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권태

[아름다운]

이방인같이 왔다.
하나의 가방만 울러메고서
이 낯선 동네에

어둠에 참소당한 아침이
열등감으로 바랜 얼굴로
창밖에서 서투른 몸짓을 하고 있었다.
손엔 쇠고랑까지 차고서
새로운 법의 장군들에 의해 끌려가고 있었다.

전쟁이 왜 일어나는지?
언젠가는 너도 알게 되겠지만서도
너의 나이 아직 멀었다.

아침의 단잠은 언제나 나에게 내려준 신의 축복이다.
아직도 멀었다. 독감의 적군이 내 벙커에서 후퇴할려면
용각산 가루를 정량보다 3배는 더 목구멍 속으로 쑤셔 넣었다.
생존의 경쟁이다.

이라크 전쟁의 포화가
이 거리에도 터진다.
내 맘에도 터진다.
용각산 가루 같은 폭탄 가루가
곳곳에 터진다.

카운터에 앉아 권태의 몸무게를 재고 있다.
"이것이 내 것이 아니라"고
"내가 맡긴 코트가 아니라"고
뚱뚱한 할머니 성화를 부린다.
생존의 경쟁이다.
그녀의 옷엔 개 털이 항상 껌처럼 붙어 다닌다.
그녀의 빨간 차엔 언제나 불독이 실려있다.
바그다드의 거리에도 불독이 득실거린다.
적군을 삼킬 듯한 태세를 하고.

오후에는 종일 책을 읽었다.
아침의 그 해가 약간은 자존심을 회복하였다.
고개를 드는 폼이 기특하다.

아직도 이라크 전쟁의 소식은 흉흉하다.
하루가 가고 있다.
나는 아직도
권태의 쇠사슬을
끊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 윗층에서
생선 굽는 냄새가
내 발가락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다.

[violet]

우울함 속에서 맑은 아침햇살에 위안을 삼아봅니다..화사한 봄 마중으로 모든 우울함 떨쳐버리소서^^*

[아름다운]

저는 잠 속에서 모든 축복의 근원을 발견합니다. 이런 전쟁이 계속되는 한 잠도 못 잘것 같군요

[하얀매실]

님 계신곳이 미국이신가요? 아무리 합당한 전쟁일지라도 전쟁은 해서는 안되는거겠죠! 사람이 사람목숨을 유린한다는 건 그건 죄악이니까요! 좋은 글 감사드리구요!담에또 뵙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