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작산 휴양림의 아침이 밝았다.
주작산(해발428m)은 봉황이 날개를 활짝 펴고 나는 듯한 형상을 지닌 산이다.
산 중턱에 휴양림이 있어 자연 속에서 숲 속 산책을 체험할 수 있다.
조심스레 블라인드를 밀고 보니 이른 아침의 창밖 풍경이 멋지다. 새소리도 들린다.
밤사이 비는 그쳤다. 그런데 일기예보에는 하루종일 비가 온다고 한다.
휴양림 조식을 먹으러 7시에 오두막을 나왔다. 밤새 불도 못끄고 무서워서 잠을 설쳤던 난초실이다. 밤에 집 모양도 못 보고 들어갔는데 나와 보니 퍽 멋지다.
여행카페에서 준비한 휴양림 간편식이다.
아침에 길벗들이 몇명씩 시차를 두고 와서 식사를 한다.
창 밖의 늦가을 일출이 멋지다
조식 후 가방을 꾸리러 다시 난초실로 올라오니 눈부신 아침햇살 속에 나의 숙소가
반짝거린다. 이 예쁜 집이 무서워서 잠을 설친 곳이 맞나 싶었다. 올해는 가을이 깊어가도 단풍이 제 소임을 못하고 있다.
베란다로 나가서 새소리와 아침햇살과 맑은 공기를 영상에 담았다.
둘째날 첫 일정으로 해남의 고산 윤선도 유적지를 찾았다.
녹우당 앞의 은행나무. 길벗들은 그 앞에서 추억을 남기기 바쁘다.
고산 윤선도의 유적지를 한바퀴 둘러본다.
녹우당 뒤편으로 올라가니 아침햇살이 퍼져나가는 비자나무 숲이 있다.
해남 윤씨 녹우당은 아침에 늦게 문을 열어 부지런한 우리 길벗들은 들어가지 못했다.
녹우당은 국보 제240호이다.
자화상으로 유명한 공재 윤두서의 절친인 옥동 이서가 해남 연동에 머물면서 빗소리인 줄 알고 잠에서 깨어보니
빗소리가 아닌 떨어지는 나뭇잎 소리인 것을 알고 '푸른비가 내리는구나' 라고 하면서 당호를 지어주고 현판을 써주었다고 한다.
두번째 여정으로 두륜산 대흥사를 찾아간다.
길 옆으로 아름다운 단풍들이 보인다.
가을 햇살이 좋다. 모처럼 고운 단풍을 만났다.
간밤에 내린 비로 길가의 물웅덩이에 멋진 반영이 생겼다.
유선관 앞의 다리를 넘어 간다.
대흥사 입구의 비석들
두륜산 대흥사이다. 4년전 동백철에 친구랑 왔었다.
대흥사(大興寺)는 전라남도 해남군 삼산면 구림리에 위치한 두륜산 도립공원 내의 절이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22교구 본사이다. 대둔사(大芚寺)라고도 불린다. 2018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라는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대흥사는 고려 이전에 지어진 사찰로서, 임진왜란 이후 서산대사의 의발이 전수되면서 17~18세기 서산종의 종찰로 선·교 양종의 대도량 역할을 한 사찰이다.
경내에는 국보 제308호 대흥사북미륵암마애여래좌상을 비롯하여 국가지정문화재 7점과 시도지정문화재 6점, 그리고 13대종사와 13대강사 등의 부도와 비석들이 소재한 역사적·학술적으로 중요한 유적지이다
대흥사 경내에 들어서니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소나기다. 처마 밑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며 영상을 찍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언제 비가 왔었냐는 듯 하늘이 쨍하다. 푸른하늘 아래 대흥사 가람 지붕들이 씻은 듯이 반짝인다. 그사이 연못 속에도 하늘이 내려앉아 있다.
길벗들이 대흥사 마당에 모여있다.
부처님이 산 위에 바위 모양을 하고 누워 계신다.
오른쪽 작은 봉우리가 얼굴이고 왼쪽 큰 봉우리가 손을 모으고 계신 배 부분이란다.
