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과 연계
[5-1 국어] 1. 대화와 공감
[5-2 도덕] 5. 갈등을 해결하는 지혜
■ 책 소개
아빠가 모범생이 아니었다니, 갑자기 친구처럼 느껴졌다
감자 깎다 그릇 깨고 가출한 ‘아빠의 특별한 사춘기’ 이야기
부모들은 참 이상합니다. 예쁘고 사랑스럽고 말 잘 듣던 어린 시절엔 아들딸이 서로 자길 닮았다고 하더니, 어느 순간부터 “애가 변했어. 도대체 누굴 닮아 저러지?” 하고 잔소리를 하기 시작합니다. 나는 나일뿐인데 뭐가 달라졌다는 건지, 왜 부모들은 내가 자신들이 생각하는 모습 속에 있어야 안심하는지 도대체 알 수 없죠. 그런데, 잔소리하는 부모님을 꼰대라며 투덜거리면서도 한편으론 궁금하기도 합니다.
‘나는 정말 누굴 닮았지? 엄마와 아빠는 다 공부를 잘했다는데 나는 왜 이렇지?’
여러분은 부모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나요? 여러분이 아는 부모님은 모두 어렸을 때 모범생이었을 거예요. 공부도 잘하고, 어른들의 말씀도 잘 듣고, 자기 할 일도 스스로 하는 착한 어린이 말이에요. 하지만 어린 시절을 정말 그렇게만 보냈다면 결코 자신의 생활에 만족하는 어른은 못 되었을 거예요. 누구에게나 불량스러운 추억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니까요.
《아빠의 불량 추억》은 학교 다닐 때부터 직장인이 된 지금까지 쭉 모범생, 모범사원인 줄만 알았던 재우 아빠의 특별한 과거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아빠는 왜 감자를 깎다 그릇을 깨고 가출을 해 버렸을까요? 재우 아빠는 어떻게 다시 집으로 돌아왔고, 가출 소동 후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또 아빠를 쏙 빼닮은 재우는 어떤 어른으로 성장할까요? 우리, 아빠의 특별한 과거 속으로 한번 들어가 볼까요?
■ 출판사 리뷰
“아빠에게도 숨기고 싶은 흑역사가?”
산속 너와집에서 30년 전 아빠를 만나다
-아이와 부모가 사춘기를 지혜롭게 건너는 법
6학년인 재우는 이번 학년이 너무 재미가 없습니다. 오죽하면 ‘6학년은 심드렁 학년’이라며 새로운 재미를 찾아 ‘혼자 지내보고 싶다’며 ‘가출’에 대한 생각을 일기에 써 두죠. 그런데 재우의 일기장을 본 엄마는 재우에게 배신감을 느낍니다. 네가 부족한 게 뭐가 있냐며 재우를 다그치죠.
재우 입장에선 울화통이 치밀었습니다. 왜 엄마는 남의 일기를 몰래 훔쳐보았는지, 또 설사 가출하고 싶은 마음이 진심이라 해도 자기 생각까지 엄마가 통제하는 건 옳지 않으니까요. 재우는 엄마와 기 싸움에서 밀리기 싫어 도리어 화를 내고 큰소리칩니다. 그러자 엄마는 “공부는 못해도 부모 말은 잘 듣는 착한 아이였는데, 갑자기 왜 이렇게 변한 거냐?”며, “도대체 누굴 닮아 저러는지 모르겠다고”고 합니다. 아빠는 “그러고 싶을 때잖아.” 하며 재우의 편을 들어주었지만, 재우 입장에선 ‘모범생’ 이미지만 있는 아빠 역시 그리 가깝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방학이 되고, 재우는 엄마와 아빠에게 끌려가듯 가족여행을 떠납니다. 부모님과 함께 가 봤자 재미없을 게 뻔했지만, “책도 필요 없이 별멍이나 때리면서 쉬다 오면 된다”는 아빠의 말에 마지못해 함께 떠나죠. 와이파이 빵빵 터지는 깨끗한 펜션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스마트폰이나 볼 생각이었던 재우는 목적지에 도착하곤 황당했지요. 마치 <나는 자연인이다>에서나 나올 법한 산속 너와집.
‘설마 여기가 펜션은 아니겠지?’
