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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17일에는 마침내 한북정맥의 남은 구간을 완주하였습니다.
금년 3월19일,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수피령에서 시작하여 비오면 중단하고 매월 한두 번씩 답사를 했더니 해가 바뀌기 전에
경기도 파주시 장명산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로써 여생 최대의 숙원이었던 1대간9정맥 완주는 이제 한남정맥 1곳만을 남겨 두게 되었습니다.
한북정맥을 되돌아보면서 먼저 언급해야 할 점은 백두대간에서 분기한 남한의 9정맥 가운데 유일하게 남북으로 분단된
산줄기란 것입니다.
분기점인 추가령에서 답사를 시작할 수 없는 건 큰 아쉬움이었습니다.
그래서 한북정맥 마루금 중 3분의 1은 미답지로 남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휴전선에서 가장 가까운 산으로서 정맥의 최고봉이었던 대성산(1175m)을 출발지로 삼아야 했으나 그 마저도
민간인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 군사지역이었습니다.
그래서 대성산 아래인 수피령을 시발점으로 정했던 것입니다.
따라서 대성산보다 7m가 낮은 경기도 가평군 북면의 국망봉(1168m)은
정맥에서 우리가 오를 수 있었던 최고봉이었습니다.
한북정맥의 산세는 다른 정맥들에 비해 장대한 편이 아니었으나 수려함이 돋보였던 청계산과
운악산,
불곡산,
도봉산은 볼만했습니다.
이곳 능선들 중에는 암릉의 위험한 곳이 더러 있었으나 쇠난간과 계단, 로프, 발디딤판 등의 안전시설이 돼있어 무난히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아쉬운 점은 군사보호구역 때문에 등로가 끊기거나 우회하는 곳이 많았으며 사유지의 개간과 각종 개발로 인해
사라진 능선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곳은 답사의 의미가 없어서 그냥 차를 타고 이동하며 확인만 해보고 지나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맥의 훼손 정도가
가장 심했던 곳은 양주시와 고양시, 파주시였습니다.
이제 한북정맥종주를 마무리하면서 지난번의 도봉산 답사 이후 장명산까지의 경로와 기록들를 올려봅니다.
도봉산 우이령부터 솔고개에 이르는 상장능선은 비탐방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등산객들의 출입을 막기 때문에 답사하지
못했습니다.
솔고개에서 노고산은 군사보호구역이 있어 우회하였으며 정상석은 정상이 아닌 야영지에서 확인하였습니다.
노고산 야영지에서 북한산의 조망은 일품이었습니다.
북한산의 수려한 산세를 보게 되는 노고산 하산길은 희미해져 가는 한북정맥 끝머리의 백미였습니다.
유서 깊은 중고개의 내력이 관심을 끌었고요.
옥녀봉 정상에서 인증샷을 촬영하려다 군부대 CC카메라에 적발되어 경고방송을 듣기도 하였습니다.
지축동에서 오금동으로 넘어가는 중촌네거리에서 건너편 공원이 한북정맥 마루금입니다.
숫돌고개에 생태통로가 건설된 건 반가운 복원사업이었습니다.
군부대가 있는 능선을 우회하는 곳엔 사유지가 많아서 지나기에 조심을 해야 했으며
경로도 아닌 고양시 삼송동의 연탄마을을 생뚱맞게 돌아다녀야 하는 따분함도 있었으나 덕분에 이런 곳을 구경해보는
흥미로운 낭만이 있었습니다.
정맥 종주가 아니라면 전혀 몰랐을 곳이지요.
그래서 9정맥 답사는 전국을 살펴볼 수 있는 훌륭한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덧보태 6기맥과 162지맥까지 완주하고 나면 아마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모르는 곳이 없을 정도가 되겠지요.
300명산은 따로 찾아보지 않아도 다 거치게 됩니다.
농협대학교에서 윗배다리와 영흥고개까지는 골프장, 왕릉, 수원문산간고속도로 고양JC, 군사보호구역이 산재하여 걷기를
포기하고 차량으로 이동하였습니다.
견달산(見達山,139m)은 경기도 고양시의 일산동구 문봉동에 위치하며 중국 황제의 세숫대야에 비춰져 그 기운이 중국에까지
도달했다고 하며 현달산이라고도 하였답니다.
하늘과 잘 통한다고 하여 비가 오지 않을 때는 기우제를 지내는 산으로 알려져 있는데 북한과 대치하는 위치에 근접한 곳이라
그런지 흔적이 없습니다.
견달산에서 서쪽 문봉동재로 내려가는 비탈길은 새로 뚫린 수원문산고속도로로 인해 사라지고 남서쪽의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 삼백당 이승상 묘역으로 우회를 해야 했습니다.
