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CHRYSLER, 1925년)자동차 이야기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제조사 빅3 중 하나.
캐나다계 미국인 월터 크라이슬러(1875~1940)가 1925년에 세운 자동차 회사이다.
한때는 포드나 GM처럼 미국 자동차 업계 삼대장이었다. 그러나 이 삼대장이 손잡고 영화 터커로 알려진 프레스턴 토머스 터커(1903~1956)의 터커 모터스를 뭉개 버린 흑역사도 존재한다.
산하 브랜드로 닷지, 지프, SRT 등이 있다. 플리머스, 드 소토(De Soto), 이글, 임페리얼 브랜드도 있었지만 폐기했으며, 지프는 AMC로부터 인수했다. 현재는 닷지, 크라이슬러, 지프의 3사 형태로 밀고 나가고 있는 중.
같은 미국 회사인 포드, GM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럽 쪽의 기반이 거의 없던 편이었다. 예전에도 영국의 루츠 그룹과 프랑스 생카 등을 인수해 차량을 개발하고, 스페인에서 현지 생산을 진행하는 등으로 유럽에 진출하려고 했지만 본사의 경영 악화로 무산되었고, 유럽 지사를 푸조에 매각했다. 그리고 한때 벤츠와 손잡고 다임러-크라이슬러가 되었다가, 벤츠가 이 회사는 해로운 회사같다 싶어서 2007년 사모 펀드인 서베러스에다가 크라이슬러를 갖다 버렸다. 그 덕에 크라이슬러의 컨버터블인 크로스파이어는 벤츠 SLK 플랫폼을 이용했으며 닷지 스프린터는 아예 벤츠 스프린터의 배지 엔지니어링도 아니고 뱃지 체인징 수준으로 출시되었다. 피아트가 인수한 후에는 크라이슬러 및 닷지의 차량을 다른 브랜드로 출시하기도 했다. 현재 FCA(피아트-크라이슬러 오토모빌)로 회사명이 변경된 상태.
한때 빅 3로 세계 자동차 업계를 좌지우지했고, 특히 1950년대에는 헤미 엔진과 포워드 룩 디자인처럼 혁신적인 이미지를 심어 잘 나갔으며 1960년대에도 머슬카 시장에서 흥행했지만 1960년대 후반 들어서 마케팅 전략 실패로 경영 악화와 판매 부진으로 고전하였다. 그래서 1976년 포드에서 명성을 쌓고 있다가 당시 포드의 회장인 헨리 포드 주니어와 갈등으로 임원진에서 해임된 리 아이아코카를 사장으로 영입했다. 아이아코카는 먼저 35명에 달하는 부사장급 임원 중 33명을 경질하고 그가 일했던 포드 출신을 포함해 새로운 임원진을 구성하였다. 더불어 크라이슬러의 노동조합을 설득하여 2번이나 임금 삭감을 이끌어 냈으며 1980년 한 해만 1만 5천 명의 정규직원을 해고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하여 5억 달러에 달하는 비용 절감을 이루었다. 그리고 워싱턴 D.C.에 가서 상원, 하원 청문회에 불려 다니며 노력한 결과, 연방 정부로부터 15억 달러 규모의 융자금 보증을 얻어 냈다.
이런 노력 끝에 1982년 여름, 크라이슬러의 회장으로 된 지 만 7년이 되기 전에 리 아이아코카는 고질적인 부채 15억 달러를 일시에 갚고 7억 달러의 순이익을 남기는 신화를 일궈 냈다. 5% 삭감했던 노동자 연봉도 원래 수준으로 올려 놓았고 해임했던 직원들의 상당수도 다시 불러들였다. 리 아이아코카가 있었을 때 나온 대표적인 작품이 미니밴인 닷지 캐러밴이다. 1980년대 중후반에는 람보르기니와 AMC/지프를 인수할 정도로 정상 궤도를 달릴 수 있었고, 1992년 아이아코카가 은퇴한 뒤에는 로버트 이튼 회장과 밥 루츠 등의 경영진들이 회사를 이끌면서 캡포워드 스타일과 탁월한 성능을 지닌 신차들로 잠시나마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다. 당시 크라이슬러는 미국에서 수익성이 가장 좋은 축이면서도 눈에 띄는 제품들을 내놓으면서 엄청난 흥행을 달렸다.
