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다 그렇듯 표준어나 맞춤법 규정도 약간의 버그가 있습니다. 그리고 언어 규정을 만드는 기관이 있는 경우에는 논란이 심하지 않은 이상 일단 대세는 따르게 마련이죠. 삭월세는 아마도 어원이 별 상관없다고 판단해서 사글세만 인정했을 겁니다. 헛갈리다/헷갈리다 같이 둘 다 옳다고 하는 경우도 있죠.
전 사글세로 바꾼 것에 대해서는 딱히 반대를 안 해서 kleein님과는 좀 다른데 짜장면을 자장면이 옳다고 한 것은 크게 잘못됐다고 봅니다. 사실 이걸 마치 인터넷 같은 낱말마냥 한국어에 동화가 덜 된 외래어로 봤다는 게 문제입니다. 이걸 외래어로 안 본다면 된소리를 쓰지 말아야 한다는 억지스런 주장을 할 필요도 없는데 말이죠.
가령 버스나 가스 같은 경우 대개 뻐쓰나 까쓰로 발음하지 글자처럼 발음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데 이런 것도 철자에까지 반영해야 할지는 물론 논란이 되지만 (일단은 무리리고 봅니다), 적어도 발음은 인정할 필요가 있는데 아마 편협한 해석을 하는 경우도 많아서 주로 뉴스 같은 방송에서는 버스(쓰) 비슷한 발음이 맞다고 한 것으로 얼핏 들은 것 같습니다. 사실 간혹 우리말 외래어에서도 f나 v발음을 하는데 이것도 잘못된 겁니다. 아나운서들은 이에 대한 교육을 받았는지 그렇게 잘 안 하데요.
그러나 짜장면은 그냥 우리말로 보는게 적절하기 때문에 표기 발음 모두 자장면으로 해야 한다는 규정은 검토될 필요가 있습니다. 매체의 힘이란 게 커서 그런지 요샌 자장면이란 말도 점점 거부감이 덜해지긴 합니다. 물론 전 이 말을 쓰진 않습니다. 자장면과 짜장면은 옳다 그르다의 문제는 아니겠고 아마도 양자가 어느 정도 기간은 공존하겠지만 언중이 뭘 주로 쓰게 될지는 지켜봐야겠죠.
그래서 생각난 김에 우리가 말로 할 때 외래어 규정과 다르게 쓰는 경우가 있는데 간단한 설문조사를 하려고 합니다. 글로 쓸 때 말고 말로 할 때 어떤 꼴을 주로 쓰시는지 별로 어렵지는 않을 테니 심심하시면 덧글 좀 달아 주세요. 두 가지 이상을 두루 쓰면 그렇다고 표시하시면 됩니다. 대답에 대한 부연 설명도 물론 반깁니다.
아시다시피 아래에서는 규정상 1에 있는 낱말들이 맞습니다. 1 ~ 5는 일본어식 발음이고 (쓰레빠와 빠다는 또 다시 약간 변형된 경우), 6은 자생적 변형이고, 7은 독일어 외래어를 영어식으로 대체한 경우입니다.
1. 1 텔레비전 2 티브이 3 테레비
2. 1 슬리퍼 2 쓰리빠 3 쓰레빠
3. 1 드라이버 2 스크루드라이버 3 나사돌리개 4 도라이바 (1. 영어 발음[그러나 여전히 영어는 아님]. 2. 원래 영어. 3. 우리말로 순화한 낱말 4. 일본식 발음 또는 현장 발음)
4. 1 팬티 2 빤쓰
5. 1 버터 2 빠다
6. 1 소파 2 쇼파
7. 1 알레르기 2 알러지
오랜만에 참으로 좋은 글 읽었습니다. 나도 평소에 짜장면을 왜 자장면으로 표기하느냐에 대해서 의문을 가져왔고 더구나 우리말 발음에는 없는 'f'를 발음하려고 '파일'을 이상하게 발음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심한 거부감을 가졌습니다. 설문에 답하자면 3,2,1,1,1,1,1 입니다.
담당 국문학자들이 자신들이 생각하는 수준에서 예외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만, 예외가 많은 것이 정말 살아 있는 언어가 아닐지 한번 생각해봅니다. 예외를 무서워하는 것은 일부 국문학자들의 기우라고 봅니다. 언어는 살아있는데, 그들 일부의 사고가 경직된 것이 아닌지?
