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금강산, 지리산과 함께 ‘삼신산’으로 불려 온 높이 1,950m의 한라산을 기점으로 이 일대가 1970년에 한라산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 지역인데다, 아열대식물의 북한계지이면서 비자림을 비롯한 각종 천연기념물이 곳곳에 산재하고 있고, 화산 활동과 함께 형성된 분화구와 기생화산이 많아 이국적인 경관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라산의 백록담과 왕관능, 곳곳에 숨겨진 폭포, 368개의 기생화산인 오름, 기암절벽과 용암동굴 등 곳곳이 명승지이자 천혜의 관광지이다. 특히 한라산에는 온대에서 한대기후까지 자생하는 식물군이 수직분포를 보이고 있으며, 1,800여 종의 식물과 4,000여 종의 동물이 서식해 생태연구지역으로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한라산은 10km 이내의 등산로가 정비돼 있어 당일에 등산이 가능한데, 윗세오름대피소에서 정상까지는 자연휴식년제가 실시되고 있어 2005년 2월 말까지 정상으로의 등산이 금지돼 있다. 한라산의 등산 코스는 크게 네 개이며, 어리목에서 어승생악으로 올라가는 1.3km의 코스는 30여분의 도보로 완주 가능한 도보길이다. [한라산 등산코스] * 어리목코스 : 어리목-윗세오름 대피소 : 4.7km / 2시간 소요 * 영실코스 : 영실-윗세오름대피소 : 3.7km / 1시간 30분 소요 * 성판악코스 : 성판악-동능 정상 : 9.6km / 4시간 30분 소요 * 관음사 코스 : 관음사-동능 정상 : 8.7km / 5시간 소요 제주도는 섬 지역인 데다 널리 알려진 관광지가 대부분이어서 해안도로를 비롯해 관광지를 잊는 도로가 잘 발달돼 있다. 또한 표지판과 안내판이 잘 돼 있어 도로변에서도 관광지를 찾아가는 데 어려움이 없다. |
제주공항에서 출발해 동쪽으로 동문로타리를 지나 두 번째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하면 왼쪽으로 국립제주박물관이 보인다. 제주에는 민속박물관과 자연사박물관 등 유난히 박물관이 많지만 우선 국립박물관부터 둘러보도록 하자. |
[국립제주박물관] |
선사시대에서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지역적으로 독특한 역사와 문화가 성숙돼 온 제주도는 중국, 일본, 오키나와 등을 잇는 동북아시아 해양문화 교류의 중심 거점인 만큼 이러한 제주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의 전개과정을 보여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전시실은 선사 ·고고실, 탐라문화의 형성과정과 옛 지도 등이 전시된 3개 전시장인 탐라실, 제주의 학문과 회화, 서양문화와의 만남 등을 보여주는 조선시대실, 김순이 선생의 기증유물실, 특별기획전시실과 야외전시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2003년에는 국립제주박물관에 기증하는 사례가 많았는데, 북제주군 한림농협이 제주 관련 생활 자료 187점을 기증했고 산기(山氣) 이겸로 선생과 중요 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인 김윤수 심방, 해양학자 한상복 선생 등이 제주 관련 자료 230여 점을 기증한 것으로 알려져 제주 문화재의 수집과 보존에 지역민들의 활발한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
국립박물관에서 나와서 12번 국도를 타고 가다 보면 화북주공아파트 부근에서 민속박물관의 간판을 볼 수 있다. |
[제주민속박물관] |
