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는 많고 혜택은 다양하다. 어떤 카드를 사용하는가에 따라 한 달 생활비를 많게는 7~8만 원까지 절약할 수 있다.
카드를 하나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원하는 혜택을 가진 카드를 여러 장 보유하고 때에 맞게 사용해야 가능한 이야기다. 모든 카드의 혜택을 기억하고 적용하는 게 너무 복잡하다고? 스마트폰 가계부 앱이 안내하는 대로만 따라 하자. 이제 소비자는 ‘체리피커(카드사의 혜택을 골라 받는 사람들)’가 될 준비만 하면 된다.
가계부는 수기로 작성하던 시대를 지나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대체되더니, 이제는 스마트폰 안으로 들어왔다. 심지어 지출 내역을 직접 기록하지 않고, 카드 결제 승인 문자를 스스로 읽어와 자동으로 가계부를 작성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iOS나 안드로이드 각 운영체제에 맞는 가계부 앱이 많이 출시되어 있는데, 이 중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용 ‘체리피커 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까지 32만 명이 다운로드를 했다. ‘체리피커’는 ‘신 포도는 먹지 않고 단맛 나는 체리만 쏙쏙 골라먹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지는 않으면서 자기 실속만 챙기는 소비자를 일컫는다. 프리랜서 업무용 소프트웨어 개발자 조규범 씨가 개발한 이 앱은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기능을 모두 모은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게다가 무료다.
“돈을 벌려고 만든 앱이 아니에요. 동네 친구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다 보니, 맘에 드는 가계부 앱이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동안 엑셀 프로그램을 이용해 카드별로 관리해왔는데, 그걸 정리하는 시간도 만만치 않았거든요. 일단 제가 쓰려고 만든 거죠.”
지금도 가장 많은 혜택을 보는 사람은 자신이라고 말한다. 앱의 인기를 생각하면 이제는 유료 버전이 나와도 되련만, 그런 계획은 전혀 없다.
“앱을 올릴 때 제 전화번호와 이메일을 공개해서 이용자들의 의견을 받고 앱에 반영하면서 업데이트를 해왔어요. 그 과정에서 사용자 위주로 계속 발전할 수 있었죠. 그래서 그걸 저 혼자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좀 떴다고 달라졌다는 말을 듣고 싶지도 않고요.”
여러 장의 카드를 우선순위 정해놓고 사용해
가계부 앱은 카드 결제승인 문자를 기반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현금을 주로 사용하는 사람보다는 카드 사용자들을 위한 앱이다. 때문에 카드 사용 혜택에 맞춰 앱을 활용하기도 좋다. 여기에는 ‘카드 사용의 달인’ 조규범 씨의 경험이 녹아들어 있다. 카드 사용 경력 10년인 그는 카드마다 다른 혜택에 관심을 갖게 됐고, 혜택만 잘 이용한다면 많은 돈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조규범 씨가 카드사 혜택으로 할인받는 금액은 한 달에 얼마나 될까? 그는 한 달에 2백만 원가량을 카드로 사용하고, 거기서 최소 7~8만 원의 할인 혜택을 받는다. 그의 카드 사용 핵심은 모든 카드를 골고루 사용함으로써 일정 금액 이상을 결제해야 얻을 수 있는 혜택을 모두 누리는 것이다. 총 10장의 카드를 갖고 있지만, 지갑에는 달랑 두 장만 소지한다.
“10장의 카드를 우선순위에 따라 사용합니다. 아파트관리비나 통신비 등 매달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돈은 모두 카드 자동이체로 결제해요. 한 카드당 20~30만 원을 자동으로 결제하게끔 맞춰놓은 거죠. 가지고 다니지 않고도 혜택을 받는 셈입니다.”
그가 누리는 혜택은 이렇다. 일단 아파트관리비 할인카드로 아파트관리비를 매달 최대 1만 원 할인받고, 통신사 할인카드로 매달 통신비 5천 원을 할인받는다. 학원비 할인카드도 있다. 학원비 할인카드로 10% 할인 혜택을 받아 20만 원 결제 시 매달 2만 원을 절약하고 있다. 또 통신사와 결합된 카드를 사용하면 마트나 편의점에서 10~20%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TV와 인터넷 요금도 카드 혜택을 이용해 한 달에 5천 원 할인받는다.
“대개 매달 들어가는 고정 비용은 은행 자동이체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카드 자동이체가 훨씬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일단 매달 나가는 생활비를 카드 자동이체로 할인받기 시작하고, 그 외 대부분의 소비를 카드로 결제하는 거죠.”
“자신의 소비 패턴에 맞는 카드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요. 소비 성향을 먼저 파악한 뒤 각 카드사 홈페이지나 카드 관련 카페에 들어가 자신에게 맞는 카드를 직접 선택하는 거죠. 또 카드는 새로운 상품이 계속 개발되어 출시되기 때문에 수시로 검색하면서 더 좋은 혜택을 가진 카드가 나오면 갈아타고, 혜택이 줄어든 카드는 과감하게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가계부 앱’으로 규모 있는 소비를
조규범 씨는 현명한 카드 사용보다도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가계부 앱의 도움을 받는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전체 소비 패턴이 그래프로 나타나기 때문에 한 달 동안 어떤 부분에 얼마만큼의 비용을 지출했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가계부를 보면서 불필요한 지출에 대해 반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다음 카드사 혜택은 공짜로 주어지는 혜택이니까 정당하게 누리면 되는 거죠.”
