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안도현/이청춘
길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대라고 부를 사람에게
그 길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혼자서는 갈 수 없는
끝없는 길을
하얀 밤
이청춘
문풍지 우는 밤이면
나는 하얀 밤을 지새운다
내 일곱 살 어느 날
사경쯤 되었을까
엄마 신음 소리에 우리 칠 남매 다 일어나
흐릿한 호롱불 옆에 쪼그려 앉아
숨죽이며 엄마만 쳐다보고 있었다
엄마는 칠 남매 하나하나 이름 부르며
“나는 괜찮다 어서들 자거라, 막내아들은
내 옆에 자거라”하신다
다음 날 아침
깨워도 깨워도 엄마는 영영 일어나지 않으셨다
가슴에 문풍지 우는 밤이면
지금도 나는 하얀 밤을 지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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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낭송 원고방
제5회 시낭송회 이청춘
이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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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8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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