하지만 설마는 현실이었고, 아빠가 아저씨라고 부르는 주인할아버지의 집은 와이파이는커녕 에어컨도 냉장고도 없는 곳, 화장실도 집 밖에 나가야 있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엄마가 자신을 길들이려는 속셈이라며 분통을 터뜨리던 재우는 설핏 잠들었다 밖에서 들려오는 이야기 소리에 잠이 깹니다. 아빠와 주인할아버지가 나누는 얘기가 궁금해 밖으로 나간 재우는 아빠의 ‘불량 추억’ 이야기를 듣게 되지요. ‘모범생 아빠에게 불량 추억이라니?’
30년 전, 그러니까 아빠가 딱 재우만 할 때 아빠는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지냈을까요? 인터넷도 휴대폰도 없던 시절, 아빠는 가출을 하고도 한동안 집에서 가출을 눈치 채지 못했더랬죠. 들고 나간 돈이 다 떨어져 산속으로 들어온 아빠를 할아버지가 보살피다, 우연히 아들 찾는 신문광고를 보고서야 집으로 돌려보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도 할아버지는 아빠가 왜 가출을 했었는지 이유는 몰랐죠. 궁금했던 할아버지가 이제야 이유를 물었고, 아빠는 예전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꼭 한번은 찾아와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는 아빠는, 그 시절 자신처럼 가출을 하고 싶어 하는 아들 재우를 데리고 30년 만에 할아버지에게 다시 왔지요.
여행을 떠날 때만 해도 가족보단 오직 자기 자신과 핸드폰만 보던 재우는 산속 너와집에서 나올 땐 왠지 친구 한 명을 얻은 것 같은 기분입니다.
매일같이 얼굴을 보며 사는 가족도 서로의 속마음까지 이해하긴 어려운데, 하물며 사춘기 시절은 설명이 필요 없죠. 하지만 그렇다고 서로 “왜 저러는 거야?”라는 입장을 갖고 있으면 답이 없습니다. 서로 가까워지고 싶다면, 나의 화려한 시절 말고 숨기고 싶은 흑역사를 하나쯤 공유해 보면 어떨까요? 혹은 그런 흑역사를 부모님께 이야기해 달라고 해 보면 어떨까요? 그런 과거에도 불구하고 지금 멋진 어른이 된 부모님을 아이들은 더욱 좋아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 책 속에서
“자, 이제 다들 집중!”
엄마가 체육 선생님처럼 말했다.
아빠는 뭔가 알고 있는 표정이었다. 긴장한 것은 나뿐이었다.
“재우, 너 진짜 집 나가고 싶니?”
“무, 무슨 말이야?”
갑작스러운 엄마의 물음에 놀란 내가 더듬거렸다.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입안에 남아 있던 아이스크림 향기가 깨끗이 사라졌다.
“집 떠나서 네 맘대로 살고 싶다며?”
엄마가 내 일기장을 눈앞에 들이밀었다.
“일기를 쓰랄 땐 죽어라고 안 쓰더니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하다니, 차암 내, 기가 막혀서.”
“아~ 씨.”
하마터면 욕이 나올 뻔했다.
-24쪽
“왜 또 전화야?”
오후에 또 전화를 받을 때는 신경질적으로 물었다. 그런데도 엄마는 화를 내지 않았다. 내 비위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듯 목소리가 부드럽고 다정했다. 그런 엄마에게 조금씩 익숙해지니 느글거리던 기분도 사라졌다.
“왜라니? 아들이 잘 지내나 싶어서지.”
“아침에 보고 가 놓고 어이가 없네.”
내 대답에 엄마는 이따 보자며 전화를 끊었다. 아무래도 엄마는 내가 진짜 가출이라도 할까 봐 그러는 것 같았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전화를 해 대는 게 그랬다.
그렇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학원도 안 가고 하루 종일 집에서 뒹구는데 가출을 할 필요는 없었다. 많이 심심한 한편 조금씩 불안하긴 했다. 뭔가 허전하기도 했다. 마치 전쟁이 일어나기 전의 평화로운 분위기랄까. 어쨌거나 논다고 마냥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었다.
-43~44쪽
그렇지만 다 싫었다. 엄마, 아빠한테는 휴가가 될 거지만 나에게는 또 다른 감옥일 것만 같았다. 무엇보다도 나는 며칠 새 혼자 지내는 방법에 익숙해져 있었다. 핸드폰은 이제 없어도 괜찮았다.
“근데 얘가 진짜 왜 이래? 공부에는 관심이 없어도 말 잘 듣는 아이라고 보는 이들마다 그렇게나 칭찬하던 그 아들 맞아?”