또 카드사들이 체리피커들을 견제하기 위해 ‘전월 사용 실적 20만~30만 원 이상’이라는 조건을 달기 시작하고 나서부터 예전보다 더 현명한 카드 사용이 필요해졌다. 카드가 여러 장 있다면 어느 카드를 얼마만큼 사용했는지를 매달 계산하는 것은 너무나 귀찮은 일일 것이다. 이 부분 역시 가계부 앱을 통해 자동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이번 달에 A카드를 30만 원 이상 사용했다면, B카드로 넘어갈 수 있도록 했다.
“제가 만든 ‘체리피커’ 앱의 장점은 할부로 결제한 금액까지 매달 사용액으로 나타나게 한다는 겁니다. 매달 전달이나 그 전달의 할부금액을 안고 그 달의 소비를 시작하기 때문에 과소비를 막을 수 있죠.”
조규범 씨는 자신이 이 가계부 앱의 도움을 가장 많이 받고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이 앱을 통해 소비생활을 돌아보고 도움을 받았다는 사람들의 리뷰 글이 넘쳐나고 있다.
“그동안 저처럼 엑셀로 작업하셨던 분들이 스마트폰에서 가계부 앱을 사용하시는 것 같아요. 어떤 분은 자신의 지출이 그렇게 무분별한지 몰랐다고 하면서, 가계부 앱을 사용한 이후 카드값을 반으로 줄였다는 이야기도 하세요. 아무래도 큰 힘 들여 가계부를 쓰지 않아도 자신의 소비 패턴을 돌아보고,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겠죠.”
그동안 기업이 원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온 그는 ‘체리피커’ 앱의 성공으로 손바닥 안의 세상인 스마트폰용 앱 개발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앞으로도 ‘체리피커’ 앱을 유료화하면서까지 돈을 벌 계획은 없지만, 자신에게 필요한 앱은 언제든지 또 개발해 내놓을 생각이다. 아이디어가 유출될 우려가 있어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 사람들이 대중교통의 막차 시간을 신경 쓰지 않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앱을 개발할 생각이다. ‘체리피커’ 앱과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앱이다.
달인에게 배우는 카드 사용의 기술
1 연회비가 없는 카드를 공략하라. 만약 연회비 이상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판단되면 사용하되, 상대적으로 연회비가 저렴한 국내 전용 카드를 선택하자.
2 카드사 홈페이지나 카드 사용자 카페에 자주 들어가자. 새로 나온 카드상품을 주목하고, 혜택이 좋다면 새로운 카드로 갈아탄다.
3 연회비가 높은 플래티늄 카드는 혜택이 대부분 식음료, 호텔, 여행 등에 집중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소비 패턴에 맞지 않으면 사용하지 않은 것이 좋다.
4 기업계 카드보다 은행계 카드가 혜택이 좋다.
아파트 관리비 카드
KB국민 와이즈홈 카드 아파트관리비를 자동이체할 경우 10% 할인해준다. 아파트관리비 할인 한도는 전월 결제금액이 30만 원 이상일 경우 월 최대 1만 원, 80만 원 이상일 경우 월 최대 2만 원까지 할인된다. 아파트관리비 자동이체 서비스가 가능한 아파트 단지는 전국 1만 4천여 곳으로 KB국민카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업은행 마이 아파트 카드 아파트관리비 할인카드의 선두주자로, 관리비의 5~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전월 카드사용액이 20만 원 이상이면 5%를, 50만 원 이상이면 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단, 최대 할인액이 1만 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10%를 할인받기 위해 50만 원을 무리해서 사용할 필요는 없다. 아파트에 거주하지 않아 관리비를 자동이체할 수 없는 고객은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하면 매달 5천 원을 캐시백 받을 수 있다. 아파트관리비 카드 가입 시 ‘5천 원 정액 캐시백 서비스’를 선택하고 매달 일정 금액 이상 사용하면 된다.
삼성 The APT 카드 대형마트, 학원, 병원, 약국, 백화점 이용 시 5% 포인트가 특별 적립되며, 이 적립금은 아파트관리비로 사용할 수 있다. 또 매달 나가는 월납 요금(신문, 우유, 초고속 인터넷 등)이 최대 18.3% 적립되고, 거주지 인근 포인트 특별 적립처인 마이존 가맹점 이용 시 이용금액의 최대 10%가 적립된다.
