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문] 성교를 봉행하다가 세상을 버린 사람의 시체를 우리가 마땅히
귀중히 여기랴.
[답] 마땅히 귀중히 여길지니, 대개 저 살았을 때에 성체의 은혜를 입어 영혼의 조찰함을 받고, 또 견진과
종부성사를 받을 때에 성유의 신익을 입어 천주께 속한 물건이 되고, 또 성체를 영할때에 곧 축성함을 받아 예수의 지체가 되고, 성신의 궁전이
되어, 살았을 때에는 모든 선공을 행하고, 세말에는 부활의 영광을 얻어 영혼과 한가지로 영복 누림을 가히 바랄 것이니, 이것이 귀중히 여길 큰
연고이니라.
02-
[문] 이단을 숭상하다가 죽은 사람의 시체는 과연 이런 아름다움이
없으니, 그러나 귀히 여김즉하랴.
[답] 비록 교우의 몸과 같이 귀히 여길 아름다움이 없으나, 살았을 적에는 실로 교우와
같은 사람이니 천주의 모상으로 난 것이요 그 주검에 이 모상의 자취가 약간 있어 짐승의 시체와 크게 다르고, 또 생시에 영혼의 거한 곳이
된지라. 그런고로 또한 중히 여김이 마땅하니라.
03-
[문] 우리등이 외인의 죽음을 마땅히 어떻게 귀중히
여길고.
[답] 외교인들의 공경함과 크게 다르게 할지라. 대개 귀중히 여기는 예는 향을 피움에 있지 아니하니, 이는 시체가
맡지 못하고 연기되어 공중에 흩어지는 것이요 촛불을 켬에도 있지 아니하니, 이는 죽은 시체 아무 지각이 없어 그 능히 쓰지 못할 뿐 아니라,
세상에 살았을 때에 아무 공의 아름다움이 없고, 신덕의 빛이 없어 이제 어두운 가운데, 지극히 더러운 옥에 있으니, 촛불을 켜며 향을 피워
표하는 것이 무슨 의사뇨. 즉 음식으로 제사함에도 있지 아니하니, 죽은 시체 세상 물건을 도무지 맛보지 못함이요. 또한 혼백과 신주와
지방(紙榜)을 배설함에도 있지 아니하니, 이는 다 불과 베 한조각이나, 나무 한 토막이나, 종이 한 장이라, 저에게 무슨 이익이 있으리요.
마침내 절함에도 있지 아니하니, 저는 예배하는 사람의 정도 깨닫지 못하고, 그 예를 기뻐할 줄도 모름이라. 그런고로 귀중히 여기는 의리는, 오직
본성의 법대로 장사하여 물에 잠기지 말고, 발에 밟히지 말고, 조수(鳥獸)에게 물리지 말게 할 따름이니라.
04-
[문] 우리등이 교우의 시체는 또 마땅히 어떻게 귀중히
여길고.
[답] 마땅히 보기를 지극히 보배롭고 귀한 것과 축성한 기명 같이하고, 또 마땅히 땅에 심은 아름다운 씨와 같이
보아, 세말에 필경 부활하여 나서, 빛남과 상치 못함과 투철하는 상생의 영화로운 실과를 맺을 것으로 여길지니, 교우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믿는
마음으로 시체를 가까이 하며 보며 움직이며 염하며 성수를 뿌려 장사하면 귀중히 여기고 공경함이 되느니라.
05-
[문] 교우라도 만일 간음 투도와, 상해 치사와, 배주 배교 같은
악으로 표양을 크게 무너뜨리고, 종시 회개치 아니하고 죽었으면 어찌 이렇게 생각하여 귀중히 여길고.
[답] 만일 우리가
분명히 그 사람이 과연 고집하여 회개치 아니하고 필경 그대로 죽은 줄을 알면, 저 부활하매 외인과 같이 영고를 받을 것인고로 의인의 시체와 같이
여겨 거룩한 예로 장사치 아니 하려니와, 만일 일이 분명치 아니하여 혹 은근히 회개함이 있어 거룩한 예의 신익을 받을 바람이 있으면 차라리 그
예로 장사함이 옳으니, 어찌 감히 경홀이 남을 망령되이 판단하는 죄에 떨어져, 혹 저에게 크게 이익할 신은을 끊으랴.
