처럼 근검절약을 고집하셨다.
3. 선택과 집중의 원칙(all in) 對 수익자 부담의 원칙 (1/n)
웬지 A와 B는 다른 환경에서 자라왔음을 알것만 같다.
A의 부친께서는 어차피 인생은 한번왔다 가는거 시시하게 굴지말고, 기왕지사 한번 사는
술이라면 화끈하게 사라는 주의로 한마디로 요약하면 돈을 써야 돈을 벌수 있다는 기업가적 기질의 소유자이시고 (시장경제를 신봉하는 자본주의자)
B의 부친께서는 하루종일 땅을 파봐라 단돈 100원하나 나오지 않는다.그만큼 소중한 돈인 만큼 아껴야 하느니라고 늘상 말씀하셨다. 게다가 수입이 생기면 수시로 은행에다 저금할줄만 알으셨지 이를 부동산등에 투자해서 몇배를 튀겨야겠다는 risk taking은 꿈에도 생각을 안하셨다. 어르신께서 늘 유언처럼 하신 말씀은 “ 절대 남에게 피해를 입혀서는 안된다.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아라. 만에 하나 남의 돈을 꾸게 되는 상황이 오면 무슨일이 있어도 돈을 마련한 그날 밤을 새워서래도 그 친구 집을 찾아가 빚을 갚아라“ (분배와 복지를 생각하는 평등주의자)
뒤돌아보면 이런 어르신들의 영향하에서 A와 B는 전혀 다른길을 걸어왔다.
A의 경우에는 뭔가 내가 놓쳐서는 안될 중요인사가 있다면 때론 지나치다 할정도로 쎄게 대접하였다.
당연히 상대방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고 중요한 정보가 오고가는 인맥이 쌓여갔다.
넥타이 하나를 사더라도 시시한 것 여러개 보다는 명품 하나를 원했고 외식을 한번 하더라도 가능한 범위내에서 양보다 질을 선택했다.
반면에 B는 천성적으로 고급을 싫어했다. 구두도 발을 넣을수만 있으면 됐지 광낼 필요가 뭐 있냐며 잘 닦지도 않았다. 넥타이도 장농에 수십개나 두고있지만 대개 2-3만원짜리로 명품은 없다. 웬지 모르게 고급품을 사면 사치하는 것 같고, 값비싼 외식을 하게되면 어디선가 굶주리는 아동들한테 죄를 짓는 것 같다며 母親이 늘 ‘허술하게 옷을 입고 다니면 세상이 깔본다’고 충고해줘도 소용이 없었다(오늘날과 같은 소비침체 사회에서 이 얼마나 큰 잘못인가)
따라서 A는 강한 추진력으로 인해 성격은 다소 까다로운 것 같지만 뒤끝이 없고 화끈한 편인 반면 B는 심성은 비교적 온유한 편이나 뒤돌아보면 화끈하게 선후배를 대접한 적이 별로 없다
이게 때론 B를 의기소침하게 만들기도 한다. 나보다도 부유해 보이지 않는 선후배도 때가되면 쎄게 한턱 내기도 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소심할까 하고 말이다.
(비겁하다 욕하지마. 더러운 뒷골목을 헤매고 다녀도... 듀엣 Can의 ‘내생애 봄날은 간다’ 中에서)
하지만 천성이 그런걸 어떡할 것인가
B팀장이 제일 싫어하는 상황이 있다
공식적인 회식같은 경우는 예외이지만 몇몇이 모여 비공식적으로 술 한잔 할때가 있다
그런데 무엇하나 정해진 게 없다. 초빙하는 사람이 내는 건지 아니면 각자 분담하는건지
허용된 예산범위는 얼마이며 몇시까지 마시고 2-3차는 있는건지, 팁은 각자 해결하는건지 등등
모든게 미지수인 채 기분좋은 술꾼 몇몇이 주도하는대로 끌려가기 일쑤고 과격한 성품의 그들은 비싼 양주에 도우미까지 겁 없이 주문해 댄다.
