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감자 꽃 생각/한영옥
계란 꽃은 살그머니
달걀 터뜨려 놓은 것 같고
삿갓버섯은 넉넉히
김삿갓 쓰던 그 삿갓 같고
씀바귀 이파리는 슬며시
입 속에 넣어보면 진저리나던데
어째서 사람 맘은 더듬을수록
캄캄하기만 한 것이냐 손사래 치면
그러다 제 얼굴 때리겠다는 것
이 겨울도 겨울 모르겠다는 듯
푸릇푸릇한 사철나무 아래서
잔뜩 붉어가는 네 面相은
사철나무 꽃 결코 아닐 것이니
저만치서 코딱지 꽃처럼 훌쩍이다
내년 여름께는 자주 꽃대 쑥 올리고
캐보나 마나 자주감자로 잘 영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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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감자 꽃 생각/한영옥
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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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6.10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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