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스라인 카페에 갔더니 네이버에서 이글을 퍼다 놓았더군요.
읽다보니 가슴에 확 와닿는것이 다들 한번 읽어보는것이 좋을듯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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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다시피 모르시다시피
난 사내 밴드를 하고 있다.
좀 구리구리한 이름의-_-;
그리고 지금 활동하고 있는
네이버 까페 역시 직뺀들의 비중이 높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자꾸 눈이 가는 것이 사실인데..
기본적으로 직뺀들은 두가지 부류로 나뉜다.
직장에서 처음으로 악기를 잡는 경우와
예전에 어떻게든 악기연주 경험이 있는 경우.
여기서는 후자에 대해서만 말해보자.
사실 직뺀들도 잘하는 사람들은
정말 잘한다. 프로 뺨치는 실력에 여유에
그냥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직뺀의 환상을 가지신 분들이다.
그런데 꽤나 많은 수의 직뺀은 '망한다'
그것도 욕 참 더럽게 먹어가면서 '망한다'
이유는 크게 세가지 정도다. 뭐 다른 기타 이유가 이 세가지 이유만큼 크기도 하지만-_-
예전만큼의 실력이 안되는데 연습도 못하고
듣는 음악이 한정되다 보니 옛날 노래만 죽자고 해대고
회사 홍보등의 전략적 이유로 죽기 살기로 뜨는 가요만 해야 되는
그런 경우가 많다.
연습을 못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할 수도 있는 문제긴 하다.
뭐 회사 끝난 이후 주 1회 합주나 주말합주는 참 멋있어 보이는 말이긴 하고,
또 실제로 그렇게 일찍 퇴근하는 회사도 많긴 하다만,
일반 대기업에서 6시 칼퇴근은 대개 꿈같은 소리이므로-_-
특히 사원대리급의 밑에 직원들은 무슨 일이 어케 터질지 모르는 나날들의 연속이라;;
게다가 주말에는 밀린 드라마 시청하랴, 게임 레벨 좀 올려주랴,
여자 꼬셔서 영화도 봐주랴, 가끔 외식도 하랴, 술도 먹으랴
악기 잡을 시간 만들래면 정말 엄청나게 굳디 굳은 의지가 필요하다 사실.
이러다 보니 돈은 있겠다 장비 수준은 점점 올라가는데
실력도 연습도 부족하고 제대로 해내지를 못하니 젤 많이 듣는 소리가
'직장인이라 돈을 처바른다'는 것이다
두번째로 듣는 음악이 없다는 거다.
듣는 음악이 없는 30대가 할 수 있는 음악은
예전에 듣던 8,90년대 헤비메탈이나 아니면 팝그룹 노래 정도?
뭔가 계속 듣고 열려 있는 귀를 지녀야 새곡 카피하면서 재미가 있지.
알고 있는 노래 한 열곡 카피 다하고 나면 밴드 째지는 거다...
요즘에야 30대 이전 나이대 밴드도 많고 점점 듣는 귀가 트이고 있지만
그래도 자칫해서 회사내 밴드 잘못 들어가면 7,80년대 노래만 죽기살기로
들어야 되는 경우가 있다
세번째
어쩔 수 없는 문제기도 한데
홍보를 위해서 대중성을 취해야 할 경우가 많다.
메탈리카 이런건 꿈도 못 꾼다.
본조비도 영어 노래라서 꺼려할지도 모른다.
오로지 가요가요가요 만 할 수도 있다.
가요라고 펑크라도 하고 그나마 유명한 인디밴드 노래라도 하느냐??;
빠르면 안된다-_- 하는 노래는 버즈에 뭐시기에
뭐 댄스곡까지 다 해야 한다.
그럼 첫번째 문제와 맞물리는 것이 그걸 감당할 정도로
손이 따라가느냐면.....
또 그건 아니란 말이지-_-
댄스 음악이나 디스코음악을 편곡시켜 잘하기는 정말 어렵다. 얼마나 어렵냐면
자미로콰이 음악을 들어보면 안다-_- 연주에 있어서는
그런삘이 나야 하는데 그게 쉽나; 근데 선곡은 다 그렇게 간다.
뭐 그러면 아무리 성질이 좋아도 발라드나 댄스곡만 한달을 듣고
이런거 치고 있을래면 욱하는게 올라올 수 밖에 없다. 때려치고 싶지-_-
이러이러한 이유로 의기소침해진 직뺀들은
자기들을 합리화 한다.
