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솔과 어치가 오늘은 일찌감치 도착해 있고요, 진주에서 반디샘, 메타샘, 애벌레샘도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오늘따라 우리 친구들이 늦네요. 추워서 그런가? 우리 친구들은 추워도 잘 노는데 추위때문은 아닌 것 같구요, 여러가지 이유로 10시 20분이 되어서야 놀이터로 출발했구요, 5명이 함께 했습니다. 어른도 5명, 어린이도 5명. 이런 날도 드물지요?^^
채윤이, 효석이, 소율이, 하준이, 영동이. 이렇게 정예부대 출발합니다.
인원이 적어 재미없을 수도 있지만 더 신나고 생동감있는 체험을 한 아주 즐거운 하루였답니다.
이렇게 싸늘한 땅에서도 피어나는 초록이 있어요. 지의류인데요, 썩은 나무를 헤치다가 나무에서 살고 있는 친구들을 만났답니다. 다음달에도 이렇게 초록으로 있어줄지 기대가 됩니다. 초록 지의류만큼 초록초록한 생기를 내 뿜은 우리 친구들과의 하루를 소개하겠습니다^^
주차장에서 바라본 영축산이 너무 웅장하고 멋지네요. 그리 예쁘지는 않아도 단풍이 제법 들어 울긋불긋한 숲입니다. 우리 친구들도 너무 멋지다면서 넋을 잃었던 장면...
아지트에 돗자리를 폈습니다. 엉덩이가 시려울까봐 폭신한 매트를 준비했어요. 그 위에 자신의 돗자리를 깔고 간식타임을 갖습니다. 간식을 맛있게 먹고 숲으로 가서 신나게 놀 예정이고요, 다녀와서 식사 후 또 이곳에서 신나게 놀 예정입니다. 하루종일 놀 것만 예정되어 있는 신기한 놀이터 탐험대랍니다.
어치모둠은 오늘 메타샘과 함께 합니다. 따뜻한 차를 가지고 오셔서 나눠 마셨구요, 우리 친구들도 자신의 간식을 아낌없이 내놓습니다. 우리 효석이는 곰솔모둠할래? 했더니, 아직 거기는 아니랍니다. 어치모둠이 좋답니다^^ 그래 반갑다 효석아^^
주차장에서 만나 이제 아지트로 가기 전 한 컷을 찍어봅니다. 오늘의 어치모둠이랍니다. '겨울의 아이들' . 참 씩씩하지요?
중간계곡입니다. 길 위의 물은 발이 젖지 않을 정도였고, 소율이는 물의 깊이를 재어 본다고 지팡이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어떤 깊이건 어떤 모습이건 늘 이곳은 탐험대의 시작과 끝의 이미지를 갖고 있어요. 이 계곡을 지나면 숲으로 들어가고, 이 계곡을 지나면 또 우리 아지트로 가는 길이니까요. 겨울숲도 멋지지만, 내년 봄 개구리알로 채워진 모습도 멋집니다. 개구리알 이야기를 하며 시끌벅적하게 이 계곡을 지나갑니다.
편백숲입니다. 색깔이 더 진해 보이는 것이, 피톤치드도 아주 많이 내 뿜고 있을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 친구들이 이곳에서는 무엇을 할까요?
누가 누가 길게 벗기나~~ 나무껍질 벗기는 놀이입니다. 2월에 벗겨질 제일 겉의 껍질이지요.
우리 채윤이 너무 예쁘죠? 아주 긴 편백껍질을 소유한 기념으로 사진 남깁니다^^
우리 소율이도 오늘 키보다 긴 나무껍질 득템^^
우리가 가는 숲에는 편백숲이 넓게 펼쳐져 있답니다. 우리 효석이는 이 나무를 한번 뽑아보려고 노력중이랍니다. 하하하 너무 귀여운 발상이지요?
곰솔모둠이 한팀이 되어 썩은 나무를 뒤지고, 어치는 효석이와 한 팀이 되어 썩은 나무를 샅샅이 훑어봅니다. 그 동안은 주로 하늘소애벌레, 지네 종류를 많이 봤었는데, 이 숲에는 말벌이 많아요. 효석이와 함께 발견해서 환호성을 질렀지요. 곰솔모둠에서도 말벌을 발견해서 서로 난리가 났던 하루였어요.
