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와인의 재발견 2
- 레드 마운틴이 있는 트라이 시티 (Tri Cities)
애틀 근처 우딘빌(Woodinville)에서 트라이 시티(Tri Cities)로 향한 긴 여정이 아침 8시를 기점으로 시작되었다. 자동차로 약 3시간 반 정도 걸리는 이 지역을 가기 위해서는 카스케이드 랜지 (Cascade Range) 산맥을 넘어야 했다. 이 높은 산으로 인해 워싱턴의 절반은 습하고 또 다른 절반은 사막처럼 건조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쪽의 시애틀에서 이 산을 넘어 더욱 많은 와인 산지들이 있는 동쪽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자동차는 계속해서 산을 올라가고 있었다. 멀리 하얀 모자를 쓴 듯한 산들이 보였다. 점차 외부 온도는 차가운 겨울날씨처럼 곳곳에는 얼음과 눈들이 보였다. 그리고 우측으로는 이스톤(Easton) 이라는 거대하고도 조용한 호수가 보인다.
나무와 물이 많았던 산을 넘으니 풍광은 급속도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푸른 숲은 점차로 들판으로 바뀌기 시작했으며 사막지역으로 변하는 모습이 신기하다. 전혀 사람의 손길도 없을 것 같은 이 지역은 오히려 황량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트라이시티의 리치랜드(Richland)에 도착했다. 트라이 시티라 하면 3개의 도시가 한데 어우러진 지역으로 Kennewick, Pasco 그리고 Richland 이다. 이 지역은 Yakima, Snake 그리고 클럼비아 강들이 합류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1. 고돈 브라더스(Gordon Brothers Cellars) - 파스코(Pasco)
리치랜드(Richland)에 위치한 호텔에 짐을 풀고 처음 방문한 곳은 파스코(Pasco)에 위치한고돈 브라더스(Gordon Brothers Cellars) 였다. 미세한 먼지와 같은 토양과 뜨거운 태양이 비추어지고 있는 이곳에 6월의 포도나무는 이미 꽃을 피우고 있었다. 물론 포도나무들은 관개시설을 잘 갖추고 있었으며 멀리 잔디밭에는 스프링 쿨러가 돌아가고 있었다.
주차장에는 재미있는 주차 안내표지판이 있었다. “Reserved parking for Jeff Gordon Fans only”. 그러니까 제프 고돈(Jeff Gordon)의 팬을 위한 예약된 주차장 이란 의미. 그런데 그곳 주차장은 이미 꽤 크다.
유쾌하게 느껴지는 제프 고돈씨와 함께 일하는 와인 메이커 팀 헨리(Tim Henley)씨가 직접 우리를 영접했다. 1983년에 설립하여 85년에 첫 빈티지 와인을 만들기 시작하였으며 연간 25,000 케이스가 생산된다고 한다. 콜럼비아 밸리(Columbia Valley)의 100% 자체 운영 포도밭에서 얻은 포도를 가지고 와인을 만들고 있는 이 지역은 스네이크(Snake)와 콜럼비아(Columbia) 강 근처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 지역은 대부분이 오가닉(Organic = 유기농)방식으로 와인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 주에서 처음으로 에스테이트를 시작한 것은 본인이 처음이라 한다. 워싱턴이 갖는 특징들을 보면 포도 품종에 대한 제한이 없다는 것과 지구상에는 크게 7가지의 기후가 있는데 워싱턴 주는 그 중 6가지의 기후들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한다.
시음한 와인들 :
1) Chardonnay / 2) Sauvignon Blanc / 3) Chardonnay / 4) Kamiak 2007 / 5) Merlot /
6) Cabernet Sauvignon / 7) Syrah / 8) Reserve Blending (Cab + Merlot + Syrah) /
9) Ice Wine 2006 (Gewurztraminer)
2. 콜 솔라레(Col Solare) - 레드 마운틴(Red Mountain)
다시 자동차는 콜럼비아 밸리의 새로이 부각하는 지역인 레드 마운틴(Red Mountain)을 향하여 약 40-50분간 달렸다. 황량한 갈색 토양들 사이로 푸른 포도밭들이 간간이 보였다. 도착한 곳은 콜 솔라레(Col Solare). 샤또 생 미쉘과 이탈리아의 명가 안티노리(Antinori)가 합작하여 1992년에 설립한 야심 찬 와이너리이다. 1995년 빈티지가 이들의 첫 빈티지 이며 연간 4000케이스가 생산된다. 이들은 아마도 이 지역에 워싱턴 판 명품 와인 솔라이아(Solaia)를 만들려고 하지 않았을까 잠시 생각해 본다. 포도밭 중앙에 서 있는 현대식 건물이 보인다.
이탈리아어로 태양이 비치는 언덕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콜 솔라레는 와인 스펙테이터와 와인 에드보킷 등에서 90점대 이상의 높은 점수를 받으면서 부각하였다. 국내에서도 이 와인은 권장소비자 가격이 27만원에 책정되어 있다. 까베르네 소비뇽 품종을 주종으로 한 보르도 블랜딩을 하여 만들어 진 이 와인은 블랙베리류와 함께 다크 초코릿과 블랙 페퍼의 스파이시한 특징들이 잘 표현되고 있는 구조감이 뛰어난 남성미 넘치는 와인으로 극찬 받고 있다. 또한 콜 솔라레의 세컨드 와인으로 샤이닝 힐(Shining Hill)이 있다.