1964년 제주 토박이인 향토민속학자 진성기 선생이 사설로 개관한 제주민속박물관에는 제주민들의 문화와 생활양식을 엿볼 수 있는 약 3천 여점의 유물과 생활용품 등이 전시돼 있다. 농업 및 어업의 민속유물을 전시한 1층 전시실과, 목축 및 공업 민속유물을 전시한 2층 전시실, 문사와 예술 부문의 민속유물을 전시한 3층 전시실 되에도 제주무신궁을 모신 야외전시물은 독특함을 보여준다. ‘무신궁’은 제주의 마을마다 모시는 당신상 143상을 전시한 것으로 예술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가 높은 데다가, 표정 하나하나를 들여다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박물관 안에 보이는 초가집은 멋스러움을 더해 주는데, 가끔 주민들이 실제 굿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제주민속박물관 부설 제주민속연구소에서는 제주 민속 전반에 걸친 연구 조사 끝에 제주 지방에 전해오는 만 여편의 무형문화재를 정리한 ‘제주민속총서’를 발간, 민속문화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
다시 동회선 일주도로인 12번국도를 타고 조천 쪽으로 진행하다 보면 북촌리를 지나 11.2km 지점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면 만장굴을 만난다. |
[만장굴] |
내부지형이 험해서 동굴을 탐사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지만 동굴 천정의 용암 종유석과 용암날개 등의 신비로움을 감상하다 보면 지루함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제2입구에서 약 600m지점에는 길이 3m의 ‘돌거북’이 서 있는데, 고개를 숙인 거북 모양이 정교해서 마치 인공으로 만든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고 한다. 여기서 다시 400m를 더 들어가면 높이 7m의 거대한 돌기둥을 만난다. 약 2만년 전, 화산활동으로 흘러내린 용암이 굳어서 생긴 이 돌기둥은 마치 한 줄기의 폭포 모양을 형상화해 놓은 듯하다. 만장굴은 김녕사굴과 함께 지난 1970년에 천연기념물 제98로호 지정되었다. |
만장굴에서 4.5km 남하해서 좌회전하면 1112번 도로와 만난다. 여기서 1112번 도로쪽으로 좌회전하면 비자림로이다. 왼쪽으로 비자림의 숲이 보이기 시작한다. |
[비자림] |
열매가 구충제 등의 약재로 많이 쓰였다는 비자나무는 주목과에 속하는 암수 딴그루의 나무로, 비자유를 짜서 천식치료나 장기능 활성화 등의 약으로 쓰였다고 한다. 게다가 비자나무는 재질이 좋아서 고급가구나 바둑판을 만드는 데에도 사용되었다. 비자림 매표소에서 붉은 색의 화산재가 만들어놓은 길을 따라 들어가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 빽빽한 수목이 들어서 있고, 군데군데에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벤치가 놓여 있다. 숲의 중앙에 가면 800년 이상 된 최고령의 비자나무를 만날 수 있다. 키가 25m이고, 둘레가 6m에 이르니 여러명이 손을 잡고 둘레를 껴안아야 겨우 나무를 안을 수 있다. 비자나무의 특성상 일 년에 1.5cm 정도밖에 자라지 않고, 15년이나 20년 된 비자나무에서만 열매를 얻을 수 있다고 하는데, 이 나무의 크기만 보아도 과연 비자나무의 ‘조상목’이라 할 만하다. 비자림에서의 삼림욕은 혈관을 유연하게 하고, 정신과 육체의 피로를 풀어준다고 알려져 있는데, 비자림의 서늘한 그늘 아래서 풍기는 원시적인 장엄함에는 일종의 경건함마저 밀려온다. 작년에 맺힌 열매가 올해 가을까지 가고, 올해 맺힌 열매가 다음해까지 가니, 일년 내내 비자나무 열매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좋지만, 비자나무 아래에 자라난 풍란과 흑난초, 비자란 등의 난초들과 머귀나무와 아왜나무, 후박나무 등 여러 종류의 나무들을 구경할 수 있어 더욱 재미있는 삼림욕이 될 수 있다. 비자림은 이러한 생태식물의 보고인 데다 단일수종으로는 세계 최대의 군락을 이룬다 해서 천연기념물 제374호로 지정돼 있다. 비자림에서의 삼림욕은 안개가 엷게 낀 날이나 이른 새벽시간이 좋다고 하는데, 비자림은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개장하고 있으니 꼼꼼한 여행자라면 날씨까지 체크해서 최고의 비자림 숲을 구경할 수 있을 것이다. |