다만 1990년대도 1950년대의 전성기처럼 품질 문제에 시달려 평판을 까먹은 적이 있었고, 무상수리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1998년에는 이튼 회장의 주도 하에 품질 문제를 해결하고자 메르세데스-벤츠로 유명한 다임러 그룹과 합병해서 다임러-크라이슬러가 되기도 했다. 애초 동등한 합병을 모토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으나, 어느 새 다임러가 점령군이 되어 독일 문화를 마구 주입한 결과 융화 실패로 답이 없는 상태가 되자 결국 다임러에서 크라이슬러를 뱉어내기로 결정, 2007년에는 서버러스 캐피탈 매니지먼트라는 사모 펀드 업체에 팔렸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정부의 금융구제를 받았고 2011년에는 이탈리아 최대 자동차 회사인 피아트에 상당수 지분을 매각했다. 2014년 1월에 피아트 계열로 완전히 편입됐다.
커먼레일 디젤 엔진이 달린 승용 모델에는 산하 브랜드에 상관없이 CRD라고 붙는다. 주로 대한민국이나 유럽에 팔기 위해 수출용에 달리는 커먼레일 디젤 엔진은 메르세데스-벤츠제를 쓰다가 벤츠와 갈라선 이후에는 한때 폭스바겐의 TDI 유닛을 이용했다. 현재는 당연히 피아트의 유닛을 쓴다.
크라이슬러 자체의 브랜드로는 1970년대부터 닷지에는 퍼포먼스를, 크라이슬러에는 럭셔리를 기반하는 브랜드 구축이 계속되었다. 따라서 같은 플랫폼의 차종이더라도 닷지와 달리 고급 세단형 이미지가 부각된 차량을 생산하긴 했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그리 효과가 없었다. 원래 고급 브랜드였던 게 시간이 지나면서 고급 이미지가 희석되는 등, 그 브랜드 자체를 운용하는 능력도 문제가 있다 보니 포드의 링컨이나 GM의 캐딜락 등에 속절없이 밀렸다는 것. 믿기 힘들겠지만, 크라이슬러 자체 브랜드는 이 브랜드들과 경쟁을 하려는 계획이었으나 결론적으로 별로 끝이 안 좋았다.
전반적으로 미국적인 차를 많이 만들다 보니 닷지 쪽에서는 미국차의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는 컬럼식 자동변속기를 달고 나왔지만, 크라이슬러의 200과 300처럼 재규어-랜드로버에서 많이 이용 중인 로타리식 기어레버에 맛을 들인 이후에는 닷지도 아예 컬럼식을 버리고 센터페시아에다가 로타리식 기어레버를 달아 놨다..... 2017년 현재로서는 CES에 컨셉트카를 출품하거나 BMW-인텔, 구글 웨이모 등과 협력해서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을 위한 제휴관계를 맺는 등, 자율주행자동차 기술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품질이 영 좋지 않기로 유명했었는데다가 하필 유럽에서 제일 품질이 멍청하기로 유명한 피아트에 인수되면서 미국에서 신뢰도, 품질 평가에서 늘 바닥을 친다. 이번 컨슈머리포트 결과에서 굴욕을 맛보고 품질관리 부사장을 해고했다.
2018년부터는 닷지 브랜드와 함께 남아프리카 공화국, 일본 등에서 파는 우핸들 사양을 단종시킬 예정이다. 남아공 시장에서는 2018년 초에 판매를 중단하며, 피아트, 지프, 알파로메오 차종들을 대신 투입하기로 방향이 잡혔다. 반대로 호주 시장에서는 2018년 이후에도 판매 계획이 있다는 공식 발언이 있어서 변수가 남아 있다.
