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인제 방태산(芳台山, 1,444m) ♡
(깃대봉~배달은산~주억봉~구룡덕봉, 개인약수,3둔4가리)
1. 산행일시
2023년 8월 5일 (토)
11:00 ~ 17:00 (6시간 00분)
2. 산행경로 (13.5km, U자형 종주)
(남전동 미산약수교) - 한니동계곡 기점 - 산신제당 -깃대봉(1,435m) - 배달은산(1,417m) - 주억봉(1,444m) - BACK - 개인약수 삼거리 좌회전 - 개인약수(開仁藥水) - 미산너와집 - (남전동 미산약수교)
3. 산행소감
새벽 2시에 집에 들어와 대충 씻고 눈 뜨니 7시.
습관이란 게 무섭다.
매번 일어나는 시각이 있어 자연스레 눈이 떠진다.
머라도 움직여얄 것 같아 화장실 청소 깔끔 떠니 아침부터 노곤노곤하다.
산행 내내 나무그림자가 햇볕을 가리워 주었지만, 원체 높은 기온과 습도는 이 한몸 더위 먹게 하기에 충분했다.
땀이 온몸을 적시다 조금 쉬었다 가면 마르고, 또 움직이면 적시고.
바위 틈새를 비집고 오르는 게 아니었지만, 바닥길의 산재된 모난 돌을 딛고 가는 길 내내 발바닥의 피로도가 쌓인다.
무사히 방태산 깃대봉, 배달은산, 주억봉, 개인약수 까지 거쳐왔으니 감사함을 드린다.
하지만, 이 거대한 덩어리산의 한쪽면 만을 보고 온 건 장님 코끼리 만지기 와 다를 바 없다.
어찌나 깊은 산이던지 1,200 고지 이상에서도 계곡물 소리가 넘쳐나고, 오지 식생을 드러내 듯 바위에는 이끼옷이 덮혀 있는 게 다반사다.
평소 자연 그대로의 산길을 즐겨 하고, 또 그렇게 보존하는 게 당연하다는 주의지만,
오늘 만큼은 파래무침 되어버린 몸뚱아리 때문에 이 길이 속절없이 느껴진다.
한니동계곡 초입부터 5km 내리 오르니 깃대봉 정상에 당도한다.
인적 드문 길을 오르는 내내 힘에 부친다.
누군가 검은 매직으로 휘갈긴 '깃대봉방태산(1,435.6m)' 돌 뭉텅이가 정상임을 암시해 줄 뿐이다.
방태산의 깃대봉과 주억봉 둘 다 온듯~온듯 하며 정상을 내어주지 않는데 사람 기진맥진, 인내심을 시험케 한다.
깃대봉을 지나 능선을 넘나드니, 절반은 파랗고 나머지 절반은 푸른 세상이 펼쳐진다.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이동 중에 갑자기 쌩뚱맞게 이름도 참 거추장스런 배달은산(1,417m)이라고 나뭇가지에 정상표식지가 보인다.
머 유래야 홍수 대비 배를 이곳 바위에 매달아 놓아서 배 달아놓은 산 요런 뜻의 이름일진데, 크게 와닿지도 않고, 아름답지도 않은 산명이다.
다른 중의적 뜻으로도 보이기 십상이여서 다른 강원도 방언의 토속적 이름으로 바꾸어 보면 어떨까 한다.
눈으로 보이는 뾰족한 곳이 방태산 최고봉일진데 3.5km를 가리켰고, 한참을 걸어왔다 여기는데 아직도 2.3km를 더 가란 말이냐.
어기적어기적 좀비처럼 아무 생각없이 거닐었다.
목깊은 등산화여서 망정이지, 단화였다면 발목 날라갈 뻔이 여러번이다.
방태산 종주의 마지막 구룡덕봉(1,388m)까지 미치고 싶지만, 눈으로만 점찍어 둔다.
원래의 하산 날머리인 방태산자연휴양림을 뒤로하고, 개인약수삼거리를 통해 개인약수터에 도착한다.
물 흐르는 주변만이 짙주황색으로 채색되어 있다.
흡사 유황이 녹아진 온천 주변과 비슷하다.
뽀골뽀골 기포가 올라오고, 몸에 좋다하니 비치된 철바가지로 한숨 떠 마신다.
"으윽~ 뭔 맛이 이래! 녹물에 사이다 섞은 맛이잖아."
건강은 모르겠고, 비릿한 것이 녹슨 수도관의 물을 퍼마신 것과 똑같다.
그냥 체험으로 만족한다.
내리막길에서 마주친 여러 현란한 약수의 칭송글이 보이는데, 이미 맛 본 나로써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하산시각을 한시간 넘긴 5시에 미산너와집에 도착.
주인장이 내어주신 더덕,옥수수막걸리와 도토리묵에 오늘의 한증막 산행을 보상받는다.
또한 주인장의 용달차 짐칸에 실려 지그재그길을 내려오는 재미는 16명의 웃음소리와 섞여 놀이동산의 기구보다 몇 배의 흥분을 안겨준다.
5분 늦게 도착한 인제군 관내목욕탕의 목욕재계가 실패로 끝나 못내 아쉽다.
덕분에 돌아오는 내내 버스 안은 오늘 방태산의 그윽한 향기가 진동해댔다.
첫댓글 어제 저는 처음같이 갔던 산악회인지라, 누가 누군지도 모르겠지만,
앞으로 자주 참여하면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한 말씀이십니다.
델몬트 잘먹었어요.
@산쟁이 광주 산수동에서 과일가게를 하고있습니다.
과일가게 매장으로만 따지면 저희가게가 광주에서 다섯손가락안에 드는 가게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꼴통 아~~!
그러세요.
이젠 수박은 거기서 구입하는걸로 합시다. ㅎ
@산쟁이 감사합니다. ㅎㅎ
다음 산행때, 그냥 들고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