비자림의 울창한 숲에서 나와서 우회전하면 다시 1112번 비자림로에 들어서는데, 여기서 13km 정도 남하하면 왼쪽으로 산굼부리를 볼 수 있다. |
[산굼부리] |
하늘에서 보면 마치 거대한 축구장 속에 식물원을 만들어놓은 듯한 산굼부리에는 붉가시나무, 후박나무 등의 난대성 수목과 겨울에 자라는 겨울딸기, 서나무와 단풍나무, 산딸나무 등의 온대수목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희귀하게도 난대성과 온대성, 고산식물 등 420여 종이 혼재하고 있는 데다, 포유류와 파충류 등 여러 종의 동물들이 서식하고, 가을철에는 억새풀의 물결이 갈색바다를 연상시키는 곳으로, 영화 ‘연풍연가’에서도 그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천연기념물 263호. |
박물관과 동굴, 산굼부리를 둘러본 후에 성산포로 이동하는 것이 좋겠다. 일출을 보기 위해서라면 전날 숙소를 성산포 근처에 마련하는 것이 편리할 듯. 산굼부리에서 나와서 1112번 도로로 성산까지 가면 16번 동부산업도로와 만난다. 여기서 수산리쪽으로 가서 1119번 도로로 성산포까지 이동하면 된다. |
[성산일출봉] |
이장호 감독의 영화 ‘공포의 외인구단’이 촬영된 곳이기도 한 일출봉 정상은 해발 90m‘성산 일출봉’이라는 말은 ‘제주’ 하면 ‘해녀’와 함께 제일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것 중의 하나이다. 그 만큼 푸르른 바다를 배경으로 수평선을 차고 올라오는 일출의 모습이 장관을 이루기 때문이다. 성산일출봉은 지난 2000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일출봉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잘 닦인 길로 쉽게 오를 수 있는데, 일출의 장관은 매일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기 때문에 맑은 날 새벽에 일정을 잘 잡아야 한다. 성산포항에서 우도까지는 120톤급의 해상관광유람선이 운행되는데, 성산일출봉과 우도를 일주하는 코스이기 때문에 제주의 동쪽 끝을 둘러보기에 가장 적당하다. |
성산일출봉에서 바라본 일출에 취했다면 몸과 마음을 추스리고 차분한 분위기를 찾아가 보자. 제주인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민속마을을 향해 가는 길은 성산포에서 1119번도로를 타고 서성로를 따라 3.1km 정도 가면 수산리를 만나는데, 여기서 남하하는 16번 국도를 타고 진행하면 성읍민속마을에 닿는다. |
[성읍민속마을] |
조선 초기에서 일제시대까지(1410년에서 1914년까지)에는 제주도가 제주목과 정의현, 대정현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그중 정의현의 도읍이었던 성읍에는 아직도 옛날 모습을 그대로 지닌 가옥에서 거주하는 주민들이 있다. 이곳이 이름하여 성읍민속마을. 옛민가와 향고를 비롯해, 정의현감이 정사를 보던 일관헌, 그리고 그 맞은편인 마을 한가운데에는 수백 년을 살아온 천연기념물 제161호 느티나무와 팽나무가 세월을 증거하듯 자리를 지키고 서 있다. 민속 마을 내에는 유형문화유산과 향토음식, 민속놀이, 제주방언 등의 무형문화유산이 산재해 있고, 토종돼지와 돼지우리 겸 화장실인 ‘통시’가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는 데다, 서문과 남문, 동문터에는 각각 4기의 돌하르방이 있어 제주 토속문화를 그대로 맛볼 수 있다. 1984년에 중요민속자료 제188호로 지정되었다. |
성읍민속마을에서 맛본 제주와 제주민속촌의 제주는 어떻게 다를까? 또 하나의 민속촌으로 가 보자. 성읍리에서 97번도로를 타고 표선까지 7.3km 진행한 다음 해안도로를 타면 제주민속촌은 쉽게 발견된다. |
[제주민속촌] |
제주민속촌은 철저한 조사와 고증을 거쳐 복원한 건물과 생활용품, 농기구 등을 전시하고 있어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들여다 볼 가치가 충분한 곳이다. 민속공연장에서는 하루 두 차례에 걸쳐 제주 해녀춤, 탈춤, 오고무 등을 공연하고, 목공예,죽공예, 띠공예와 베틀공예 등 장인들의 공예기능들이 재연되고 있어 1890년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
