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지 않는 꽃 제23회
이헌 조미경
교통사고 피해자와 가해자가 만나 처음의 어색하고 화가 나는 상황이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에 연인으로 발전을 했다.
처음에는 어색함이 있었다. 처음 교통사고나 났을 당시에는 차가 망가졌다는 상실감에 길길이 날뛰던 남자는
나중에는 회사에서 너무 화가 나는 일이 있었는데 그것도 중요한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에
접촉 사고가 나서 화를 냈다는 것을 일단락이 되었다. 해숙은 남자를 만나면 만날수록 끌리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각자 보험에 가입을 했기에 보험회사 직원들이 전화로 처리할 일인데 두 사람은 불필요한 만남인 줄 알면서
서로에게 호감이 생기면서, 자신도 모르게 좋은 감정이 생기는 것이었다.
서로가 깊이 사랑을 하는 관계로 진전이 되는 데에는 그리 많은 대화도 필요하지가 않았다.
연택은 오로지 해숙의 입맛에 맞는 말을 구구절절 늘어놓으며
매일 전화를 걸어와서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을 했다. 해숙의 아파트에는 연택이 보낸 꽃바구니가 하루가 멀다 하고
쌓였다. 꽃바구니 안에는 "사랑해"라고 쓰인 메모가 곱게 접혀 있었고 사랑에 굶주린 해숙의 마음을 살살 간지럽히며
자신도 모르게 연택에 빠져 들었다. 연택은 자상한 남자였다.
아침이면 모닝콜을 해서는 저녁에 잘 잤냐는 인사를 시작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늦은 저녁까지도
달달한 대화는 이어졌다. 그러한 해숙을 바라보는 수연은 수차례 경고를 했지만 해숙은 수연의 충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장사를 해야 할 바쁜 저녁 시간에도 아가씨들에게 가게를 맡기고 자신은 연택과 사랑에 빠졌다.
그날도 가게에 출근을 해서 가게 일과 손님들에손님들에게는 일체의 관심이 없고 오직 연택과의 연애에만 관심을 쏟는
해숙에게 수연을 따끔한 충고를 했다.
"해숙아?" 너 예전에 남자 때문에 죽음 직전까지 갔으면서 또 남자에게 마음을 주니."
"너의 사랑에 너의 연애에 이렇다 저렇다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이번 남자도 너에게
상처만 주고 말 거야. 지금이라도 그만 끝내는 게 어떠니?"
하지만 해숙은 웃으면서 "언니가 몰라서 그래, 연택 씨는 나에게 너무나 잘해 줘."
"해숙아 네가 연애에 빠져 있는 동안 단골손님들이 다른 가게로 빠져나가는 것은 어떻게 할 것인데?"
"그것은 언니가 책임지고 이 가게를 꾸려 가면 되잖아."
해숙은 천하태평이다.
그러나 수연은 알고 있다.
가게는 해숙의 단골손님들이 매상을 올려 주고 있다는 사실을.
해숙이 가게에 나와 있어야 장사를 할 텐데 해숙은 연택과 사랑놀음을 하느라
가게에 잘 나오지도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해숙은 연택에게 프러포즈를 받았다.
처음 남자에게 프러포즈를 받은 해숙은 그날 저녁잠을 이루지 못했다.
결혼 하자는 남자들의 제의는 자주 있었지만 이렇게 구체적으로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워 놓고
자신과 결혼하겠다는 남자 연택에게 해숙은 푹 빠져 들었다.
연택은 너무나 신사적이었다. 만나면 늘 해숙이 취향에 맞는 음식을 고르고
분위기도 시끌벅적한 곳이 아닌 한적한 곳에서 둘만의 데이트를 즐기기에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었다. 해숙은 연택을 만나면서 조금씩 요조숙녀로 변했다.
연택을 만나기 위해서는 평범한 아가씨들이 즐겨 입는 브랜드의 옷을 고르려 쇼핑을 했고
화장도 옅게 하여 실제의 나이보다 젊게 보이도록 노력을 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 식으로 결혼에 합의했다.
