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휴게소 맛집, prologue
“저는 그 집이 좋던데요.”
그렇게 아내가 좋다하는 그 집을 찾았다.
엊그제인 2018년 7월 24일 화요일의 일로, 내 고향땅 문경 점촌 보건소 옆의 ‘석쇠명가’가 바로 그 집이었다.
‘오늘 점심은 점촌시내 석쇠명가에서...딱 이 글 본 친구들, 마카 오이소~~’
두어 시간 전에, 우리 문경중학교 13회 동기동창 친구들이 인터넷사이트에서 어울리는 Daum카페 ‘문중 13회’에 게시된 어느 글에, 내 그렇게 댓글을 달아, 이날의 내 그 동정을 미리 알렸었다.
그러나 그 글로 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로지 이날 그 집에서 점심을 같이 한 사람은, 나를 비롯해서, 문경읍에 새로 이사 갈 전셋집으로 구한 아파트 보증금 잔금을 전하러 서울에서 함께 내려간 아내와, 입주할 새 아파트 청소를 위해 아내가 꼬드겨 동행한 김옥련 여사와, 우리들 텃밭인 ‘햇비농원’에 대청마루를 만들어준 내 중학교 동기동창인 조방연 친구 해서, 모두 넷이었다.
이미 홀은 손님으로 꽉 차 있었다.
그래서 우리 일행은 신발을 벗고 안방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손님이 붐빌 것을 예상하고 미리 준비를 해놨던지, 주문하자마자 양념 돼지고기 석쇠구이 한 접시를 기본으로 하는 점심상이 곧 차려져 나왔다.
“역시 맛이 있네요.”
아내가 구운 돼지고기 한 점을 젓가락으로 집어 딱 입에 넣었다싶었는데, 금방 혼잣말처럼 그렇게 감탄의 말을 토하고 있었다.
은근슬쩍 동의를 바라는 눈치였다.
“딱 보기만 해도 맛있어 보이는데 뭘.”
맛도 안보고, 우선 그렇게 눈으로 본 느낌을 전하는 것으로 아내의 그 감탄에 동의를 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날 아침에 고향땅 문경으로 향하는 길에 들른, 영동고속도로 하행선 어느 휴게소에서의 일을 떠올렸다.
8,000원짜리 국밥을 주문했었다.
차려내준 상에는 얄팍한 그릇에 담은 밥과, 푹 물러 보이는 고깃국 한 그릇과, 콩자반 김치 무말랭이 각 한 종지씩에 김 한 봉이 전부였다.
언뜻 느낌에 사람의 정감어린 손길이 담긴 상차림이 아니었다.
값은 엇비슷한데, 상차림은 양념을 매매 해서 석쇠에서 구워낸 양념 돼지고기로 상차림을 한 ‘석쇠명가’와는 영 딴판이었다.
하도 부실해 보여서, 최근 들어 내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우리들 ‘재경문경시산악회’ 밴드에 그 상차림 사진을 올려서 그 원가를 물어보기까지 했다.
그랬더니 우흥구 회원이, 내 뜻에 동의하는 내용의 답을 달아주고 있었다.
다음은 그 답이다.
‘부실를 넘어 이걸 8000원에 드심 화를 몬이겨 비실될 듯도 합니다~하하하 지금 기 선배님이 그러신거지요~???? 요즘 휴게소 음식 잘나오는디~!! 여긴 와~??? 응9의 원가는 990원 입니다~하하하’
고속도로휴게소의 음식점이라면 사람들이 많이 몰려든다고 봐서, 상대적으로 더 싼 값으로 상차림을 하거나, 같은 값이면 좀 더 나은 상차림을 하는 것이 마땅할 것인데, 도리어 한 눈에 척 봐서 상대적으로 빈약한 상차림을 하고 있으니, 비교를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빈 식기는 먹은 사람이 반납창구에 가져다놓도록 강요되고 있었는데, 그것까지 내 심사를 비틀고 있었다.
물론 식기를 반납 안 해도 그만이다.
그러나 다들 당연히 그러는 줄 알고 반납을 하는 판에, 혼자만 안 그러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말하자면 심리적 강제에 의해서 밥 먹은 사람이 식기 반납을 하지 않을 수 없게끔 분위기가 조성되어 버린 것이다.
굳이 그러려면 그 창구에서, 비록 적은 돈이기는 하지만, 음식값의 일부를 식기를 들고 온 수고비로 되돌려주는 것이 마땅하다는 생각에까지 이어지니, 뒤늦게 울화통이 터지고 말았다.
음식값이 싸다든가, 음식이 맛이 있다든가 하면 몰라도, 그렇지도 않으니 그렇게 화가 나게 된 것이었다.
비단 그 휴게소만 그런 것은 아니겠다싶었다.
그래서 내 작정 하나를 했다.
고속도로를 달릴 때마다, 일부러라도 휴게소 음식점을 들러, 차려내지는 음식들을 맛보고, 그 값과 맛에 대한 평가를 해보기로 했다.
내 이 시도가, 앞으로 우리나라 고속도로휴게소 음식점들의 문화에 작은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 그 글을 쓴다.
첫댓글 석쇠명가에서 잘 차려진 음식들
또 찾게 되는 이유이지요.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뜨거운 날씨에
입맛 돋구는 음식들
다음에 또 가도록 하입시더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들
부실하기 짝이 없지요.
좀더 알찬 음식과 서비스정신이 절실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