해안도로에서 다시 12번국도를 타고 남원쪽으로 12.8km 이동하면 동회로 일주도로상에 정방로가 있다. 정방로를 따라 조금만 가면 정방폭포를 만날 수 있는데, 이제부터 시원한 폭포구경에 들어가 보자. |
[정방폭포] |
정방폭포에는 이야기가 하나 전하는데, ‘서불’이라는 사람이 중국 진나라 시황제에게서 “동양의 삼신산 중 하나인 한라산에 가서 불로초를 캐어오라는 명을 받고 제주에 한라산에 왔다가 정방폭포에 반해 바라보다가 절벽에 ‘서불과차(徐市過址)’ 라는 글만 새기고 돌아갔다는 일화이다. 절벽에는 떨어질 듯 서 있는 노송과 울창한 수목이 보이고, 낙하하는 물줄기에서는 오색의 무지개가 피어올라 폭포 절경을 한껏 뽐낸다. 이곳에서 동쪽으로 500m 정도 가면 ‘소정방폭포’라 불리는 곳이 있는데, 여름철에 특히 물맞이로도 인기가 높은 관광지로 알려져 있다. |
정방폭포에서 서귀포방향으로 이동하면 금방 만날 수 있는 천지연폭포는 서귀항에서 1km 정도 걸어들어가야 한다. |
[천지연폭포] |
특히 아열대성 상록수인 담팔수의 북한계지에 해당하는 이곳은, 일찍이 천연기념물 제163호로 지정돼 있고, 가시딸기와 송엽란 등의 희귀식물이 자라는 천지연계곡은 천연기념물 제379호로 지정되어 있다. 천지연폭포의 생태적 보호가치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길이 22m, 너비 12m, 깊이 20m에 이르는 이곳 폭포수 아래에는 열대어의 일종인 무태장어가 서식하고 있는데, 길이 2m, 무게 20kg이 넘게 자라는 무태장어의 북한계지인 천연기념물 제27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안산암의 기암절벽이 하늘높이 치솟아 비장함마저 느끼게 하는데, 장중하게 떨어지는 폭포수의 웅장함은 보는 이의 눈을 황홀하게 할 정도. 천지연폭포에는 야간조명시설이 돼 있어서 겨울철에는 밤 10시까지, 하절기에는 밤11시까지 야간관광과 데이트코스로 인기가 높을 뿐 아니라, 이곳을 중심으로 매년 서귀포칠십리축제가 열려 관광객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
천지연과 정방폭포를 보았으니, 이제 남은 천제연폭포를 빼고 간다면 아쉬움이 남을 터. 중문관광단지 내에 있는 천제연폭포를 지나칠 수 없음이다. 천지연에서 서귀포를 지나는 12번국도를 타고 14km 정도 이동하면 중문관광단지에 들어선다. |
[중문관광단지] |
정부는 최근 제주도 국제자유도시 건설계획과 함께 중문단지 외에 제2의 관광단지를 개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중문관광단지는 지난 1971년에 서귀포시 중문동 일대가 국제관광단지로 지정됨으로써 6개의 호텔과 콘도미니엄 등 최고급 숙박시설과 함께 세계 각지의 식물을 전시한 여미지식물원, 해양수족관을 갖춘 퍼시픽랜드, 제주민들의 생활상을 재현한 민속마을 등이 들어섰다. 2003년 3월 문을 연 국내 최초의 리조트형 국제컨벤션센터가 자리한 곳이기도 하다. 국제컨벤션센터는 개관에 앞서 인기 절정의 드라마 SBS TV ‘올인’의 촬영장소로 사용되면서 관심을 모았던 장소인데, 최신식 설비와 오페라공연이 가능한 공연장시설 등이 웅장함을 자랑한다. |
[천제연폭포] |
계곡에는 전설을 토대로 조각된 일곱 선녀의 모습과 계곡을 가로지르는 아치형 다리 ‘선임교’가 있고, 주변경관에 정취를 더하는 ‘천제루’라는 누각이 세워져 있다. 특히 야간에는 100개의 난간 중간중간에 석등으로 불을 밝히고 있어 칠선녀의 다리를 거닐며 추억담을 나누기에도 그만이다. 폭포의 양쪽에는 난대림지역이 형성돼 있는데, 송엽란, 담팔수 등이 자생하며, 그밖에 각종 상록수와 덩굴식물, 관목류가 우거져 녹음을 자랑한다. 이 난대림지역은 천연기념물 제378호로 지정돼 있고, 희귀식물인 담팔수는 지방기념물 제14호로 지정돼 있다. 매년 5월에 이곳에서 열리는 ‘칠선녀축제’ 또한 볼 만한 구경거리. 칠선녀제, 현폭사후 재현 전통문화행사, 칠선녀 강림을 재현하는 이 행사 시기에는 향토야시장이 운영되면서 색다른 야경을 만들어낸다. |
[여미지식물원] |