거미의 방(흰 방)도 찾았고, 육상 플라나리아도 만났고, 거저리애벌레도 만났고, 검은색 파리, 지네도 만났습니다. 나무는 비록 죽어서 썩었지만 이렇게도 많은 생명을 품고 있었네요. 겨울을 지내는 벌레들을 건드려 상당히 미안했지만, 이렇게 알게 되어야 또 사랑하고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자연이 용서해주길 바라며 미안한 마음을 전해봅니다.
곰솔모둠에서 거저리 애벌레를 발견하고는 모두 신기해하는 중입니다.
*거저리란? 딱정벌레목에 속하는 곤충. 이 곤충의 애벌레는 미래 대체식량으로 이미 '고소애(고소한 애벌레)'라는 식품으로 유통되고 있답니다.
어치와 함께 거저리애벌레를 발견해서는 소중히 관찰하는 효석이랍니다. 거저리애벌레는 너무 예뻐서 집에 가서 기르고 싶다는 효석이. 그러나 자연의 생명은 모두 원래의 자리로 돌려주자는 영동이형의 말에 순순히 따라주는 기특한 효석이^^
우리 채윤이가 오랜만에 나무를 타네요. 너무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라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참관선생님들도 많이 오시고 해서 힘이 나는지 그동안 오르지 않던 나무에 잘도 오르는 우리 두 공주님들^^ 우리 소율이에게는 아무래도 이 코스가 맞나봅니다. 한 곳에서 미끄럼을 타는 것보다는 움직이면서 다이나믹하게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네요. 그래 다음달에도 이 코스로 가자!!
효석이의 지팡이 모음... 첫 지팡이를 찾는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길을 걷다보니 많은 지팡이가 있네요. 그걸 다 모아 들고가는 우리 효석이. 한참 가다보니 모두 갈아치웠네요. 이번엔 엄청 긴 나무를 끌고 갑니다. 가다가 몇개가 부러지는 바람에 숫자가 조정되었고, 무겁지만 스스로의 의지대로 끌고 가는 만큼 하나도 무겁지 않다고 큰소리도 칩니다. 잘했어 효석아~~힘도 기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
가진 것 모두 내려놓고 나무타기합니다. 쓰러진 산벚나무인데요, 올 봄에는 보니 잎을 달고 살아있었는데, 이젠 거의 죽었네요. 겨울눈이 바싹 말라 죽은 것을 보면 죽은 걸 알 수 있어요. 왕벚나무는 목재가 약한데 산벚나무는 참 강해요. 탄성이 있어서 나무를 밟으며 구르니 쿨렁쿨렁 재미가 느껴집니다. 나무야~~ 힘들겠지만 참아줘서 고맙다!!
이것보라며 어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요. 산벚나무의 목재는 다 썩고, 가죽질의 껍질이 통자로 남아서 갑옷팔이 되었어요. 역쉬 남자들이죠? 팔에 두르고 사진 한장 남깁니다. 파워레인저의 강력한 팔이에요.
채윤이도 길다란 굴뚝을 얻었네요^^ 이걸 어디에다 쓰면 좋을까?? 고민하는 모습이죠?
곰솔샘도 긴 팔을 찾아서^^ 오늘 이곳에서는 어른들도 모두 신나게 함께 놀았답니다. 우리는 겨울숲에 오늘 날이 추운 날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늘 재미있는 하루로 기억이 되는데요, 오늘도 그런 날이었어요. 어디에 머물러도 신나고 즐거운 그런 하루였답니다.
뭔가를 발견하면 모두 우르르모여 함께 관찰합니다. 이날 모두 신났었죠. 어른들이 더 흥분하고 즐거웠던 것 같아요.
그러다 어치가 갑자기 당이 떨어진 현상이 왔지 뭐에요. 그래서 갑자기 숲에서 간식타임을 갖습니다. 친구들의 고마운 간식덕분에 어치가 기운을 내고 일어섰다지요. 고맙다 친구들아~~
터널 놀이터까지 왔는데 오늘은 터널보다 다른 걸 하고 싶다는 친구들... 지팡이를 다듬고, 흙덩이를 자르고, 빨간 흙을 모으고... 각자의 일에 몰입한 모습이 정말 보기좋았습니다. 채윤이가 모아준 빨간 흙으로 흙공을 만들었죠.
