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손자 슬우가 중학생이 되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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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우리 집 10대 뉴스 -
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정석곤
병신(丙申)년, 어느 해보다 나라 안팎에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진 해로 기억될 2016년이 저물어 간다.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더욱 와 닿는 한 해였다. 국민은 ‘비선 실세’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國政壟斷)에 대한 분노의 촛불 열기로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었다. 미국에서는 공화당 대통령후보 트럼프의
당선으로 우리나라 경제 전망이 어두운데다 조류인풀루엔자(AI)까지 겹쳐 국민의 걱정거리가 늘었다. 그러나 올해 우리 가족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던
일 중에서 우리 집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1.
한국기독교장로회 전북동노회 장로 부노회장 당선
지난 3월 14, 15일 우리
희년교회당에서 제111회 한국기독교장로회 전북동노회 정기노회가 개최되었다. 1부 예배가 끝나고, 회무절차에 따라 임원선거가 있었다. 장로
부노회장은 세 후보가 출마하여 경선을 했다. 사전에 선한 경쟁을 하여 총대들의 뜻을 묻는 투표를 했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획득을 못하여,
2차 투표에서 다득점자 2인이 결선투표를 했다. 다행히 내가 과반수를 획득하여 장로 부노회장으로 당선되었다. ‘모든 일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었다.’고 고백하며, 하나님과 총대들에게 감사드렸다.
작년에 전국장로연합회 전북동장로회 회장의
경험으로 노회장을 보좌하며 임원들과 겸손하게 노회 일을 감당하기로 다짐을 했다.
2.
두 번째 수필집《물끄러미 바라본 아내의 얼굴》출간
2012년 2월, 정년퇴임 기념 수필집
《풋밤송이의 기지개》를 출간했었다. 퇴임한 뒤 쓴 수필들이 쌓여, 작년에 두 번째 수필집을 출간해 볼까 하다가 한 해 뒤로 미루었다. 올해는 두
번째 수필집 출간의 해로 정했는데, 금상첨화로 전라북도문화예술진흥기금 지원대상자로 선정되었다.
지원금 200만 원에 자부담 100만
원을 더하여, 11월 20일에 두 번째 수필집《물끄러미 바라본 아내의 얼굴》을 800부 출간했다. 둘째아들을 낳을 때처럼 마음의 부자가
되었으니, 어깨가 활짝 펴지고 안목이 트일 것 같다.
3.
손자 슬우, 전주서중학교
입학
슬우는 제 아빠가 졸업한 전주서중학교에 입학했다. 슬우가 처음으로 교복을 입은 걸 보니, 갑자기 슬우가 훌쩍 커버린 것처럼
느꼈다. 머지않아 엄마보다 키가 커지고, “내가 알아서 할게.”라는 말을 점점 더 하는 아들을 보며, 자식을 품에서 조금씩 놓아주는 연습을 하고
있다. 아들을 키우노라면 아이와 함께 엄마도 자라며 배운다.
아들이 입시지옥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수험생으로서의 청소년 시절 6년이 걱정되어, 중·고등학생 공부법과 자녀 양육서 수십 권을 밤새워 읽으며 해답을 찾고자 했다. 아이들은 믿는 만큼
자라고 엄마는 자기만의 꿈을 키워야 행복하다는 걸 깨달았다. 처음에는 쉽게 되지 않았지만, 점점 슬우를 믿어주는 연습을 시작하자, 아이는 정말
스스로 자라기 시작했다.
(큰며느리
씀)
4.
전북도민일보 제10기 도민기자 활동
한 번 활동해보고 싶었던 전북도민일보 제10기 도민기자 모집 지원서에 학력과 경력, 그리고
자기소개서를 정성껏 써서 접수했다. 연령, 지역, 활동분야 등을 고려하여 골고루 도민기자를 선정하여 위촉했다. 3월 28일 6층 회의실에서
김택수 회장으로부터 도민기자 위촉장을 받았다.
4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한 건씩 취재해
쓴 기사를 신문사로 보내면 매주 금요일에 보도했다. 새내기 도민기자로 27건의 보도기사를 신문사로 보냈는데, 20개 기사가 보도되었다. 내 작은
소원을 이루느라 한 해가 예년보다 빨리 간 것 같다.
5.
둘째아들,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로 이사
내 인생에서 시간을 돌리고 싶은 순간이
있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초등학교 교사 임용고시 원서를 쓰던 순간이라고 말할 것이다. 고향인 전북에서 임용고시를 응시했더라면 내 삶이
좀 달랐을 것 같다. 경기도 평택시에서 10년 정도 살다보니 정이 들기도 했지만, 집과 학교만 오가며 외롭게 생활했던 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 남편과 고민 끝에 동탄신도시(화성시 반성동)로 네 번째 이사를 결정하고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이삿날을 12월 28일(수)로
잡았다. 집이 팔리지 않아 부담이 많지만 새로운 곳에서의 생활이 기대된다. 멀리 출퇴근할 남편에게 미안하지만, 평택에서 내 10년을 생각하면
이해하리라 믿는다.
(둘째며느리
씀)
6.