효령대군파 삼백당 이승상 묘역의 비석 앞을 지나 오른쪽 문봉동재로 올라갔습니다.
효령대군은 향연 90세, 조선 왕족을 통 털어서 최장수 인물이며 이승상은 현손입니다.
태종 이방원이 낳은 8男중에 5째가 효령으로서 형은 양녕, 세종임금이신 충녕이 동생이지요, 태종 이방원은 형제를 죽이고
처가를 초토화 시킨 왕이지만 자식들 한테는 우애있게 지내라며 다독였답니다.효령대군은 당시로 봐서는 엄청나게 오래
살면서 7남3녀를 낳았으며 후손은 무려 50만 명으로 전주 李氏내에서 20%를 차지한답니다.
문봉동재에서 남서쪽 도로를 따라 조계종 원각사를 찾아갑니다.
방아고개를 지나가자 오른쪽으로 고봉산 능선이 보입니다.
도로에서 원각사 방향의 능선길로 들어섭니다.
걷기운동 하는 주민들에 의해 능선에는 길이 잘 나 있었습니다.
오전8시17분, 조계종 원각사 뒤편의 빈 터 주차장을 지납니다.
원각사 서쪽 빌라골목 안쪽의 묘지가 있는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합니다.
오전8시47분, 성동고개로 내려서서 맞은편 둥지요양원으로 올라가는 시멘트 오르막길이 고봉산 들머리입니다.
남서쪽 중산동과 북동쪽의 성석동을 연결하는 옛고개입니다.
둥지요양원 옆으로 올라가는 길이 고봉산 들머리입니다.
고봉산을 향해 만경사 옆을 올라가고 있습니다.
오전9시7분, 고봉산 정상에는 군부대가 있어서 북쪽의 전망대로 우회했습니다.
오전9시18분, 고봉산 동쪽전망대에 도착하여 동쪽의 북한산과 도봉산의 원경을 구경합니다.
고봉산 서쪽전망대에서 왼쪽은 고양종합운동장이 있는 일산서구이며 운정 신도시 아파트숲 사이로 심학산(193.5m)이 보입니다.
오른쪽 골프연습장이 있는 능선 사이의 중산고개를 통과하여 금정굴이 있는 108봉으로 오른 다음 왼쪽의 파주운정가구단지로
내려가서 장명산을 향해 갑니다.
중산고개(고봉산삼거리) 도착하여 횡단보도를 건너서 금정굴이 있는 오른쪽 산비탈로 올라갑니다.
중산고개(고봉산삼거리) 횡단보도를 건너 금정굴 안내판에서 한북정맥 탐방대원들 인증샷.
금정굴은 일제시대에 금광을 채굴하던 곳이었다고 하는데 6.25 당시 수복지구였던 이 지역의 민중들 중에서 인민군 부역자로
의심받는 양민들을 학살하여 폐광 구덩이에 집단 매장하였다고 합니다. 후일에 그들의 억울한 죽음이 밝혀지자 원혼들을 위로
하기 위해 지역민들이 위령장소로 기리고 있답니다.
108봉 능선을 갑니다.
오전10시25분, 탄현2동행정복지센터 앞으로 내려왔습니다.
신도시 개발로 한북정맥 마루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곳입니다.
이곳에서 차량을 이용하여 파주시 교하운정지구를 지났습니다.
오전10시52분, 교하운정 산내마을8단지 월드메르디앙아파트 동쪽 가재울로에서 하차하여 3분 후 고인돌공원 산책로
갈림길에 도착했습니다.
고인돌공원 산책로 갈림길에서 9분 후 56번도 생태통로 통과합니다.
오전11시19분, 성재암 갈림길에 도착했습니다.
왼쪽이 장명산 방향이고 오른쪽은 성재암 방향입니다.
당하리 핑고개에는 공장과 창고가 빼곡히 들어서 있어서 장명산 들머리를 찾지 못하고 10분간 왔다리갔다리 하다가 에스엠팜 공장에서
흰색 가림판이 장명산 건설폐기물매립장으로 이어지는 능선임을 확인하고 올라갔습니다.
흰색 가림판이 있는 능선으로 올라가서 건설폐기물매립장으로 가기 전의 풍경입니다.
장명산이 보이고 오른쪽 빈터에는 건설 중장비 차고지가 있습니다.
건설폐기물매립장의 복토 위에는 잡초가 무성합니다.
건설폐기물매립장에서 어렵게 올라가는 장명산 된비알입니다.
건설폐기물매립장 위에 심은 소나무들이 독성에 누렇게 말라 죽어가고 있습니다.
장명산을 향하여 건설폐기물매립장을 지나오는 탐방대원들입니다.
오전11시55분, 장명산에 도착하여 한북정맥 완주의 인증샷을 남깁니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뜻을 모아 먼 산길을 함께 걸어온 산악회 동지들입니다.
