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의료기관 경영난 폐업 속출 | ||||
신항만·경제자유구역 개발 기대 '우후죽순' 개업 경제난에 환자 급감…과당경쟁 만성적자 '허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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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상가건물에 가장 많이 입주하는 업종은 단연 병·의원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상가건물마다 세입자 찾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병·의원만큼은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 문을 연다. 하지만 의료기관 포화에 따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심각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는 병·의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인구 17만의 진해시도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의료기관들의 과당 경쟁으로 환자 수요를 맞추지 못한 병·의원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심지어 엄청난 자본을 투입해서 첨단시설을 갖춰 놓고도 개원 1년여만에 경영난을 견디지 못해 폐업하는 경우까지 속출하고 있다. 4일 진해시보건소에 따르면 진해지역에는 종합병원 1개, 병원급 9개, 요양병원 2개, 의원 78개, 치과의원 34개, 한의원 35개 등 169곳이 영업을 하고 있으며 병상 수는 종합병원이 250개, 병원 1091개, 요양병원 308개, 의원 302개로 집계됐다. 또한 의사 181명과 간호사 183명의 의료인이 종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경영난으로 폐업한 의료기관은 2005년 12곳을 비롯해 2006년 13곳, 2007년 13곳, 2008년 6곳, 올해 3월 현재 7곳 등 모두 51곳에 달한다. 한 달 평균 의료기관 1곳 가량이 자진해서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 의료기관별로 보면 의원이 31곳으로 가장 많고 치과, 한의원, 병원 등이 포화상태에 따른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문을 닫았다. 일부 의료기관의 경우 개업 당시 도입한 의료장비의 리스자금 환차손과 고유가로 인한 비용증가 등의 악재까지 겹쳐 경영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진해지역에는 지난 2007년까지 연세병원 등 3개 종합병원이 있었으나 장천동 은성 종합병원과 두동 용원 종합병원은 지난해 7월과 8월 자금난으로 폐업했으며 여좌동 제일병원도 경영권을 넘기거나 요양병원 운영을 검토하는 등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이 같은 의료기관들의 경영난에도 최근 5년간 예인병원과 세광병원, 연세사랑병원 등 74곳이 잇따라 개원해 의료기관 포화에 따른 줄도산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진해시 용원동의 세명 병원이 경영난으로 사실상 영업을 중단했으며 지난 1991년 여좌동에서 개원한 제일병원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명병원은 2006년 2월 개원하면서 병원건립 당시 금융권 등 과다한 대출에 따른 이자부담으로 경영이 악화됐으며 부채금액이 79억여 원으로 부채규모가 커 법원 화의신청마저 어려운 형편이다. 이에 따라 직원 임금도 3개월이나 밀려 채권단이 구성된 후 노동부에 임금체납에 따른 조정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부 병·의원도 직원 급여가 동결될 정도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으며 심지어 부도설까지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시 보건소 관계자는 "진해 신항만과 경제자유구역 개발 효과에 따른 인구팽창 기대 심리가 작용하면서 병·의원들의 우후죽순식 개원이 많아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며 "병원이 늘어나 환자에 대한 서비스가 좋아지고 진료 대기시간이 절약 되겠지만 과당 경쟁과 경기 침체에 따른 환자 수 급감으로 인건비와 운영비 등 적자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경기불황으로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횟수가 줄어든 데다 건강보험공단의 급여 부분에 대한 엄격한 심사로 의료기관들의 수익이 크게 줄고 있다"며 "일부 병·의원들은 요양벙원 전환을 검토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