막내며느리 새 자가용 구입
남편이 자영업을 하느라 자가용을 혼자
운행한다. 딸 태이의 치료 때문이기도 하지만 애가 둘이니 차가 몹시 필요했다. 남매에게 여러 곳을 다니며 많은 걸 보여주고 체험의 기회를
제공해주고 싶었는데 한계가 있었다. 차가 절실히 필요해 안타까움만 쌓여갔다. 드디어 지난 11월, 남편이 차를 사주었다. 쌍용차 신형인 하얀색
티볼리(1,900CC)다. 너무나 감사했다. 나보다 아들 태산이가 더욱 좋아했다. 심지어 잠잘 때도 엄마 차 열쇠를 갖고 싶어 했다. 그동안
나도 힘들었지만, 아들 태산이도 힘들었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핑 돌았다.
(막내며느리 씀)
7.
서부 유럽 10개국 16일 여행
전국에서 온 스물세 명이 인천국제공항 투어2000여행사의 만남 장소에 모였다. 4월 14일 12시,
터키항공으로 출발해 터키 이스탄불에서 연결편으로 갈아타 영국 런던 히드로 국제공항에 현지시각 밤 11시 30분에 도착했다.
14일 동안 영국 런던, 벨기에 브뤼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룩셈부르크 수도, 독일 프랑크푸르트, 하이델베르크,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이탈리아 베네치아, 피렌체, 나폴리, 폼페이,
쏘렌토, 피사, 제노바, 밀라노, 로마시내 전체, 모나코 수도, 프랑스 니스. 스위스 루체른, 베아텐베르크, 인터라켄, 프랑스 파리를 관광했다.
파리 공항에서 터키항공으로 11시에
출발하여 이스탄불 공항에서 연결편으로 갈아탔다. 다음날인 29일 10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탈리아와 로마는 두 번째 관광이라 좋았고, 아내랑
긴 여행의 추억을 만들어서 더 즐거웠다.
8.
고향 논 경지정리사업 환지(換地) 등기
선친께서 사서 경작하셨던 다랑논(운봉읍
공안리)이 1,000여 평이 넘어 큰 다섯 마지기라고 했다. 수십 년 전에 경지정리사업을 했는데, 지번이 1034번지로 바뀌면서 면적은 줄어
3,033㎡(919.1평)이었다.
그런데 2015년 농수로 재정비사업으로
지번은 1382-7이 되고 면적이 3,117㎡(944.5평)로 84.3㎡(25.5평)가 늘어났다. 권리가격과 평정가격 차이를 ‘환지청산금’으로
559,390원을 한국농어촌공사 남원지사에 내고 환지 등기를 마쳤다.
농지매매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환지청산금
납부를 거절하려다, 국가사업이고 선친께서 고생해서 매입하신 농지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거라 울며 겨자 먹기로
협조했다.
9.
라오스로 노회 임원수련회 다녀옴
아내와 노회 임원수련회를 10월
24일부터 29일까지 4박 6일 동안 라오스로 다녀왔다. 인천국제공항에서 TW135편(티웨이항공)으로 밤 10시 25분에 출발해 다음날,
현지시각 밤 11시에 수도 비엔티엔 공항에 도착했다. 80% 넘는 천연의 자연환경이 다 욕심났다.
다음날 불상공원만 보고 비행기로
루앙프라방으로 이동하여 이틀간, 방비엥으로 가 하루를 관광하고 비엔티엔으로 다시 왔다. 남능강 탕원 유원지에서 선상식(船上食)으로 점심을 먹고,
늦은 밤까지 시내 관광을 했다. 우리 교단 선교사님이 17년 동안 운영하는 ‘단디’ 유치원도 방문했다. 비엔티엔 공항에서 TW136편으로 새벽
1시가 넘어 출발해서 다음날 아침 7시 30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10.
복지관에서 하모니카 연주 기초 수강
안골노인복지관에서 ‘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
프로그램인 문화예술교실에 등록하고, 하모니카도 샀다. 3월부터 20여 명의 어르신과 매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3층 학습실에서 김지현 강사의
지도로 1시간 30분 동안 멜로디 악기와 리듬악기 연주, 대외 공연 감상 등으로 음악을 즐겼다. 주로 하모니카 연주를 많이 했다. 기초
연주법으로 다장조의 음계를 익힌 다음, 다장조 동요와 가곡 그리고 가요를 연습했다.
11월 3일 복지관 중강당에서
문화예술교실만의 ‘음악으로 즐기는 100세 인생 소소한 음악회’를 열었다. 또, 12월 19일에는 전북교육문화회관에서 송년의 날 큰 잔치
작품발표회가 있었는데, 하모니카로 ‘갑돌이와 갑순이’와 ‘서울의 찬가’를 연주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아직도 고음과 저음 음계가 서투르지만
하모니카를 연주한다는 게 기뻤다.
그밖에도 둘째가 평택 부용초등학교로
전근, 큰아들 지역아동센터 활기찬 운영, 막둥이가 자영업에 최선을 다한 데다 또, 새 창업 등 좋은 일도 많다. 그러나 우리 집 첫째
뉴스거리인데도, 대가족이 마음에만 담은 채 발표하지 못해 꺼림직 하다.
2016년을 단숨에 달려오니
정유(丁酉)년이 코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2017년엔 날마다 닭이 새벽을 깨우는 노래를 들어가며 더 좋은 일만 있길
기도한다.
(2016. 12. 29.)