소율이는 터널을 통과했군요. 오늘 이 터널을 통과하는 것이 주 목표였으나 채윤이는 어치와 빨간 흙을 고르느라 바빴고, 효석이도 자신만의 놀이를 즐기느라 바빴네요. 멋지게 자신의 놀이에 빠져 준 친구들에게 박수~~
쭉쭉 뻗은 편백나무숲이 너무 멋집니다. 줄 맞춰 심은 것이 보이지요? 올라갈 때보나 내려갈때 더 조심해야 되는 숲. 작은 돌들에 미끄러져 넘어질 위험이 있답니다. 모두 조심조심 내려오고 있어요.
여러 나뭇가지들을 들었지만 결국 선택되어 마지막에 들고 오게 된 것은 이 나뭇가지. 나중에 이것이 짧아졌고 필드하키채로 잠시 사용되기도 했답니다.
2시 넘어 점심을 먹습니다. 간식먹고 출발했고, 중간에 간식을 먹었으니 그리 배가 고프지는 않을거에요. 실컷 산책하고 먹는 밥은 정말 맛있습니다. 우리 친구들도 많아요~ 소리 없이 정말 잘 먹습니다.
자 이제 흙공을 만들어야지요. 처음엔 골프를 할 요량으로 골프공을 만들고 있습니다. 날씨가 추워서 잘 굳을 지 모르겠지만, 마법의 가루를 섞은 흙을 조물조물 반죽하고 있습니다. 날씨는 많이 춥지 않았지요? 반죽이 많이 차갑게 느껴지지 않았으니까요.
모두들 나만의 공을 만든다고 열심히 주무르고 내것을 기억했지만 결국은 모두 섞이고, 그저 먼저 줍는 사람이 임자가 되었어요.결국 모두 비슷비슷했다는 뜻^^
이렇게 걸터앉아 만든 팀도 있었군요. 애벌레선생님은 우리 친구들과 두런 두런 이야기도 잘 하시죠? 오늘 처음 만났는데도 우리 하준이와 영동이와의 대화가 쉬지 않네요.
흙공을 만든 건 우리 친구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오랜 시간을 들여 고운 흙을 걸러 온 채윤이와 소율이가 있었고, 땅속 많은 생물들의 유혹을 물리치고 적게 나마 흙을 모아 준 우리 효석이의 노고도 컸어요. 무엇보다 춥지 않은 날씨덕분에 즐거운 체험을 할 수 있었고, 넓고 아늑한 이 장소덕도 봅니다.
다 만들어진 흙은 그늘에서 오래오래 말리면 좋겠지만 오늘은 1시간 정도 말리고 필드하키를 하기로 했기 때문에 시간이 조급합니다. 중간에 깨지긴 하겠지만, 많이 만들어놔서 괜찮습니다. 설탕을 묻히지 않은 찹쌀떡같지요?
오늘은 정말 기분좋게 잘 만들었어요. 그 동안 서로 잘 어울리지 않던 소율이와 채윤이의 케미도 좋았구요.
어른들은 빠지겠다고 했더니 모두 같이 해야한다고 성화여서 일단 함께 시작합니다. 일단 스틱으로 화이팅!!
어치는 필드하키를 매번 해야겠어요. 아주 재미있는걸요? 아직 우리 친구들이 익숙하지 않은 가운데 발군의 실력을 뽐내며 상대골까지 밀고 들어가는 어치 선수!! 으하하!! 곰솔샘이 어치 잘한다고 많이 칭찬해줬어요. 그랬더니 더 잘하고 싶어져가지고, 얼마나 열심히 했던지 목이 쉬고 등에 땀이 났지 뭐에요.
어치가 너무 열심히 해 가지고 안되겠다 싶어 빠지고 다시 경기 시작됩니다. 이렇게 골문앞에서 스틱이 겹겹이 겹쳐 공이 그 안에 갇히는 바람에 계속 '멈춤' 상태가 되곤 합니다.
