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컬러
‘칼라’(Collar)와 ‘컬러(Color)는 각기 뜻과 쓰임새가 다른 외래어인데 ‘칼라’(Collar)가 ‘컬러’(Color)의 뜻으로도 우세하게 쓰이는 바람에 ‘Collar’와 ‘Color’가 전혀 구분되지 않은 채 ‘칼라’도 ‘컬러’도 모두 ‘칼라’로만 표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칼라’는 양복이나 와이셔츠의 깃, 또는 양복이나 와이셔츠의 깃에 안으로 맞대는 일종의 장식품을 이르는 말로 “저 학생은 옷차림도 단정하지만 하얀 ‘칼라’가 유난히 돋보인다.”
“신사의 복장은 뭐니뭐니해도 와이셔츠 ‘칼라’가 멋을 좌우한다”와 같이 쓰는 말이다.
‘컬러’는 색, 개성, 작품의 맛, 기분의 뜻을 지닌 말로
·저 광고판은 ‘컬러’가 너무 화려하여 눈이 부시다.
·신혼부부 방이라서 그런지 벽지의 ‘컬러’가 무척 화려하다.
·우리 부서는 ‘컬러’가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고 정평이 나 있다.
와 같이 쓰는 말이다. 거리 간판에서 흔히 눈에 띄는 ‘모아 27분 칼라’ ‘○○칼라 현상소’ ‘자동 칼라 현상’등은 각각 ‘모아 27분 컬러’‘○○컬러 현상소’ ‘자동 컬러 현상’으로 표기해야 옳다. 신문제목 ‘칼라 가발 등 이용 추억 만들기 스타사진’(ㅈ스포츠 98년5월1일)에서 밑줄 그은 ‘칼라’도 ‘컬러’를 잘못 쓴 예이다.
렌터카/렌트카
렌터카(rent-a-car)가 바른 말이다. 세를 받고 빌려주는 자동차, 즉 임대자동차를 이르는 바른말은 ‘렌터카’다. 이 ‘렌터카’ 역시 ‘렌트카’의 우세한 쓰임에 밀려 ‘렌터카’라고 말하거나 표기하는 사례를 거의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사장되어 가는 외래어 중의 하나다. 자동차 임대업소의 간판이나 자동차에 ‘렌터카’라고 표기한 것을 발견했다고 연락해 주는 독자가 있다면 개인적으로 기념품이라도 증정하고 싶다.
외래어란 외국어가 국어 속에 들어와서 국어처럼 쓰이는 말, 특히 한자어를 제외한 여러나라 말들이 국어화한 것으로 당당히 국어의 일부분으로 자리잡고 있는 말인데, 이를 잘못 쓰면 앞서 예시한 ‘칼라’ ‘컬러’처럼 의미가 엉뚱하게 변해버릴 염려가 있으므로 잘 가려 써야 한다.
외래어 가운데는 가마니(日, KAMAS)·남포(미, Lamp)·담배(만, Dambagu 포, Tabaco)·빵(포 Pao)등과 같이 어원도 국적도 알 수 없을 정도로 우리말로 자리잡아 버린 것도 있지만 라디오, 텔레비전, 버스, 택시 등과 같이 외국에서 들어온 것임을 분명히 알 수 있는 것도 있다.
그런 가하면 ‘칼라’깃, ‘컬러’색, ‘렌터카’임대차량 등과 같이 우리말로 표현해도 좋은 말이 얼마든지 있다. 이처럼 외래어로 표현하지 않아도 좋은 말이라면 가능한 한 우리말로 표현하는 것이 아름다운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고 사랑하는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굳이 외래어를 사용해야 할 경우라면 그 뜻과 쓰임을 정확히 알고 써야 할 것이다.
김선덕/홍보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