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의 재래시장, 신세계 마산점 직원들이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패러디한 마산스타일 말춤을 춘다. 한국타이어 신입사원들은 공장스타일을 패러디 동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고, 프로야구단 삼성라이온즈는 삼성스타일로 시즌 우승을 기원한다. 기업 CEO들도 가세했다.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이 월례간담회에서 직원들의 사기증진을 위해 직접 말춤을 춘데 이어 한국을 방문한 구글 에릭 슈미트 회장도 자사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의 슈퍼스타로 떠오른 싸이의 말춤을 따라 배웠다. 전세계에서 올라온 싸이의 패러디 동영상은 셀 수가 없을 정도. 이쯤 되면 요즘 세상을 가리켜 가히 ‘싸이스럽다’라고 표현해도 될 듯 하다. 전세계에 불어 닥친 유쾌하고 즐거운 싸이스러움이 경영현장에도 확산되고 있다.
Editor 강민주
최근 기업들이 웃음 경영, 펀 경영을 표방하며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직원들의 얼굴에 웃음을 띠우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바로 웃음이 사람의 마음을 부드럽게 해 행복감도 고조시키면서 일의 능률도 높이기 때문이다. 펀(Fun) 경영의 Fun은 유머, 장난, 놀이, 재미라는 뜻으로 개인, 가정, 직장 등 장
소에 따라 그 의미가 조금씩 달라지지만, 기본적으로 웃음과 즐거움이 넘쳐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즐거움과 웃음을 단순한 유희와 흥미를 느끼는 것에서 나아가 개인이 조직에 몰입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시키는 것이 조직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만족도를 이끌어내 직원들의 창의성 증진은 물론 보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 한다.
펀 경영은 1990년대 후반 미국에서 시작돼 2000년대 들어 주목받기 시작했다. 펀 경영의 모태이자 시초는 훌륭한 일터(GWP: Great Work Place)운동을 전개한 로버트 레버링(Robert Levering) 박사의 인재관에서 나왔다. 그는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종업원’이고, ‘종업원이 직장 생활에 만족하고 몰입할수록 훌륭한 성과를 가져 올 수 있다’고 믿었다. 기업 외부보다 기업 문화 등의 내부가치를 중시해야 한다는 말이다. 리버링 박사의 주장은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이 1998년부터 매년 ‘미국의 일하기 좋은 100대 일터(Fortune 100)’를 발표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GWP(Great Work Place)는 현재 전세계 45개국에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을 선정해 기업 구성원들간 신뢰 수준이 높고 자신의 일과 소속, 조직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며 일하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일터를 꼽고 있다. 이 시상제도는 내부고객 관점에서 진단 평가하는 세계 유일의 제도이다. ‘2011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중 하나로 선정된 (주)미래생활(대표 변재락)은 FUN경영을 기반으로 한 직원들의 참여형 프로그램을 진행해 높은 점수를 받은 화장지제조업체다.
이 회사 직원들은 매주 금요일에 ‘왕의 등장’ 프로그램을 통해 당일 무작위로 왕을 추첨, 원하는 소원을 들어주고, 집단 미션 프로그램 ‘WATO(We Are The One)’를 통해 부서별로 연극관람, 볼링 등 원하는 야외활동을 자발적으로 진행한다. ‘모두모두 잘 풀리는 사회 만들기’란 캐치프레이즈로 매월 임직원 봉사활동, 사회공헌활동 교류와 협력 등 조직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이렇게 펀 경영은 즐거움과 웃음을 단순히 유희, 흥미 차원에서 발전시켜 개인이 조직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네이버 오픈사전에 나오는 ‘펀 경영’의 정의는 이러한 내용을 보다 간단명료하게 서술하고 있다.
‘펀 경영: 권위를 내던지고 웃음을 회사에 퍼트리는 것, 신바람 나는 직장 분위기를 창조하기 위한 경영.’
