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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떠나온지 오늘로써 74일째 입니다..
90일 일정으로 한국의 삶을 접고 이곳 라오스에 왔는데 어느덧 예정된 시간이 다가옴을 느낍니다.. 어떤 일정이 생겨 추가로 더 머물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또다른 시작이겠지요..
저는 지금껏 라사모에 가입한 이후로 적지 않은 글을 적어 올렸습니다.. 글을 읽고 오해도 있었고 때로는 실망도 느낀 사람도 있었을 테지만 그건 말에서 오는 오해이지 진심으로 했다는 말은 아니었다는걸 알아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이렇게 여행을 다니면서 시간을 들여 적는다는게 참 쉽지 않았습니다.. 잘 적었든 못 적었든 고맙게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신분께 다시 한번 인사 드립니다.. 라오스 여행기 공간을 저 혼자 독차지 하다시피 해서 죄송하구요.. 앞으로는 이 공간을 제가 아닌 라오스를 여행하시는 분들을 위해 비워 두겠습니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고 싶었습니다.. 고마웠고 저는 다른 채널을 통해 인사 드리겠습니다..
둘째날 아침이 밝았다.. 어딜 가더라도 시장이 열렸던 라오스인지라 므앙응오이의 아침시장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오늘 아침은 시장을 볼수 없었다.. 너무 일찍 나왔나싶어 마을을 한바퀴 돌면서 기다렸지만 시장은 열리지 않았다.. 비수기와 연관이 있을까 생각도 했지만 현지인들이 먹고 사는데 필요한 시장이 비수기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어 생각을 접었다.. 큰 길가를 두번 돌았지만 국수를 파는 두곳만 길가에있을뿐 아침에 사람을 구경할수는 없었다.. 그냥 국수 한그릇 10000킵에 먹고 있는데 지나가는 할머니 바구니에 담긴 쏨팍이 보여서 냉큼 두봉지 사서 국수에 넣어 말아먹었다.. 그런데 이 쏨팍이 지금까지 먹어본것과는 맛이 달랐다.. 깊은 오지에서 살다보니 재료를 산에서 체취한 약초로 만든듯 했다.. 아침부터 귀한 쏨팍에 밥까지 말아먹었더니 든든한 아침식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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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의 마을을 찾아 길을 나섰다.. 마을 중심가에서 10분쯤 걸어 들어가다보면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이자 동굴을 보기 위한 통행료를 내야하는 매표소가 나오는데 어제처럼 통행료 만킵을 내야 했다.. 어제 입장하면서 이름 적고 오늘 입장하면서 이름 적고.. 이후에 두번 더 들어갔는데 그때는 학교 선생님의 오토바이 뒷자리에 타고 들어가서 더이상 입장료는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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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왼쪽의 반호이신 마을을 가봤기에 오늘은 오른쪽의 반나 마을을 가보기로 했다.. 거리로 따지자면 반나 마을이 좀 더 가까웠다.. 마을의 입구에 들어서자 반나 게스트하우스가 나왔다.. 전통 몽족의 집을 그대로 게스트하우스로 내놓은 현지식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주변시설도 똑같았다.. 부엌이며 이용하는 마당이며 전통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
마을을 가로질러 계속 걸어가 보았다.. 벽돌로 지어진 집은 한곳도 없이 옛날 그대로의 가옥으로 유지되고 있었다.. 마치 한국 민속촌에 와 있는 느낌이 들었다.. 세살쯤 되었으려나 저 작은 고사리 손으로 빨래터에서 빨래를 하고 있는 아이를 한동안 뒤에서 몰래 지켜보았다.. 어려서부터 여자 아이는 이렇게 일에 길들여지나보다.. 인기척을 내어 아이의 뒤돌아 보는 모습을 사진을 찍어 보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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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끝에는 이렇게 학교가 위치하고 있었다.. 내가 갔을때는 수업중이었는데 밖에 있는 기부금 상자에 돈을 넣고 서명을 하는 사이에 수업을 마쳤는지 교실에서 아이들이 뛰쳐 나왔다.. 선생님으로 보이는 사람이 나를 보자 무척 반겨주었다.. 