34,000여 평의 부지에 마련된 여미지식물원에는 중앙탑을 중심으로 해서 3,800평에 달하는 온실식물원에 화접원과 수생식물원, 열대과수원, 열대생태원, 다육식물원 등이 이어져 있고, 특히 열대과수원에는 원두막과 테라스가 설치돼 있어 마치 열대지방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온실을 나가면 제주자생식물원을 볼 수 있고, 민속정원에는 프랑스와 일본, 이태리 등의 정원을 재현해놓았다. 또한 자생식물과 관엽식물, 국화 등을 전시하고 있어 식물이 무성한 푸르름 속에서 하루의 피로를 마감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온실식물원과 외부의 자생식물원 등에는 관광유람열차가 운행되고 있고, 중앙의 전망탑에서 중문관광단지를 조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맑은 날에는 최남단의 마라도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
숙박시설과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는 중문단지에서 1박하면서 휴양지에 온 느긋함을 느껴보아도 좋을 듯하다. 편안한 하루를 마감하고, 다음날 다시 12번 국도상에 올라서 진행하다가 화순에서 3km 정도 지나면 산방산을 만나게 된다. |
[산방산/산방굴사] |
산방산 남쪽 해안의 해식으로 형성된 단애에는 효종4년(1653년)에 표류해 제주에 이르렀다는 네델란드인 하멜의 표류기념탑이 있고, 서남쪽의 해발고도 200m 지점에는 불상을 모신 산방굴사를 품고 있다. 산방굴사는 원래 자연석굴이었는데, 고려의 승려 혜일이 자신을 산방법승이라 칭하면서 이곳에서 수도한 후 입적했다는 설이 전하고, 그 안에 불상을 안치한 이후로는 ‘산방굴사’로 불린다고 한다. 굴의 천장에서는 맑은 물이 떨어지는데, 이것은 산방산의 암벽을 지키는 ‘산방덕’이라는 여신의 눈물이라는 전설이 서려 있다. 산방굴사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우거진 노송 사이로 보이는 마라도와 용머리해안의 절경과 함께 ‘영주10경’이라 불리는데, 예로부터 이런 해안절경을 바라보며 많은 수도승들이 수도했다고 알려져 있다. |
12번 국도상에 다시 올라 서회선 일주도로를 타고 고산리까지 가면 한경-대정간 해안도로가 펼쳐진다. 해안도로를 타고 한경방향으로 가면 2km 정도 지나서 절부암이 보인다. |
[절부암] |
절부암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절부(節婦)인 마을 아낙의 절개를 기리는 바위이다. 조선 말기, 19세에 어부 강씨와 결혼한 고씨는 남편이 고기잡이를 나갔다가 풍랑으로 표류하자 시체도 찾지 못하는 슬픔에 끼니를 끊고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애통한 마음을 이기지 못해 ‘엉덕동산’이라는 숲에서 나무에 목을 매 자살했다. 그러자 고씨가 목을 맨 바위 나무 아래에 남편의 시체가 떠올랐고, 이를 가상히 여긴 판관 신재우가 바위에 ‘절부암’이라 새기도록 명했고, 해마다 3월 15일에 제사를 지내도록 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유래한 절부암은 생태적으로도 중요한 곳이다. 사철나무와 후박나무, 동백나무, 포나무 등의 난대식물 군락이 이루어져 있는 절부암은 1981년에 제주도기념물 제9호로 지정돼 있다. |
절부암을 둘러본 다음엔 내륙으로 발길을 돌려 보자. 국빈들이 다녀간 곳으로 유명한 분재예술원을 가 보기 위해서이다. 해안도로를 벗어나서 12번국도를 타고 한림에 가기 전 금릉해수욕장에서 우회전해서 10분 정도 달리면 분재예술원에 닿는다. |
[분재예술원] |
‘소박한 마음으로 환영한다’는 의미를 가진 현무암으로 된 돌문 환아문(歡雅門)을 들어서면 제주도를 상징하는 기생화산 오름의 모습을 본 따 기획된 전시공간을 살펴볼 수 있다. 나무와 분재, 분재예술원에 대한 설명을 ‘액자설명서’에 붙였고, 그동안 방문한 국빈과 명사들의 식견을 비춘 ‘거목과의 만남전’, 성범영 원장의 개척정신을 담은 ‘역사사진전’ 등을 볼 수 있다. 수령 250년짜리 괴불나무와 산당화, 150년 된 적송, 100년이 넘은 해송 등이 대표적인 분재작품으로, 굵은 줄기가 비틀린 채 휘어져 있는 향나무가 분재원을 대표하는 분재이다. |