불황 먼저 느끼는 증권사 FUN경영 대세
불황일수록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진다. 그 불황을 가장 먼저 체감하는 곳이 바로 증권가이다. 그래서 싸이의 말춤 행렬에 동참하는 CEO들도 유독 증권가 CEO들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올해 직원들의 떨어진 사기 증진을 위해 기존의 펀 경영을 더욱 강화하거나 새로 신설해 즐거운 일터 만들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토요한마당’을 통해 전직원이 모여 케이크를 만들고, UCC 영화제를 개최하고, 임직원 자선경매를 진행하는 등 한 달에 한번 신나는 놀이판을 벌인다. ‘모여서 놀면서 수익을 낸다’는 마음으로 모든 직원들이 즐겁고 신나는 일터 만들기에 동참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7월에 30km 자전거 라이딩으로 토요한마당을 진행했다. 자전거를 타고 여의도 공원에서 출발해 김포를 지나 인천 검암역까지 도착하는 코스를 KTB투자증권의 전직원 500여 명이 함께 했다. 지난해 연임에 성공해 4년째 KTB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는 주원 사장은 “증권사 이전의 투자회사문화, 증권사문화, 인터넷문화를 모두 통일시키기보다는 어우러지게 만드는 것이 좋을 것 같아 Fun(재미)이라는 화두를 제시했다”며 “고객의 즐거운 투자를 위해서는 금융회사가 먼저 타성에 젖어서는 안 되고, 늘 독창적이고 창조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SK증권은 지난 2월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행복 밥상’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행복밥상은 직원들의 자발적 활동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대상자는 매주 수요일 사내방송을 통해 추첨한다. 행사로 모은 기부금은 독거노인들을 돕는 ‘사랑의 쌀’ 연말행사에 증정할 계획이다. 이밖에 SK증권은 ‘행복포차’‘CEO Letter’‘행복 cafe’‘본부의 달’‘칭찬합시다’ 등 다양한 소통 프로그램을 진행해 즐겁고 활기찬 기업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강한 화합을 다지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 중이다. 현재 연례행사인 ‘한가족스키캠프’는 물론 2년에 한번씩 무주리조트에서 한국투자금융지주 및 계열사 임직원을 초청해 체육대회 및 연예인 공연, 단합대회를 연다. 또한 각 부서별 자율적으로 각종 레저나 문화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펀(Fun)과정도 직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대기업도 FUN하게!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고객들의 불만 및 제안 사항을 전 임직원과 공유하는 `고객의 말씀` 코너를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대한항공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이 인터넷 홈페이지, 기내 서신, 전화 등으로 접수된 고객의 불만, 제안 사항을 등재하고 이에 대한 임직원들의 처리과정을 함께 공유해 해당 사안에 대한 재발 방지 또는 적절한 대책을 수립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고객의 말씀` 코너에 고객들의 불만과 이에 대한 실무부서의 처리과정에 따른 서비스 개선 의견을 직접 내놓기도 한다. 조 회장은 `깨진 유리창의 법칙`으로 고객과의 소통을 강조한다. 깨진 유리창 한 두 장을 그대로 방치해두면 사람들이 `이 건물은 주인이 포기한 것`으로 인식해 돌을 함부로 던져 더 많은 유리창을 깨뜨리게 되고 나중에는 도둑도 든다는 이론이다. 조 회장은 “관리자는 불만이 반복될 때마다 그때 그때 해결하는 사람이 되기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개선 방법을 내놓는 사람이 돼야 한다”며 직원들에게 업무에 대한 열정을 고무시키는 펀 경영을 주도적으로 펼치는 기업인 중 한사람이다.
2009년에는 대한항공 창사 40주년을 맞아 전 세계 대한항공 임직원들이 참여한 `도전! 대한항공 골든벨`을 개최, 조 회장이 직접 문제를 출제하고 행사에 참석해 임직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또한 점심시간을 활용해 직원들이 문화생활을 즐기고 자신의 장기를 자발적으로 펼칠 수 있도록 서울 공항동 본사 옥상에 정기음악회 `칼맨 작은 음악회`를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직원들은 노래와 댄스, 악기 연주 등 평소 숨겨왔던 다양한 장기를 뽐낸다. 조 회장은 앞으로도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는 펀 경영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라고 대한한공 관계자가 전했다.
