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죽음의 준비
2. 원불교 생사관의 특징
3. 죽음 준비를 위한 방법 모색
1) 생전예수재(生前預修齋)
2) 염불결사(念佛結社)
1. 죽음의 준비
얼마 전에 원불교학과를 은퇴하신 노교수님과 해외의 학술대회를 함께 다녀왔다. 3박4일 동안의 동행이었기에 그 동안 궁금했던 것을 여쭈어 보았다. 원불교학은 물론이고, 향후 교단의 방향에 대한 것 등, 그 가운에서 무엇보다도 알고 싶었던 죽음을 어떻게 준비하고 계시는지 단도직입적으로 여쭈어 보았다. 이 노교수님은 선학(禪學)과 관련된 학회의 학회장을 역임하고 원불교선을 깊이 연구했을 뿐만이 아니라, 오랜 동안 수행에도 나름대로 적공을 쌓으신 분이다.
나름대로 생사의 이론, 죽음에 대한 교의 등 여러 가지는 이미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중언부언할 필요가 없었다. 나는 이분을 가까이서 모셔봤기 때문에 죽음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가지고 계신지도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참으로 궁금한 것은 ‘죽음에 임박해 어떻게 죽을 것인가’, 하는 문제를 단도직입적으로 여쭈어 본 것이다. 주위 선진님들께서도 어떻게 열반에 임하고 계신지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데이터를 축적하는 의미에서, 또한 나 자신도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를 지금부터 생각해야 하고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노교수님의 말씀은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다.
"지금 죽음을 준비 중이다. 이제 기력이 예전만 못하다. 학문적으로 정리할 것을 정리하고 있으며, 주위 인연과 관련된, 정리할 것도 또한 정리하고 있다. 이번 해외학술발표도 후배들에게 넘기기 위해 동행한 것이다. 죽음준비에 대해서는 단식을 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다. 현재까지 먹지 않고 어디까지 내 육체가 버틸 수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처음에는 하루 이틀씩 시간 나는 대로 단식을 했다. 이제는 일주일 정도를 시도하고 있다. 마음으로는 충분히 내가 나를 조절하면서 죽음에 이를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 단식을 하면서 호흡을 조절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이제 죽음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까를 가늠해봤는데 더 연습하면 가능할 것 같다. 병을 기다려 죽는 것보다 떠나갈 때가 되었다고 생각되면, 지금까지 연습한 것을 토대로 단식하면서 호흡을 조절해가며 죽음을 맞이할 생각이다. 연습하면 가능하다."
나는 이 말씀을 듣고, 그렇구나, 하고 속으로 생각했다. 이것은 티베트에서 고승들이 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영화 <리틀부다>를 보면, 승려가 스승이 열반 후 어디로 가셨는지 찾는 과정이 그려진다. 그리고 스승이 세 명의 어린아이로 환생했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제 목적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며 제자에게 ‘쉬겠다’고 하고 선방으로 들어가 그 자리에 정좌한다. 어떤 미련도 없이 그대로 눈을 감는다. 아마도 이 영화의 감독은 티베트 승려들의 열반 직전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한 것으로 보인다.
(생략)
원불교의 생사관과 죽음의 수용.hwp
첫댓글 감사합니다.
단식으로 마지막을 정리하는 건 꼭 알고싶은 내용입니다.
삶에 대한 욕심이 남아있다면 단식으로 마감하는 건 지난할 듯 싶은데 그 교수님 대단하시네요.
다른 분들도 때를 알고 적절히 하직(병치레하며 옆사람 넌더리나게하는 건 곤란할 듯 싶어요.)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아주 고마워요. ^^
첨부된 글이 있네요.
나중에 읽고 보기 쉽게 요약해서 글.동영상 카테고리에 올려두고 싶다는 생각이 좀 있네요. 뱀다리 붙이는 거겠지만 말입니다.ㅎㅎ
“죽음은 ... ‘나’라는 존재가 해체하는 과정이다.
이 해체를 어떻게 능동적으로 해결할 것인가.
그것의 해법이 청정일념인 것이다. 평소의 수행 외에는 없다. 죽음에 임박해서 해결하는 것은 늦은 일이다.
평소에 삼학의 수행으로 힘을 길러 놓게 되면 그 만큼 청정일념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진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