06-
[문] 교우들이 시체에 절하지 않음은 무슨
연고뇨.
[답] 외교인들은 망령되이 믿으며 항상 말하되, 사람이 죽으면 곧 귀신이 된다 하느니, 그러므로 죽은 이에게 음식을
배설하며 제사하며 촛불과 향을 피우며 절하는등 예를 행하는 것이 도무지패한 풍속을 따라 귀신 공경하는 뜻으로 함이니, 실로 이단 사망에
속한지라. 그런즉 교우들은 이런 예를 행치 못할 뿐 아니라 그와 비슷한 것이라도 마땅히 멀리 멀리 하여 같이 죄에 물듦을 면할지니, 이러므로
시체에 절하지 아니하느니라.
07-
[문] 일찍 들으니, 죽은 이를 산 이와 같이 섬김이 효의
극진함이라 하니, 부모 살아서는 자식이 마땅히 절할지라 부모 죽었은들 어찌 절하지 아니리오.
[답] 그렇지 아니하니, 죽은
이를 산 이와 같이 섬기라는 것이 반드시 이를 가르침이 아니라, 대개 부모 죽었을지라도 그 가르치신 도리를 그르치지 말고, 마치 살아 있음과
같이 그 명을 준행하고 그 덕을 법받고 그 은혜를 품어, 마치 지금 받는 것과 같이 기억하고 항상 저를 생각하여, 마치 날마다 봄 같이 함이 이
효의 극진함이요, 죽은 이를 산 이와 같이 섬기라는 바른 뜻이라. 만일 산 이를 섬기는 바깥예로 굳이 섬기려 하면 반드시 집밖에 두지 못하고
묻지도 말 것이요, 날마다 음식을 나외어 공궤할 것이요, 날마다 문안할 것이니, 대개 살아서는 집에서 내어쫓지 못하고, 땅에 파묻지 못하고,
음식 의복 문안등절을 폐하지 못함일새라. 외교인들이 어찌하여 여기는 이리 완완하며, 저기는 그리 급급하냐. 하물며 이 절하는 예, 대범 귀신
공경하는 그릇된 소견으로 말미암으니, 어찌 감히 본받아 스스로 사망에 빠지랴.
08-
[문] 망자를 돌아보는 선공이 무슨 덕을
포함하느뇨.
[답] 의덕과 애덕을 포함하느니라.
09-
[문] 의덕이 어떻게 드러나느뇨.
[답] 죽은
이의 이름은 아직 인간에 살아있어 그 아름다움을 보존하는지라. 아름다운 예로 그 시체를 장사하여 그 이름을 귀케 하니 이
의덕이니라.
10-
[문] 이 선공에 애덕은 어떻게
나타나느뇨.
[답] 망자를 돌아보는 선공은 천주의 명하시고 특별히 아름다이 여기시는 것이라. 그 명을 의지하여 행하니
애덕이요, 자기를 돌아보지 못하는 이를 흔연히 돌아보며, 보은할 수 없는 이에게 인애를 베풀고 은혜를 주니 애덕이요, 연령을 도와 연옥 형벌을
면하고 일찍 길이 평안함을 얻게 하니, 이 가장 큰 애덕이라. 망자를 돌아보는 교우, 이 세가지를 갖추면 애덕이 절로
드러나느니라.
11-
[문] 시체를 옷으로 입힘은 무슨
뜻이뇨.
[답] 염치를 보존코자 함이니, 어찌 적신을 드러내어 남이 다 보게 하리요.
12-
[문] 비단등 보배로운 옷으로 시체를 입힘이
어떠하뇨.