…
“엄마는 한결같아? 엄마도 두 얼굴 세 얼굴이잖아? 할머니 할아버지 대할 때랑 아빠 대할 때 다르지. 큰아빠들이나 고모 대할 때는 또 다르고. 나한테 말할 때는 완전 딴 사람 같다고! 나 혼내다가 전화 받을 때는 또 어떻고? 나는 그 정도는 아니거든.”
“이재우! 너 못 먹을 거라도 먹었니!”
엄마가 드디어 폭발을 했다. 금방이라도 나를 쥐어박을 듯이 팔을 쳐들었다.
“내가 모를 줄 알아? 나 가출할까 봐 그런 거잖아? 그럼 엄마랑 아빠도 휴가 안 가면 되잖아? 나만 지키고 있으라고!”
괜히 악을 썼다.
-46~47쪽
“가만있자, 이 시간에 산을 내려가 잘 데를 찾을 수는 없겠고, 서울 사람들이 이런 데서 잘 수 있겠나?”
쪽마루 벽에 들고 있던 손전등을 건 할아버지가 말했다.
“여기서 자면 안 됩니까?”
“워낙 누추해서 그렇지.”
“괜찮습니다. 경험 삼아 일부러 들렀는데요.”
아빠의 말에 나는 갑자기 긴장이 되었다. 나만 두고 떠나려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헉! 여기서 잔다고! 여기가 펜션이에요?”
나도 모르게 화들짝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펜션?”
할아버지가 나를 향해 몸을 약간 구부렸다.
-62쪽
“아빠 얘기야. 아빠가 너만 했을 때 무작정 집을 나온 적이 있었거든.”
“에? 왜요?”
“그러게. 지금 너처럼 집을 나와 혼자 있고 싶었던 건가?”
아빠가 남의 이야기처럼 알쏭달쏭하게 되물었다.
“네 아빠를 처음 발견한 사람이 나였단다. 그때도 딱 이 무렵이었지. 어쩌자고 이 산속까지 와서 오들오들 떨고 있었단다. 일단 데리고 와서 재웠지. 다음 날 집에 데려다주려고 주소를 물어도, 전화번호를 물어도 대답을 않더라. 심지어는 이름도 알려 주지 않아서 내가 ‘가출꼬마’라고 놀렸다니까? 일주일이 지나도 집에 갈 생각조차 않는 거야. 아궁이에 불을 때는 걸 보면서 나 같은 놈이 또 있구나 싶었지만 두고 볼 수만은 없었지. 경찰서에라도 데려다주려고 했더니 얼마나 울던지……. 안 데려다줄 테니 그만 울라니까 연기 때문에 매워서 눈물이 난 거라나? 아무튼 이상해서 나는 걱정이었지. 하마터면 내가 유괴범으로 몰릴 수도 있었으니까. 허허.”
“희한하게도 여기가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어요. 집에 가고 싶단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으니까요.”
아빠의 목소리는 고향에라도 돌아온 듯 편안했다.
“근데 왜 가출을 했어요?
-100~101쪽
■ 목차
엄마는 꼰대
텅 빈 하루
어디로 가는 걸까?
산속의 너와집
너무나 불편한 집
아빠의 가출 사건
우린 모두 별
집으로 가는 길
■ 저자 소개
글쓴이 장세련
창주문학상과 아동문예문학상 동화 당선으로 동화작가가 되었습니다. 지은 책으로 《시크릿 키》, 《내가 왜요?》, 《황금똥을 누는 고래》, 《마성에 새긴 약속》, 《마법의 지팡이》, 《채욱이는 좋겠다》 등 다수가 있습니다. 《나도 할 수 있어》는 일본어로 번역되어 구마모토 현 쇼케이 대학의 한국어학과 교재로 채택되었습니다. 울산문학상, 울산펜문학상, 동요사랑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현재 울산아동문학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도서관과 학교에서 어린이들에게 그림책 작업과 글쓰기 지도를 하며, 어른 대상의 독서 강좌도 하고 있습니다.
그린이 시은경
홍익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하고,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에서 그림책을 공부했습니다. 흰머리 할머니가 될 때까지 따뜻하고 재미있는 그림을 그리려고 합니다. 그린 책으로 《상상동물원》, 《삼
국시대 과학자들은 정말 대단해》, 《조지 할아버지의 6·25》, 《나는 통일이 좋아요》, 《열 살에 배운 법 백 살 간다》, 《똑똑한 젓가락》, 《힙한 삼촌이 나타났다》, 《충분히 존경받을 만해》, 《충분히 칭찬받을 만해》, 《느티나무에 부는 바람》, 《나무 가족》, 《나의 절친, 오케이 선생님》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