斷章 (단장)
卞之琳(변지림)
你站在橋上看風景 니참재교상간풍경
너는 다리위에서 풍경을 바라보고
看風景人在樓上看你 간풍경인재루상간니
풍경을 바라보는 이는 누각에서 너를 바라본다
明月裝飾了你的窓子 명월장식료니적창자
밝은 달은 너의 창을 장식하고
你裝飾了別人的夢 니장식료별인적몽
너는 다른 사람의 꿈을 장식한다
마로니에(칠엽수) 그늘 아래서 오찬을 즐기는 노부부
단장(斷章)은 글자 그대로 단편적인 문장 즉 완전한 형태를 이루지 못한 단편적인 글이라는 뜻인데
왜 제목을 단장이라고 했을까?
배롱나무 옆으로 난 길 따라 가면 호두나무 군락이 나오고 메타세콰이어 길이 이어진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시인이나 작가들은 자신의 창작앞에서 겸손하려고 혹은 아직 덧붙히고 싶은 내용이
많은 미완성 작품이라고 생각하여 저러한 제목을 임시로 붙혔는데 그것이 그대로 제목이 된
케이스가 아닐까? 아님말고 ㅋ~
고려시대 시인 강일용의 비할벽산요(飛割碧山腰)라는 구절이 단장(斷章)일 듯 하다.
오랜기간 백로를 관찰하면서 문득 마음에 드는 시상이 떠올랐으나 나머지 구절은 후대의 걸출한
시인이 나타나 이어주길 바라며 위의 딱 한 구절만 읊었다고 한다.
"날아서 푸른 산허리를 가르다"
보라색 맥문동꽃이 활짝 핀 메타세콰이어 길
위의 시는 작가가 누군가를 짝사랑 하면서 쓴 시라고 하는데
바라만 보아도 애틋한 풍경과 아름다운 꿈으로 묘사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