[답] 옷을 입힘은 각 사람이 처지대로 할 것이로되, 체면만 돌아보아분수에 지나면 헛되이 씀과 교오를 부리는
두가지 죄를 면키 어려우니 가히 삼가지 아니랴.
13-
[문] 무엇을 위하여 염하기 전에 시체를 모든 사람에게 드러내어
뵈느뇨.
[답] 이에 두 가지 뜻이 있으니, 하나는 친척과 붕우와 조상하는 사람을 위로하고 그 마음을 감동케 하여 망자의
영혼을 위하여 기구하는 정성을 극진케 함이요. 둘은, 그 죽은 얼굴을 보매, 육신의 빛남과 얼굴의 고음이 다 잠간 뜨이고 비인 것임을 생각하여,
육신 세속을 더 경천히 여기게 함이니라.
14-
[문] 죽은이 손에 십자가를 잡히거나, 두 손을 십자모양으로 제
가슴 위에 놓음은 무슨 뜻이뇨.
[답] 이는 그 사람이 신덕과 망덕으로 천주 예수의 성교 안에 죽고, 또 항상 거룩하신
훈계를 좇아, 죽기까지 천당 좁은 길을 떠나지 아님을 표함이니라.
15-
[문] 어찌하여 시체를 관에 넣느뇨.
[답] 그
이유 두가지 있으니 하나는, 특별히 그 시체가 오래 보존하여 즉시 썩지 아니케 함이니, 대개 본성의 가르침을 따라, 사람이 제 사랑하는 것을
아무쪼록 항상 보존코자 함이요, 하나는, 우리 마음에 그 시체 장래에 필경 부활할 줄로 바라는 것을 표시함이니라.
16-
[문] 어찌하여 시체를 공청에나 성당에 두어 그 얼굴을 제대로
향하게 하느뇨.
[답] 제대는 천주의 좌를 표함이라. 우리가 망자를 위하여 제대를 향하여 염경하는 것이, 천주 그 사람에게
은혜 더으시기를 바라는 뜻이니, 망자도 또한 같이 한곳으로 향함이 옳고, 또 연령에게 통공하는 뜻이라. 마치 그 영혼이 우리를 빌려 주께 제
죄벌의 사함을 구함같이하니, 우리 마음과 몸이 향하는대로 죽은 자의 몸을 제대로 향케함이 어찌 마땅치 아니랴.
17-
[문] 관을 둘러 촛불을 켬은 무슨 의사이뇨.
[답] 이는 죽은 자 살았을 때에 참으로 신덕의 빛을 받고, 또 우리 마음에 죽은 자 장래에 부활하여 영원한 빛을 누리고,
그 육신이 어두운데 있지 아닐 줄로 바라는 것을 표함이니라.
18-
[문] 어찌하여 제대 상에도 촛불을
켜느뇨.
[답] 제대는 또한 오주 예수의 표이니, 오주 예수 보세의 빛이 되시고, 천당의 영원한 밝음이 되시고, 홀로 그 교
능히 영혼의 어두움을 없이 하는 고로 제대 위에 촛불을 켜, 이 뜻을 표하느니라.
19-
[문] 관을 메고 무덤에로 갈 때에, 교우들이 손에 촛불을 켜 듦은
무슨 뜻이뇨.
[답] 뜻이 세가지 있으니 그 첫째는, 우리 믿고 바라기를, 죽은 자 생시에 믿고 바람과 같이 함을 모든
이에게 알게 함이요. 그 둘째는, 죽은 사람이 살았을 제, 착한 표양으로 세상에 신덕 빛의 길을 드러내어 보임을 찬미코자 함이요. 그 셋째는,
우리 마땅히 항상 행선 입공하는 법을 힘써, 무덤에 이르도록 폐치 못함을 면려함이니라.
20-
[문] 무슨 의사로 십자가 곁에 두 사람이 촛불을 켜 들고
가느뇨.
[답] 이는 십자가의 큰 능이 신덕의 모든 도리로 보세의 어두움을 없이 하고, 어두움의 머리, 마귀의 무리를 쫓아
흩어, 신덕의 용맹을 의지하여 싸우는 자로 하여금 그 해를 입지 못하게 함을 표함이니라.