한화건설은 펀 경영의 일환으로 여름 휴가의 아름다운 추억을 공유해 근무만족도를 높이고, 임직원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제 3회 ‘2011 여름휴가 사진공모전’을 개최했다. 공모전은 사내 웹진을 통해 2주간 진행됐으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현장에서도 높은 참여율을 보여 평소 접하지 못했던 직원들의 모습을 공유하는 계기가 됐다. 이 외에도 한화건설은 수박전달이벤트, 해외임직원 위로 이벤트 등 임직원들을 위한 펀 경영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 근무만족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코오롱스포츠는 28년째 코오롱등산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1985년에 북한산에서 첫 입교식을 치른 이래 사내직원을 포함해 1만명이 수료생을 배출했다. 코오롱등산학교 졸업생들로 구성된 20여 개의 동문 산악회 활동도 왕성하다. 코오롱은 보다 즐거운 회사를 만들기 위해 2011년부터 펀 경영 TF(Tasks Force)를 개설, 보다 조직적으로 펀 경영을 실시하고 있다. 작년 6월에는 임직원 가족들을 초청해 ‘코오롱가족음악회’를 열었다. 음악회 모토는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일터’, 이는 김남수 코오롱 사장이 펀 경영의 아이디어로 제안해 채택한 것이다. 이웅열 코오롱 회장도 코오롱 사내 체육행사에 참가해 1,400여명의 임직원 및 유통업체 직원들과 윗몸일으키기·줄넘기 등 프로그램을 함께 한다.
삼성그룹은 케이블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슈퍼스타K’를 벤치마킹해 올해 4월부터 81개 계열사 20만 명의 임직원 가운데 2,600명이 참가해 노래 실력을 뽐냈다. 펀 경영을 도입하려는 대기업들의 노력은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전자의 일화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삼성전자 CEO는 안산공단에 있는 롯데캐논의 생산성이 34%나 증가한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3번이나 공장을 방문했는데, 그 이유는 단순조립식인 106m나 되는 컨베이어를 뜯어내고 10여명이 U자형으로 선 채 일하는 펀 경영에 있었다고 한다. 함께 일하다 보니 직원들이 졸리지도 않고 재미가 있어 업무 효율이 증가한 것이었다. 이에 삼성전자도 펀 경영 시스템을 설비현장에 적극 도입, 경영일선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전언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조직원의 선행과 미담 등을 함께 공유하는 ‘칭찬합시다’ 제도를 실시하고 있고, LG화학은 매주 수요일에 회의, 보고서, 야근 등을 일체 금지해 저녁 6시만 되면 전직원이 무조건 퇴근해 개인생활을 즐기도록 지시한다. 오리온은 매주 수요일에 ‘맵시데이’를 실시, 한복에서 캐주얼까지 자신의 개성을 가장 잘 표현한 사원에게 해외여행 상품권을 지급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수평적 조직문화(펀&프라이드), 학습문화, 근무환경 개선, 사회봉사 등 4가지 실천부문으로 나눠 모두 294개 부서가 참여, 607건의 대규모 이벤트를 진행한다.
펀 경영으로 위기 넘긴 CEO들
약·화장품 화장지 생산전문 기업 ㈜우진켐의 김상우 대표는 펀 경영을 통해 기업 설립 52년 만에 우진켐을 150억 원의 연 매출을 자랑하는 강소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설립자인 아버지의 뒤를 이어 우진켐 경영에 뛰어든 그는 1990년 대 초 인사제도가 불안정하고 급여체계가 제대로 정립되지 못한 직원들의 불만을 수용해 펀 경영을 도입했다. 김 대표는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를 찾아 고용역량강화컨설팅 지원을 받은 후, 인사 및 급여제도를 체계화시키고, 펀 경영을 강화해 직원들의 사기를 높였다. 그가 추구하는 펀 경영은 ‘직원들에게 가장 잘 해줄 수 있는 것, 함께 노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공연을 보거나 번지점프, 래프팅를 함께 즐기는 등 ‘일하고 싶은 직장, 신바람 나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지 10여 년, 우진켐의 연 매출액은 10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급증했다.