비가 오락가락 하는 사이를 틈타 한 컷 남겨본다.
대흥사를 나서는문
대흥사를 나서니 단풍속에 유선관(전통 한옥 여관)이 보인다. 몇년 전에 동백철에 묵었다.
버스길을 마다하고 또 다시 걷는다. 땅끝 천년 숲길에 이르니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호젓한 숲길을 걸으니 다리도 내도 나타난다.
비를 맞으며 서 있는 옛길의 단풍이 고운 색을 자랑한다.
오전 일정이 끝나가니 시장끼가 돈다.
둘째날 점심식사는 호남식당의 자연산 버섯탕이다. 진귀한 버섯들의 향취가 국물가득 시원하게 배어 나온다.
죽순, 도라지, 냉이, 버섯들로 만든 반찬들도 아주 정성스럽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갑자기 우박이 내린다. 이 우박을 놓칠 내가 아니다. 영상에 담았다.
단풍여행 둘째날 2편도 곧 이어집니다.
첫댓글 셔상에!
무심재 여행 후기 모범 답안이네요. 후기 쓰기 괴로운 일 인인 저! 동백사랑님 후기로 제 답사 기록 대신합니다. 뽑히셨어요.
소풍님, 뽑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잊지못할 가을비 우산속 여행을 함께 할수있어서 행복했답니다~!^^
호남식당 버섯탕, 맛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동백사랑님도 틀림없이 그 시원한 버섯탕을 즐기셨으리라 믿습니다.
여행은 볼거리 + 먹거리.
버섯탕의 독특한 향기와 식감은 잊을 수가 없네요. 밑반찬들도 너무도 정성스러웠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
산채 정식을 올리신거 보니 당장이라고 내설악 주전골이모네식당으로 가고 싶어지네요.
여행하며 낯선 곳에서 대하는 음식들도 여행의 큰 즐거움이죠. 감사합니다 ~^^
에고~동백사랑님 ♡
혼자 주무시느라 숲속서 잠도 설치시고 담엔 제가 룸메 해 드릴께요 ㅎㅎ
후기 2편까지 쓰느라 수고하셨어요 ^^
건강잘 챙기세욤♡
낙랑님,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내 안에 아이가 살고 있는 건가요?
ㅎㅎ 남은 가을도 건강히 마무리하세요~♡
나주에서 화순으로, 강진에서 주작산 수양리로, 해남에서 다시 강진 성전으로~
남도답사여행길, 늦가을을 비와 동행하며 간간히 나리는 햇살과 새소리와 함께
참으로 고요함의 정취를 맛보셧군요. 참 좋군요.^^
동백사랑님 덕분에 남도곳곳의 가을경치를 즐감합니다.
늘 건행하소서~^^
가을여행 후기를 꼼꼼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세요 ~^^♡
바쁜 여행길이었습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은 길을 우린 또 길을 떠났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볼것 먹을것 잘곳을 다 알뜰히 챙겨주시는 무심재 여행길
그래서 좋습니다.
이번 여행길은 간간히 보여주는 햇볕이 참 찬란했습니다.
대흥사로 들어가는 길에서 맞이했던 단풍잎에 떨어지는 햇볕은 참 찬란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비가 와서 우리 길벗님들 처마밑에 옹기종기 서서 비를 피하던 모습을 발견하고
우비와 우산을 든 내가 좀 미안하기도 했었지요.
함께여서 더 아름다운 여행길이었습니다.
대흥사로 들어가는 길, 오색 단풍잎 위에서 내려 쐬는 햇빛의 찬란함을 공감해 주시는 분이 있어서 여행길이 더욱 행복합니다. 빗속의 대흥사, 햇빛 쏟아지는 대흥사, 변화 무상한 그 날은 여우가 시집을 갔나 봅니다.
처마밑의 길벗들과 바위지붕 밑의 석불 가족들이 똑같이 비를 피하는 듯 재미있는 발견이었습니다.
무척 멋진 여행이었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