21-
[문] 어찌하여 흘로 밀을 쓰느뇨.
[답] 밀은
맑고 마디며, 본디 쓴 꽃으로 말미암아 단 꿀의 즙이 된 것이요, 또 밀 만드는 벌은 순명함과 충성됨과 부지런함의 표가 되는지라, 이로써
우리에게 정결함과 인내함과 순명함과 화목함과 미쁨과 부지런함의 모든 덕행을 마땅히 힘씀을 표함이니라.
22-
[문] 무엇을 위하여 성수를 시체와 무덤에
뿌리느뇨.
[답] 성교회 성수를 축성할 때에 총우를 베푸심과 마귀를 쫓는 은혜를 천주께 구하는지라, 우리가 시체와 무덤에
뿌림은 마귀 그곳에 장난함을 금하며, 또 망자의 영혼이 은총을 얻게 하는 뜻이니라.
23-
[문] 탁덕이 관앞에 유향을 드리는 예를 행함은 무슨
뜻이뇨.
[답] 하나는, 그사람이 성교회 안에서 죽은고로 마치 아름다운 진액과 기이한 향과 같이 찬미함즉함을 표함이요.
둘은, 성교회에서 그 죽은자를 위하여 마치 산 이와 같이 천주께 그 기도함의 아름다운 향을 받들어 드림을 표함이니라.
24-
[문] 어찌하여 교우는 이 예를 행치 못하고 오직 탁덕이
행하느뇨.
[답] 그 뜻은 대략 두 가지 있으니, 하나는, 향을 드리는 예는 죽은자 과연 성교회 안에서 죽고, 또 위하여
공번되이 기도함이 다 성교회의 이름으로 하는 것임을 드러냄이니, 성교회의 권을 잡은 탁덕이 아니하고 아무나 사사로이 그 예를 행하면 어찌 이
뜻이 밝히 드러나리요. 둘은, 외인들이 매양 죽은 이를 공경하기를 위하여 귀신 위하는 예로 향을 피우니, 만일 아무나 짐작 이 예를 행하게
버려두면 교우들이 외인의 그른 뜻을 따르고, 이 예의 근본 옳은 뜻을 저버릴까 함이니라.
25-
[문] 교우 장사 때에 어찌하여 염경 기구하며, 빌기를 무엇을
빌며, 누구에게 비느냐, 그 망자에게 빎이 아니냐.
[답] 그렇지 아니하니, 그 망자 도리어 우리등이 저를 위하여 기도하여
바삐 연옥 형벌을 면하고, 진작 영원히 쉼을 얻기 바랄 것이니, 어찌 우리가 저에게 빌리요. 우리 향하여 비는 이는 이 천주시라. 그런고로 우리
기도할 때에 망자와 한가지로 낯을 제대로 향하고 비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사람은 누구를 의론치 말고 다 연약하여 세상에 살 때 죄에 물듦이
아주 없을 길이 없는지라. 그런고로 혹 망자 소죄를 짓고 사람을 얻지 못하고 죄의 보속을 다 하지 못함이 있는가 하여, 천주께 그 죄를 온전히
다 사하시고, 그 연옥의 마땅히 받을 벌을 면하여 주심을 구함이니라.
26-
[문] 죄인의 이름으로 자기 부모를 일컬음은 이치에 합당치
아니하니, 어찌 자식이 제 부모를 위하여 기구하여 그 죄를 사하시고 그 벌을 면하여 주시기를 구하랴.
[답] 그렇지
아니하니, 대개 사람마다 죄 없는 이 없는지라. 경에 이르되 죄 없노라 하는 이는 거짓말함이요 진실함이 없다 하시니, 우리 부모도 남과 같은
사람이라, 어찌 죄 없으랴. 또 부모 이미 세상에 있을 때에 자기를 죄인으로 알고, 죄인으로 일컫고, 또 특별히 자손에게 정성으로 염경
기구하여, 자기 죄의 사함을 입게 하라 명하였으니, 어찌 이렇게 위하여 염경 하는 것이 부모의 뜻을 따르고 명을 좇는 덕이 아니고, 도리어
이치를 어기고 효를 벗어버림이라 할까싶으냐.