'우리가 음악으로 밥벌어먹을것도 아니고
그냥 즐기면 되지.'
얼핏 타당성 있어 보인다.
또 뒷받침 하는 게 전해 하던 가락들이 있어서
또 두어번 맞추면 '완주'는 한다. 무슨 노래인지는
알아먹는다는 소리다. 그러다 보니 쉽게 이런 사고방식에
빠져들고는 한다.
맞는 말이다. 밥 벌어먹으라는 소리 안한다.
밥도 못 벌어먹겠지만-_-
근데 말이다. 즐길래면 확실히 해야 한다.
연습이든 채보든 말이다.
좀 할 줄 안다고 대충 듣고 따고 코드 잡고
갈겨대고 기본박에 필인 돌리는 걸로는
뭐 자기는 신날지 모르겠지만 몇달 가지 못한다.
합주야 즐거울지도 모르지만 공연하고 나면 깨진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제대로 즐길래면 제대로 해야 한다.'
'즉, 제대로 하는 것은 즐기기 위함이다.' 는 말은 당위성이 아닌
단지 권고사항이다.
제대로 카피하고 제대로 연습하지 않고 제대로 준비하지 않는것
그건 밴드를 만들어서 하는 목적에 배신이고 밴드를 할 이유가 사라지는 거다.
카피를 하든 자작곡을 하든 밴드를 왜 만드는가
자기들이 하는 음악을 알리기 위해서다
그 방법 중 가장 많이 하는 것이 공연이고, 음반을 낼 수도 있을 것이며
그건 밴드의 결성 목적이자 당연 우선시되어야 할 의무이다.
직뺀이라서 번지르르하게 보이고는 싶고
공연도 해보고 싶고 옛날 기분도 내보고 싶은데
그래서 비싼 돈 주고 악기도 질러봤는데
막상 할래니까 이도 저도 다 걸리는가?
그럼 때려쳐라.
취미로 음악을 하든 그걸로 밥을 벌어먹든
기본적으로 자신이 하려는 노래에 대해 완벽성을
기해야 함은 밴드인의 '권장자세'가 아닌 '의무사항'이다
즐기는 것은 그 다음이라고 생각한다.
뭐 수많은 쓰레기 밴드가 그렇듯 자기 멋에 살다가 공연을
해도 상관은 안한다만... 괜히 인생을 즐기는 척 사는 것은
사절이다. -_-
시간도 없고 실력도 딸리고 이도 저도 안되면
곡 하나에 두달씩 잡고 늘어져라
그럴 자신이 없음 열심히 연습을 하던가
그도 못하겠음 그냥 열심히 회사나 다니던가 -_-
직뺀에 관해서 쉽게 말하는 몇몇가지 이야기들에
정말 열심히 잘하는 사람들도 도맷금으로 넘어가는 것이
화나면서도 또 그 말이 틀린 게 없다는 것에 더욱 울컥해서
글을 썼으 -_-
아가들아
직뺀만의 얘기만이 아니라 다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단다.
가끔 보면 너무 쉽게 '그냥 즐거울려구요.' 라고 말들을 하는 애들을
꽤 봐 왔는데, 제대로 즐기는 게 어떤 것인지 그 말부터 다시 생각을 해보렴
그냥 둥둥거리는게 좋고 손 움직인다고 소리 나는게 좋으면
럭셔리 수 노래방을 가도 되고, 플스에 오락실엔 게임도 많은데
왜 굳이 칙칙한 합주실에서 돈내가면서 연습을 몇달씩 해야 하는지.
만약 내 말대로 정말 열심히 하고 정말 제대로 하면서 느낀 즐거움이
대충 운지만 맞추고 하는 즐거움이랑 같다면 ....
그럼 뭐 앞으로 그렇게 연습하렴-ㅁ-;
한번쯤은 열심히 해봐도 되지 않겠니.
여기서 열심히는 카피곡이라면 -_-운지부터 톤, 박자, 리듬, 그루브
심지어 무대매너까지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고 몸에 익는 것을 말한단다 -_-
뭐 아무튼 요지는
나중에 저런 직뺀일랑 하지 말거랑
저런 밴드밖에 없다면
차라리 그냥 발악 일일호프나 홈커밍데이나 하렴-ㅁ-
세줄요약
1. 일하기 싫다.
2. 좋은 장비 있음 좋겠다
3. 나도 여자랑 영화보러 가고 싶다
응??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