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4. 월요편지.

[윤진기]

ㅇ 2011. 11. 14. 월요편지

계절이 바뀌나 봅니다.

11월 중순이 되니, 이제 찬바람이 불어오는듯합니다.

주말에 워크샵이 있어, 바닷가의 펜션에 모여서, 맛난 바베큐를... ㅎ

크고 작은 배들이 어찌나 많이 지나다니는지...

바로 앞이 평택항이더라구요.

며칠 전, 평택항에서 밀수하는 조직이 경찰, 관세청에 뇌물 성접대어쩌구 나오던데..

여튼, 바람이 많이 차가워졌습니다. 그렇지만, 아직은 가을이고,

지금부터 만추를 즐겨야죠.

올해가을은 유난히 따뜻해서, 옷 장사치들이 많이 힘들답니다.

도매업체는 벌써 파산속출...

이번 주는 '만화'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제 인생의 8할은 영화와 만화였습니다.

극장 혹은, 24시간 만화방에서 만화를 탐독하는것이 어린시절의 대부분이었습니다.

매일 매일 봐도 재미있는 만화들...

너무 많이 봐서,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듭니다.

영화와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만화의 세상에는...

상상력이 있습니다.

카메라로 찍어서 표현해야 하는 영화와는 다른, 단순히 펜으로그리기만 하면 되는...

좀더 리미트가 넓달까요...

제가 갖고있는 단 하나의 선명한 명제

'인생은 재미있어야 한다!'

그것도 만화에서 차용된 듯 합니다.

만화하면 일본만화를 빼놓을수가 없습니다.

10대시절 아예 도배된채 살았으니까요.

일본에는 주간, 격주간, 월간등 만화잡지가 수백가지도 넘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소년 점프라는 주간지인데,

90년대 한참 때는 매주 2천만부가 발행되었습니다.

그 당시 드래곤볼, 시티헌터, 슬램덩크, 북두신권, 유유백서, 원피스등

거의 모든 메가 히트작은 이 잡지 출생이라고 봐도 될 듯...

현재는 매주 3백만부정도 발간된다고 합니다.

방금 열거한 만화들은... 정말 대단한 만화들이죠.

사실, 하나 하나 차분히 이야기하면 월요편지 한편씩 쓸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냥 만화를 좋아했었다 정도만 언급하는 것 보다,

2탄, 3탄 하더라도, 짧은 리뷰를 할까 합니다.

뭐 순서는 그냥 생각나는 대로 입니다.

1. 박봉성의 청개구리 시리즈

20년쯤 전에 나왔던 이야기들인데,

명문대 재학생들의 캠퍼스 스토리였습니다.

주인공은 가난하지만, 성적도 톱, 성격도, 연애도...

뭐든 척척해내는 만능 명랑 청년이었죠.

대학 졸업후의 이야기들도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제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만화인 듯 합니다.

박봉성씨가 만든 회사에서 너무 많은 대본소용 만화를 찍어대서...

2. 엠블럼테이크2

62권이라는 엄청난 양의 야쿠자만화입니다.

제가 유일하게 소장하고 있는 만화이기도 합니다.

세번 읽은 유일한 만화이기도 하구요.

여성이나, 어린이들에게는 비추입니다.

62권도 그렇지만, 한권한권 매우 두껍고, 글자도 많습니다.

거물 야쿠자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무슨 대하소설 보는 것 같습니다.

전 갱스터무비를 좋아하고, 이런 야쿠자만화도 좋아하는 이유가...

그들만의 룰에서 배울것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폭력, 의리... 이런거 말고...

사회가 만들어놓은 법, 제도 그것보다 우선하는 자신들만의 룰을

만들어 둔채 그 속에서, 삶을 불태우는 그들의 자세!

저는 야쿠자도 갱도 조폭도 아닌 일반인이지만,

과연 나도 내 인생에서 그런 열정으로 삶을 불태우나 하는 자문을 합니다.

 
3. 비트(그림 허영만 글 박하 - 본명 박찬호)

정우성 고소영이 주연한 영화도 난리였죠.

정말 정말 재미난 만화였습니다.

10대때 보고, 20대 후반때 2번째 읽었는데,

30대 중반이 되었으니, 한번더 봐야겠네요.

20대의 사랑과 아픔, 사회초년생의 방황...

4. 용오

 - 네고시에이터 즉 '협상가/교섭인'이란 직업을 그리고 있습니다.

일본만화 특유의 디테일이 살아있는...

국제적인 이슈들도 많이 등장하고,

여러나라의 풍광도 꽤 디테일합니다.

진지하고, 재미난 만화입니다.

5. 기생수

참 독특하고, 재미난 상상력이 표현된 만화입니다.

외계생명체가 인체에 들어와 뇌를 장악해야하지만,

오른손만을 장악한 '기생수'가 주인공과 온갖 모험을 한다는...

의외로 진지한편입니다.

6. 시마 과장에서 사장까지... (히로카네 켄시)

몇권인지도 모르겠네요. 100권은 될것같은데...

83년도에 연재가 시작되어 현재까지 연재되고 있으니,

이 만화의 나이가 서른쯤 되었네요.

성인잡지에 연재되어, 베드신이 많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일본의 직장문화를 잘 알수 있으며, 최근 시마사장부분은

현재 삼성 엘지 및 일본의 전자업체들의 현 상황도 매우디테일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작가는 극우파라, 그의 의견이 부담스러운적도 가끔...

7. 몬스터(우라사와 나오키)

대단한 만화입니다.