27-
[문] 자기 부모를 위하여 송경 기도함이 옳은 줄은 알거니와, 기도
할 때 꿇는 것은 무슨 도리이뇨.
[답] 염경 기도할 때에 내 몸이 단정하고, 마음에 정성 되게만 하면 아무 모양이라도
관계함이 없으나, 꿇는 모양이 다른 모양보다 더 아름다우니, 대개 꿇어앉은 모양에 공경하고 겸손하고 간절한 표 더욱 드러나고, 또 이렇게 몸을
둠이 편치 못하여 몸을 괴롭게 한즉 보속의 공이 되느니, 이 뜻으로 송경할 때에 꿇어하면 우리 기도 더 정성되어, 저의 마음을 동하여서 그
자비하심을 베푸사 망자의 영혼을 구하시게 하기 더욱 쉬울 것이니, 이러므로 송경할 때에 꿇어 앉을만 하면 반드시 이 모양을 특별히 가리어
할지니라.
28-
[문] 상사 때에 염경 기구만 하면 족하거늘, 어찌 구태여 소리를
높이고 노래하여 외우느뇨. 이는 즐거워하는 모양 같아서 조상의 예에 크게 합치 않음이 아니냐.
[답] 그렇지 아니하니, 이
비록 노래없이 거저 경을 외워도 족하나, 경을 노래하여 외움이 그 연고 있으니, 하나는 노래하는 소리 더욱 내 생각을 들어 주께로 향케 하고,
더욱 내 마음을 수렴케 하고, 더욱 우리 마음의 큰 원을 드러냄이요. 둘은, 거룩한 노래의 소리 만일 법대로 하고 정성된 마음으로 하면 능히
마귀를 쫓느니, 대개 마귀 항상 근심하여 신락의 소리를 듣고 견디지 못함이요. 셋은 장사 때에 교우의 하는 소리는 또한 슬퍼하고 근심하는 소리니
그러나 과도히 못할지라. 대개 우리 근심은 바람 없는 무리의 근심과 다르니라.
29-
[문] 어느 날에 마땅히 망자를 위하여 송경하며, 성교회에서 정하신
기약이 있느냐.
[답] 어느 날을 의론치 말고 망자를 위하여 기구하면 다 저에게 유익하되, 성교회에서 따로 정하신 날이
있으니, 만일 교우 이 날에 정성으로 기도하면 연령에게 더욱 크게 유익하니라.
30-
[문] 정하신 기약이 어느 날이뇨.
[답] 죽은
후 三일, 제 七일, 제 十三일과 주년이요, 또 추사이망 첨례 날이니라.
31-
[문] 이 날에 망자를 위하여 특별히 송경 기도함이, 외인의
택일하는 사망과 같지 아니하냐.
[답] 그렇지 아니하니, 대개 이 몇 날은 다 특별한 뜻이 있어 정한 것이요, 연고 없이
공연히 정한 것이 아니니, 제 三일은 오주 예수 사후 제 三일에 부활하사 무덤에서 나오심을 기억하여, 우리들이 망자 장래에 영광의 부활 얻기를
바라고 구함이요. 첫 七일은, 천주 천지를 개벽하실 때에 엿새 안에 만물을 조성하시고 이렛날에는 쉬사 다시 내지 아니심을 기억하여, 망자 일찍
영원히 쉼을 얻기를 바라고 구하는 뜻이요, 한달만은, 고교 때에 모이세와 혹은 다른 두목을 위하여 기구하던 기한을 따름이요. 주년을 지킴은,
예로부터 만국 풍속을 보건대, 혹 대사를 당하면 그 주년을 지키는지라. 사람이 이 괴로운 세상에 나매 생일을 기억하여 오히려 정하거든, 하물며
교우 이 괴로운 세상을 떠나고 영원히 즐길 세상에 나는 날을 어찌 더욱 기억하여 시키지 아니리요. 추사이망날은, 특별히 성교회에서 정하여,
공번되게 모든 죽은 교우의 영혼을 위하여 기구하는 날이니, 이날에 우리도 마땅히 우리 자모(성교회를 이름이라)를 본받아 우리의 기도를 성교회의
간절한 기도에 합하여 천주께 드려서 우리 기도를 윤허하심을 얻게 할지니라.