나에게 한국인이냐고 묻자 내가 그렇다고 대답했더니 혹시 누구아냐고 물어보길래 내가 잘 모른다고 했더니 학교 옆에 있는 화장실을 가리키며 이 화장실을 그 사람이 지어준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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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분의 칭찬을 많이 늘어놓았다.. 므앙응오이에 다시 와서 학교내부의 새로운 개보수 작업을 하겠다고 말하고 자리를 비운 소리소문없이 봉사활동 하고 계신 그분의 존함을 알고 있지만 밝히는게 예의가 아니라 생각해서 말하진 않겠다.. 선생님도 4명중 두어명을 이틀간 계속 만났었는데 그들 사진도 공개를 하는것도 아닌것 같다.. 다만 라오스 곳곳에서 익명으로 봉사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다는걸 말하고 싶었다.. 난 지금 당장 할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어서 선생님 두명과 함께 식당에서 쯘까이와 맥주만 대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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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많아 보이는 주인의 숙소에서 첫날을 어쩔수 없이 보낸 이후로는 4일을 줄곧 여기에서 보냈다.. 깨끗하고 조용한, 다른 객실과 떨어진 독립된 공간에서 아주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주인 아저씨 말로는 지금은 하루에 5만킵이지만 성수기때는 10만킵이고, 단체관광이 올때는 20만킵씩 받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운이 좋았다면서.. 주로 길거리 음식에서 사먹었지만 나가기 귀찮거나 할때 주인 아주머니에게 먹고 싶은걸 이야기하고 저기 야외 테이블에 잠시 앉아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보면 금방 만들어서 가져온 음식을 편안하게 앉아서 먹을수 있었다.. 아주머니의 음식솜씨가 좋아서 먹어본 음식은 다 괜찮았으나 그중에서도 코코넛 야채스프가 제일 맛있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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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으로 항상 그림을 그려놓았다.. 마치 안개가 붓인듯 시시각각 산이라는 도화지 위를 지나다니면서 산수화 그림을 그려댔다.. 나는 해먹에 누워 매일같이 미술감상을 했다.. 예술이 따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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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키아우에서 그렇게 혼쭐이 났으면서도 벌써 잊었는지 다시 산에 올라가게 되었다.. 이번에 전망은 더 좋은곳에 있는지는 몰라도 입장료가 2만킵이었다.. 준비한 산행차림으로는 운동화와 긴바지가 전부였지만 대책없이 오르기로 했다..
시작은 좋았다.. 경사가 심했지만 그래도 나름 계단식으로 정비가 되어있었다.. 흐르는 땀의 양은 여전했었고 가파른 경사도 여전했기에 난 하루이틀 사이에 같은 산을 오르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라오스에 와서 두번째로 들었던 생각..
"나 지금 뭐하고 있는거야.."..
비엔티엔 북부터미널로 걸어갈때 먼지 마시면서 한번 들었고 이번이 두번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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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베이스캠프를 지나고서부터는 길이 이랬다.. 아니, 아무리 봐도 사람이 다닌 흔적이 없는 폐쇄된 길이었다.. 디딜수 있는 공간도 없는데다가 경사가 급하고 흙으로 되어 있어서 미끄러지기 일쑤였다.. 곳곳에 뱀구덩이가 있었고 개미와 거미같은 벌레들이 많았다.. 직감으로 4분의 3 정도는 올라왔기에 정상까지는 욕심이 생겼으나 문제는 하산할때였다.. 잡을곳과 디딜곳이 없는 급경사라서 자칫하면 사고가 날것 같았다.. 욕심이나 포기냐를 두고 잠시 생각하느라 머뭇거리고 있는데 빨리 결정하라는듯 산모기가 팔에 앉고 있었다.. 결국 하산하고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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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찍을려고 해서 여기 베이스캠프를 그냥 지나치고 올라갔으나 결국 포기하고 내려왔다.. 여기까지 내려오는데 시간이 더 많이 걸렸다.. 안도의 한숨을 쉬고 인증샷을 남겼다.. 대략 400미터 정도 되는 위치에 있는 베이스캠프였다..
