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목양교회 방문 길
매일 새벽 기도 후 올라와 어머니 안부를 묻는다.
‘괜찮아!’ 하지만 약해 가는 모습이 안타깝다.
폐 기능의 악화로 잔기침에 눕지 못할 정도다.
짚불의 끝자락을 지켜보는 것 같다.
목요일, 진도 목양 교회로 시찰회 가는 날이다.
방문 간호사가 어머니에게 영양제 주사를 놓고 나가면
4시간 후 바늘 제거가 문제였다.
‘왼팔에 놓아 달라 하면 된다’고 다녀오란다.
와중에도 이웃 할머니에게 봉투 전달 심부름을 시켜 갖다 드렸다.
예기치 않은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초행길이라 넉넉한 시간을 잡았다.
새로 가입한 교회라 주소를 티맵에 올렸다.
호수 공원 근처 문화센터에서 정 목사님을 태웠다.
동승자의 분에 넘친 섬김으로 운전을 즐겼다.
어머니 안부 묻고 밥맛 나는 영양제를 또 주셨다.
서로의 삶을 나눔은 에너지고 행복이었다.
목회자로 사람을 세운 지난(至難) 한 헌신은 감동이 컸다.
기도 응답은 신비하고 놀라웠다.
장래의 꿈은 다음 세대를 위한 일이었다.
어느새 그리운 바다가 반겼다.
서부 해안 도로에 접어들자 간판이 눈에 띄었다.
우회전으로 언덕을 내려갔다.
작은 교회 건물이 나타났다.
평소 그리던 교회와 달랐다.
진돗개가 뚫어지게 봤다.
마당 끝에서 낚싯대만 내리면 고기 잡을 자리였다.
머뭇거리며 가까이서 침묵한 섬을 기억의 물감으로 그려 넣었다.
옹색한 빗줄기에 브로크 벽돌을 밟고 처마 밑에 섰다.
몸집 불린 흰 고양이가 웅크리고 앉았다.
우산을 접고 예배당으로 들어섰다.
썰렁한 공간에 먼저 온 분들을 맞았다.
감사절에 드린 호박과 성미 부대가 강단 앞을 지켰다.
정성 담아 내놓은 과일로 입을 다셨다.
말린 꽃잎 차는 향기로 마셨다.
찬양하며 기도 후 최 목사님 말씀을 들었다.
‘그날도 비 오는데 지나가는 선교 팀이 들렸어요.
필요한 것 묻더니 바로 해결해 주셨어요.
비가림막, 십자가 탑, 간판 3개.. 하나님의 은혜였지요.
출애굽 한 이스라엘 민족의 문제는 배은망덕이었어요.
하나님의 큰일 행하신 기적을 잊어버린 죄였지요.
탐욕에 그의 은혜 잊고 원망과 불평만 했지요.
어련히 알아서 채워 주실 하나님인데 자족하지 못했어요.
말과 생각을 교묘하게 비틀고 비꼰 마귀를 물리치지 못했어요.
하나님 이름 먹칠 말고 그 권위 인정하는 가르침을 기다려야 했지요.
구원의 은혜 잊음은 큰 죄여요.
하나님 대신 송아지 우상을 숭배하며 따랐지요.
다행히 지도자 모세의 중보에 멸하진 않았어요.
하나님이 세우신 지도자를 존중해야 했어요.
죄를 자백하며 자유 주신 은혜 감사해야 옳았어요.
난 새벽에 말씀 준비하며
망각의 창고에서 하나님 은혜 떠오르도록 기도했네요.
긍휼 베푸신 그 은혜 잊지 않고 모두 만족하게 여기길 바랐네요.
내년 봄 돌아오면 예배당 신축할 계획인데 기도 많이 해 주세요.’
예배와 회의 후 특별한 점심 대접을 받았다.
진도에서 손꼽을 맛집, 쾌적하고 깔끔한 어영차 만선 식당으로 갔다.
갈치조림과 간장 게장 맛에 밥도둑이 되었다.
게딱지 좋아한 어머니가 생각났다.
어른들 모시고 대접할 영순위 식당 같았다.
식재료는 국내 자연산을 쓰는데 가격이 쌌다.
사장님의 영업 철학으로 수입산 재료는 절대 사용하지 않았다.
음식량도 많았다.
신선해서 그런지 갈치가 야들야들 맛났다.
갈치조림 국물에 밥을 자작자작 비며 먹는 맛이 기가 막혔다.
아까운 잔반이라도 다 버렸다.
가치를 팔고 신뢰를 사는 사장님은 서글서글하고 친절하였다.
‘간장은 절대 끓이지 말고 게장은 받은 즉시 드시라’는 당부였다.
오래 간직할수록 제맛이 아니란 말을 덧붙였다.
별미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냈다.
그 덕에 간장 게장 택배 주문을 여러 사람들이 시켰다.
다시 방문하고픈 여운을 남겼다.
차 마시기 위해 힐링 공간인 프론트 카페로 갔다.
만조 바다 뷰가 보이는 해변 가에서 차담회를 가졌다.
얼마 전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한 윤 목사님께 박수를 쳤다.
20여 년 도서 지역 주민들 반찬 나눔 사역을 인정받은 대상이었다.
‘한턱내라’ 말하기 전, 그 자리에서 커피를 쐈다.
저녁은 조도 연합회 목사님들 대접할 계획이었다.
종이 상장 달랑 받고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 말을 듣고 든든한 딸들이 후원했다니 감사할 일이다.
목회자의 만남은 힘과 능력과 에너지였다.
함께 드린 예배는 하나님의 선하심과 사랑을 소환시켜 놓았다.
섬김의 손길은 건강한 공동체의 하나 된 기쁨이요 하늘 상급이었다.
차담회는 자연의 멋과 즐거운 대화의 고리였다.
바다를 옆구리에 낀 낙원 해안 드라이브는 만족한 여행길의 덤이었다.
오후 4시! ‘엄마! 수액 맞고 뺏어요.’
동생 카톡 받고 마음이 놓였다.
도착할 즈음에 전화했다.
연어 샐러드와 스파게티로 밖에서 저녁 대접하는 중이었다.
어머니가 ‘오랜만에 배불리 먹었다’며 흐뭇하게 여기셨다.
아내와 같이 저녁은 공복으로 넘길 요량이었다.
동행한 정 목사님께 문자를 드렸다.
‘오늘 불편하지 않았는지요.
부담 없이 모시려다 늘 섬김 받는 위치라
할 말이 없고 빚을 불리는 것 같네요.
아무튼 감사합니다.
잘 먹고 어머니 선물도 기쁘게 전달할게요.
다음에 더 편히 모실게요.
진짜 부담 없이요.
강건하시고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목사님! 넘넘 편하게 왔습니다.
좋은 시간이었네요. 편히 쉬세요.’
이튿날 아침,
어머니가 ‘은행 통장 하나만 남기고 싹 정리’하란다.
서울 권사님께서 얼마 전, 남편 보내고
‘은행 일이 너무 힘들었다’는 말씀을 하셨다.
‘사람일 어떻게 될지 만약을 모른다’고 덧붙였다.
2023. 12. 16 서당골 생명샘 발행인 광주신광교회 이상래 목사 010 4793 0191
첫댓글 샬롬🧡 저희 목양교회 와주시고 함께 예배해주셔서 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