32-
[문] 장사할 때에 어찌하여 많은 사람이 모여 염경하며
회장하느뇨.
[답] 하나는, 우리 이 같이 함은 죽은 자 신익을 얻기를 더욱 많이 하기를 바람이니, 대개 교우 더욱 많을수록
기도의 공이 더욱 성한즉, 죽은 자의 받는 신익이 더욱 너르고 클 것이요. 둘은, 죽은자 이미 세상에 있을 때에 믿고 바라는 덕이 우리와 같음을
드러내어서 우리 미쁜 벗으로 알게 코자 함이요. 셋은, 인애와 죽은 이를 귀중히 여기는 정을 표함이니, 친한 벗이 먼 길을 떠날 때, 저의
사랑하는 벗들이 모여 얼마까지 전송함을 사람이 다 아름다이 여기느니, 이것이 우리 하는 예의 본 뜻이니라.
33-
[문] 출관할 때에 어찌하여 십자가를 모든 이 앞에 받들고
가느냐.
[답] 십자성가는 교우를 외인과 분별하는 보람이라. 이 거룩한 기구를 의지하여 행하면 우리 반드시 길을 그르치지
않을 것이요. 그 두호함을 믿는자는 모든 마귀무리에게 패하지 아닐지라. 십자성가는 모든 은혜의 모임이요, 모든 해를 흩어 버림이요, 부활의
뿌리요, 상생의 근원이라. 그러므로 받들어 앞에 행하느니라.
34-
[문] 어찌하여 성수병을 가지고 함께
나가느뇨.
[답] 성수병을 가져감은, 시체와 무덤에 뿌려 죽은 자의 영혼에 이익케 코자 함이요, 십자가와 함께 가지고 감은,
성수는 본래 아무 덕능이 없고 그 있는 효험은 다 십자가로 말미암음을 표함이니라.
35-
[문] 관 앞에 염경자 두 사람이 한가지로 행함은 무엇을
위함이뇨.
[답] 이는 좋은 차서로 삼아 서로 계하고 응하여 경을 노래함에 어지럽지 않기를 위함이니라.
36-
[문] 무덤에 흙을 높이 쌓음은 무엇을
위함이뇨.
[답] 산 이에게는 훈계가 되고, 죽은 이에게는 영혼의 도움이 되기를 위함이니라.
37-
[문] 산 이에게 무슨 훈계가 되느뇨.
[답]
산 이로 하여금 그 무덤을 보고 자기 죽을 때가 멀지 않음을 생각하여 자기의 길을 착히 닦게 하고, 또 잠세의 영화 부귀등 복은 죽은 후에 다
없어지고 다만 무덤만 남을 줄을 생각하여, 그런 것을 다 경천히 여기게 하느니라.
38-
[문] 죽은 이에게는 무슨 신익이
되느뇨.
[답] 그 무덤을 보는 자, 망자의 영혼이 아직 연옥 불에 있을가 하여 인애를 베풀어 주께 그 벌을 면하여 주심을
구하게 하느니, 이것이 죽은 이에게 신익이 되느니라.
39-
[문] 어찌하여 무덤 앞에 십자가를 세우느뇨.
[답] 이는 교우의 무덤을 외인의 무덤과 분별케 함이요, 또 마귀의 악한형상과 괴이한 장난이 그 땅에 없게
함이니라.
40-
[문] 죽은 이를 위하여 슬피 눈물을 흘려 욺이
어떠하뇨.