때론 브레이크를 걸며 절제를 요구하지만 술의 위대한 마력에 빠진 그들은 이미 간이 배밖으로 나와 오히려 B팀장을 구박하기 일쑤다. “ 야! 술값은 누가 내면 어때. 어차피 이번에 얻어먹는 놈이 나중에 사면 되잖아. 내일 三水甲山을 가는한이 있더래도 오늘은 무조건 go다”
체험적으로 보면 그네들의 旭日昇天(욱일승천)하는 氣는 도대체 당해낼수가 없다.
그들은 이미 술에 취해 해롱대고 있고 그럴수록 술 못하는 B팀장의 머리속은 맑아져만 간다. 차라리 처음부터 1/n씩 나눠 분담하기로 하면 참 좋을텐데! 이것은 얻어 먹어도 부담이요 내가 내자니 그 또한 큰 부담이라. 이래저래 골치만 아파 오는구나.
“바람 쓸쓸하니 易水 또한 차거워라
壯士 한번가면 다시오기 어려워라“ (사마천 史記의 자객열전 中에서)
물론 B팀장 생각엔 직급과 나이에 따라 2/n 나 3/n 정도까지는 얼마든지 수용할 용의가 있지만 어느 한사람이 전액 부담하는 것은 그때 한번은 별게 아닌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논리가 자리잡고 있다.
동양의 가부장사회 전통이 살아숨쉬는 이곳 코리아에서 수익자부담의 원칙을 고집하는 B팀
장의 입장이 나날이 어려워지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현실일 것인가
4. 사회적희생(social sacrifice)을 기억해야
호주 공군부대 어딘가에 가면 2차대전 당시의 어느 독일군조종사 묘비가 있다고 한다.
2차대전때 연합군으로 참전한 호주 파이럿트를 수십명이나 격추시킨 독일군 조종사가 있었는데 너무나 조종기술이 뛰어나고 용감한 군인인지라 호주군 사령부에서는 전전긍긍하다 어느날 수십대의 전투기로 포위하여 겨우 바다로 격추시키고 만다. 한때는 적군이었지만 죽고나니 너무나 훌륭했던 군인정신을 기리고자 비행기 동체를 인양한후 묘비명을 세웠다 한다
이처럼 서해교전의 戰友든 로버트金이든 누군가 이사회를 위해 기여하고 희생한 자가 있다면 마땅히 이를 기리고 기억해야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누군가 우리 모임을 위해 한턱 크게 쓴자가 있다면 그 노고와 희생을 기억해야하고 이를 반드시 주변에 널리 알려야만 한다
몇 달 전에 고교동창 여러명이 고급 룸술집에 간적이 있다. 양주에 안주에 밴드에 잘은 몰라도 200만원 정도 나온 것 같다. 나는 200 나누기 6이니 내몫은 33만원 이구나 하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었는데 사업하는 친구 하나가 나서더니 선뜻 계산하고 만다. 어찌나 고맙던지. 다들 술에 취해 인사를 하는둥 마는둥 하였지만 나는 며칠 지나 그친구에게 일부러
전화를 했다. 그날 그 많은 술값을 혼자 계산하였으니 여러모로 미안했고 고마웠노라고. 그리고 몇 달 지나 지난 12월 4일 고교졸업 30주년을 기념하는 홈 커밍데이가 화려하게 열렸다. 거기서 그 친구를 다시 만났다. 나는 다시 언급했다. 그날 내몫까지 계산해줘서 고마웠노라고...
그랬더니 그 순간 옆에 있던 친구가 한마디 거들었다.
“ 아니 이 친구가 얼마나 부유한데 그 정도 술 산걸 가지고 그리 감동하시나 “
나는 바로 자세를 바로잡으면서 정식으로 응수했다.
