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에 대해서 내가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생각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던 국수집을
소개할까 합니다.
봄비 내리는 날, 도선사를 둘러보고 거리에 어둠이 짙게 드리울때 내려왔습니다.
우이동 계곡이 인접해 있는지라 봄비이기는 했어도 제법 쌀쌀한 날씨에 어깨가 움추러 듭니다.
꽤나 늦은밤이라 허기를 달래줄 음식점을 찾았으나 혼자서 주문할 수 있는 메뉴가 마땅치 않아
봄비를 맞으며 거리를 걷다가 1170번(번호가 확실치 않음 기억이 가물가물)
버스 종점 앞에 약간은 허름한 기사분식집의 간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멸치국수 2.000원이라고 써 있는 깜빡거리는 입간판을 보고 내 마음속으로 " 저런 싸구려 음식이
제대로 만들기나 하겠어"라고 단정해버리고 그냥 지나치려 가다 문득 식당안을 들여다 보니
제법 많은 사람들이 좁은 가계안을 가득 채우고 국수를 먹고 있었습니다.
"그래 맛없어도 2.000원 버렸다고 생각하고 비도 오는데 멸치 국수나 걍 먹어보지" 라는
생각으로 식당안으로 들어갔습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33.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wKIn%26fldid%3D5lOz%26dataid%3D72%26fileid%3D1%26regdt%3D20070417213819%26disk%3D8%26grpcode%3Dghdugod%26dncnt%3DN%26.jpg)
메뉴는 비빔국수와 멸치국수, 라면 그리고 김밥이 전부입니다.
움추러든 몸과 속을 덥혀줄 요량으로 멸치국수와 집사람에게는 비빔국수( 실은 두가지 다
맛보고 싶어서 집사람 먼저 내가 임의로 주문을 해버렸다) 를 주문하였습니다.
제가 80년대 초반에 종로에서 공부를 할 때 동대문 흥인시장 국수집에서 거의 두달동안을
국수만 먹고 어려운 생활을 버틴적도 있기에 국수를 싫어할만도 하지만
오히려 배고프던 시절 먹었던 국수가 더 맛있게 느껴져 지금도 집에서 입이 무료해지면
직접 국수를 만들어 말아먹고 하는데 그 때 국수 가격이 1.200원 이었는데
20년이 지난 지금 국수값이 2.000원 이라니 국수값 너무 착한거 아닌가.
별 기대를 갖지않고 주문한 온국수 국물을 먼저 들이켜 속을 풀어준다.
진한 멸치국물이 보통 이상이다. 나름 맛기행을 다닐정도로 맛에 대한 평가를 조금은 한다고
생각하는 내가 "으아 이건 2.000원짜리 국수로는 너무 과분한 맛이다"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면발의 생명은 쫄깃함이다. 시원한 국물맛과 쫄깃한 면발이 조화를 잘이룬다.
거기에 극히 서민적인 국수는 양도 중요하다. 먹다보니 거의 한 그릇이 2인분 수준이다. 굿~~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21.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wKIn%26fldid%3D5lOz%26dataid%3D74%26fileid%3D3%26regdt%3D20070418081459%26disk%3D20%26grpcode%3Dghdugod%26dncnt%3DN%26.jpg)
다른집에 방문할때 신발장의 신발을 보면 그 집의 생활방식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고 하는데
식당역시 김치가 그 집의 이미지를 좌우한다. 분식집에서 내놓은 김치치고는 너무 과할 정도다.
요즘은 운영비 줄이려고 중국산 김치를 내놓는데 주인이 직접담은 김치란다.
고향을 살짝 물어보니 "전라도 고흥"이란다. 그럼 그렇지 예사맛이 아니었음을 김치에서 느꼈는데...
고향은 물어보고 내 고향도 고흥이라는걸 안밝혔다.혹시나 하는 마음에... 괜시리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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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면( 이건 3.000원이다)의 생명은 쫄깃함은 물론이고 양념맛에 살짝얹은 고명들이 중요하다.
온국수를 먹다 비빔국수를 입에 털어 넣어본다. 새큼하지도 단맛도 두드러지지 않은
고추장 양념의 맛의 비밀이 궁금할 정도로 맛있다. 집에서 비빔국수 만들어 먹으면 절대 이 맛
안나는데... 고명으로 얹은 김의 바삭거림이 참 좋다. 대부분 국수집 비빔면에
넣는 김가루는 거의 다 눅눅한데...
나중에 집에서 국수해먹을때 참고할 요량으로 김밥한줄 더 시키면서
"이런 맛있는 비빔장 양념의 비결은 뭐예요?"라고 묻자 주인아주머니 "발효시킨 양념장을
넣는거예요"란다 그 양념 만드는 비법은 안가르켜 줄테니 여기서 정보창을 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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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말아 만든 김밥이 1.000원. 시중의 2.000짜리 이상의 맛을 낸다.
이 국수집에서 음식을 먹을 수록 가격에 대한 부담감이 커진다. 맛에 비해서 가격이 너무싸다.
푸짐하고 맛있는 국수와 김밥 한줄이면 3.000원 한 끼를 거뜬히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나보다. 혼자사 일하는 주인아주머니를 거들어
손님들이 직접 빈그릇을 주방에 갖다 놓기도 하고 손님이 다른 손님의 자리를 안내하기도 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알고보니 우이동에서 국수하나로 오랫동안 맛을 지켜온 토박이란다.
비오는 날 맛있는 국물에 소주한잔을 원하는 주당들도 있으련만 고집스레 술을 팔지 않는다.
금주와 금연을 고집하는 그 외골수로 서민을 위한 맛을 만들어 내니 그 맛이 일품일 수 밖에
없는 이유인것 같다. 오후다섯시에 문을 열어 새벽 다섯시에 문을 닫고 소박한
인심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옛집,참 정이 많은 집이라는 생각과 돈보다는
성실과 친절을 파는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던 식당.
식당문을 나서면서 이런 생각을 가져본다. 이곳 식당 주인은 양극화 시대에
서민에게 직접 급여를 제공하는 전근대적인 희사가다.라고...
위치는 우이동계곡 파출소로타리에서 도선사 가는길목에 버스종점과 GS칼택스 주유소가 있고
그 반대편에 위치한다. 전화번호는 식당은 적어오지 못했고 주인장 핸드폰( 나중에 직장동료들과
산행할때 자리 부탁하려고 알아왔다) 010-2750-8128
이런 맛집은 정말 추천해주고 싶은 식당이다.
-카메라가 클로즈업이 잘안돼는걸 가져가서 맛깔스럽게 안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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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38.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wKIn%26fldid%3D5lOz%26dataid%3D74%26fileid%3D2%26regdt%3D20070418081459%26disk%3D22%26grpcode%3Dghdugod%26dncnt%3DN%26.jpg)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38.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wKIn%26fldid%3D5lOz%26dataid%3D72%26fileid%3D5%26regdt%3D20070417213819%26disk%3D3%26grpcode%3Dghdugod%26dncnt%3DN%26.jpg)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33.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wKIn%26fldid%3D5lOz%26dataid%3D74%26fileid%3D1%26regdt%3D20070418081459%26disk%3D27%26grpcode%3Dghdugod%26dncnt%3DN%26.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