대한민국과의 관계
의외로 대한민국과 인연이 깊은데, 엔진 개발비를 아끼기 위해서 현대/미쓰비시/크라이슬러가 각자 4, 6, 8기통 엔진을 개발하고 글로벌 엔진 얼라이언스(GEMA)라는 이름의 법인을 통해 엔진을 사이좋게 공유해서 각각 커스터마이징을 따로 해서 쓰기로 했다. 이 때 현대가 맡아 개발한 4기통 엔진이 바로 세타엔진이고, 미쓰비시와 크라이슬러가 개발을 맡기로 했던 6기통과 8기통은 흐지부지 되었다. 따라서 크라이슬러의 월드 엔진과 미쓰비시의 4B1 엔진은 현대 세타 엔진을 기반으로 크라이슬러와 미쓰비시가 각각 커스터마이징한 것이다.
또한 현대는 닷지 브랜드로 일부 차량을 OEM 수출하고 있으며, 4세대 그랜드 보이저의 디젤 모델이 나왔을 적에는 크라이슬러가 대형택시 기사들을 위해 현대자동차의 영업망을 통해 그랜드 보이저 디젤 택시 100대를 판매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에서는 서울 소재 건설업체였던 우성건설 산하의 우성타이어에서 크라이슬러 및 산하 브랜드의 차량을 수입하여 판매했다가 1994년에 우성유통으로 이관했으며, 1996년 9월에 미국 본사에서 대한민국 법인인 "크라이슬러 한국판매"를 세우고 직판 체제로 운영 중이다. 피아트에 넘어간 이후에는 2015년부터 FCA 코리아로 이름을 바꾸었다.
모회사 피아트의 이미지가 워낙 똥망이기도 하지만, 크라이슬러도 이미지는 좋지 않다. 인테리어가 좋은 것도 아니고 디자인이 좋은 것도 아니고 성능이 좋은 것도 아니고 AS가 좋은 것도 아니고, 오히려 매우 나쁘다. 품질이야 이미 이탈리안 감성(...)으로 증명된 사실인데다가, 인지도가 떨어지니 중고차값도 낮은 편.
밀리터리의 경우 크라이슬러가 우리나라 전차 개발에 영향을 많이 끼쳤다.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전차 제작 노하우를 익히는데 쓴 M48 패튼과 그 전신인 T43 전차를 개발 및 생산했고, K-1 전차와 그 전신인 M1 에이브람스를 개발하는데 관여했다. 알다시피 군용 1¼톤 트럭은 군 복무를 한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닷지라고 불린다.
생산 차량
2017년 현재 크라이슬러 브랜드로는 다음 차량이 주로 생산되고 있다. 2009년에 경영난을 겪은 후 라인업이 대거 정리된 것.
• 퍼시피카: 아래의 크로스오버 퍼시피카와는 이름만 똑같고 사실상 미니밴 그랜드 보이저의 후속이라고 보는게 타당하다. 새로 나온 2세대 모델은 유려한 곡선 디자인으로 좋은 평가를 듣고 있다. 다만 2세대 모델의 플랫폼은 200의 플랫폼을 개조해서 쓴다고.
묘한 튜닝문화
다음은 크라이슬러 차량에서만 볼수 있는 이상한 튜닝문화들이다.
• 300 컨버터블: 이상하게도 300은 맨날 사람들의 밥이 된다는 특징이 있다. 실제로 출시가 고려되기도 했고 쿠페가 나올거라는 떡밥이 돌았는데, 그 떡밥대로 기다리다가 지쳐서 그냥 어떤 용자들이 스스로 만든 버전들이 몇 있다. 이밖에도 과거의 가죽 비슷한 비닐 재질 지붕 씌우기... 등등 빈티지 룩이나 레트로 튜닝이 꽤 많다.
• 롤스로이스 팬텀 킷: 왠지 떡대하고 형상이 비슷해서인지 롤스로이스 프론트를 씌운 레플리카 킷도 존재한다. 뭐 미니 롤스로이스로 생각해 봐도 좋을 듯. 이외에도 벤틀리 프론트 역시 존재한다고... 이건 보통 세브링에 많이 쓴다.