걸작이라고나 할까...

우라사와 나오키의 작품들은 대부분 대단한 걸작입니다.

마스터 키튼, 해피, 20세기 소년등

지치지 않는 인간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데,

몬스터는 의외로 스릴러 장르입니다.

오싹한 느낌도 자주 드는데, 아주 스피디하고, 재미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엄청난 시청률이 나왔었죠.

8.  올드보이

 - 인기가 많았던 만화는 아니지만, 상당히 웰메이드입니다.

95년쯤에 봤었는데, 얼마후 박찬욱감독이 만든다고 발표가 나서,

상당한 기대로 기다렸었죠.

만화와 영화는 90%정도는 동일한 이야기를 합니다.

결말, 주인공이 갇히게된 계기가 조금 다르죠.

만화를 찾아보실분이 별로 없을거라 생각하고...

주인공이 유지태분의 캐릭터랑 초등학생때 음악수업중,

유지태가 우울해하는 표정을 목격합니다.

그리고! 그 표정을 보며, 애틋함을 가졌습니다.

그게 전부! 입니다.

의외로 상당히 문학적인 이유죠.

유지태는 본인이 갖고 있는 순수한 고독과 허무를 들켜버렸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보고, 연민을 하는 듯한 눈빛을 보였다는 것.

그 이유로 최민식분을 10년간 사설감옥에 가둡니다.

이 만화의 대단함은 복수를 하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복수를 당하는...

10년간 가둔사실보다, 왜 풀려났냐는 의문을 가지면,

이야기의 큰 틀이 뒤바뀌는 멋진 구조를 갖고 있죠.

박찬욱감독님도 그 부분을 매우 매력적으로 생각한듯.

8개까지만 할께요.

2탄 - 3탄 준비해볼께요.

ㅇ 추신.

1. 방금 SBS에서 '태평양'이란 다큐를 봤는데...

바다보다 여자 토플리스가 더 많이 나오는 듯...

아닌척하면서, 꽤 선정적입니다.

MBC에서 아마존이 대박치면서, 전략적으로 '선정적'을 정했나봅니다.

2. 요즘 꼬꼬면이 그렇게 난리라는데...

살려고 마트에 갈때마다 품절이더라구요. 최근 반년간...

드뎌, 어제 사서, 방금 끓여먹어봤습니다.

마눌님이 '그냥 하얀 신라면이야' 할때 믿을걸...

그럭저럭 먹을만한 정도.

가격이 천원이라는데, 놀랐습니다.

그 가격에도 초대박행진중이라는데, 또 놀랐구요.

3. 뉴스를 말씀드릴께요.

 - 중국 윈난성에서 탄광매몰사고가 나서, 34명이 죽었습니다.

칠레의 매몰광부이야기가 난리가 났었는데,

중국은 작년도 매몰사고가 1400여건, 사망자가 2500명인데,

매년 3천명정도가 죽어나갑니다. 탄광사고로...

보도는 거의 생략됩니다.

 - 베를루스코니가 드뎌 사임했네요.

이 아저씨가 10년간이나 총리를 할수있었던건...

반수이상의 국민이 지지했단 이야기인데...

나라가 망할 지경이 되니, 그 반수이상이 반수미만으로 약간 내려온듯합니다.

로마에서는 축제가 나고 난리라는데...

이 아저씨가 다시 나올일이 전혀 없지 않다는... -_-;

 - 우리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되었습니다.

몇달전부터 온나라가 난리였는데,

국제전화를 하라고 하는데, 횟수제한이 없답니다.

이건... 국제전화비 많이 쓰는 곳이 된다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공신력은? 전혀 없다는 거죠.

심사고 나발이고, 전화많이 하는 곳이 뽑힌다면, 그게 무슨...

주최는 캐나다태생 스위스인이 만든, 'New7Wonders of Nature'란

홈피에서 하는데, 투표결과는 알려주지 않고, 공짜 인터넷전화는 차단된

유료 국제전화만 받으며, 후보에 오른 나라에 금전을 요구한다네요.

얘네는 지난 번에 신7대불가사의 투표로 재미를 보고, 이번에 7대 자연경관,

다시 7대 도시를 투표한다는데...

서방언론은 전혀 관심갖지 않으며, 유네스코는 같이 엮지 말아달라며 질색합니다.

이런 상황을 대통령부터 온나라가... -_-;;

어쩐지 같이 뽑힌 다른 지역들도 그닥...

4. 이번 주 추천식당은 최근 오픈한 신도림역 디큐브시티 지하의 김밥집입니다.

완전 커다란 왕만두와 김밥을 파는데,

김밥이 맛도 좋지만, 한 조각이 한입에 들어가질 않습니다.

가격은 4천원정도구 왕만두는 6개 6천원인데, 대박입니다.

[QWERTY]

제가 본 건 기생수랑 몬스터, 해피, 20세기 소년 정도네요.
기생수는 명작이라는 소리는 많이 들었지만 솔직히 그 정도까지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몬스터도 처음 몇 권은 환상적으로 읽었는데 중반 부터 왠지 재미가 떨어지는 듯 했고... 해피도 그렇구요.
전 해피보다 비슷한 컨셉으로 그 전에 나온 야와라가 더 재밌었어요.

[윤진기]

그래도 많이 보셨네요. 만화 좋아하시는듯...

[윤진기]

저도 30대 중반... ㅎㅎ
일어공부의 8할이 야동... ㅋㅋ 재밌네요. 저도 무역업을 하는지라...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시마사쬬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