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원은 필봉산 입구 주차장부지에 사용키로 |
무려 4년이상을 사업부지조차 선정하지 못해 무산위기에 있던 ‘오산국민체육센터’(이하 센터) 설립부지문제가 결국 정치적 협상으로 마무리됐다. 공전(空轉)되던 센터 설립을 위한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기금 30억원은 협약무효시점(2009년 12월31일)을 3일 남긴 지난 28일 안민석국회의원과 이진수부시장간의 정치적 타협으로 필봉산 입구 주차장부지인 은계동 53번지에 사용하기로 협의함으로써 가까스로 일단락되었다. 이에 따라 안의원은 본인이 확보한 건립기금 30억원에 대한 사용처를 오산시로부터 확보함으로써 정치적 명분을 챙겼고, 오산시 또한 지역발전을 위해 배정된 국고 30억원을 반납하려 한다는 주민의 비판으로부터 비껴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오산시의회를 비롯한 초평동일부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날 협의된 내용을 두고 의회의 권한이 무시되고, 최소한의 주민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안의원의 정치적 명분만 챙긴 조급한 결정이라며 문제제기하고 나섬으로 가까스로 봉합된 것 같던 체육센터부지선정과 관련한 문제는 새로운 불씨의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협의된 내용으론 센터건립기금 30억원은 필봉산 주차장부지에 사용하기로 하고, 그동안 꾸준하게 설립희망을 요구했던 초평동주민들을 위해서는 오산초등학교에 시비 20억과 도비 10억원 가량을 올해 초(4~5월경) 예정돼 있는 2010년도 제1차 추경에 반영해 지원해주기로 구두로 합의했다. 이에 대해 오산시의회 이기흥의원은 “2007년 12월 안의원과 국민체육공단 및 경기도 교육청과 맺은 오산초에 기금을 사용하겠다는 MOU가 기금사용권자인 오산시장을 배제하고 체결됨으로써 체육센터부지선정문제가 갈등을 초래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예산편성에 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오산시의회를 배제한채 부시장과의 협의만을 통해 결정한 것은 너무 안일한 생각이다”며 유감의 입장을 밝혔다. 또한 ‘오산초복합시설건립을 위한 추진위원회’에서 활동했던 김윤경(여, 초평동)씨는 “국민체육진흥공단 30억원을 유치하기까지의 안의원의 노력은 인정한다. 그러나 이젠, 개인의 돈이 아니다”며 “오산초에 체육센터를 건립해 달라고 시청앞에서 삭발하고 천막농성까지 하고 있는 시점에서 협상과정에 주민의 대표는 한명도 참석하지 못하고, 협상내용도 알지 못한채 안의원과 오산부시장이 타협하여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하여 당일 예정된 ‘국고반납저지집회’를 철회하고,농성을 해산케 한 것은 안의원의 정치적 욕심만을 채운 것이다. 내년에 오산시로부터 기금을 받을지 아직도 모르는 것 아니냐”며 협의내용과 절차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또한, 일부에서는 오산시에서 국민체육공단에 신청한 건립예정지인 은계동 53번지에 대한 장소선정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대원동에 거주하는 K모씨는 “단편적인 사실만 놓고 보면 주민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필봉산 주차장부지가 적합하다고도 할 수 있으나, 그곳에서 다리하나 건너 3백여m 떨어진 곳에 오산시가 287억여원(국도비포함)을 들여 건립중인 ‘시민스포츠센터’가 올해 완공예정이다. 국민체육공단기금 30억원을 사용하는 것도 좋고, 주민들 입장에서는 이런 시설이 많이 있는 것도 좋지만, 올해를 넘기지 않으려는 너무 조급한 결정으로 인해 기금사용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며 합의된 내용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아울러 협의과정을 통해 오산시에서 오산초에 지원하겠다고 구두합의한 기금지원의 내용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30일 오산시가 화성교육청에 보낸 협조요청 공문에 의하면 “오산초교 체육관 건립사업이 체육복합시설로 변경 추진할 경우 교육경비 지원범위내에서 도·시비에 대한 투자를 협의하고자 하오니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명시돼 있다. 이 한 장의 공문을 놓고 볼 때 사업추진방법에 대한 이해와 절차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이는 지난 2009년 오산시가 관내 11개 유치원과 30여개 학교에 교육경비 지원사업으로 지출한 금액은 46억여원에 달한다. 그러나 당초 협의된 내용데로 오산초에 복합시설건립을 위해 교육경비지원사업의 일환으로 20억여원이 사용되면 학교간 지원에 대한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아무튼 2009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체육센터 건립을 둘러싼 기본적인 문제는 봉합된 듯하다. 다만, 문서 한 장없는 최고 공직자간의 합의 일지라도, 공신력을 가지고 이행약속을 실행하여 4년여 기간동안 벌어진 지역내 정치적 갈등이 다시금 재연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한편 오산시의회는 센터 건립과 관련된 국회의원과 부시장간의 협의내용에 대해 조만간 시의회의 입장을 정리하여 밝힐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