프랑스계 다국적 제약회사인 갈더마코리아 박흥범 사장은 탁구를 통해 경영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박 사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탁구경영은 현재 정기적인 사내 탁구대회까지 열릴 정도로 갈더마코리아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됐다. 전 직원들이 탁구에 빠져 함께 웃으며연습하고 땀을 흘리다 보면 저절로 친목과 화합이 다져진다고. 이는 영업에도 큰 활력소가 됐다. 탁구가 점차 직원들의 일상이 되자 박 사장은 지난달 9일 탁구대회를 열었다. 미리 예선을 치른 90여 명의 전직원이 남녀 개인, 혼합 복식 결승전과 4개 비즈니스팀별로 대항전을 치르며 갈고 닦은 실력을 뽐냈다. 탁구로 펀 경영의 묘미를 알게 된 박 사장은 앞으로도 직원들을 재미있게 이끌어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지 고심 중이다. 올해 매출 700억 원을 기대하고 있는 갈더마코리아는 피부과 전문의약품과 코스메틱 사업, 최근엔 필러시장에 ‘레스틸렌’으로 진출해 업계 선두로 도약 중이다.
동아원그룹 이희상 회장은 2015년 매출 1조원 목표를 위해 다섯 가지 경영철학(인간존중, 디테일경영, 책임경영, 디카경영, Fun경영)을 제정했다.
그는 특히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인재관 덕택에 직원들이 즐거운 분위기에서 일하는 펀 경영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2009년 그룹사명을 변경할 때에도 사내공모를 통해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흡연 하는 임직원들에게는 직접 편지를 보내 금연을 권유했다. 이 회장의 건강하고 밝은 펀 경영은 동아원그룹을 지난 50여 년간 한차례의 노사분규 없는 ‘신 노사 우수기업’으로 만드는 데 원동력이 됐다.
FUN 해서 성공한 외국 기업들
외국에서도 펀경영을 실천해 성공한 사례가 많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대표적인 펀경영 기업으로 손꼽힌다. 업계는 사우스웨스트의 성공요인을 ‘펀경영’에 기초한 인간신뢰 중심의 경영으로 분석한다. 다음은 사우스웨스트의 기내 방송 내용이다.
“기내에서는 금연입니다. 흡연하실 분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날개 위에서 맘껏 피우세요. 오늘 흡연하면서 감상할 영화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입니다.”
신나는 일터, 즐거움이 넘치는 일터, 부하직원간 대화가 많은 일터를 만든다. 금세기 최고의 경영자라고 칭송 받고 있는 제너럴일렉트릭의 전 CEO 잭 웰치는 재임기간 중 회사브랜드 가치를 60배나 올렸는데 그는 이러한 성공 비결이 “즐겁게 일하고 즐겁게 놀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08년 세계 최고의 부자로 등극한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은 자신의 투자 노하우를 묻는 사람들에게 “열정을 따르라”고 말한다. 좋아하는 일, 자신이 재미를 느끼는 일을 하라는 뜻이다. 워렌 버핏은 유머를 즐기며 출근할 때에는 텝댄스를 즐기기로 유명하다.
KFC와 피자헛, 타코벨 브랜드의 프랜차이즈 기업 YUM(얌!)도 사우스웨스트 항공 만큼이나 펀(Fun)한 기업이다. 얌의 CEO 데이비드 노박(David Novak)의 영향이 크다. 호텔 접수원에 광고회사 직원을 거쳐 피자헛에 입사한 그는 46세에 얌의 CEO가 됐다. 노박이 강조하는 건 딱 하나, ‘살아있는 조직문화(Make Your Culture Come Alive)’다. 그는 YUM에 와서 무엇을 팔지, 어떻게 팔지에 대해선 논의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 부분을 자랑스러워 하는지 문화에 대해서만 의견을 나눴다.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건 이것 저것 계획되고 계산된 수치(Numbers)가 아니라 사람들의 어울림(People do)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가 직원들의 활기를 기업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을 수 있었던 계기는 광고회사에 다닐 때였다. 당뇨병이 있던 노박의 아내가 2.1kg의 딸을 조산한 후 사경을 헤매고 있었는데 그 절박한 상황에 당시 노박의 상사가 직원들에게 이렇게 선언했다고 한다. “노박이 간호에 전념할 수 있도록 노박에게 전화하는 사람은 누구든 해고!” 노박이 직원 가족문제로 다급한 상황에 처하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장례식, 병원 등을 장거리로 가야 할 경우 비행기를 포함한 최상의 지원인력을 제공하는 등 HR에 공들이는 이유다.