• 벤틀리 Gt 컨버터블 & 쿠페 레플리카: 이건 신형이 아닌 구형 300M이나 세브링을 기반으로 하는 풀킷인데, 생각보다 완성도가 있다. 단지, 구동이 전륜이라는 것이 함정... 용자들 중에서는 아예 구동도 후륜으로 바꾸고 헤미 스왑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돈이면 차라리 중고 벤틀리를 생각해 보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 매그넘 세단: 크라이슬러 300의 경우는 닷지 매그넘과 플랫폼이 같아서 페시아만 바꾸면 매그넘을 300 왜건으로, 300을 매그넘 세단으로 만들수 있다는 이점(...)이 존재한다. 그 구닥다리 룩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경우 실제로 이걸 스왑해 버리는 경우가 있었고, 2008년도 매그넘 프론트의 경우가 가장 태가 나온다는 의견이 많다.(...) 뭐 닷지는 차저가 있으니 매그넘 세단을 만들 생각이 없었고, 차저보다는 왠지 각진 인상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개인 취향이 만들어 낸 상황이라고 생각해 보면 대략 이해가 갈 듯 하다. 이건 뭐 바디킷이라기 보다는 그냥 매그넘 프론트를 달아 버리는 거니 굳이 튜닝이라고 해야 할지도 애매한 경우.
허영만의 만화 아스팔트 사나이에서는 리 아이아코카가 현직 회장으로 있을 때 재정악화로 휘청거려서 한국 천마 모터스에 팔려 합병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품질불량 이미지를 넘어서 일종의 물귀신으로까지 취급받고 있다. 혼자 있을 때도 위기를 거듭하더니 인수된 후에도 나아진 것이 없고, 인수자까지 수렁에 빠드리고 있는데, 천하의 다임러 벤츠도 견디지 못한 것을 보면 답이 없어 보인다. 현재 주인인 피아트도 부진을 겪다가 어느 정도 회생하게 되면서 시장확대를 하겠답시고 10조 원이나 들여서 크라이슬러를 인수한 것인데 그러자마자 다시 나락으로 빠져서 그룹이 망할 위기에 처해 있다. 사실 이탈리안 감성의 고-품질 자동차 제조사와 미국에서도 유명한 고-품질 자동차 제조사가 합쳐지니 다임러-크라이슬러 시절에 그리도 노래를 부르던 시너지가 이루어진 것. 그 시너지가 나쁜 쪽으로 일어나긴 했지만.
현재 대한민국은 해외 유수의 고급차 브랜드들이 석권하고있는데, 비주류인 미국차 중에서도 품질이 조악하기로 소문난 크라이슬러는 가격을 무기로(...)들었다. 국산차는 체면이 안 서는데, 수입차를 타기에는 자본이 부족한 사람들을 주 타겟삼아 판매한 결과 브랜드 가치는 하락했지만(.....) 그나마 독자적 시장을 형성해 가고 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가 새로 런칭한 제네시스가 약진하고 있고, 젊은계층은 폭스바겐이나 각종 일본차 브랜드들과 타협해 가는지라 미래는 불투명해 보인다. FCA 코리아에서 크라이슬러는 지프 브랜드만 남겨 놓고 크라이슬러/피아트 모델의 수입을 중지하는 대신, 알파로메오를 새로 들여온다는 설이 들리고 있다.
여담이지만 2016년 현재 사용되는 변속기가 중구난방인 것으로 유명하다. 5단 자동변속기는 벤츠의 고토크 변속기로 유명한 5G-Tronic을 NAG1이란 이름으로 채용하고 있고, 컴패스에 들어가는 자동변속기는 아예 현대파워텍제 6F24/6F26을 사용하고 있다. 이외 8단 및 9단 미션은 ZF의 것을 사용 중.
1930년에 건설한 크라이슬러 빌딩은 이 회사의 상징이다. 다만, 크라이슬러 본사가 이 빌딩에 입주한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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