“물론 나도 잘 안다. 사회적으로 이미 상당한 기반을 잡은 이 친구에겐 하나도 부담이 안된다는 걸. 하지만 그의 능력이 충분하다고 해서 우리가 받은 은혜를 과소평가해선 안된다.
그가 오늘날 이처럼 성공하기까지엔 수많은 가시밭길과 불면의 밤을 헤쳐 나왔을 것이다
그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몸부림칠 때 우리 대다수는 현실에 안주하며 무심코 지나쳤을 지도 모른다
그의 성공은 그 자신의 혼신의 노력에 힘 입은바 크다. 그가 스스로 사는 것 까지는 막을수 없지만
부자니까 당연히 사야한다고 은근히 기대하거나 공개적으로 압박하는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피자한쪽을 대접받아도 우리는 이를 기억해야 한다
․내가 지금 이처럼 건강하고 행복한 것은 어딘가에서 나 대신 아파하는 누군가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임을 기억해야 한다 (신상현 음성꽃동네 수사)
․나를 이끌어주고 가르침을 준 모든 선후배 동료 또한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내가 지금 이처럼 乘勝長驅(승승장구)하고 있음은 누군가의 한숨과 부러움을 딛고 일어섰 음을 기억해야 한다
5. 결론
가. 누구나 다 다른만큼 존중받아야( 존재의 이유 )
사람마다 다 자라온 환경이 다르고 유전인자가 다르다. 누구는 태어날때부터 배포가
큰 사람이 있고 누구는 겁 많고 소심한 사람이 있다.
정답은 없다. 이런 저런 사람 모두 다 필요하고 누구나 다 존중받아야 한다.
한턱 크게 내길 좋아하는 사람과 1/n 분담하기가 편한 사람이 서로간에 공존해야한다
크게 노는 사람은 리더기질이 있고 사람이 따르는 반면 크게 성공하거나 크게 실패할
가능성이 병존한다.
반면에 작게 노는 사람은 참모기질이 있고 인맥은 빈약하나 비교적 安分知足의 삶을 만끽
하며 주변에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
서로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한다.
이처럼 서로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할수 만 있다면 이 세상 갈등의 거의 대부분은 풀릴 것이다
나. 자금의 원천을 밝혀야( public or private )
회비나 공공카드로 회식하는 것인지 아니면 순수하게 자기주머니에서 밥을 사는지 이는 구분되고 밝혀져야 한다. 그래야만 칼국수 하나를 먹더래도 마음편하게 먹을 수 있고 고마움을 더욱 느낄수 있다
세상은 점점 맑아져 가고 여유는 점점 없어져만 간다
흥청망청 넘쳐나는 회식문화도 이제는 단아하게 절제되어야만 한다
다. 때론 올인(all in)할때도 있고
살다보면 기분 좋을때가 있다. 자녀가 원하던 학교에 들어갔거나 본인이 학수고대하던 승진을 했거나 아니면 재테크에 성공하면서 동시에 석박사학위까지 받았다던가..
이처럼 뭔가 큰 경사가 있을때는 예외적으로 1/n에서 벗어나 올인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 하더래도 일시적 흥분상태에 빠진 그분을 위해서는 금액과 범위가 적절하게 제한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내일 해는 또다시 떠오르기 때문이다
라. 주최자(host)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이 중요하다
승진했거나 고참이거나 항상 먼저 모이자고 한사람이 일단 계산할 가능성이 크다
그때 그를 보좌하는 옆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
초청자 입장에서는 메뉴판을 보면서 싼 것을 고르게 되면 왠지 쫀쫀해 보여 생각보다 비싼 것을 선택하게 되고 눈치빠른 식당종업원도 덩달아 최고급을 권하곤 한다 .
