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인 배스낚시 붐이 일고 있는 지금, 국내 최대의 대형 배스낚시터 하나가 새로 탄생했다. 주인
공은 다름아닌 대청호. "대청호 배스가 어느덧 50cm급까지 자라났다"는 소문이 빠르게 돌면서, 꾼
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 그러나 대청호 배스자원이 이번에 처음 발견된 것은 아니다. 이미
지난 93년경 자원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낚시춘추 94년 11월호 대청호 배스발굴 기사 참조)되는 대
청호 배스는 사실상 그동안 씨알이 너무 잘다는 이유로 보류(?)해 두던 후보지의 하나였다.
53cm까지 배출 전역에 퍼져 있는 배스
당시의 취재결과를 보면 회남대교 아래 있던 J수산에서 93년 6월경 10cm 가량의 배스 치어 1천마리
를 들여다 가두리에서 양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양식장 기원설 외에도 낚
시인에 의한 방류설까지 많은 설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인데, 아무튼 J수산의 배스 도입연도부
터 치자면 대청호 배스는 어느덧 만 5살에 이르고 있다.
대전지역 배스낚시의 선구자로 볼수 있는 대전 로얄낚시레저랜드 대표 박정식씨는 만 2년째 대청호
를 다니고 있는데, "지난해 회남대교권인 거신교에서 53cm까지 확인했다. 40cm급 씨알은 마리수로
낚인다"며, 60cm를 훨씬 넘어서는 대형급을 낚았다는 소문도 끊이지 않는다고 밝힌다. 그러나 평균
씨알은 좀더 낮춰 잡아야 하는데, "지난해의 평균씨알은 27∼30cm정도였는데 올해는 적어도 5cm
가량 성장한 32∼35cm급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대청호에서의 배스낚시는 철저히 도보낚시 위주로 전개될 전망이다. 이미 댐 수면적의 절반 가량인
회남대교 아래쪽, 즉 댐의 중하류권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낚시가 전면금지돼 있는데다, 낚시가 허
용되는 중상류권 또한 철저히 보트운행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갈수록 수질이 떨어지는 대청호
의 현재 상황으로 봐서 엄연한 상수원인 대청호에서 장차 보트를 타게 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오히려 낚시의 전면규제 가능성이 크다는 게 현지꾼들의 우려이기도 하다.
도보낚시터 탄생한 셈
하지만 아직까지는 대청호는 중부권 배스낚시의 메카가 될만한 가능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 특히
보트낚시의 가능성을 제외하고라도 갈수록 늘어나는 일반꾼들의 도보낚시터로서 대청호를 바라보
는 꾼들이 적지 않다. 철저히 도보낚시를 위주로 포인트들을 답사해 봤다.
배스는 이미 대청호 전역에 퍼져있는 것으로 보인다. 낚시가 허용되는 중하류권의 회남대교부터 최
상류권이랄 수 있는 동락정 가기 직전의 장계대교까지 배스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도보낚시를 기준
으로 대표적인 배스포인트를 꼽자면, 회남대교권·방아실권·장계교권·문 의대교권의 4개 권역으로
대별할 수 있겠다.
이상 언급한 포인트들은 대부분 크고 작은 굴곡을 가진 골짜기를 끼고 있거나(방아실권·석호리·거
신교 맞은편), 벼랑에서 굴러내린 돌무더기, 혹은 수몰된 나무나 집터가 몰려 있는 주위의 연안(회
남대교권·방아실 항곡리권), 또는 다리교각(거신교·남대문교·회남대교 밑) 등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복숭아골
수심이 2m 안팎으로 깊지 않은 봄포인트. 포퍼나 크랭크베이트류에 40cm급 씨알의 배스가 확인되
는 곳이다. 회남대교 바로 아래의 첫번째 골부터 하류쪽으로 연이은 세번째 골까지(약 1km 거리)가
낚시포인트. 그러나 세번째골을 벗어나면서부터는 낚시금지구역으로 철저한 단속이 이뤄진다는 점
을 명심할 것.
