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와 실리 위한 ‘동상이몽’ 내려놓을 때 진정한 ‘합치’ 이룰 수 있어
기독교한국신문 유종환 기자 | yjh4488@hanmail.net
이단 사이비 문제와 정치적 이해관계 등으로 서로 뿔뿔이 헤어졌던 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총회 형제들이 100회 총회를 기점으로 하나되려는 움직임이 감지돼 귀추가 주목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개혁 송촌동측(총회장 안성삼 목사)과 개혁 종로측(총회장 유현옥 목사)이 올해 4월 24일 회동한 뒤 100회 총회에서 함께 하자는 의견에 공감대를 형성한 뒤 급물살을 탔다.
당시 송촌동측 합동전권위원회(위원장 임장섭 목사)는 종로측 합동전권위원회(위원장 임종학 목사)과 만난 자리에서 서로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헌법이나 규칙사항이 여목문제를 제외하고는 헤어졌던 3회기 동안 변동사항이 없음을 확인했다. 더불어 100회 총회에서 함께 하자는 입장을 조율하고, 양측에서 실행위원을 선임해 구체적으로 일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양측 실행위원들은 이달 6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두 번째 만남을 갖고, 다락방을 영입한 개혁총회(효제동측)와 결별을 선언한 예장 개신(총회장 박용 목사)총회와도 함께 100회 총회를 같이 치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촌동측에 따르면 개신총회에서는 ‘총회교역자 하기수련회’를 함께 갖자고 하는 공문을 송촌동측에 보냈으며,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신총회에서도 합동위원회를 통해 내부적으로 교단통합에 대한 입장을 논의 중이며, 다만 합동을 위한 전제조건은 계속해서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한 하자가 없다면 세 교단의 통합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이처럼 이미 수차례 갈라지고 쪼개지는 아픔을 겪었던 예장 개혁총회가 다시 하나가 되려는 노력을 하는 데에는 100회 총회의 상징성이 뒷받침하고 있다. 그동안 분열과 분열을 거듭했던 개혁총회가 100회 총회라는 명분을 내세워 잃어버렸던 과거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한 때는 잘 나갔던 개혁총회로서는 절호의 찬스이기도 하다.
이러한 의지는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3개 교단이 이번 기회를 통해 하나가 될 경우 개혁총회의 교세는 2000여 교회를 상회할 정도로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개신대학원대학교(총장 조성현 박사)가 속한 개신총회와의 통합은 개신대학원대학교를 총회 인준신학교로 회복시키고, 정규 신학대학원을 모두 보유한 총회로 거듭난다는 점에서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한국교회에 ‘합치(화합과 일치)’의 본을 보인 다는 점에서 교계 안팎의 관심도 집중되어 향후 개혁총회의 입지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해피엔딩의 시나리오는 어디까지나 서로 가진 것을 내려놓을 때 가능한 일이다. 만일 각 교단이 20%도 내려놓지 않고, 서로의 입장만을 고수할 때에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합동은커녕 또다른 분열을 야기할 가능성도 크다. 말 그대로 새드무비로 급반전한다. 또한 3개 교단이 통합에 성공했다고 해도 이후에 벌어질 정치적 자리다툼 등을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할 경우 ‘통합을 하지 않은 것보다 못하다’는 원망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다. “그러면 그렇지”란 놀림과 비아냥도 감수해야 한다. 아울러 몸집이 큰 교단에 작은 교단이 흡수당하는 형태가 아닌,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통합이 시도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향후 불거질 문제는 이미 예장 합동과 개혁의 합동과정을 지켜본 당사자들은 쉽게 알 수 있다.
따라서 같은 뿌리를 가진 형제교단들은 서로의 이해와 실리를 위해 ‘동상이몽’하지 말고, 양보를 통해 개혁총회의 기치를 높이겠다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더불어 몇몇 교회나 목회자들만의 자리이동이 아닌, 모두가 하나되는 100회 총회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갈라지고 쪼개져 한국교회에 아픔을 주었던 개혁총회가 올곧은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겸손하게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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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ck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8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