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정선 노추산(魯鄒山, 1,322m) 산행 ♡
(오장폭포, 이성대, 모정탑군, 아리랑~노추~사달산)
1. 산행일시
2023년 7월 29일 (토)
08:15 ~ 14:30 (6시간 15분)
2. 산행경로 (17km, 연계산행)
오장폭포 ~ 절골 ~ 아라리샘터 ~ 율곡쉼터 ~ 이성대 ~ 종량대 방향(좌틀) ~ 아리랑산(1,342m) ~ 노추산(1,322m) ~ 사달산(1,184m) ~ (back) ~ 갈림길(우틀) ~ 늑막골 ~ 조고봉갈림길(좌틀) ~ 모정탑군 ~ 노추산 힐링캠프장
3. 산행소감
최근 들어 가장 멀리 콧바람을 쐬러 간다.
새벽3시에 출발해 장장 6시간 동안 버스에서 보낸다.
전날 잠을 자지 못해서 버스에서라도 자볼까 했지만, 역시 불편함과 낯섬은 정신만 흐트려 놓는다.
베테랑 기사님 덕분에 들머리에 30분 일찍 당도한다.
오장폭포.
다섯가지 착한 일을 해야 하나?
이름의 유래가 궁금하다.
주변 오장산과 연관될 진데, 찾을 수가 없다.
다만, 120m 직벽으로 흐르는 우리나라 최장 폭포라는데 물길을 모아 흘려보내는 인공폭포여서 크게 알려지진 않았다.
근 한달 이상 한반도는 비를 퍼 맞았는데, 등줄기 정선지방은 비를 피해 갔나보다.
폭포와 주변 하천, 계곡의 유량이 졸졸졸이고 탁한 걸로 유추해 본다.
노추산을 본격적으로 탐해 보자.
하체부실로 옮기는 걸음걸음 초집중이다.
절골부터 출발한 3코스 경로다.
다행인지 아라리샘터 까지는 평탄한 길로 이어진다.
오늘 36도 까지 솟구친다는데, 이곳의 샘터 물맛은 가히 목젖을 타고 배속까지 훑고 내려가는 게 느껴지는 얼음동동맥주 보다 더 신선하고 짜릿한 냉수이다.
과열된 몸이여서 그렇거니 생각되지만, 배낭의 얼음물과 비교해도 더 시원하지 절대 뒤지지 않는다.
정수기물이 민망해하고 있다.
정신줄 부여잡고 또 다시 걸음을 뗀다.
무릎아 제발 버텨다오~~
노추산 자체가 정선과 강릉의 경계산으로 강릉 태생 이율곡과 관련된 지명이나 유적이 산재돼 있다.
1,300고지나 되는 곳에 사당이 있고,
이름하여 '이성대(二聖臺)'
두 명의 성인을 기리는 제단일진데,
노추산 지명 유래에 따라 노나라의 공자, 추나라의 맹자 두 성인일 수도 있겠고,
이 곳의 유명한 학자인 신라의 설총과 조선의 율곡을 뜻하기도 하겠다.
하산지에서 알아 본 바지만, 이율곡은 이 곳 강릉 태생으로 9번의 장원급제를 했다고 하니, 공부로는 과연 타고난 인재라 하겠다.
노추산 오르기 전, 높이는 노추산보다 20m 높은 아리랑산에 도착한다.
주변의 볼 품없는 것들로 대장자리를 노추산에게 뺏긴 듯 하다.
조그마한 정상석이 그나마 위로해 준다.
오늘의 대장산인 노추산에 도착한다.
정상석과 입맞춤을 하고, 잠깐의 쉼 동안 푸른 잎새 사이로 비친 산너울을 바라본다.
출렁이는 산그리메의 정경은 땀값의 보상이다.
오르지 않고서는 절대 보지 못 할 수묵담채화이다.
이 맛에 산에 오르고, 오르지 못한 이들은 우리를 "한여름퇴약볕의 광인"이라 한다.
분명 오르지 못한 것들의 한숨 정도로 여겨보자.
산걸음은 보폭이 맞는 분들과 거닐면 또 다른 용기가 생긴다.
가보지 않았기에 호기심이 생기고, 이는 의기투합으로 이어져 지척의 사달산으로 자연스레 향한다.
하지만, 이 곳 사달산도 노추산의 그늘에 가려 이미 진행로는 묵혀버렸다.
다행인지 잡목은 크게 없어, 목표를 직선으로 그냥 직진만 한다.
사달산(四達山).
사방으로 잘 통한데서 사달산이자, 다녀가면 사방으로 통달한다고 해서 사달산이다.
힘들게 오른 보답을 사달로 보상받을까.
모르고 덤비면 상대가 강한지 약한지 모르지.
하지만 알고 덤비면 더 무섭다.
지금 사달산을 찍고 돌아가는 길이 딱 그렇다.