두번의 라오스 등산을 함에 있어서 극한의 체험을 한터라 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두번 다시는 등산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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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박 5일 있는동안 신기했던건 마을에 시장이 없었다는거.. 아침을 둘러봐도 저녁을 둘러봐도 매번 허사였다.. 5일째 되는 날 아침, 비자런을 하기 위해 떠나야 할 아침이 밝았다.. 여기까지 오는게 쉽지 않았고 마음에 드는 숙소였기에 좀 더 머물고 싶었지만 비자런을 해야했기에 어쩔수 없이 짐을 싸야 했다.. 아쉬운 마음에 큰길을 한번더 걷고싶어 나섰는데 저 멀리 한쪽에서 사람들이 모여있는걸 발견했다.. 다가가 보니 거기에는 한번도 보지 못했던 므앙응오이의 아침시장이 열리고 있었다.. 많은 사람과 물건들이 배를 타고 속속 모여들었다.. 나중에 알았는데 여긴 아직 오지라서 시장이 매일 열리는게 아니라 열흘에 한번 즉, 10일장이 열리고 그것도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만 장이 선다는것..
깊은산 속에 사는 소수민족 사람들이 장에 내다 팔려고 매일 조금씩 준비해서 10일간 모은것들을 배를 타서 오거나 걸어서 여기 므앙응오이의 장터까지 오는듯 했다.. 그러니 어쩌면 이곳에서는 10일장이라는게 평소 떨어져 살고 있던 이웃들을 만날수 있는 모임의 장이자 필요한 물건을 구할수 있는 시장을 겸한 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이었다.. 10일장이 내가 머물렀던 5일에 포함이 되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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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에는 이렇게 두개의 노선이 있었다.. 왼쪽 노선은 다시 농키아우로, 루앙프라방과 방비엥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 노선은 라오스 북쪽으로 더 가는, 므앙쿠아로 가는 길이다.. 서양인들은 대부분 므앙쿠아로 가는 노선을 선택했었다.. 5시간의 배 여행을 나도 하고 싶었지만 이번 한번만 오고 안올게 아니라서 아쉽지만 다음에 오기로 하고 나는 왼쪽 노선의 배를 탔다.. 참고로 풍살리로는 댐이 생겨서 더이상 배로 가는 길이 없어졌다고 돈욕심 많이 있어 보이는 숙소주인이 나에게 말했다.. 맞는 말인지 알수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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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키아우에 있는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난 이미 돌아가는 시간과 장소를 파악하고 있었기에 쉽게 찾아오고 쉽게 탈수 있었다.. 11시에 루앙프라방으로 출발하는 4만킵짜리 현지 로컬버스다.. 차는 미니밴보다 낡았지만 이동시 덜컹거림을 최대한 방지해주고 큰차가 주는 안정감이 있어 도착할때까지 아주 편안하게 온것 같다.. 그리고 평균 3만킵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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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단점이 있다.. 급한일 있어서 시간에 쫓겨 루앙프라방 가는 사람들에겐 특히.. namthoaum과 xang 마을 중간쯤 되는 시장에서 차는 정차하더니 시동마저 꺼버렸다.. 대충 의사 전달은 할수 있겠지만 내가 알아들을수 없기에 그냥 그러녀니 했다.. 나보다 더 궁금증이 많을지도 모르는 서양인은 자포자기 상태인듯 했다.. 그래서 언제 출발할지 모르는 차에 앉아 기다리느니 이렇게 밖에서 담배를 피거나 음악을 듣거나 그냥 멍때리고 있었다.. 차는 약 20분후에 다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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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터미널에 도착했고 숙소를 잡았으며 이틀동안 망고를 배터지게 먹고는 지금 현지시간 14일 일요일 오전 9시 35분에 방비엥으로 향하는 버스안에서 여행의 마지막 일기에 종지부를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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