노박은 그 반대되는 상황에서도 교훈을 얻었다. 그가 호텔 야간 접수원으로 근무할 때 밤늦게 온 인기 팝가수 잉글버트 험퍼딩크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그 어떤 칭찬도 받지 못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유능한 직원에게는 반드시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덕분에 현재 얌의 직원들은 일을 잘 하면 돈이 가득 든 저금통을 선물로 받거나 고무치킨 인형, 이름을 새겨 넣은 대형 은제 피자팬, 조리법이 적힌 주방용 거울 등을 받는다. 워렌 버핏은 그에 대해 “프로 풋볼 선수를 스카우트하듯 최고경영자(CEO)를 뽑는다면 나는 데이비드 노박에게 버크셔 해서웨이의 경영을 맡기고 싶다”고도 말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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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춤 배우기 강요” 불만 솔솔?
펀 경영이 긍정적인 성과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전세계를 휩쓴 싸이열풍에 기업들이 말춤 배우기를 강요하고 있다는 불만이 직원들 사이에서 속속 새어 나오고 있다. 업무에 쫓기는 직원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말춤까지 배워야 한다는 얘기다.
펀 경영이 세계적인 비즈니스 트렌드로 자리잡으며 사내 동호회 활동이 장려돼 상사가 이끄는 밴드활동에 어쩔 수 없이 동참하게 됐다는 푸념부터 펀 경영의 취지로 진행되는 각종 사내이벤트에 은근히 서열다툼과 편가르기가 생겨나 부담스럽다는 말도 많다. 피곤이 쌓이고 그로 인해 스트레스만 더 늘었다는 의견이 직장인들 사이에선 적지 않다. 많은 기업들이 외국 기업의 성공한 펀 경영 사례를 도입하지만 아직 단순한 ‘이벤트’에 머물거나 유행으로 그치는 게 아니냐고 우려한다. 조직 문화가 채 변화하기도 전에 무리수를 두면 기업과 직원간에 부작용이 따를 수 밖에 없다. CEO는 펀 경영에 대한 개념과 이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기업의 비전을 공유하고,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펀(Fun)한 이벤트를 공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직원들이 펀(Fun)해야지 기업이 펀(Fun)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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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일 (사)국제웃음치료협회 회장/펀리더십 박사
오너·CEO부터 웃어야 구성원도 웃어요
웃음치료사 자격증 창시자. 현 한국웃음센터 원장, 사단법인 국제웃음치료협회 회장, 한국레크리에이션협회 회장이자 전 연세대 사회교육원 책임교수, 서일대 초빙교수를 역임했다. 2007년 대한민국 명강사 대상을 수상했고, 2008년 한국의 참인물 20인에 선정되었다. MBC, KBS, SBS 방송 및 특강을 6.100여 회 하기도 했다. 연세대 석사, 서울대 박사를 수료하였다. 주요 저서로 <웃음치료법> <스트레스치료법> <뉴레크리에이션> <펀경영리더십> <창조적 상상 리더십>등 23권이 있다.
펀 리더십이란 무엇입니까?
‘펀 리더십은 긍정적인 관계로 재미있게 이끌어 주는 소통기술’이다.
펀 리더십을 통한 펀 경영은 어떻게 실천해야 하나요?
펀 경영은 간단히 말해 ‘즐겁게 일하는 일터’를 만들자는 뜻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와 우리 마음을 경영해 오던 것은 무슨 일이든지’할 수 있다’는 캔(Can)경영이었다. 하지만 최근 거기에서 한 발 나아가 좀더 감성적인 펀 경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할 수 있다는 능력도 이제는 즐거운 마음과 즐거운 일터에서 비롯된다고 믿는 것이다. 이 펀 경영을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유머감각이 있거나, 잘 웃는 직원이 일을 더 잘하고 그런 사람과 조직이 결국 회사의 매출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단순한 논리이다. 결국 펀 경영의 핵심은 웃음과 재미를 통해 즐겁고 신나는 직장 만들기이다.