콜 솔라레가 위치하고 있는 레드 마운틴 지역은 1만년 전에 빙하기가 끝나면서 생겨난 홍수 그리고 그로 인해 퇴적된 토양들로 만들어 졌으며 대부분이 석회질이 많으며 매우 건조하고 물 빠짐이 좋다고 한다. 또한 산자락에 위치하고 있기에 아래 지역과는 6-7도 정도 높아 다른 지역처럼 냉해가 없는 곳이기도 하다.
이 건물의 디자인은 매우 독특한데 그 의도는 건물이 태양 이라 생각하고 건물을 중심으로 포도밭이 형성되었다. 기본적으로 컴퓨터를 계산해서 오전의 햇볓 과 온도를 감안하여 구역별로 포도품종이 정해질 정도로 세심하다. 아직까지는 샤또 생 미쉘에서 공급하는 포도를 사용하고 있으나 2010년부터는 이곳에서 생산된 포도를 이용하여 콜 솔라레의 와인을 만들 것이라 한다. 시음했던 콜 솔라레 2006년 은 첫 번째 빈티지 와인으로 유연하고 섬세한 특징을 잘 보여준다.
3. 데저트 윈드 와이너리(Desert Wind Winery) -프로서(Prosser)
콜 솔라레의 한동안 머무는 와인 향기를 뒤로 하고 약 15분간 자동차로 이동하니 사막 한가운데에 위치한 어느 멋진 와이너리가 눈에 들어왔다. 마치 오아시스를 만난 듯 신비롭기 까지 했다. 프로서(Prosser) 에 위치한 데저트 윈드 와이너리(Desert Wind Winery), 해석한다면 사막의 바람 이란 의미가 될 것이다. 호텔, 레스토랑, 기념품 샵 그리고 와이너리가 함께 공존하는 이 와이너리는 사막 속 마법의 궁전처럼 느껴진다.
데저트 윈드 와이너리는 1996년에 설립하여 이 사막 속의 오아시스이자 궁전과 같은 건물은 2007년에 완공이 되었다고 한다. 이 와이너리의 소유주인 스콧 젠킨스(Scott Jenkins)씨는 이 와이너리 이외에도 오레곤 주에는 덕 폰드(Duck Pond)란 와이너리를 소유하고 있기도 하다.
4개의 각기 다른 모습의 멋진 방은 이국적이고 아름다웠다. 건물 안의 포도밭이 보이는 야외 공간에 차려진 와인들은 방문한 사람들을 위한 시음을 위해 차갑게 준비되어 있었다. 차갑게 칠링 된 화이트와인 데저트 윈드 비오니에 (Desert Wind Viognier)는 강렬하고도 화려한 꽃 향기와 함께 알싸한 느낌과 함께 무게 감이 느껴졌으며 뒤에 남는 단미가 하루의 피로를 달래주는 듯 했다. 시음 후 젠킨스씨는 레스토랑으로 안내했다. 메추리와 유사한 새의 요리들과 연어요리 와 육류 요리는 매우 창의적인 전속 요리사의 손길을 따라 완성되어 와인과의 매우 만족스러운 조화로움을 보여 주었다.
시음한 와인들
1)Desert Wind Viognier / 2) Duck Pond Chardonnay 2008 / 3) Desert Wind Singiovese
4) Desert Merlot / 5) Duck Pond Red Blend 2008
4. 콜럼비아 크레스트 (Columbia Crest)
“우와 크다!” 란 감탄사가 연발이다.
샤또 생 미쉘이 소유하고 있는 가장 대중적인 와인 브랜드 콜럼비아 크레스트 (Columbia Crest)는 단일 브랜드로는 미국에서 가장 크다고 한다. 1985년에 설립된 이 와이너리는 와인 양조만을 위한 건평만 해도 17 헥타 (약 5만평)에 달하며 더욱 놀라운 것은 모두가 땅속 지하에 있다는 것이다. 총 1200 헥타 의 포도밭을 가지고 있으며 매년 3만 톤에 해당하는 포도들을 가지고 와인을 만든다. 이는 워싱턴 전체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양이라 한다. 이 와이너리에는 7만5천 개의 오크통 배럴을 보유하고 있는데 콜럼비아 크레스트에서 생산되는 모든 와인들은 이렇게 배럴 에이징을 거치게 된다고 헤드 와인 메이커인 후안(Juan)씨는 설명한다.
이 엄청난 와이너리를 둘러보기 위해 안전을 위한 투명 안경을 건네 준다. 화이트 와인의 경우 말로락틱 발효는 적용하지 않고 양조 과정을 1주일 정도로 최소화 하여 와인의 신선미를 최대한 높인다고 한다. 일부 화이트는 배럴 발효를 하게 되는데 7-9개월간 숙성을 하게 된다는 것. 이 와이너리는 84년 당시에는 약 1000 케이스를 생산하였으나 지금은 320만 케이스가 생산되는데 그 양조 방식은 26년 전에 정했던 룰과 규정에 변함없이 지금까지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큰 규모의 와이너리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은 미국에서 소비가 되며 생산량의 5% 만 전세계로 수출된다는 것.
시음 와인
1) Two Vine Sauvignon Blanc / 2) Two Vine Riesling / 3) Grand Estate Chardonnay /
4) Shiraz & Viognier / 5) Grand Estate Cabernet Sauvignon and Merlot 2007 /
6) Grnad Estate Merlot / 7) H3 – Cabernet Sauvignon - 신상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