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본격적인 장마철, 비오는 날의 여행은 나름의 장점도 있습니다.
일단 사람들이 없어 한적하고, 여행비용을 줄일 수 있고, 여름이라도 덥지 않아 좋고
비오면 색다른 풍경을 볼 수 있어 더 좋고
가장 좋은 건 여행가서 그냥 방에서 뒹굴 뒹굴 그래도 누구도 짜증을 안내서 좋습니다.
본격적으로 장마가 시작되고 후덥지근한 더위가 짜증스러울 때면 누구나 시원한 냉면국물이 생각납니다.
양수리를 향해 차를 몰고 가다 옥천을 지날 때면 도로 한 편으로 냉면집이 연이어 늘어서 있습니다.
옥천냉면의 역사는 195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옥천냉면’ 창업자인 이건협씨가 6·25전쟁 당시 황해도에서 피난 내려오다가
옥천에 정착, 냉면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냉면을 크게 메밀이 많이 함유된 평양식 냉면과 감자전분이나 강냉이
고구마 전분의 함량이 많은 함흥식 냉면으로 구분합니다.
평양식냉면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질긴면발의 옥천냉면을 '전통냉면이 아니다'라며 무시합니다.
반면 전국 각지의 열혈 옥천냉면 매니아들은, 요즘처럼 행락객이 몰리는 주말이면
서너 시간씩 꼼짝 못하는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하는
6번 국도를 달게 감수하면서, 이 냉면 한 그릇 먹겠다고 경기도 양평 옥천까지 한달음에 차를 몰고 갑니다.
옥천면옥이 인기를 얻으면서 냉면집들이 하나둘 늘어났고 이제는 옥천냉면이 고유명사화되었습니다.
때 아닌 이른 더위가 바야흐르 냉면의 계절이 시작 될 것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냉면을 그냥 ‘국수’라고 부르는 북쪽에 고향을둔 사람들은 동지섯달 추운밤
뜨거운 구들장에 엉덩이를 지지며 냉면국물을 마실 때, 식도를 타고 흐르는 차가운 육수에 이빨 부딪치며
온 몸을 부르르 떨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북쪽 고향을 기억합니다.
자리에 앉으면 슴슴한 면수부터 내어주는 것도 예전 그대로 입니다.
김치는 염장무 하나만 나오는데, 3년간 염장해 새콤달콤한 서울의 무김치와 달리
묵직하게 깊이가 느껴집니다.
옥천냉면은 냉면과 함께 먹는 음식도 다릅니다.
평양냉면집들은 대개 돼지고기 편육과 만두를 냉면과 함께 팝니다.
옥천 냉면집들은 돼지의 모든 부윗살을 곱게 갈아 달걀만 넣은 돼지고기 완자가 유명합니다.
간장을 살짝 찍어 입에 넣으면 고깃결이 갈았다기 보다 찢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살아있습니다.
냉면은 각자의 식성에 따라 제각기 맛을 판정하는 기준이 극과 극을 이루는 특별한 음식중에 하나가 되었습니다.
함흥식에 가까운 옥천냉면과 전통 평양냉면은 국물에서 가장 큰 차이가 납니다.
평양냉면은 쇠고기 육수에 동치미국물을 섞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냉면집에 따라 닭육수 또는 꿩육수, 돼지고기 육수를 섞는집도 있습니다.
이것은 쇠고기국물 만으로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국물을 가볍게 하고
감칠맛을 더하기 위해서인데, 옥천면옥은 '쇠고기는 누린내가 있어서 쓰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첫댓글 사진을 맛나게 찍어놔서 ...너무도 맛나게 보여요~~~
그래서~!
냉면이 엄청 땡긴다는 말입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