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그늘
- 이대환(목숨단주)
오늘은 무지하게 더운 날이다
거리엔 사람들이 별로 없다
나는 오늘도 걸어야만 했다
명동성당 단주모임을 하고
집에까지 걷기로 했다
햇빛이 따가워도 하늘엔
하얀 뭉게구름이 너무도 맑아
생전 처음 보는 것 같다
되도록이면 인도 경계석 근처의
가로수 그늘로 걷는다
은행나무 가로수를 걷다가,
플라타나스 가로수를 걷다가,
지금은 느티나무 가로수 그늘로 걷고 있다
나는 태어나 여태 감사해 본 적 없는
가로수 그늘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천하를 얻은 듯한 발걸음 집을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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