(저는 말로 하는 영어를 거의 전투모드로 익히게 되어.. 대부분 영어발음과 비슷하게 하는 편입니다) 2, 1, 12, 1, 1, 1, 12 입니다. 그리고 사글세(단지 발음이 쉬워서) 짜장면(자장면은 뭔가...아닌 것 같아요) 이것 땜에 안도현의 책 사서 읽어봤었습니다.
모두고맙습니다. 얼추보니 제발음이 가장구식이네요ㅋㅋ. 다 그런줄 알았는데 나만그런거였나?? 하나고백하자면 우리말로 파일 팩스 발음에서 그러면 안되는데하면서도 간혹 f발음을하는경우도 있는것같습니다. 근데 비디오는 절대로 v발음이 안나오데요.알레르기가맞는데 최근영어영향때문인지 틀린말로오해하는경우가있죠
첫댓글 재미있는 설문이네요. 전 12,1,1,1,1,2,1 이에요. ^^
제 입장은 삭월세도 사글세도 맞고, 짜장면도 자장면도 맞다고 해야한다는 주장입니다. 그 근거와 의도가 불분명한 강제규정은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저도 변이형을 함께 인정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 봅니다. 근데 그러자면 다른 예외 규정들도 마구 튀어나올까봐 쉽게 그러지 못하는 것이라 여깁니다.
짜장면이라고 해야 맛있는 것 같고 자장면은 맛 없을 것 같음.. 그리고 소고기 자장도 있어서. 자장면은 좀 /전 3 2 1 1 (가끔 2) 1 1 1 / 근데 방정환 선생님은 왜 소파 일까? 갑자기 그게 궁금해지네...
12, 1, 1, 1, 1, 1, 2로 하는 거 같아요.
오랜만에 참으로 좋은 글 읽었습니다. 나도 평소에 짜장면을 왜 자장면으로 표기하느냐에 대해서 의문을 가져왔고 더구나 우리말 발음에는 없는 'f'를 발음하려고 '파일'을 이상하게 발음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심한 거부감을 가졌습니다. 설문에 답하자면 3,2,1,1,1,1,1 입니다.
담당 국문학자들이 자신들이 생각하는 수준에서 예외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만, 예외가 많은 것이 정말 살아 있는 언어가 아닐지 한번 생각해봅니다. 예외를 무서워하는 것은 일부 국문학자들의 기우라고 봅니다. 언어는 살아있는데, 그들 일부의 사고가 경직된 것이 아닌지?
3, 1, 4 (실은 '도라이버' ㅋㅋ), 1, 1, 1, 2 (마지막 것은 캐나다에 와서 살면서 변했음)
(저는 말로 하는 영어를 거의 전투모드로 익히게 되어.. 대부분 영어발음과 비슷하게 하는 편입니다) 2, 1, 12, 1, 1, 1, 12 입니다. 그리고 사글세(단지 발음이 쉬워서) 짜장면(자장면은 뭔가...아닌 것 같아요) 이것 땜에 안도현의 책 사서 읽어봤었습니다.
저는 12,1,1,1,1,2,1 일본식 발음하면 촌스러워 보여서 그래도 영어식으로 해야지 생각한 어릴때 기억이 나네요. 알레르기는 어릴 때부터 익숙해져서.. 한 20년 전에는 의사들이 알레르기라고 했지요.
모두고맙습니다. 얼추보니 제발음이 가장구식이네요ㅋㅋ. 다 그런줄 알았는데 나만그런거였나?? 하나고백하자면 우리말로 파일 팩스 발음에서 그러면 안되는데하면서도 간혹 f발음을하는경우도 있는것같습니다. 근데 비디오는 절대로 v발음이 안나오데요.알레르기가맞는데 최근영어영향때문인지 틀린말로오해하는경우가있죠
하하하... 맞아요.. 비.디.오. (사실 저는 비됴로 발음합니다) /그리고 약품명이나 하여간 의학관련 내용에서 저는 전부 미국식발음으로 배웠기 때문에 가끔 의사인 친구들과 얘기할 때.. 예를 들면 'g'들어가는 단어에서 애들이 그게 아니라고 막 그러더군요.
전에 제 아이가 먹던 digoxin을 제가 디젹씬이라고 말했더니 친구가 부득부득 디곡신이라고 우겨서.. 그래.. 알았어.. 알았다구.. 했답니다. ㅎㅎㅎ 지놈과 게놈도 마찬가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