장명산 아래 하천은 한강의 지류인 공릉천이고 건너편에 오두산정망대가 보입니다.
이곳에서 우리가 한 가지 판단해야 할 점은 장명산이 한북정맥의 끝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한북정맥은 한강의 분수령을 이루는 북쪽의 산줄기라고 그 명칭을 부여했는데요,
그렇다면 한강의 최대유역을 만드는 분수령은 임진강과 합수하는 지점에 있는 파주 오두산입니다.
양주시 울대고개로 내려서기 전 한강봉(475m)과 챌봉(521m) 사이의 능선에서 서쪽 앵무봉(387.5m), 개명산(560m)
박달산(363m) 월롱산(229m) 오두산(110m)으로 이어지는 개명지맥이 사실상 한북정맥입니다.
지금의 1대간9정맥은 산의 높이와 산줄기의 길이만 중시하고 강 유역을 무시해버린 곳들이 태반입니다.
대간의 끝이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 지리산에서 끝나는가 하면 정맥의 끝은 바다와 강, 하천 등 중구난방입니다.
김해 동신어산이 끝이라는 낙남정맥과 금강 중류인 백마강이 끝이라는 금남정맥, 금강하구를 두고 엉뚱한 태안반도로 가는
금북정맥, 공릉천이 끝이라는 한북정맥이 바로 이런 곳들입니다.
이 정맥들은 강 유역의 최대치인 하구로 이어진 산줄기를 모두 무시해버렸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조선 중기의 지리학자 여암 신경준 선생이 주장한 산자분수령의 개념을 새롭게 재해석한 산악인들에 의하여
문제가 된 4정맥의 끝이 정정되고 있음은 사필귀정이 아닐 수 없다고 봅니다.
파주 탄현면 전경.
오른쪽으로 멀리 휴전선 너머 북녘땅 예성정맥의 산줄기가 보입니다.
줌으로 약간 당겨보니 파주 인쇄마을과 하얗게 눈 덮인 예성정맥의 천마산(757m), 국사봉(765m)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뜻있는 곳에 길이 있고 하면 된다더니 이렇게 또 하나의 정맥을 마쳤습니다.
이제 2024년 갑진년 새해부터는 마지막으로 남은 한남정맥의 종주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필자의 산행기에 관심을 가지시는 회원님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걸어 갈 것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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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 입니다.
오, 삶의 길목에도 선답자분이 계셨군요,
대단히 반갑습니다.
그런데 왠만하면 자전거 종주는 재고하시기 바랍니다.
전립선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6기맥 162지맥 종주도 완주하셨는지요 ?
갈 곳이 많구만 세월이 기다려 주질 않으니
그것이 문제랍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받으셔요~
한북정맥 완주를
축하드려요.
아무나 쉽지않는 걸음걸음이
완주에 대미를 걷두셨네요~
감사합니다, 동심 님,
쉽지 않은 건 용기 탓이겠지요.
행여나 산길에서 마주치면
무척 반가울 거예요.
올해도 별 탈 없이 산행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소원성취하세요 ~
와우...
아름다운 세상을 찾아서님.
축하, 축하드립니다.
대단하십니다.
아름다운 세상님의
발길이 닿지 않은 한반도가 없겠습니다.
새해 더욱 건행하시고 행복하셔요.
가고 싶은 북녘땅아.
통일만 되어 봐라.
아름다운 세상님께서
당장 밟으러 갈 거다.
기다려라, 북녁땅아.
남쪽 트레킹과 산행의 절대지존
아름다운 세상을 찾아서님을....
애고, ^^ 부끄러워라.
내사마 종이등불 님의 과분한 칭찬에
온 몸이 녹아 내릴 것 같심니데이,
식초를 마신 기분입니더,
대간과 정맥, 지맥을 위주로 걷다 보니
아직 종이등불 님의 고향 부근에 있는
고흥 팔영산을 못가봣어요.
올 봄에 동백꽃 피면 꼭 가볼 작정입니다.
매화 필 때도 좋겠죠.
감사합니다.
대단하십니다.
올한해도
건강유지하시고
안전을 우선으로 하시며
즐겁고
행복한 그런 날되십시요.
감사합니다.
릿지 산행을 줄기는 산악회 동료 한 분이
얼마 전에 함양 오봉산 암벽에서 추락하여
헬기에 실려 병원으로 간 사고가 있었는데요,
척추 손상이 심하여 이제 산은 쳐다보기만
하면서 살아야 한답니다.
사고는 그런 험한 산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늘 우리 주변을 멤 돌고 있지요,
도둑 맞으려면 개도 짖지 않는다는 데
개를 믿지 않으려고 노력은 합니다.
모든 것이 팔자소관 아니겠습니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