이때 host 옆에 있는 중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경제가 어려운데 무슨 소리냐구 하면서
host가 선택한 메뉴보다 대략 2단계 정도 저렴한 것을 선택하여 관철시켜야한다
이때 host 입장에서는 얼마나 고맙겠는가
남의 입장을 배려하는 중참의 섬세한 마음으로 인해 이래저래 주최자의 입장은 당당해져 간다.
마. 1/n을 기준값으로 하되 (직급별/ 나이별/ host별 가중치를 부여하자)
20명 규모의 어느 부서에서 연말이 되어 전체송년회식을 하여야 하는데 업추비가 상당부분
소진되어 빠듯하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고 그냥 해를 넘길수는 없고 고민하던 서무팀장이 회의 시간에 당당히 얘기한다
“이번 송년모임예산은 업추비 부담을 50%로 하고 나머지는 전직원이 1/n로 분담하되 직급별 가중치를 두어 팀원 1, 팀장 2, 수석 3, 점장 4로 하기로 한다. 왜냐하면 직급별 급여차이가 아무리 크다한들 3-4배를 넘지 않기 때문이다”
또다른 예를 들어보기로 하자
유명 관광지에 살고있는 친구나 동기가 있다고 하자
모처럼 연락이 되어 가족동반으로 1박2일로 놀러 간다고 할때
나는 몇 년만에 한번 가는 것이지만 상대방에겐 나처럼 찾아오는 사람이 많을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것도 큰 부담이 아닐수 없다.
이럴때는 그 친구에게 출발전에 미리 전화하자
‘ 1박2일 동안 소요되는 모든 비용은 한꺼번에 미리 예측하여 걷되 총무가 일괄집행하도록 하고 네가 호스트이니 너는 6, 나는 4의 비율로 하기로 하자. 네가 우리집에 올땐 당연히 내가 6이야. 하하하 ’
처음엔 굉장히 어색한 것 같고 친구간의 우정을 계산 한다는게 낯설어 보이기도 할것이다.
그러나 단언컨대 단 한번이라도 이걸 경험해 본 사람은 메마른 것 처럼 보이는 이것이 얼마나 사람을 편하게 하는지 알게 될것이다. 말 그대로 부담 zero이다. 돈이 더 필요하면 그 비율로 더 걷으면 되고 쓰다가 남은게 있으면 헤어질 때 그만큼 되돌려 받게되니 그 기쁨이야 일러 무엇하리요. 남는 것은 오직 상큼한 추억뿐. 다음번 약속이 벌써 그리워진다.
「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마라
서로의 잔을 채워주되 한쪽의 잔만을 마시지 마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마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있게 하라
...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는 말라
성전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서는 자랄수 없으니」
- 칼릴지브란의 詩 예언자 중에서 가상의 영적스승 Almustafa입을 빌려 -
이런 날이여 어서오라. 어딜가서 누구를 만나 무엇을 하든 1/n이 생활화되는 그날이여 오라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
지금 눈내리고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白馬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
- 이육사의 광야 -
* 안녕하세요. 부부단 여러분...류중재입니다.상기글은 저희 지점에서 근무하는 선배 B팀장의 글로 함께 읽으면서 특히 약주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연말을 과다한 금전 출혈 없이 슬기롭게 극복했으면 해서 글을 올립니다. 그렇다고 해서 남자단원 여러분 망년회를 Free pass하면 서운하겠죠?.
첫댓글 길어서 읽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간만에 따뜻한 여유를 느꼈습니다 *^^*
선배님 술은 마시라고 있는 겁니다. 시애틀의 잠못 이루는밤..
출장 잘 다녀왔습니다. 글을 읽으며 누가 쓴 글인지 정말 궁금해 하며 읽었습니다. 너무 잘 써서 . 중재님의 선배 B팀장님 정말 대단한 글 솜씨군요. 책이 있다면 사서 읽고 싶을 정도로 공감이 가는 글이었습니다. 나는 어느 유형의 사람인가 생각도 해봤구요. 글 잘 읽었습니다. 송년회 당연히 해야죠.
다들 고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