예를 들면 두산그룹은 ‘칭찬합시다’라는 행사를 마련해 사원 중 매달 3명을 골라 칭찬 내용을 사보에 싣는다. LG전자나 삼성전자도 이와 비슷한 제도를 도입했다고 한다. 이 제도를 도입한 처음엔 어색하기도 하고 칭찬 내용도 업무와 관련된 것들뿐이거나 동료에 대한 칭찬이 대부분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달라졌다고 한다. 물론 사내 분위기도 달라졌다. 우선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구조조정이다, 임금 삭감이다 해서 움츠러들었던 어깨가 펴지고, 서로의 눈치를 보느라 긴장과 갈등이 감돌던 직원들 사이에 웃음이 번지기 시작한 것이다.
펀 리더십은 누구에게 필요한가요?
조직 내의 모든 구성원이다. 오너가 펀(Fun)해야 종사자가 펀(Fun)하다. 서비스업계일 경우, 고객까지 펀(Fun)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얻어지는 부가가치란 실로 엄청난 것이어서 생산성은 물론이고 경영효과까지 극대화된다. 이 모든 것을 꾀하는 일이 바로 펀 리더십, 펀 경영이다.
펀 리더십을 잘 활용하고 있는 기업 또는 CEO 사례를 든다면요.
요즈음 CEO들은 펀 경영을 알고 많이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W기업의 경우, 펀 경영으로 윈윈 경영을 이룬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 회사의 경영방침은 ‘웃음 경영’이라고 한다. 직원들이 즐거워야 일터가 즐거워지고, 일터가 즐거워야 기업 전체가 즐겁게 성장한다는 지론을 내세운다. 특히 월례조회 시간에 연설하고 마냥 듣고 있기만 하던 기존의 조회방식을 탈피해 춤과 노래를 배우고 개그맨을 초청해 웃으며 시작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 같은 방식은 거의 10년 전부터 이루어진 것으로 그동안 이곳을 다녀간 예술인과 유명인사만 해도 상당수라고 한다. 간혹 직원들의 장기자랑 시간도 있다니 그야말로 즐거운 일터가 아닐 수 없다.
이 회사의 S부회장은 펀 경영 중에서도 독특한 펀 경영을 주도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독서 펀 경영인데 매달 책 한 권씩을 직원들에게 나누어 주고, 독후감을 써내는 방식으로 서로간의 교감과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권유하는 책도 소설, 시집, 화보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고 한다. 이렇듯 독서도 일종의 펀 경영이다.
S기업 역시 펀경영의 모범적 사례로 꼽을 수 있는 기업이다. 특히 모사장의 유머감각은 유명하다. 신입사원들의 부모에게 친 자식처럼 돌볼 것이니 염려 말라는 당부의 메시지를 보내 한동안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제 경영자는 수직선상의 위에서 직원들을 내려다보는 위치가 아니라, 좀더 가까이 그들의 눈높이로 다가가는 친근한 존재라는 것을 보여준 실례이다.
O기업의 경우는, 매주 수요일 직원들이 한복에서 캐주얼까지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맵시 데이’를 실시하고 있다. 개성을 잘 표현하는 사원은 매주 두 명씩 온라인 투표를 통해 선발되고, 연말에는 베스트 드레서를 선정, 해외여행 상품권을 지급한다. 또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이른바 ‘펀 스테이션’을 마련, 색다른 방법의 홍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 회사 옥상에 오락기나 만화,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고객들의 스트레스도 풀어주고 재미도 더해주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이곳에서 회사 직원들과 임원들은 밀레오레나 텐트바 같은 행사를 통해 직접 고객들의 문화와 유행 코드를 접하게 된다고 한다. O기업은 고객의 즐거움을 위해 스스로 즐거워지는 펀경영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S기업은 ‘Fun Ergizer’프로그램으로 직원 가족들을 위해 회사소개, 호텔 휴양, 웃음치료, 기공체조, 영상편지 등으로 회사와 가족과의 일체감을 조성하고 있다. H기업은 ‘BEST 일터 만들기’ 운동 일환으로 각 부서 내 밝은 분위기 조성을 위한 활기 프로듀서 과정을 실시하고 있다. W은행은 각 지점마다 한 명씩 웃음리더십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레크리에이션 강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D기업의 경우, 기술본부 34개 팀에는 팀장 외에도 또 하나의 리더가 있다. 즉, ‘펀 리더(Fun Leader)’이다. 펀&프라이드, 학습문화, 근무환경 개선, 사회봉사 등 4가지 실천부문으로 나누어 모두 294개 조직에서 참여, 607건의 대규모 이벤트를 진행한다.
