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5> 그래도 모든 일의 시작은 씨앗으로부터 시작된다
사람들은 흔히 “인연이 있다, 인연을 만나고 싶다, 인연이 없다, 인연을 만나다” 등 인연이란 말을 쉽게 입에 올리지만 막상 이 말의 뜻이 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이 책은 인연 중 연(緣)을 주로 다루었다. 그 사람들의 인(因)은 주제별로 다 다르므로, 그때그때 설명한다. 문제는 그 인(因)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수많은 연(緣)이 폭풍처럼, 소나기처럼, 햇살처럼 쏟아져도 아무 소용이 없는 사람이 있고, 힘들고 지쳐 쓰러지려던 참에 딱 한 번 온 기회인 연(緣)을 잡아 벌떡 일어선 사람들도 있다.
다만 이 책에서 다룬 사람들은 적어도 그 인(因)이 충분한 사람들이다. 인의 정체성도 뚜렷하다. 물론 이 책에서 다루는 인물들이야 세계적인 수준을 이미 갖춘 사람들이므로 단순 비교는 어렵다.
문제는 일반 사람들이다. 일반 사람들은 자기가 어떤 씨앗(因)인지 잘 모른다. 그래놓고 로또가 맞아야 한다든가, 귀인이 찾아와 도와줘야 한다든가, 무당 찾아가 부적을 쓰고 굿을 하며 복을 구하는 일에만 집중한다. 절에 가서도 돈 벌게 해달라고, 자식 합격시켜달라고, 남편 승진시켜 달라고 하면서 보란 듯이 등을 달고 공양금을 바친다. 사실 그런 건 기도도 아니고 염원도 아니고 오직 욕망의 뇌 편도체의 몸부림일 뿐이다.
자기 씨앗에 대해서 궁금한 사람은 거의 없다. 자기라는 존재는 이 우주에 홀로 떠 있는 빛나는 존재인 줄 다함께 착각한다. 그러나 하나하나 따져보면 씨앗의 정체성이 술술 나온다. 남성의 경우 아버지로부터 받은 Y유전자, 어머니로부터 받은 X유전자가 먼저 있고, 그 다음에 태중에서 어머니가 먹은 음식으로부터 받은 영양 물질, 어머니가 시시때때로 기쁠 때 화날 때 뿜어대는 호르몬, 어머니의 생활 환경 등 여러 조건 속에서 뇌가 자란다. 그러고도 태어나 무엇을 먹고 무엇을 보고 들으며 자랐는지 알아야 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생물학적인 성격 바이오클락이 작용하는데, 이런 바이오클락에 숱한 연(緣)이 붙으면서 고유의 특질을 만들어나간다. 어떤 대학에 가는지, 무엇을 전공하는지, 어떤 회사에 다니는지, 누구와 가정을 이루고 업무 협력을 이루며, 친구가 되는지, 숱한 연이 마치 강물처럼, 강물의 그 수많은 물줄기 중의 하나가 되어 호호탕탕 흘러간다.
사실 자기 자신이 어떤 씨앗인지 안다면, 그 다음에 어떤 연(緣)이 필요한지는 저절로 알게 된다. 사람들이 대개 허망한 꿈을 꾸는 것은 자기 씨앗이 뭔지 모르기 때문이다. 자기 씨앗이 뭔지 모르면 엉뚱한 연을 찾아다니고, 그런 연만 기다리다 정작 다른 사람에게나 필요할 뿐 자기에게는 독이 되거나 아무 효험이 없는 것에 매달려 재산과 시간을 잃거나 자기를 죽인다.
이런 점에서 바이오클락은 자기가 어떤 씨앗인지 알려주는 가장 중요한 나침반이다. 그렇건만 사람들은 씨앗 연구와 발아 공부를 다 끝내기도 전에 연(緣)부터 찾아나선다. 소금장수가 비를 구하고, 우산장수가 햇빛을 찾아다니는 것처럼 허망한 일이다. 선인장에 물을 붓고, 연꽃이 자라는 못이 더럽다고 물을 빼는 것과 같이 자기 자신을 죽일 수도 있다.
나는 바이오클락을 통해 자기의 씨앗을 알아보는 방법을 충분히 정리해 놓았다. 상담사들은 구하려는 마음만 있으면 언제든지 알 수 있다. 또 이 바이오클락을 통해 알게 된 자기라는 정체성인 <씨앗>을 교정할 수 있는 방법과 수단도 충분히 마련했다.
무는, 봄에 심으면 햇빛이 좋아서 무럭무럭 자라 여름이 오기 전에 씨앗을 다닥다닥 맺는다. 종을 퍼뜨리기 위해 마땅히 하는 일이다. 하지만 가을에 심으면 줄기 대신 뿌리가 굵게 자란다. 날씨가 추우니 꽃을 피울 수 없다는 걸 알고 뿌리 쪽으로 힘을 모은다. 사는 길은 땅에 깊이 숨는 것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영리한 인간은 봄에 심어도 뿌리가 크게 자라는 품종을 개발했다. 그렇더라도 섭씨 10도 이상 조건이 2주 이상 가면 꽃이 피면서 뿌리가 잘 자라지 못한다.
파는 봄에 햇빛이 좋은 4월에 심으면 두 달 뒤에 다 자란다. 하지만 봄에 심는 파는 꽃을 피우지 않는다. 여름에 심어도 마찬가지다. 날씨가 좋고 거름이 좋고 햇빛이 넉넉할 때는 자기 자신에 집중한다. 하지만 늦가을에 심은 파는 이듬해 봄 3월이나 4월초에 커다란 씨앗주머니를 맺는다. 생존과 번식이 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같은 씨앗이라도 춘화처리(밀은 주로 가을에 뿌리는데, 봄에 씨앗을 뿌리려면 적당한 수분을 주면서 10 ℃ 이하, 최적 0∼3 ℃에 35∼50일 보관한다.)를 하면 겨울을 나지 않고도 씨앗이 싹트게 할 수 있고, 자연상태에서 4월 하순에 한꺼번에 알을 낳는 오리, 기러기도 모이를 충분히 주어가며 축사에서 기르면 하루 1개씩 낳는다.
이처럼 같은 씨라도 연(緣)에 따라 다르게 성장하지만, 또 그 씨를 갖고도 형태를 바꿔 잘 자라게 할 수 있다. 이건 연(緣)의 문제다.
그러므로 씨앗을 다듬는 효과는 연(緣)보다 몇 배나 더 중요하다.
씨앗을 다듬거나 바꾸거나 고치는 건 무엇을 말하는가.
종자학에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육종 기술이 발달한 지금은 같은 씨앗이라도 놀라울만큼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다만 사람이 문제다.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은 나폴레옹의 씨앗에서 나오고, 알버트 아인쉬타인은 아인쉬타인의 씨앗에서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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