롯데 DC플러스 플래티넘 카드
아파트관리비를 최고 10%까지 할인해준다. 그 밖에 롯데그룹의 유통·서비스 계열사 전 매장에서 최고 10%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전월 카드사용액이 50만원 이상이면 5%, 1백만 원 이상이면 10%를 할인해준다. 아파트관리비와 시내버스, 지하철 요금에서 2만 5천 원, 전국 롯데 매장과 주유소(충전소 포함)에서 2만 5천 원씩 월 최대 5만 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신한 생활愛 카드 아파트관리비는 물론 통신비, 생활가전 렌탈비, 방문학습지 대금 등 다달이 납부하는 월납 요금을 할인해준다. 전월 이용금액이 40만 원 이상이면 월 한도 1만 원 내에서 5% 할인, 80만 원 이상이면 2만 원 한도 내 10% 할인이다. 전월 이용금액 30만 원 이상일 경우는 대형마트, 병원, 약국 이용 시 각각 5천 원 한도 내에서 5% 할인(월 2회) 혜택이 주어진다.
쇼핑 할인카드
롯데 DC 슈프림 카드 전월 이용 실적이 30만 원 이상일 경우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1만 원 한도 내 5% 할인을 받을 수 있으며, 50만 원 이상일 경우 2만 원 한도 내에서 10% 할인받을 수 있다. 학원, 서점, 병원, 약국, 대중교통, 미용실, 베이커리, 커피전문점에서도 같은 한도 내에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신한 러브 카드 전국 5대 백화점과 4대 대형마트에서 사용할 경우 5% 할인 및 2~3개월 무이자 할부가 적용된다. 한 달에 두 번, 1회당 최대 5천 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전월 이용 실적이 20만 원 이상이면 통합 할인 한도 5천 원, 30만 원 이상은 1만 원, 50만 원 이상은 2만 원 등이다. 같은 조건으로 GS홈쇼핑 이용 시 5%를 할인받을 수 있다. 이 밖에 패밀리 레스토랑, 커피전문점, 영화관, 놀이공원 할인 혜택이 덤으로 주어진다.
신세계 씨티카드 콰르트 전월 이용 실적 30만 원 이상일 경우 월 1만 원 한도 내에 이마트 5%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같은 한도 내에 모든 주유소 4%, 휴대폰 자동이체 4%, 신세계몰 추가 5%, G마켓, 옥션, 인터파크 5%, 패밀리 레스토랑 10%, 스타벅스 10%, 병원, 한의원, 약국 5% 할인이 추가로 제공된다. 신세계백화점 5% 할인 전자쿠폰, 무료주차권, 무이자 할부 등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뉴홈플러스 외환카드 홈플러스 매장 이용 시 전월 이용 실적 30만 원 이상일 경우 1만 원 한도 내에 5% 할인이, 60만 원 이상일 경우 1만 4천 원 한도 내에 7% 할인이 주어진다. 또 홈플러스 내 평생교육아카데미 10% 할인과 전국 주요 백화점에서 2~3개월 무이자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전국 놀이공원 무료입장 및 할인 서비스가 주어진다.
씨티클리어카드 모든 통신사, 인터넷 요금뿐 아니라 애플 앱스토어,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결제하는 요금까지 7%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온라인 및 오프라인 마켓에서 7% 할인을,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1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버스와 지하철 이용 시 매일 900원당 100원을 할인받을 수 있고, 점심시간에는 전국 모든 식당 및 레스토랑에서 5%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단, 전월 이용 실적이 15만 원 이상일 경우 1만 원 한도, 30만 원 이상은 2만 원, 50만 원 이상은 3만 원 한도 내에서 할인받을 수 있다.
하나SK 터치S플러스 카드 SK텔레콤 이동통신 요금 납부 시 최고 10% 적립을 지원하고 대형마트와 커피전문점 등에서 카드사용액에 따라 최고 5%, SK주유소 리터당 50원 적립 포인트를 추가 제공한다. 이 포인트를 회원이 소지하고 있는 OK캐쉬백 포인트와 합산해 월 최대 2만 5천 원까지 통신비로 지원한다. 다만 요금 할인은 본인 명의의 휴대폰에 한해 가능하다.
삼성카드 2 휴대폰 요금 10%뿐 아니라, 버스, 택시,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요금의 10%를 할인해주는 카드다. 단, 전월 이용금액 30만 원 이상은 4천 원, 60만 원 이상은 8천 원, 90만 원 이상은 1만 2천 원 한도 안에서다. 롯데시네마 현장결제 시 동반 1인 50% 청구할인이나 S오일 주유 시 리터당 보너스 포인트 적립, 놀이공원 자유이용권 할인 등의 혜택이 함께 주어진다.
KB 굿데이 카드 전월 이용금액 20만 원 이상일 경우 모든 통신사(휴대폰, 인터넷, 전화)의 요금을 월 5만 원까지 10% 할인, 대중교통(버스, 지하철, 택시) 요금을 5만 원까지 10% 할인, 전국 모든 주유소에서 리터당 60원 할인받을 수 있다. 전월 이용금액이 60만 원 이상이라면 대중교통비, 음식점, 커피전문점, 편의점, 약국 등 10만 원 내에서 10% 할인을 받을 수 있고, 120만 원 이상이라면 학원이나 휘트니스센터에서 20만 원 내에서 10%까지 할인 가능하다. 편의점과 약국에서 10% 할인 등의 혜택도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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