[답] 만일 분수에 넘지 않으면 가히 할 것이니, 대개 오주 예수 나자로의 죽음을 울으신지라. 그러나 분수에 넘지
아니하는 울음은, 마땅히 진실되고 단정하고 절조있게 하고 신덕으로 본성을 어거하여 할지니라.
41-
[문] 울음을 마땅히 진실되게 하라하니, 만일 마음에는 서러운 정이
없이 정으로 서러워하는 모양만 드러내어 울면 곧 그르냐.
[답] 일정 불가하니 이는 겉 꾸미는 행실이요, 아이 노름이요,
죽은 이를 업신여김이라. 인애의 모양은 있으나 인애의 실은 없으니, 가히 증거할 바 아니니라.
42-
[문] 단정한 울음은 어떤 울음이뇨.
[답]
체모를 잃지 말고, 염치를 잊지 말고, 미치게 부르짖는 소리와 원망하는 말을 내지 말고, 발을 구르며 가슴을 두드리는 거동을
말지니라.
43-
[문] 절조 있게 함은 어쩜이뇨.
[답] 중도에
넘지 아니하고 맞갖게 하여, 설움으로 본성을 잃지 말며, 본분을 잊지 말며, 긴한 것을 폐하지 말며, 남이 위로하여 주는 것을 끊지 말고,
의리로 자기 설움을 제어하고 중도를 바르게 함이니라.
44-
[문] 신덕으로 어거하다 함은 어쩐
말이뇨.
[답] 외교인의 죽음은 더 간절히 욺이 마땅하니, 대개 이 무리는 죽으매 곧 지옥에 삼킨 바 되어 영원한 불의
무한한 벌을 받을지라. 그런고로 마땅히 더욱 서러워하고 아파하려니와, 교우의 죽음은 도리어 가히 즐거워하고 경하할 것이라. 어찌 몹시 서러워
통곡하리요. 그러나 만일 본성의 눈물을 금치 못하면, 멀리 이별한 연고로 가히 울 것이로되, 아주 영원히 잃은 줄로 울진 못할지니, 대개 장래에
우리 다시 서로 만나 서로 즐길 바람이 있음일 새니라.
45-
[문] 만일 소리를 크게 하여 오래도록 울지 아니하면 외인들이
우리를 불효 불의하다 욕하겠으니 어찌하랴.
[답] 이 모든 것은 겉에만 있어 참 효의 보람이 아니니, 만일 외인이 우리를
저와 같지 않으므로 욕하면 그 어림을 불쌍히 여길 것이요, 그 마땅치 않은 풍속을 본받을 것 아니니라.
46-
[문] 성교회 장사에 무슨 빛을 쓰느뇨.
[답]
영해 장사에는 흰 빛을 쓰고, 그 남아 다른 장사에는 다 검은 빛을 쓰느니라.
47-
[문] 어찌하여 검은 빛을 쓰느뇨.
[답]
망자의 처지를 표하기를 위함이니, 대개 저의 육신을 의론하면 무덤에, 검고 어두운 곳에 있고, 그 영혼을 의론하면, 아마 연옥 어두운 곳에
있기가 쉬움이요. 또 검은 빛이 조상함의 근심을 드러내기에 더 마땅하니, 이러므로 이 빛을 특별히 쓰느니라.
48-
[문] 영해 장사에는 어찌하여 도리어 흰 빛을
쓰느뇨.
[답] 흰 빛은 조찰함과 즐거움의 보람이라. 이러므로 성교회 이 빛으로 영해의 죄에 물듦이 없음을 표하고, 또 이런
아이 상생의 복을 이미 얻음으로 자기 기쁨을 드러내고자 함이니라.
49-
[문] 영세하고 죽은 영해들은 곧 승천하거늘, 저의 상사에 송경함은
무슨 뜻이뇨.
