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을 읽는 당직자 / 안병석
두 줄의 붉은 사선
"관계자 외 출입 금지" 표지가 엄호하는
사각의 방화문을 관계자로 들어선다
일렬종대 자동회로 모니터가 부동자세로 근엄하다
-별일 없지요?
안부의 첫마디로 당직자 간밤의 표정을 읽는다
구부러지는 눈썹을 몇 번이고 폈을 그의 머리숱이 더부룩하다
불빛의 조도를 높이고 소방 수신반 지구경종의 축적 시간을 낮춘다
생명의 골든 타임은 5분, 축적 버튼을 누르는 간극은 30초
의자의 삐걱대는 소리도 말초신경의 척후병이다
편의점 간편 도시락으로 때운 한낮
태풍이 몰려온다는 밤의 예보다, 고압 전주만은 비껴가기를.
몇 대의 비상 전화가 울리고 나서 땡볕의 휴가를 반납했다
어디선가 소방차의 굉음이 들린다
고압 소방호스의 도움닫기가 입력된 어둠 속으로 질주한다
긴장과 세상의 표정 사이에 손끝 저리는
소방펌프 압력이 혈관처럼 부푼다
한밤의 시장기와 자동화재 탐지설비 회로의 중간지점에
체중을 실은 의자가 다시 삐걱대고 있다
첫댓글 화성 밧데리 공장 화재가 많은 교훈을 줍니다.
수많은 재난 중 화재의 경각심을 항상 끼고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