우리 친구들도 모두 얼마나 열심히 하던지 열기가 퐉퐉 느껴지는 현장이었습니다. 숫자가 더 많았다면 공을 만지는 횟수가 적고 서로 부딪혔을텐데, 다섯명 딱 알맞은 숫자였던 거에요. 적당히 무리없이 서로의 역할에 충실하며 놀았던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뭐니 뭐니해도 재밌었던 건 스틱이 부러지는 것이었어요. 나름 단단하다고 생각했던 스틱이 경기도중 토막이 나니 폭소가 터집니다. 우리 친구들은 재빨리 가서 다른 나뭇가지로 대체해요. 반디샘도 반에 반 토막이 나자 옆으로 던질 걸 다시 주워 한 컷 부탁합니다. 스텐 스틱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재미^^ 거기에다가 덜 굳은 공은 몇 번 치면 부서집니다. 그러나 우리 친구들 어느 누구도 짜증내거나 화내지 않아요. 서로 웃을 뿐입니다. 완벽하지 않아서 오히려 더 즐거운 우리들 숲놀이^^
(부서진 공은 어치가 회수해왔어요.)
이번엔 마무리겸 '식물의 열매맺기'놀이를 했습니다. 식물들이 열매를 맺기까지 얼마나 어려운 과정을 거치는지 놀이를 통해 알아보고 맛있는 젤리를 선물로 주었지요. 오늘 참가자수가 적어 1인당 2개씩 돌아갔는데 젤리사진은 하나도 없군요. 모두들 좋아라하며 손에 꼬옥 쥐고 있어서일까요?ㅎㅎ
도장받기로 연결해서 성취감을 올려주었지요. 우리 친구들과도 생태놀이를 가끔 해야지요. 그저 야생의 놀이가 최고만점이지만, 오늘 열매맺기 놀이도 아주 좋았어요. 물론 젤리를 받기 위한 놀이였지만, 그만큼 수고로움도 느껴봤기에 의미는 있었습니다.
우리 탐험대는 '추워서' 뭘 못했던 적이 없어요. 특히 통도사 탐험대친구들은 더욱 잘 노는 친구들인데요, 내년부터는 근육을 기르기 위해 많이 걷던 것을 포기하고 오후에는 실컷 노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그동안 오전 산행이 너무 힘들다며 참가를 포기하는 친구들이 많아서요^^;;
놀면서 쉬면서 그다지 힘들지 않게 다녀왔었는데 이제는 어치도 현실에 맞추려 합니다. 내년에도 통도사에 많은 친구들이 함께 해서 자연과 놀이를 다 같이 즐기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힘들지 않게 할테니 많이 오세용~~
오늘 함께 해 주신 메타샘, 애벌레샘, 반디샘 사진과 놀이봉사 감사합니다. 다음달에도 건강하게 만나요~~
첫댓글 추운 숲 죽은 나무속에 꿈틀거리는 곤충들 대단하네요! 고소애가 말린 밀웜맞나요 하준이가 새우깡 맛이라고 들이밀면 징그러워 도망가던 생각이 났어요 ㅋㅋ 12월이 추워봤자 탐험대를 이기겠습니까ㅋ 순간순간이 소중한 탐험활동 늘 기대하고 감사드립니다.
현실과 너무 많이 타협하진 마시고^ 홧팅하십시오~^
추위를 아랑곳하지 않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돌무더기로 뛰어오르는 아이들!!!
숲은 모든 것이 신기하고 새롭다.
썩은 나무줄기 속에서 여러 곤충을 보고 겁내지 않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관찰하며 밀웜을 설명해 주는 아이들!!
산벚나무 껍질로 칼과 방패놀이에 빠진 아이들!!
흙으로 골프공을 만들고 노는 아이들!!
정말 자연 속에서 놀줄 아는 아이들이다.
추위는 어디로 갔는지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많이 배우고 느끼는 행복한 시간이였습니다.
항상 아이들이 스스로 적당함을 찾을때까지 기다려주시는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곰솔과 어치를 만나고 오면 분명 꽉 찬 7시간을 놀았는데도 아이들 마음에 에너지를 가득 채워 오는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