그리고 며칠 뒤 휴일에 연택의 집에 인사를 하러 갔다.
연택의 집은 아담한 2층 집이었다.
연택은 해숙보다 2살 연하로 집에서는 연상의 며느리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이야기를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해숙은 일단 부딪쳐 보기로 했다.
연택의 집에 인사를 하러 가는 날 해숙은 평범한 직장인들처럼 옷을 입었다.
전날 미리 준비한 과일 바구니와 연택의 아버지가 좋아한다는 시바스 리갈 양주도 한 병을 준비를 했다.
연택과 해숙이 연택의 집으로 인사를 하러 갔다.
거실에 들어서니 연택의 어머니가 반갑게 맞아 준다.
"어서와요."
아가씨가 "해숙이."
연택의 어머니 김여사는 미소를 짓고 있지만 눈매는 날카롭게 해숙의 일거수 일투족을 살피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서 과일이 날라져 오는데, 과일은 연택의 여동생이 가지고 왔다.
미리 연택이 해숙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연택의 부모는 해숙의 부모와 형제 등
가족 관계에 대해서는 일절 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오로지 해숙이 가지고 있는 돈의 크기였다.
해숙은 의아했지만 그들이 궁금해하는 것에 대해 대답을 했다.
해숙은 오랜만에 가족의 따스함을 안고 집으로 왔다.
며칠 뒤 해숙과 연택은 서울의 유명한 호텔에서 결혼식을 하기로 예약을 했다.
해숙은 자신이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
겉보기와 달리 연택의 집은 부유한 것 같았다.
연택은 부모님은 항상 검소한 생활을 좋아한다고 이야기를 했기에 해숙은
그렇게 믿었다. 그리고 해숙은 연택과 결혼식을 올렸다.
해숙은 자신의 결혼식에 부모님과 친척들을 부르지 않았다.
처음부터 해숙은 연택에게 자신은 고아라고 소개를 했기에 가족이 있으면 안 되는 거였다.
대신 해숙은 자신의 결혼식에 부모님과 친척들을 부르지 않았다.
처음부터 해숙은 연택에게 자신은 고아라고 소개를 했기에 가족이 있으면 안 되는 거였다.
대신 해숙은 자신이 데리고 있던 가게 아가씨들과 학교 동창생 몇 명을 초대를 했다.
수연 또한 친언니처럼 자상하게 해숙의 결혼 준비를 도와주었다. 수연은
해숙이 살림을 살 때 함께 동행을 하며 하나하나 세심하게 돌봐 주었다.
연택은 해숙에게 고가의 보석을 선물해 주었다. 해숙은 너무나 행복했다. 이 모든 것이 그동안 자신이
참고 견딘 대가인 것 같아 모든 것이 마냥 좋았다.
결혼식 하루 전날 해숙은 가지고 있던 불필요한 것들을 모두 버리고 새 출발 준비를 했다.
그리고 다음날 새 신부가 되기 위해 호텔로 향했다.
해숙이 데리고 있던 아가씨들과 해숙의 동창생들은 영문도 모른 체
해숙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결혼식은 화기애애하게 치러졌다. 모든 게 부족함이 없이 성공적으로 치러지게 되었다.
해숙의 동창들도 연택의 친구들도 두 사람의 결혼에 축하의 박수갈채를 보냈다.
해숙은 모든 게 꿈만 같았다. 아니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
이 행복이 계속 이어지기를 소망하면서 해숙은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해숙과 연택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리기 전에 이미 혼인신고를 끝마쳤다.
그랬기에 두 사람은 부부의 연을 맺고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해숙은 이미 뱃속에 연택의 아이가 자리하고 있었다.
행복한 결혼식이 끝나고 호텔 앞에는 화려한 꽃으로 장식이 된 웨딩카 한대가
자리를 하고 있었다. 해숙과 연택은 화려한 웨딩카에 앉아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다음에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