L기업은 ‘재미있게’ 슬로건을 내걸며 발 빠르게 펀 경영을 도입했다. 펀 데이들은 그 이름도 독특하고 영역 또한 재미있어서 벤치마킹을 해도 괜찮을 듯싶다. 매월 셋째 주를 ‘스트레스 제로 데이’로 정해 숫자판에 화살을 던져서 나온 5자리 숫자와 사번 5자리 숫자가 일치하는 사원에게 포상으로 휴가와 상품권을 주는 ‘펀 데이’, 무작위 e메일을 보내 지령을 내리는 ‘미션 임파서블’. ‘신규입사 케어링(Caring) 프로그램’, 직월들간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알까기 최강전’ 등으로 직원들의 사기와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고 한다.
M기업의 경우, 사내에서 부르는 직함의 존칭을 생략하고 간단한 영어이름을 부른다. 이른바 ‘호칭 파괴’라는 것으로 상하간에 부드러운 인간관계를 조성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함이다. S기업의 주간 회의는 차장급 이상 임직원들의 제비 뽑기로 시작된다. 연공서열과 직급에 따라 앉는 대신 제비뽑기로 자리를 배치하는 것이다. 이 역시 펀 경영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Fun 리더십, Fun 경영의 비전을 말씀해 주세요.
캐나다의 캐드릭 펜위크 연구소에서는 웃음이 작업능률을 향상시킨다는 보고서에서 직원들을 15% 사기진작을 꾀하면 40%의 생산력이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1929년 경제 대공황이 일어났을 때도, 독일이 1,2차 전쟁으로 4,500만 명이 사망했을 때도 가장 먼저 한 운동이 레크리에이션운동이다. 우리나라도 OECD 34개국에서 행복지수는 32위, 직장인들의 만족도, 흥미도는 34위로 나타났는데 그 이유는 간단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스트레스 지수가 1위이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때문에 생산성이 떨어지고 노사분규, 고객과 직원의 불평이 넘쳐나는 것이며 국가의 생산성과 경쟁력도 10% 이상 다운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웃음은 동서고금이 증명하듯이 경쟁력이며 국가의 신용도이다. 각 직장마다 안전요원과 인사담당이 있듯이 직장 내 조직활성화를 위해 웃음지도사, 펀지도사를 임명하거나 아니면 웃음강사를 불러 특강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첫댓글 21세기는 웃음으로나는 현실실히 청계산은 흔들릴것입니다.희희희희희희희희
바로 한국강사은행이 대출한 웃음때문이죠
새해에는 분명 박사님의 웃음열풍이 일것으로 믿습니다.
우
그러면
우
Fun 리더십, Fun 경영의 전도사이신 총재님 대한민국 모든 국민에게 희망을 불어 넣어주세요.
총재님께서도 희망을 불어넣어 주셨네요 네 우리는 잘 웃어야 웃음의 열풍이*******
피터 드러커 박사도 21세기는 유머가
있는 사람이 성공한다고 했습니다.
바로 박사님이 열창하신 Fun리더십,
Fun 경영이 맞아 떨어진것 같습니다.
박사님!!!
파이팅!!!
맞습니다 맞고요,
윗물이 맑으면 더 좋겠지만..
그래도 내가 먼저 솔선 실천하면 좋을것 같습니다.
오늘도 총재님과 함께 모두모두 활기찬 하루되세요^^
총재님밑에서 일하고파요~ 웃으며 근무하고픈...ㅋㅋ
많이 배우고 느끼고 ,,좋은 정보들 감사 합니다, 꾸 벅^
역쉬 총재니임~~^^
펀펀한 세상!!
저도 같이하겠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오늘 하루도 감사하게 보낼수 있음을 감사하며 ~~~하하하하하 호호호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