왔던 길이었기에 삼거리까지의 그 오르막이 왜 그리도 힘이 들던지.
절골에서 노추산까지의 4km 보다, 여기 500m의 길이 배는 힘들다.
날은 덥지만, 강원의 우거진 밀림을 거니는 만족감은 상당하다.
한자어를 알지 못해도 녹음(綠陰)의 의미가 정확히 전달되는 노추산에서의 하루다.
희미한 계곡물 소리는 점점 강해지며, 알탕의 유혹이 강하게 당긴다.
발바닥은 벌겋고, 종아리는 조금만 삐딱하면 쥐 몇마리가 들어올 형국이다.
다행히 선배님들의 알탕에 합류해 강원도 정선의 시원한 물을 온몸으로 흡수한다.
적셔진 땀은 이미 약수와 맞짱뜨자마자 쫄아버렸다.
찌릿한 느낌이 5년은 젊어진 듯 하다.
하산지점의 3,000기 여남은 모정탑군을 마무리로 어느 한여름날의 꿀은 마무리된다.
문득 돌아와 드는 생각.
유명한 산이 있을까.
나에게 소중하면 동네 뒷산도 유명한 산 아닐까.
당시의 오감이 산를 유명하게도, 무명하게도 만든 건 아닐까.
인위적인 100산이 그래서 나에겐 큰 의미가 없다.
오늘의 노추산은 내 마음의 유명산이다.
그리고 그늘에 가려진 아리랑산, 사달산도 나의 소중한 벗이 되어 있다.
4. 산행지 개요
☆ 노추산(魯鄒山, 1,322m)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와 정선군 북면 구절리의 경계에 위치한 산이다(고도:1,322m).
태백산맥의 줄기에 속하는 산이며, 북쪽에 조고봉(1,188m), 서쪽에 상원산(1,421m), 남동쪽에 덕구산(1,007m), 동쪽에 사달산(1,169m) 등이 있다.
주변의 산봉들과는 달리 높이 솟아 있는 독립적인 고봉이다.
송천(松川)이 이 산을 중심으로 양의 창자처럼 굽이굽이 돈다.
신라 때의 설총과 조선 시대의 율곡 이이가 이 산에서 학문을 닦아 중국 노나라와 추나라의 기풍을 이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는 뜻으로 이름지었다고 한다.
이 산에는 신라 원효대사가 창건한 대성사(大成寺)가 터만 남아 있었으나 최근 복원되었다.
산의 능선부에 설총과 율곡의 위패를 모신 이성대(二聖臺)가 있다.
이성대는 원래는 움막집이었으나 40여년 전에 목조 2층으로 건조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가을에는 여기서 마을 사람들이 제사를 지낸다.
공자와 맹자 두 성인을 흠모해서 조선 시대 이율곡의 후학 박남현이 유림의 도움을 얻어 축조했다고 한다.
전설에 의하면 이율곡 선생이 공부할 때, 신변이 불길하여 예방하고자 밤나무 1,000주를 심어 놓고 그 후 숫자를 확인하니 999주로 1주가 부족해 다음날 밤나무 1주가 소리치고 나와서 1,000주를 채웠다고 한다.
『증수임영지』에 "강릉부 서쪽 80리 왕산면 구절리 사이에 있는 산으로 설총과 이율곡이 이곳에서 글을 읽고 대 유학자가 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강릉시사』에도 "신라 때 설총, 조선 때 이율곡이 학문을 닦아 크게 성공하였으므로 중국 노나라의 공자, 추나라 맹자의 기풍이 서려 있는 곳"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런 내용을 통해서 지명이 노나라와 추나라의 이름에서 온 것임을 알 수 있다.
☆ 사달산(四達山, 1,187m)
높이는 1,187m이다. 노추산(魯鄒山:1332m)과 마주보고 있으며 동서 능선의 길이가 6km에 이른다. 길이 사방으로 통한다는데서 사달산이라는 이름이 생겨났다. 이 산에서 공부를 하면 학문에 통달하게 되고 지금까지 설총, 이이(李珥), 인회 같은 학자가 이곳에서 학문을 닦았다고 한다. 또한 주민들은 이 산이 네 분의 성현(聖賢)이 나는 산으로서, 설총과 이이가 동국십팔현(東國十八賢)의 반열에 올랐으니 앞으로 두 분의 성현이 더 나올 것이라 믿는다고 한다.
첫댓글 五오藏장 폭포>>>다섯가지 숨길게 뭐가 있었을까? 오장산에서 이름을 따온듯 해요.
흘린땀방울 만큼 무었을 얻었을까요?
무더위 를 견딜수 있는 체력?과
어울림의미학과 남을 위한봉사의미덕?
모든게 뿌린만큼 거둔답니다.
적나라한 산행기 흥미진진하게 잘읽었습니다.
다음산행에도 봉사하는산행을
기대해봅니다.
막걸리도 있었네요?
즐거운 산행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