분재예술원에서 나와서 조금 전에 들어온 길을 되짚어 나간 다음, 금릉해수욕장에서 한림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바로 한림공원이다. |
[한림공원] |
공원 내에는 워싱턴 야자, 관엽식물, 종려나무 등 천 여종의 식물을 볼 수 있는 아열대식물원과, 기암괴석은 물론 수력 300년 된 소나무, 모과나무분재를 볼 수 있는 제주석분재원, 옛 제주인들의 생활상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재암민속마을, 천연기념물 제236호인 협재동굴과 쌍용동굴, 갖가지 모양의 진귀한 수석을 볼 수 있는 재암수석관이 있다. 매몰되어 있던 협재굴은 1981년에 출구를 뚫고 쌍용동굴이 발견된 뒤에 함께 공개된 것으로, 석회동굴에서만 볼 수 있는 석순과 종유석이 자라는 희귀한 용암동굴임이 밝혀져, 그 학술적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새가 있는 정원’에서는 원앙, 공작새, 한국 꿩, 타조 등을 가까이서 볼 수 있고, 관상조들을 보는 즐거움과 함께 1,000여평의 연못정원을 거닐 수 있어 편안한 휴식과 아늑함을 맛보게 된다. 한림공원에서는 계절마다 축제를 열고 있는데, 유채꽃과 벚꽃의 동산이 개장하는 봄꽃축제와 제주의 대표적 자생란인 새우란전시회, 10만 송이의 국화가 만개하는 국화축제가 그것이다. 축제기간에 이곳을 찾으면 축제도 즐기고, 10만평의 대지에서 꽃과 수석, 새들이 모여 있는 유쾌한 공원 나들이를 즐길 수 있어 더욱 좋다. |
이제 마지막 목표지점인 용두암을 향해 나아갈 때이다. 한림에서 12번국도를 타고 가다가 제주국제공항 방면의 해안도로로 접어든다. 해안포장마차지역과 카페거리를 지나 오른쪽에 레포츠공원이 보인다. 거기서 1km를 조금 지나면 바다에 우뚝 솟은 용두암을 볼 수가 있다. |
[용두암] |
여기에는 두 개의 전설이 전하는데, 하나는 용 한마리가 한라산 산신령의 옥구슬을 훔쳐 달아나자 산신령이 활을 쏘아 떨어트렸고, 바다에 떨어진 용이 그대로 굳어져버렸다는 전설이고, 다른 하나는 용이 되고 싶어하던 백마가 어느 장수의 손에 잡히자 달아나려 몸부림치다가 해안에서 그만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다. 용두암은 그 형상도 기이하지만 용두암 아래 기암절벽과 부서지는 파도가 더욱 장관을 이루며 어우러져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로 알려져 있다. |
용두암의 절경은 제주 일주여행의 일정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코스이다. 용두암에서 관광을 마치고 용문사거리를 지나 용문로로 들어가면 국제공항에 닿는다. 천혜비경과 함께 이색적인 문화의 제주를 일주한 것이다. 다음에 또 제주도를 찾는 때가 있다면 또 다른 내륙코스를 색다르게 계획해볼 수 있을 것이다. |
[숙박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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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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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특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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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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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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