[답] 그 때 우리 송경함은 그 아이들을 구함을 비는 뜻이 아니라, 천주께 그 아이에게 주신 은혜를 임하여
감사하며, 그 인자하신 덕을 찬송하며, 우리에게 은혜를 베푸사, 그 아이들과 한가지로 영복을 누리게 하심을 구함이니, 그 경문들을 자세히 보면
다 이 뜻이니라.
50-
[문] 영해 죽으매, 꽃과 풀로 화관을 만들어 그 머리에 씌움은
무슨 연고이뇨.
[답] 특별히 그 아이의 마음과 몸이 조찰하여 더러운데 물듦이 없음을 표함이니라.
51-
[문] 어찌하여 영해 상사에는 슬퍼하고 울지말라
하느뇨.
[답] 우리 신덕을 의거하여 참 사랑으로 저를 사랑하면 도리어 가히 기뻐할지라. 대개 저 이미 천주를 뵈옵고 만복을
누리매, 하늘 신성이 다 한가지로 그 기쁨을 기뻐하니, 우리는 어찌 홀로 근심하여 그 기쁨에 참여치 아니랴. 그런고로 서러워하고 욺은 마땅치
아니하니라.
52-
[문] 무슨 연고로 아이들 묻는 곳을 다른 이의 무덤과 분별하여
한곳에 아니하느뇨.
[답] 대개 저들의 몸은 장래에 반드시 영광의 부활을 얻을지라. 그러므로 그 몸은 가히 거룩한 몸이라 할
것이로되, 다른 사람의 몸은 그렇지 아니하여, 비록 필경 부활할 것이나 부활의 영광을 얻을는지 일정한 길이 없는지라. 그러므로 한곳에 묻지
아니하고 분별하여 각 곳에 묻느니라.
53-
[문] 어찌하여 새로 봉교하다가 세 받지 못하고 죽은 자를 성교의
예로 장사하느뇨.
[답] 이런 사람은 다 신덕이 있으니 죽기 전에 영세하기를 간절히 원하고 상등통회를 발하였으면 제 죄의
사함을 얻었을지라. 그러나 그 잠벌은 다 면하였을지 기필치 못하여 연옥에서 그 벌을 받기가 쉬운지라. 이러므로, 우리 진심 전력하여 성교회의
예와 경으로 저의 영혼을 도우려 함이니라.
54-
[문] 만일 죽은 자의 영혼이 천당에 있거나 혹 지옥에 있으면,
우리 위하여 하는 기도 저희에게 쓸데없을지라. 그럴지라도 그 기도 무슨 신익이 있으랴.
[답] 그 영혼에게는 혹 쓸데
없을지라도, 신공을 행하는 사람에게는 다 크게 쓰임이 있어 곧 인애와 애긍과 기도의 공이니라. 또 죽은 이를 위하여 송경 기도 하는 것이 반드시
두 가지 뜻이 있으니, 하나는 특별히 그 신익에로 돌아가고, 둘째는 모든 연령에게도 돌아가느니, 이러므로 연령을 위하여 기도함에 끝에는 번번히,
[저의 영혼과 죽은 믿는 자들의 영혼이 천주의 인자하심으로 평안함에 쉬어지이다] 하는지라. 그런즉 그 영혼이 이익을 입지 못하면 다른 영혼이
입느니라.
55-
[문] 송경 기도 외에 또 연령을 돕는 법이
있느뇨.
[답] 극기, 재소, 애긍등 선공과, 대사의 은혜 다 능히 연령을 도울 것이요, 제일 비할 데 없이 좋은 법은
미사성제니라.
56-
[문] 대사의 은혜를 어떻게 능히 연령에게
통하느뇨.
[답] 교종이 무슨 신공에 은사를 놓으심에 그 은사를 연령에게 통함을 허락하심이 있거든, 교우들이 그 신공을 행할
제 그 뜻을 두면, 곧 능히 통하여 그 영혼의 죄벌을 면케 하느니라.
-終-
출처 ; 상례문답(성교예규 165쪽-193쪽)발췌
성교예규 聖敎禮規 -500원-
1979년 5월 25일 印刷
5월30일 發行 第 47 版
發行者
金壽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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