남대문교∼양지가든
양지가든에서 남대문교까지의 약 1km 구간. 댐이 들어서면서 물에 잠긴 면사무소와 촌락(양당마
을)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배스의 최고 은신처로 거론. 연안으로는 골과 직벽, 돌무더기 등의 다양한
지형이 골고루 발달해 있다. 확인되는 배스의 씨알은 30∼35cm급이며, 마리수도 뛰어난 곳.
거신교
대전에서 진입하다보면 세번째 다리다. 남대문교와 함께 배스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원래 4
월 중순 무렵이면 쏘가리꾼들이 몰려드는데 작년만 해도 50cm급이 적잖게 배출되기도 했다. 중상
류권에 속한다. 수심이 얕고(3월초 현재 3∼4m) 수초가 많아 대청호에서 가장 먼저 낚시가 시작되
는 곳이다.
배터
대여섯개의 횟집촌이 들어서 있어 대전과 청주의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다. 연안까지 차량 진입이
가능한 도로와 공터가 있고 시멘트로 된 배터가 있다. 횟집촌이 들어서 있는 큰 골짜기 좌우 연안을
따라 포인트가 형성된다. 좌측으로 10여분 돌아나가면 나오는 2개의 골자리는 경사가 심해 여름 포
인트로 꼽히며, 완만한 경사를 보이는 우측일대는 봄·가을 포인트로 거론되는데 돌무더기와 집터
등이 상당량 수몰돼 있다. 원래 늦가을이면 가물치 낚시가 많이 이뤄지는 곳.
돌섬
횟집앞 배터에서 우측 연안을 따라 30여분 돌아나가면 갯바위 모양으로 물속에 드러나 있는 돌섬이
나타난다. 돌섬을 중심으로 연안 일대는 굴곡이 많고, 수중지형 또한 요철이 많이 나타난다. 봄부터
가을까지의 전천후 포인트로 꼽힌다. 대청호 중상류 본류권으로 다리에서 하류쪽으로 난 골이 주포
인트. 다리에서 도보진입이 가능하다. 주위 산자락이 급경사를 이루고 있어 직벽지형이 많다.
▶교통편 및 참고사항 : 대전을 기점으로 한다. 회남대교권과 방아실권 진입은 대전톨게이트에서
옥천방향 4번국도로 빠져나와, 15분정도 진입하면 세천검문소가 나온다. 검문소를 지나자마자 좌회
전하여 571번 지방도로를 타고 다시 10분 정도 달리면 우측에 "방아실입니다"라는 이정표가 보인
다. 이정표를 따라 5분 정도 진입하면 방아실권에 닿는다. 회남대교권은 검문소에서 계속 직진하여
25분 정도 진입하면 이를 수 있다. 장계교권은 옥천톨게이트에서 보은 방면 37번 국도를 타고 10분
정도 진입하면 장계대교가 나온다.
대청호 제원
75년 3월 공사를 시작, 5년만인 80년 12월 완공된 대청호는 1개시(대전광역시) 3개군(청원·보은·옥
천)에 걸쳐 있다. 만수면적은 1,292만평. 국내 두번째 규모의 다목적댐이다. 댐의 제원 높이 72m, 길
이 495m.
대청호 배스가 본격적으로 입을 열기 시작하는 시기는 통상적으로 3월 초순이다. 물론 이
미 2월 말이면 띄엄띄엄 입질이 시작된다. 봄시즌을 맞아 가장 많은 꾼들이 몰리는 곳은
댐 중하류권인 거신교 일대(회남대교권)와 방아실권이 된다. 도보낚시라는 한계가 있음에
도 불구하고 이때는 수심 2∼3m권에서 활발한 입질이 이어진다. 참고로 아직 초봄인 현재
에도 일부 대낚시꾼들은 거신교 맞은편의 돌구른곳처럼 수심 깊은 곳에서 빙어나 새우를
이용한 생미끼낚시로 하루 평균 3∼4마리씩을 낚아내는 걸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